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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 칼럼] 폭염 속 단상 ‘어쩌다 이 지경이’

#삼복과 처서가 지나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대야 최장 기록을 경신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덩달아 코로자 환자가 증가하는 기현상이 지속되며 한동안 폭염은 계속된다는 소식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운 세상이 된 듯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현 정부에서는 왠지 모르게 국가의 우선 순위 정책에서 환경 문제는 뒷전에 놓인 느낌으로 특히 기후위기와 대기환경에 대한 특별한 정책 제안이 없는 듯하다. 수년 전 떠들썩하던 미세먼지 문제는 온데간데없어진 느낌이고 온 세상이 폭염과 폭우의 배경으로 기후위기 문제로 떠들썩한데도 국민들에게는 특별히 와 닿는 해결책이 없어 아쉬운 느낌이다. 재난으로 분류된 폭염은 기후위기가 다가온다는 경고음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더 이상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흐름을 거역한 결말이기에 신음하는 지구를 지속가능한 상태로 후세에 물려줄 의무가 있다. 한여름 밤의 무더위가 계속될수록 변함없이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가을이 전해줄 고요하고도 서늘한 기운을 기대해본다. #8월19일 2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시가 1천800억원 상당의 코카인을 밀반입해 판매하려 한 일당이 해양경찰에 붙잡혔다. 캐나다 국적의 A씨가 들여온 액체 형태의 코카인은 강원도의 한 공장에서 고체 형태로 가공돼 국내도 이제는 더 이상 코카인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하게 됐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3 마약류 범죄백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사범은 72% 증가하고 특히 2023년 10대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한 이후 마약 사범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은 사회적 파급력이 크고 모방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얼마 전 수도권 명문대생을 중심으로 마약 동아리를 조직해 마약을 유통, 투약한 사건은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마약은 개인의 삶을 망가뜨리는 동시에 사회를 병들게 한다. 특히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심신을 황폐화시키는 마약으로부터의 유혹에서 벗어나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단체가 마약 중독의 폐해에 대한 올바른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마약 퇴치의 중요한 책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녀라면 흘린 땀만큼 ‘훈련은 생명’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요즘 대한민국 군대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군대 도처에서 하극상(下剋上)이 자주 일어나고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 저런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가 과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군 기강 문제는 차치하고 최근 군 정보기관의 기밀 유출과 수뇌부 충돌사태는 충격적이고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행태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김정은은 대남 정보활동과 공작사업을 전시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는 위중한 시기에 발생한 군 기강 해이와 정보 유출 막장드라마는 국민들을 매우 불안하게 한다. 이 와중에 야당은 특검 추진을 수시로 강행, 표결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반복된 정치 작태를 보노라면 정치인들이 정말로 국가만을 생각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는 자질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은 나라의 명운이 달린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모사드 정보요원들의 불굴의 애국심과 희생정신 위에 현재의 이스라엘이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거울 삼아 우리 군 정보기관이 환골탈태하는 계기를 기대한다. 우리 사회 곳곳이 어쩌다 이 지경으로 어둡게 됐는지 답답한 심정이다. 그러나 무여 스님이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자기를 개발해도 그 지혜는 반딧불 정도이나 수행으로 마음을 닦으면 그 밝기는 태양과 같다’고 한 것처럼 폭염 속 마음을 닦아 새 희망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고 싶다.

