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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 리포트] ‘청렴 사회’ 보츠와나의 비결, 교육에 있다

2015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전 세계 부패인식지수에서 유일하게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아프리카 나라가 있다. 부패인식지수 27위, 남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보츠와나가 그 주인공이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츠와나는 어떻게 ‘청렴 사회’를 이룩했을까? 그 비결은 정치, 사회, 교육 전 분야를 아우르는 보츠와나 정부의 ‘부패와의 전쟁’에 있다. 보츠와나 정부는 1994년 ‘반부패’, ‘청렴 사회’를 국가 지향점으로 내걸고 부패 및 경제범죄법이라는 강력한 반부패법 제정은 물론 부패및경제범죄원(DCEC)을 설립해 부정부패를 전 사회에서 뿌리 뽑고자 하였다. 2012년에는 부패 관련 범죄만을 전담하는 부패법원까지 신설하였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보츠와나 당국이 DCEC에 반부패에 관한 공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DCEC는 설립과 동시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실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보츠와나에서는 도덕, 경제 교과서의 한 단원으로 반부패에 관한 내용이 정식 수록되었다. △부패의 정의 △부패가 국가경제와 개인에 미치는 영향 △부패 관련 경제범죄를 다루는 법과 제도 등 청소년들은 부패와 관련된 법·제도, 윤리에 대해 상세히 배우게 된다. 또한 배운 내용을 연극으로 연출하거나 실제 자국에서 발생한 부패 사례 등을 찾아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반부패청소년동아리가 활발하게 운영된다. 각 학교의 동아리는 매년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 동아리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경험을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부패문제에 대한 그들의 견해와, 지금보다 더 청렴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의견을 나눈다. 보츠와나 회계 대학에 재학 중인 제시카 레코마씨(23)는 “보츠와나의 반부패 교육은 이론적일 뿐만 아니라 실용적입니다. 초등학교 때, 역할 연극과 활동을 통해 부패에 대해 처음 배웠고 중·고등학교 때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여러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보츠와나 학생들은 부정부패가 국가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고 말하며, 교육 당국의 반부패 캠페인을 적극 지지했다. 반부패에 대한 강력한 법과 제도 역시 보츠와나를 청렴 사회로 변화시킨 공신(功臣)이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어린 나이 때부터 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철저히 일깨운 것이다. ‘안녕, 안녕 부패여, 너에게 작별 인사를 전해, 우리는 보츠와나에서 태어났어요. 보츠와나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어요.’ 보츠와나의 어린아이들이 틈만 나면 흥얼거리는 이 노래 속에서 반부패 척결에 대한 그들의 확고한 의지와 청렴사회에 대한 희망이 엿보인다. 머지않아 이 노래가 한국 아이들에게서도 불려지길 희망해본다. 정두준 보츠와나 IYF통신원

[통신원 리포트] 파격적인 핀란드 교육개혁… 과목의 구분 사라진다

세계적인 교육 강국 핀란드가 수학, 물리, 역사 등 ‘과목(subject)’의 구분을 없애는 교육개혁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핀란드 교육부의 이번 개혁은 과거의 교육방식으로부터 완전히 탈바꿈한 현대적인 교육 체계로의 변화를 꾀하며 ‘과목’ 대신 ‘코스(course)’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핀란드 교육 당국은 이번 개편에 대해 “수학, 물리, 역사 등으로 분류된 과목들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제한하고 있고, 학생들은 배움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억지로 교육을 받고 있다”며 “학생들의 열린 사고를 위해 다소 파격적인 교육 체계로 개편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현 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더 나은 교육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핀란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이 시대 우리 아이들은 그 어떤 분야보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능숙합니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교육 시스템도 다시 고려해야만 합니다. 교육부의 이번 개혁이 우리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며 이번 교육 개편이 디지털 세대에 적합한 방식임을 강조했다. 이번 개혁에 따라 핀란드 학생들은 ‘EU‘, ’물’, ‘인간’, ‘카페에서 일하기’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직접 인터넷과 책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이에 대한 토론을 실시, 더욱 넓은 시각으로 탐구하고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왜 2차 대전이 발발했을까?’라는 주제를 정하고 조원들과 함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데, 이 때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지리, 수학, 역사 등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카페에서 일하기’ 코스를 선택한 학생들은 이 코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학습하고 경제, 수학, 사회,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을 배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새로운 교육체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핀란드의 이번 교육 개혁을 바라보는 해외의 교육 관계자들은 “온라인 환경에서 전 세계의 지식을 손쉽게 습득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에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보다 그 지식을 직접 응용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능력이 더욱 중시되는데 이러한 시대적 특성을 핀란드 교육부가 미리 내다본 것이 아니겠냐”며 입을 모아 호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핀란드 교육 당국은 이번 개편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와 시대적 흐름에 맞는 전혀 새로운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번 개편은 그 거대한 변화의 시작점에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핀란드 교육 당국이 그리고 있는 새로운 교육체계에 대해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핀란드의 이런 공교육 개혁이 여전히 교실 책상에 앉아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는 그저 먼 미래의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에서도 더 이상 한 분야에만 전문적인 사람을 요구하지 않는다. 짧은 글 한 편을 쓰기 위해서도 배경지식과 정보, 글 솜씨와 의사소통 능력 등 다양한 분야의 능력이 요구되듯이 현대 사회는 여러 분야의 정보를 연결하고 조합해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주제별로 융합된 정보들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이번 핀란드 교육시스템의 변화가 더욱 주목된다. 김진수 헬싱키 IYF통신원

