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매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로 더운 여름을 경신하고 있다. 평균기온 상승은 농작물 생육에 영향을 주고 고온과 습도 증가로 병해충 발생률이 높아진다. 이는 농작물의 품질 저하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 10년간 경기도 연평균 기온은 1.2도 상승했고 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봄꽃 개화 시기를 앞당기고 농작물 재배 적지를 북쪽으로 이동시키는 등 농업 환경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나 기존에 잘 자라던 작물들도 새로운 기후 조건에서 재배하기 어려워지게 만든다. 집중호우, 태풍은 농경지 침수를 일으키고 폭염, 냉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농산물 수급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식량작물과 원예, 과수, 특용작물 재배 면적은 감소하는 추세이며 산업단지, 택지지구 조성도 경기도 재배면적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기도의 과수 면적은 2002년 대비 46.2% 감소했다. 이런 지구 온난화는 경기도의 기존 재배 작물에 피해와 위험을 안겨 준다. 지난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실시한 ‘기후변화에 따른 경기도 작물재배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폭염, 집중호우, 냉해 등 이상 기후에 취약하거나 피해를 많이 받는 작물과 재배한계지 북상으로 생산이 증가하는 작물도 있다. 무, 건고추, 들깨, 배추 등 노지 채소가 이상 기상과 병해충에 의해 피해를 많이 받는 작물로 조사됐다. 온난화로 만감류, 망고, 바나나, 백향 같은 아열대 과수와 공심채, 삼채, 오크라 같은 아열대 채소가 경기도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기도 농업의 전략적 접근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적응 전략이다. 도농기원은 기후변화가 주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농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강한 신품종을 육종해 농가에 보급하고 고온으로 이른 수확 등 기후 적응 재배 기술을 개발하며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토양 습도와 기온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관개 시스템을 제어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 사례다.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 교육과 홍보를 통해 농업인의 대응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기후 적응형 대체 작물의 발굴과 지역특화 작물을 육성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경기 북부지역은 이제 월동 가능한 사과, 귀리, 보리를 재배하고 있다. 마늘, 양파 등을 학교 급식용으로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해 지역 농가의 수익 구조를 높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두 번째, 완화 전략이다.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해야 한다. 흙을 갈지 않는(무경운) 농법으로 토양의 탄소 격리를 촉진할 수 있고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켜야 한다. 또 에너지 절감형 농업 기계를 도입해 농가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물론 태양광 패널 설치, 바이오가스 플랜트 운영 등을 통해 농가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세 번째는 예측 전략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사전에 예측해 농업 활동을 최적화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작물 재배 시기를 조정하고 이상 기상 발생 시 조기 경보를 통해 농업인이 사전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드론, 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농업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도농기원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기후변화 적응, 완화, 예측 세 가지 전략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각종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과 노력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협을 최소화하고 농업인들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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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24-08-29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