[김윤신 칼럼] 기후변화시대의 불편한 현실

전 세계가 이념 갈등 속에 자유민주국가와 사회주의국가들 간의 힘겨루기, 국내에서는 볼썽사나운 정치 행태, 풀리지 않는 의정 갈등 등 속 시원한 것 하나 없는 여름철을 맞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월 서울의 기온은 평균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진 데 이어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철 극한 기상이 동시다발로 한반도를 덮치고 있어 우리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의 연평균 기온이 10년에 0.2도씩 올라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속도라고 한다. 북위 55도에 위치한 모스크바는 7월 초 134년 만의 기록적인 더위로 34도까지 치솟았다. 인도의 경우 이미 매년 폭염 기록을 갈아 치우며 ‘열 스트레스’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있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현재 기후변화를 막지 못할 경우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변한 지구에서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며 전체적으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더위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흔한 얘기로 더위를 먹은 탓인지 국내에서 최근 각종 재해와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안전사고가 계속적으로 재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안전불감증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1일 밤 서울시청 앞에서 역주행으로 보행로에 서 있던 9명이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크며 누구라도 참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 속에 대한민국은 안전한가를 자문하게 된다. 또 6월 말 23명이 숨진 화성시 일차전지(리튬) 공장 화재 사고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드러난 가운데 특히 이주 외국인들에게 사고 발생 비율이 높은 원인은 안전 예방수칙을 ‘몰라서’ 당하는 사고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었다. 안전불감증에는 “나는 괜찮겠지”라는 심리적 기대가 지배적으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경제 수준은 선진국에 진입했는데 안전에 관한 대응과 행동은 아직도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해 매우 안타까운 실정이다. 뉴욕타임스 5월1일자에서 ‘기후변화는 우리를 편집증적이고, 불안하고,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를 주제로 클레이턴 페이지 올던의 신저서 ‘자연의 무게 (The Weight of Nature)’를 소개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 생물의 뇌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지구 전체가 광란의 도가니로 치닫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같은 논리를 적용한다면 최근 발생한 재해와 교통사고 등도 기후변화로 인한 인간의 뇌신경 변화에 의한 결과라고 가정한다면 마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 세계의 처참함을 상상할 수 있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막시밀리언 코츠 박사의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4월17일자에 발표된 연구논문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전 세계 연간 피해액은 매년 38조달러(5경2천139조원)이며 이를 극복하는 비용은 그 6분의 1인 6조달러(약 8천250조원)로 기후위기의 극복은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고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1천600개 이상 지역의 일별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 변동성을 고려해 경제 성장과 그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결과 향후 26년 이내에 특히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19%의 소득 감소가 예상되며 남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긴급한 기후행동(climate action)이 필요한 이유는 미래가 아닌 현재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기후위기는 비전염성질환 발생률을 높이고 보건의료 인력과 인프라를 크게 위협할 수 있는 건강위기”라고 피력했다. 2006년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불편한 진실’이란 말로 역설했으나 이제는 기후위기의 실상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불편한 현실’이 우리 앞에 와 있으므로 기후변화에 침묵하는 사회 분위기를 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후위기가 우리 주변의 생활 안전뿐 아니라 인류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홍보교육을 통해 사회 전반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더욱 뜨거워지는 한여름에 시원한 맥주잔을 마주치며 다시 한번 “지구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라고 외쳐보고 싶다.

[김윤신 칼럼] 선진국으로 가는 시민의식

한은이 집계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천194달러로 인구 5천만명이 넘는 국가 중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다. 가히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시민의식 수준을 보면 선진시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생활 속에서의 정직함과 준법정신, 공공 질서의식, 윤리 도덕성 등 사회적 규범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퇴행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선진시민의 자부심을 갖기에는 부족하다. 선진시민의 자세는 갑자기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과 훈련 속에서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윤리적 성인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가정교육이나 초등학교에서 윤리교육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드물다. 최근 초등학교 3학년생이 교감의 뺨을 때리는 교권침해와 학교폭력 사태를 보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언제부터인지 가정과 학교 내에서 올바른 교육이 상실된 결과로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은 향후 대한민국 교육의 백년대계라는 차원에서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선진국의 시민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첫째로 정직함, 질서의식, 준법정신이 기본이다. 50여년 전 일본 유학시절, 학생들이 교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건물 앞에 주차된 자동차 사이를 지나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짝 긁힌 것에 본인이 실수로 긁혔을지 모른다는 메모를 적어 놓고 가는 정직함에 놀란 적이 있다. 일본을 여행 다녀온 사람들은 깨끗한 거리와 줄서기에 능한 질서의식이 일본의 상징처럼 돼있음을 알게 된다. 필자가 얼마 전 KTX를 타고 전라도를 다녀온 적이 있다. 자주 타 보는 KTX이지만 맨 앞 머리 부분이 너무나 지저분했다. 일본의 신칸센을 보면 눈이 부실 정도로 깨끗하고 날렵한 유선형의 열차가 여행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이런 열차의 더러운 모습에 이미 익숙해진 공공의식의 불감증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 및 벌칙이 강화됐음에도 음주운전 피해가 증가하는 것은 국민들의 준법 의식의 결여로 생각된다. 유명 가수가 최근 음주 운전에 대한 부정직함으로 하루아침에 인생 역전이 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끔 TV 뉴스에 취객이 택시기사나 버스기사를 구타하는 것,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인을 구타하는 행위, 파출소에서 행패 부리는 것을 보면 선진시민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 타인과 다른 승객들의 목숨까지 위해하는 행위는 단절돼야 하며 향후 음주를 가장한 취중 행패와 음주운전의 벌칙은 강화해 일정 기간 사회와 격리될 수 있는 법치국가임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도 전세사기, 금융사기가 판을 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사회가 정직하지 못하고 질서 의식이 없다 보니 불신이 만연하고 신뢰가 없으니 타인과 소통할 수 없어 결국 엄청난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정직과 준법정신, 질서 의식을 유치원부터 교육시켜 몸에 배어 있어야 비로소 법치국가로서 존립할 수 있고 선진국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둘째, 선진시민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춰야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장애인, 노약자, 취약계층, 외국인에 대한 배려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또 2021년 국가별 행복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49국 중 61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언싱커블(Unsinkable)’의 저자 다니엘 알란 버틀러는 1912년 타이타닉 침몰 당시 약자를 살리기 위해 희생한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책임감이라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칭송했다. 선진국의 삶의 질이 높은 것은 타인을 배려하고 사회에 봉사하며 누구와도 소통하는 능력을 유아시절부터 배웠던 힘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 사회는 함께 가는 ‘공존’ 사회가 아니라 함께 있지만 제각기 존재하는 ‘혼존’ 상태로 진단했다. 선진국으로서 공존사회를 유지하며 공공의식과 질서를 익히고 지켜나갈 때 선진시민의 자격이 될 수 있다.