[통신원 리포트] 프랑스의 ‘배달 음식’ 열풍

파리 시내 거리들과 식당 앞, 자전거를 타고 배달 가방을 멘 일명 ‘배달맨’들이 스마트폰으로 배달지 위치를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푸도라(Foodora), 테이크 잇 이지(Take Eat Easy), 딜리버루(Deliveroo), 알로레스토(AlloResto), 프리츠티(Frichti) 등 이제 막 배달 사업에 뛰어든 대행 업체들의 ‘폭풍 성장’이 연일 유럽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배달 음식을 찾기 어려웠다. 유일한 배달 음식인 피자나 스시는 값에 비해 음식의 맛과 질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중시하는 프랑스 특유의 문화는 배달 음식을 ‘경시’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최근 ‘똑똑한’ 스타트업 회사들이 유명한 맛집과 전문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기세가 무섭다. 지난해 4월 프랑스에서 문을 연 딜리버루(Deliveroo)는 매주 20%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1년 만에 프랑스 여덟 개 도시에 지사를 내고 1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중견기업이 되었다. 딜리버루와 같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 배달 대행 스타트업 회사들의 전략은 간단하다. 프랑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하루 24시간, 주 7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리성과 동네 카페의 스무디 한 잔에서부터 슈퍼마켓의 마요네즈까지 배달해주는 섬세함, 이미 잘 알려진 ‘맛집’의 음식을 20분 내로 배달해주는 신속함과 신뢰성이 바로 이들의 무기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 특히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기를 꺼리면서 집에서도 3~5개 메뉴로 이루어진 코스요리를 배달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파리에 거주하는 대학생 벨리씨(Daphn Belly)는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직접 나가서 음식점을 찾고 기다리기보단 배달음식이 시간도 절약하고, 이미 알려지고 검증된 레스토랑의 음식만 배달하는 것이어서 맛도 보장되고 자주 이용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LesEchos)는 프랑스 배달 음식 시장 규모가 2018년에는 약 7억 5천만 유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스타트업 회사들의 전략은 어쩌면 당연하고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프랑스 사람들을 ‘배달 앱을 끼고 사는’ 사람들로 바꾸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실업률로 고통받는 우리 청년들이 그들의 전략 속에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박미가 IYF 프랑스 통신원

[통신원 리포트] 뉴질랜드인을 하나로 만드는 전통춤 ‘하카’

허리는 곧게 펴고, 살짝 굽힌 무릎을 손바닥으로 때린다. 눈은 크게 부릅뜨고 혀를 쏙 내민다. “ka mate ka mate, ka ora ka ora (나는 죽을 것이며, 나는 살 것이다)” 우렁차게 울리는 노래 소리와 함께 상대방을 움츠러들게 한다. 뉴질랜드인들이 사랑하는 전통춤 ‘하카(Haka)’이다. 뉴질랜드는 지금 최고의 인기 스포츠, 럭비 열기가 한창이다. 매년 호주, 남아공, 아르헨티나와 ‘홈앤드어웨이(home and away)’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초반이지만 뉴질랜드 럭비대표팀, ‘올 블랙스(All Blacks)’는 상대팀들을 압도하고 있다. 올 블랙스는 경기에 앞서 상대팀 앞에서 항상 하카를 추는데 팀의 사기를 북돋우고 상대팀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이 독특한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하카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카는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 춤이다. 뉴질랜드인은 키위(Kiwi)와 마오리(Maori)로 나눌 수 있는데,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을 키위라고 부르면서 남태평양계의 원주민 마오리족과 구분한다. 마오리족의 전통춤이라고 해서 백인인 키위들은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뉴질랜드 사람이라면 혈통에 관계없이 하카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하카가 뉴질랜드를 하나로 뭉치게 한다고 믿고 있다. 하카는 원래 부족 간의 전쟁에서 추던 춤으로 위협적인 동작과 괴성으로 무서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지금 뉴질랜드에서는 평화와 축하, 환영의 의미로 하카를 추기도 하고, 하카로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로하기도 한다.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의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가족을 잃은 슬픔, 절망 속에 있는 이웃을 위로하기 위해 뉴질랜드 사람들은 ‘수퍼 하카(Super Haka)’ 캠페인을 시작했다. SNS를 통해, 또는 초록색 티셔츠에 ‘SUPER HAKA’가 새겨진 옷을 입고 여러 도시에서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하카를 추며 슬픔을 위로했다. 2012년에는 뉴질랜드군의 한 대대원들이 아프카니스탄 파병에서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기 위해 함께 하카를 췄다. 같은 해 11월, 로토루아(Rotorua)의 마오리 하카팀은 서울에서 열렸던 뉴질랜드와 한국의 외교수립 50주년 행사에서 하카로 외교관계를 축하했고, 2015년 Palmerston North Boy’s High school에서는 한 선생님의 장례식에서 수 백 명의 학생들이 하카를 통해 가족과 서로의 슬픔을 위로했다. 2016년 한 커플의 결혼식장에서 축하로 선보여진 하카의 영상은 SNS상에서 2백만 뷰를 넘었다. 하카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과 함께 한다. 괴상하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춤이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은 그 속에 위로를 담고 축하를 담는다. 그리고 하카를 통해 뉴질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무섭게 느껴질지 몰라도 뉴질랜드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하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움 춤이다. 이현배 오클랜드 IYF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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