[김윤신 칼럼] 봄날은 간다

기후변화 탓에 봄이 짧아졌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다. 봄이란 계절이 그렇듯 우리네 삶은 덧없이 흘러가기에 너무 빨리 져버린 봄꽃들을 스쳐지나 바라볼 뿐이다. 이런 봄날에는 유달리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에 대한 회한과 미안한 생각으로 마음이 더욱 애달프다. 문득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1954년 박시춘 작곡, 백설희가 부른 '봄날은 간다'를 흥얼거리며 가사에 도취돼 그 배경을 찾아봤다. 화가 출신인 손로원이 작사한 이 가사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상실감에서 회한의 노랫말을 쓴 것으로 한 편의 멋진 풍경화를 바라보는 듯 내용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다. 머물지 않은 어머니의 열아홉 처녀시절과 가는 봄의 서러움을 비유해서인지 시인들의 최다 애창곡으로 선정된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노래는 백설희의 오리지널 버전에서부터 필자가 좋아하는 최백호, 장사익, 조용필을 거쳐 재즈의 웅산까지 리메이크 버전도 많고 시, 소설, 영화, 뮤지컬, 춤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 봄날은 간다에는 한국인이 공감하는 한(恨)의 정감이 스며 있어 중년을 넘겨야 듣는 맛과 멋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화려한 봄날일수록 더욱 허망하게 스러지기 마련인 것을 어차피 가려고 오는 봄이기에 미련을 가진들 무슨 소용인가. 최근 정치사회적으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려 좌절감에 있는 사람들은‘봄날은 간다라는 노랫말을 더욱 가슴속 깊이 음미해볼 만하다. 최근 들어 국내외 정세를 보면 세상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것 같아 사람들은 어디로든 달아나고 싶어 한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정치인들이 헤아렸으면 하는데 현실은 도리어 불을 지피는 것 같다. 사는 것이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언제부터인가 아우성 속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많은 이해관계와 갈등, 오해와 다툼, 배신과 갈라치기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FT)가 ‘한국의 경제기적은 끝났다’라는 기사에서 총선 이후 진보가 장악한 입법부와 인기 없는 보수 대통령의 행정부로 갈라지면서 2027년의 대선 때까지 3년간은 정국이 교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저출산, 에너지 구조개혁, 가계부채 등은 가까운 장래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울한 평가다. 지난 4월10일 국회의원 총선 결과 61명의 법조인 출신이 당선돼 전체의 20.3%를 차지하여 미국,영국, 프랑스, 일본이 10% 미만인 것에 비해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S대 출신은 107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고 법대출신은 27명으로 전공별로는 제일 많았다. 대통령을 비롯한 제1, 2야당 대표들이 모두 법조인 정치가들로 이번 총선에서도 국내외에 닥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할 정책을 제안하기보다는 국민의 뜻이라는 민심을 내세워 각자의 정치적 야망에 국민들을 현혹시킨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법조인 정치가들은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혐오를 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제공했으므로 비법조인다운 품격과 소통을 겸비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차기 대선에는 맹목적으로 법조인 정치가에게 등을 돌릴지도 모르겠다. 5월은 가정의 달인 동시에 사회운동의 달이다. 특히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로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민주화운동기념일, 21일 부부의 날,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더구나 부모님을 생각하는 가정의 달을 맞아 초고령사회 진입 직전에 있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1위라는 얘기에 가슴이 먹먹하다. 이 같은 불명예에서 벗어나도록 22대 국회에서는 생활형 노인복지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후손에게 선진국형 복지사회와 금수강산의 유산을 물려줘야 할 텐데 안타깝다. 답답한 마음에 가는 봄이 더욱 서럽지만 이렇게 빨리 지나 초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것을 어쩌겠는가. 아름다운 봄날이 가기 전에 5월에는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감사하고 사랑하자. 봄날은 덧없이 간다.

[김윤신 칼럼] 꽃피는 봄날의 위기관리

#1. 봄이 오는 3월인가 했더니 벌써 4월로 들어섰다. 선명한 노랑 개나리, 자주색 진달래, 분홍색 벚꽃 등이 봄의 풍경을 과시하나 봄꽃의 생애는 우리 인생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우리가 짧게 피고 지는 봄꽃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청춘 시절처럼 긍정적인 희망을 갖고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를 보고 있자면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인간의 본성을 가장 빠른 시간에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치 현장인 듯하다. 22대 총선을 앞둔 상태에서 저마다 ‘국회의원 자격 있는 지도자’라는 인물들이 혜성처럼 쏟아진다. 여야 모두 공정한 공천시스템을 내세웠으나 양쪽 몇 명의 공천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취소된 사태를 보며 나머지 공천후보들은 국회의원에 걸맞은 언행에 자격이나 조건을 갖춘 사람들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보통사람들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비상식적이고 불공정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정치권을 보니 차라리 요즘 이슈인 인공지능(AI)에 공천시스템을 맡기는 게 나을 것 같다. 여야를 막론하고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이 비례대표로 당선 안정권에 서로 차지하려는 막장극에 제발 다음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제도는 없어지길 기대한다. 여야 리더들은 한결같이 ‘국민의 눈높이’ 내지는 ‘민심을 따라’라는 미사여구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정치의 사법화’, 민주당은 ‘꼼수정치의 사당화’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 같은 양극화된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산적한 국내외 위기 상황을 관리하고 미래를 보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2.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협회 간 갈등이 첨예하게 정면 대치하며 파국으로 가고 있다. 전공의 사직에 이어 의대생 휴학, 3월25일에는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엄청난 의료대란이 시작됐다. 정부는 의대 증원 문제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에 강경일변도로 나갔으나 피해자는 환자와 일반 국민들이다. 왜 하필 총선 전에 몇 가지 문제의 소지를 발생시켰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대다수 국민들은 피로해지고 대통령실의 무능함을 탓하게 된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속담 중 역지사지와 비슷한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 상대방을 평가하지 말라’는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면 대치 속에서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방법은 바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상대의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이다. 만약 정부와 의사협회가 서로의 주장이 무조건 틀렸고 내가 옳다고 계속 고집 부리면 두 관계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 극심한 대립과 갈등이 팽배한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 기술이다. 소통은 상대를 이해하고 역지사지하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의사협회는 ‘을’의 입장에서 정부의 정치적이고 일방적인 증원 정책을 긍휼히 여기며 타협점을 제시하고, 정부는 ‘갑’으로서 위치를 내려놓고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사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소통할 수 있는 성숙한 정치적 결단을 통해 진정한 의료개혁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제갈량의 병법서 심서(心書) 제14장 지용(智用·지혜를 올바로 사용함) 편에 진정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자는 의인(依人·민심의 뜻에 따르다), 인시(因時·때에 맞춰 준비를 철저히 행함), 순천(順天·변화의 흐름을 보면서 하늘의 뜻에 따름)을 따르라 했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이를 잘못 이해하고 실천하는지 음미해 볼 만하다. 최근 봄 날씨로 미세먼지 농도는 높아지고 중국이나 몽골에서 오는 황사로 인해 뿌연 하늘이 햇살을 가린다. 부디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위기관리능력이 대다수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추진돼 4월의 봄날에는 푸른 하늘을 보며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의 유명 대사인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라고 외치고 싶다.

[김윤신 칼럼] “안정된 봄을 기다리며”

작년에 지구촌 곳곳은 전례 없는 폭염과 한파, 가뭄과 홍수, 산불, 지진 등이 발생했다. 그 원인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올겨울에 이상고온을 겪다가 서울에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찾아오는 극단적 날씨 변화가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우리의 정치, 사회, 경제, 산업 등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불안정한 기상현상 탓인지 겨울 동안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도약해보고 싶은 새 기운을 느끼고자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봄에 들어서는 3월에는 105년 전 일제에 항거하는 3·1운동이 일어났고 4월에는 64년 전 4·19혁명, 5월에는 65년 전 5·16군사정변이 있어 과거의 역사와 봄철의 관계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최근 두 편의 영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정치군인들이 일으킨 쿠데타를 소재로 삼았고 ‘건국전쟁’은 한국의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을 재평가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진보·보수 진영의 시각을 담은 다큐로 현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영화라는 문화마저 정치적 진영으로 편이 갈라진다면 우리는 어디서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겠는가. 너무나 어이없을 정도로 변질된 역사적 사실을 미래 세대들에게 올바르게 교육시켜 선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주변의 상황이 울적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최근 의대 증원 문제로 인한 의료대란,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정치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형상이다. 모든 것이 정치적 소통의 부재로 결국엔 정치 리더십과 경제성장의 결과로 연결된다. 대한민국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2019년 초에 확정했지만 지방정부와 환경단체 등의 제동으로 착공이 3년 지연돼 아직도 기초공사 중인 데 반해 일본 구마모토에 건설하기로 한 대만의 TSMC 공장은 계획 발표 6개월 만에 착공해 최근 준공까지 22개월이 걸려 그동안 우려한 일본과는 전혀 다른 놀라움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주가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반면에 대한민국은 막장 정치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나타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선진국형의 자유민주주의가 확립됐다고 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아직도 주위 곳곳에 전세사기가 판을 치고 보이스피싱이 난무한 세상, 돈을 떼먹은 사람이 유유히 활개 치는 세상, 여전한 음주운전, 오히려 증가하는 산업재해 등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4월10일에는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예정돼 있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할수록 고통 받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누가 정직하게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민생 경제를 살리고, 환경, 안전, 건강 문제, 최근 이슈인 인공지능(AI), 선진 자유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의 대한민국 발전을 볼 줄 아는 사람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다가오는 봄철에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미세먼지와 불청객인 황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부디 정치적으로 안정된 맑은 공기로 숨 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구상의 맑은 물, 청정한 공기, 비옥한 토양은 모든 생물의 터전이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살찌게 하는 영양분이 쾌적한 자연환경이다. 우리는 지구생태계 속에서 자연환경과 더불어 사는 하나의 생물종임을 깨닫고 지속가능한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인은 문화예술을 통해 보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사랑하고 표현하므로 자연환경보전 캠페인에 동행하면 훨씬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봄부터 ‘환경문화예술포럼’을 통해 자연환경과 환경오염의 중요성을 문화예술로 표현해 일반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문화예술인들이 시, 수필, 소설, 그림,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로 나타냈을 때 환경의 중요성과 생명의 고귀함을 장기간 표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추위를 이기고 겨울에 꽃을 피워 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꽃인 매화는 꽃말이 ‘기품’, ‘품격’이다. 특히 맑고 깊은 향기 때문에 선비의 품격을 나타내는 꽃으로 많이 표현돼 왔다. 여러 가지로 불안정한 기후변화와 정치 상황 속에서 바라는 것은 매화와 같은 품격을 갖춘 국회의원들이 선출돼 따스하고 안정된 봄날을 가져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윤신 칼럼] 더불어 사는 초고령사회의 실현을 위하여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는 동시에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국가의 사회경제적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노인일자리 확대지원, 제택진료 확대, 돌봄 서비스 강화, 고령친화산업 육성, 치매극복연구지원, 노인인권보호의 내실화 등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고 있으나 아직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준비는 부족한 듯하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안정된 초고령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는 다양한 성향의 세대가 더불어 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1970년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2006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초고령사회가 됐다. 필자는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고령사회의 인구학적-사회경제적 문제를 체험한 일본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령화 문제 해결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 만연한 고령층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연령별 비생산성인구집단 (특히 고령자)에 대해 네거티브한 태도는 ‘에이지즘’이라 불리는데 이 같은 편견은 생산성 가치로만 따져 고령자는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짐’과 같은 무능한 존재라고 매도하기에 지양해야 한다. 세대 간 문제가 되는 일자리 고용 문제에 정부는 청년 일자리도 꾸준히 만들며, 청년들이 기피하는 일이나 단순직을 고령층에 나눠주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청년과 고령층이 함께할 수 있는 세대 통합을 보여줘야 한다. 일부 선진국처럼 고용에 연령제한이 없어질 날을 기대해본다. 둘째, 국공립 초고령사회연구원의 설립이 시급하다. 일본은 고령화가 시작된 1972년 노화와 장수를 연구하기 위해 도쿄도에 종합적인 노화연구소와 건강장수의료센터를 설립한 이후 지자체별로 관련 연구소가 설립돼 고령층의 보건복지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비해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코앞임에도 국공립 노화장수연구소나 초고령사회 대응 연구소가 없다. 하루빨리 고령층의 장수와 노화연구를 다루는 국공립기관의 연구원 설립을 통해 미래 고령인구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평생교육 지원을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어느 한쪽에만 지원할 수 없는 정책이다. 최근 저출산 해결에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제시되고 있는 데 반해 고령화 문제 해결에는 원론적인 정책이 제시되는 듯하다. 고령층의 평생교육활동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건강수명을 연장시켜 의료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저출산 해법에 비해 저비용 고효율 정책임을 인식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령자의 평생교육지원과 노인대학 설립의 법적 제도화 등 혁신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넷째, 지자체의 고령친화도시로의 조성도 고려해야 한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 도시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청년 일자리 증대 등의 여러 정책으로 지속적 노력을 해왔지만 인구는 감소하고 청년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통영시가 고령친화도시 조성 조례를 제정한 것은 본받을 만하다. 일본 도쿄에 1976년 설립된 ‘고토엔’은 요양시설과 이동보육시설, 지적장애인시설을 한 공간에서 복합적으로 조성해 다세대 간,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 공동체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어 우리의 복지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초고속으로 도달한 초고령사회에 직면한 우리는 가장 시급하게 적용 가능한 정책과 2100년의 인구 구조에 맞는 사회경제지표를 산출해 선진국으로의 기틀을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 특히 정보기술(IT) 강국으로서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고령친화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발전시켜 고령층 복지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금년도 국정운영 목표인 ‘따뜻한 정부, 행동하는 정부’에 맞게 건강하고 더불어 사는 초고령사회를 실현해주길 기대한다.

[김윤신 칼럼] 아듀 2023년

#1. 매년 연말이 되면 올 한 해만큼은 지난해보다 나은 삶을 다짐해 보건만 후회되는 것밖에 없는 게 우리네 삶인가 보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지만 보람된 삶을 위해 금년의 일들 중 꼭 짚어보고 자성할 것이 있다. 미래의 나의 삶에 어려움을 주는 사회 문제 10대 테마 톱3는 ‘소득(경제) 및 주거 불안’,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자연재해’로 조사됐다. 금년 중 국내외적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홍수와 가뭄, 혹서와 혹한이 요동치는 이상기후로 세계 각국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외에서 탄소중립이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의 보전임을 홍보하고 있는 데 반해 일반인은 실천 방안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가 논의되고 전미 자동차노조는 전기차 전환에 반발해 대규모 파업을 강행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친환경 정책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어 향후 선진국의 정책 방향에 대한민국의 탄소중립정책도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환경 문제 중 탄소중립 외 다른 환경 문제에 대해선 동력을 잃은 듯하다. 우리는 공기의 중요성을 잊고 있는 불감증 상태다. 세계보건기구는 실내외 공기 오염에 의한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연 700여만명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 환경청은 실내공기 오염의 심각성과 인체 위해성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경고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팬데믹 이후 학교의 실내공기질 개선에 24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 자체가 그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저감 등의 이유로 낮아진 듯했으나 최근 중국 산업장의 재가동 등으로 유입되며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실내 거주시간이 길어지고 창문 밀폐 등으로 높아질 수 있다. 초미세먼지는 취약계층의 호흡기계질환뿐아니라 심장질환, 치매, 자살 등 다양한 질환 발생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내의 초미세먼지 기준치도 가까운 시간 내에 세계보건기구 건강 기준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내공기 오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체험하고 교육하는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2. ‘2023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 문제’ 보고서에 의하면 국민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1순위로 정부 신뢰 하락에 이어 소득양극화 심화, 일과 생활의 불균형 순으로 나타났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커진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부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결속력이 와해되는 ‘불안사회’에 진입한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도 1년 반이 지났으나 여야의 대립으로 정치는 민생 대신 정쟁에 몰두하며 국민들에게 피곤함만 안겨줬다. 국회의원들의 한심한 모습을 보노라면 정말로 나라를 걱정하고 정책을 펴나가는 사람들인지 의문이 들면서도 그런 지도자를 뽑은 우리들의 탓으로 반성하게 된다. 정부의 엑스포 유치 실패 교훈에 대해서는 수많은 언론에서 언급했듯이 정보와 외교력 부재를 얘기했지만 정확한 정보의 전달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2025년 일본 오사카시에서 엑스포가 유치되는 것을 알면서 다음 개최지를 대한민국에서 유치하려고 했던 것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다음 개최지 선정은 같은 대륙이나 지역을 피해 선정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엑스포만큼은 별 예외조항이 있었는지 매우 궁금하다. 정부가 엑스포 유치에 공들일 시간에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 탄소중립,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매진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대통령에게 ‘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 책사가 없는 것도 우리 대통령 중심 정치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여러 문제점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이제 실망을 넘어 체념하고 있으며 꽉 막혀 있는 정치구도가 새롭게 혁신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정치권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과연 다가오는 2024년은 어떻게 흘러갈 것 같은가? 내년에는 세계 40개국에서 대선 또는 총선이 열린다. 정치가 사회경제 시스템을 판가름하는 격동의 한 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에는 유권자를 행복하게 해주고 정말로 나라를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이 뽑히길 희망한다. 그래서 여야의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우리 사회가 화합으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어려운 1년을 보냈지만 희망을 갖고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시민들이 2024년에는 더 행복해지길 기도해 본다. 아듀 2023년! 푸른 용의 해가 좋은 소식을 안고 오길 기대한다.

[김윤신 칼럼] 가을여행 단상

#1 국내외 여행을 막론하고 떠나기 전날에는 아직도 잠을 설치고 여행길을 나선다는 것 자체가 매우 흥분되고 재미있는데 이상하게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금방 잊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얼마 전부터 다짐하는 것은 추억을 소환하는 방안으로 메모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하나, 제대로 여행 글을 쓸 수 있을지 걱정된다. 며칠 전 부산 여행을 하고 오면서 느낀 몇 가지 단상을 남겨본다. 수십 번 KTX를 타며 눈여겨보지 못했으나 이번 여행에 동반한 일본인 지인이 지적해 자세히 보노라니 KTX는 승강장과 열차 사이 철로가 보일 정도로 떨어져 노약자나 어린아이는 열차에 올라탈 때 매우 위험하게 보이는 데 비해 일본의 신칸센은 거의 승강장에 붙어 닿을까 말까 하는 정도라 ‘왜 우리는 그리 설계되지 않았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생활 속의 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안전사고 발생은 아직도 일상과 산업장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위험성이 높은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는데 정부와 각 지자체의 노력은 당연하고 국민 역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안전을 무시한 불감증으로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므로 유치원과 초등학교부터 생활 속 안전에 대해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 #2 부산 출장을 마치고 서울역에 도착해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Taxi’라는 영문 안내판만 있지 승차용과 하차용 표시가 안 돼 있다 보니 뒤에 서 있던 외국인이 기다리는 줄을 헷갈려 묻기에 설명해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내 곳곳의 영문표기 안내판과 한글 안내판이 띄어쓰기가 제대로 돼 있는지 궁금했다. 예로 ‘서울대공원’ 표지판을 보고 내국인은 쉽게 이해하지만 외국인은 ‘서울대 공원’인지 ‘서울 대공원’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제화와 외국인 유치에 신경을 쓰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만이라도 깨끗하고 조용한 도시로 거듭날 것을 기대해본다. 대한민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2021년 선진국으로 규정하고 있고 경제적 및 군사적 위상은 10위권 이내로 경제 규모나 소득 같은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으나 경제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나 교육경쟁력, 삶의 질 평가, 국가청렴도 측면, 환경 분야 등에서는 중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목적지를 얘기했으나 한마디 대답도 않고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달려가는 모습에 인공지능(AI) 시대에 따스한 사람의 말 한마디가 그리워진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도나 체계보다도 국민적 의식 수준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3 짧은 여행 중에 챙겨 읽은 인상 깊었던 책은 올해 출판된 하버드대 교수들이 지난 85년간 3대에 걸쳐 1천300명을 대상으로 종단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정리한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다. 이 책은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가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한다.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친밀감은 서로에 대한 배려, 긍정적인 감정과 자발적인 참여 및 노력에 의해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구사회학적 위기의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고령층의 가장 높은 자살률과 최고의 빈곤율을 보여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향후 선진국 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은퇴 인력의 활용 및 소속감을 통한 관계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은 고령자의 만성적인 고독을 예방하고 나아가 국민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는 10여년 전 한양대고령사회연구원장 재임 동안 한국생애설계협회를 창립하고 고령자를 위한 3A(Adventurous, Active, Aging-도전하며, 활동적 생활을 통해 나이 들자)와 3H(Harmony, Happy, Healthy-조화롭게 어울리며, 행복한 마음을 가져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캠페인을 전개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이 불과 반세기 만에 급속한 경제적 발전을 성취했듯 세계인들이 가장 살고 싶은 행복한 국가로 대한민국을 지목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한다. 가을은 짧기 때문에 늘 아쉽다.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을 눈에라도 담기 위해 가을여행을 떠나야겠다.

[김윤신 칼럼] ‘기후-대기’ 글로벌 정상회의를 기대하며

#1. 청명한 푸른 하늘이 많아지는 가을이 찾아왔다. 지난 9월7일은 네 번째 맞는 국가기념일인 ‘푸른 하늘의 날’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지난 2019년 11월26일 제74차 유엔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해 9월7일을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청정 공기의 날(International Day of Clean Air for blue skies)’로 제정함에 따른 것이다. 유엔 공식기념일 제정에 필자도 나름대로 기여했기에 그 과정을 제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2010년 이후 매년 10월22일을 공기의 날로 지정하고 세계공기의 날 제정 추진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고 민간단체인 세계푸른하늘맑은공기연맹을 설립해 한국공기청정협회의 후원하에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세계 공기의 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19년 봄 국가기후환경회의를 통해 기념일 제안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세계푸른하늘의 날을 제안해 제74차 유엔총회에서 유엔기념일로 제정됐다. 지난 제4회 푸른 하늘의 날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모두 함께, 청정공기(Together for Clean Air)’로 정해 국경을 초월한 대기오염 영향의 경각심을 제고하고 대기질 개선을 통한 호흡공동체 구축을 위해 국제적으로 함께 노력했다. 지난 3년간의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홍보되지 않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념일의 명칭이나 행사 내용과 상관없이 공기의 중요성을 망각한 불감증에서 살고 있었던 전 세계 시민들에게는 맑은 공기의 필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돼 다행으로 여긴다. #2. 2019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 관련 세미나와 토론회가 열렸다. 학계는 말할 것도 없고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회의에 다니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미세먼지 열풍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조금 꺾이는 즈음인 2021년부터는 지구의 각 지역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재해가 발생해 본격적인 기후위기의 시대로 들어섰다. 결과적으로 생존과 직결되는 ‘탄소중립’이 가장 시급한 지구적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도 지속가능한 대기권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 실현 방안은 미흡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기오염, 미세먼지, 탄소 중립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따로 구분해서는 안 되고 하나뿐인 지구생태계 대기권의 물질순환과 평형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이해하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3. 우리 정부가 주도해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청정 공기의 날이 제정된 만큼 대기오염에 대처하는 국가들이 국제적 차원의 협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이제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격에 맞게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대응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일본, 몽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대기오염 및 탄소중립에서 중요한 정책적 파트너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이왕 유엔 기념일을 주도한 정부에서는 다른 이슈들에 비해 미흡한 기후-대기-탄소중립 문제를 주요 외교정책의 어젠다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라도 주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지난 5월 우리 정부는 태평양 섬나라 10여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해양, 기후, 에너지, 사이버, 보건 등에서 협력을 넓히기로 했고 미국 정부는 지난 9월22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태평양 도서국과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처 의지를 강조했다. 이같이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은 인류 생존의 이슈다. 오는 11월17~18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개최된다 하니 그곳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기후-대기’ 글로벌 정상회의를 제안하면 어떨까 생각된다.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 대응이 M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미래를 보는 대통령의 혁신적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김윤신 칼럼] 사회적 갈등 격화...미래세대 위한 소통 교육 절실

최근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관련 논란과 사회적 갈등이 확대되고 있어 대한민국의 갈등지수는 OECD국가 중 최상위권으로 사회갈등의 1등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갈 수 있다. 이에 비해 관리 능력은 최하위권에 그치고 있어 갈등관리가 효율적이지 못함을 드러냈다. 이처럼 최근 생활 주변의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해정보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위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고 이해 당사자간의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국민 피해 및 국가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유해환경물질의 노출, 인체영향, 허용수준, 관리에 대한 정보공유 및 의사소통에 수행되는 과정인 ‘위해소통(Risk Communication, RC)’, 즉 RC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 발전을 위한 융합, 통합을 통한 소통을 오랫동안 시도해왔으나 아직까지 크게 성공한 예를 듣지 못했다. 겉으로는 융합과 통합을 외치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 간의 상호 신뢰와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아시절부터 상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교육을 받지 못해 몸에 익혀지지 않은 성인의 상태에서 소통하다보니 툭하면 집단행동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이익집단이 어우러져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불필요한 갈등의 발생을 예방하고 바람직한 소통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경험적으로 바람직한 위해소통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유치원에서부터 인성교육을 통한 ‘위해소통’의 교육을 시켜야한다. 한 달 전쯤 일본의 지인 두 가족이 서울을 처음 방문해 인사동의 한식집을 안내한 적이 있었다. 4~6세 아이들을 동반해 옆 식탁에 애들끼리 앉도록 하고 식사를 시작했는데, 일하는 분이 반찬을 식탁에 갖다 놓을 때마다 어린아이들이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하고 머리를 숙여 깜짝 놀랐다. 젊은 부부가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지라 애들에게 최소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가르쳐왔다는 얘기를 듣고 일본은 어려서부터 감사하는 마음과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시킨 결과로 선진국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했다. 또한 대부분의 서양 국가에서는 기본적인 여성 배려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있다. 이것은 유치원에서부터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위해 문 열어주는 행동을 가르쳐서 어려서부터 몸에 익힐 정도로 여성을 배려하는 태도를 습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유치원 교육에서부터 타인을 배려하는 인식과 소통의 교육을 시행하면 성인이 되어 소통하는데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둘째, 과학지식의 정확한 정보전달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실내 라돈과 전자파의 인체영향 관련 연구를 처음 소개한 필자로서는 2017년 사드배치로 인한 전자파 문제, 2018년 라돈침대 문제,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보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필자가 국내 KTX가 처음 운행 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를 모 언론사에서 필자 의도와는 다르게 보도하는 바람에 노무현 정부로부터 소송당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해, 전자파 위해 관련 이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산학관연 간 ‘위해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오염 처리수 문제는 과학자와 정부관계자가 대중을 대상으로 위해성을 소통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선행했어야 했다. 진정한 소통은 문제의식의 사회적 공유를 전제로 해야 한다. 최근에는 일반인이 얻는 정보의 대부분을 인터넷 또는 SNS를 통해 얻고 있으나 언론도 위해소통을 위한 올바른 정보의 전달자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계적 교육 혁신가이자 미래학자 마크프렌스키는 저서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에서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는 기성세대의 방식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새로운 신념, 미래, 가치관 등을 갖고 있으므로 기성세대는 이들을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성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세상을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알파세대가 갈등해소를 위한 위해소통의 교육을 터득하게 되면 향후 국내외의 갈등문제 해결에도 앞장설 수 있고 세계의 선진국가로 나갈 것을 기대해본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 노자의 ‘信言不美, 美言不信(신언불미, 미언불신- 진실된 말은 꾸밈이 없고 꾸밈이 있는 말엔 진실이 없다)’를 되새기며 효과적인 위해소통 방안을 강구하는 길이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바른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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