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을 가진 대한민국에는 언제부터인가 하나의 계절이 보태진 듯 합니다. 입시의 계절이 바로 그것입니다. 수능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대입 전형이 시작되는 이 맘 때를 위하여 대한민국의 고3들은 일년 동안 밤을 낮 삼아 공부합니다. 어디 고3뿐이겠습니까?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가 되어버린 너무 많은 대한민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부터 수많은 학원에 끌려 다니며 입시를 준비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자신들이 몰두하고 있는 공부가 당장 우리가 사는 사회에 아니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높은 자살률, 학교폭력, 물질만능주의 등은 우리 아이들이 바른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하는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자가 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것이 성공의 전부인 양 듣고 배우며 자란 아이들이 이 사회를 짊어져야 할 세대로 성장했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는 지금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심각한 이기주의, 양극화 현상 등의 문제를 보면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 가르쳐야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영양실조와 설사병 등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4초마다 1명의 아동이 목숨을 잃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에는 하루에 1만5천 여 톤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라 나는 다음 세대가 나와 나의 가족에서 나아가 우리가 사는 사회, 우리가 사는 지구 에 관심을 갖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책임감을 갖도록 가르치고 도와야 합니다. 고통에 처한 이웃들과 나누며 더불어 사는 것이 결국 나와 우리 가족이 함께 행복한 것임을 마음으로 깨우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월드비전은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세계시민나눔 교육 보급과 실천을 위한 교육청 및 교과부와의 MOU 체결, 학교폭력 없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 지구가 직면한 가난, 인권, 환경 등의 문제들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세계시민학교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행히 나눔과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갖는 학부모와 학교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나누고 도우며 함께 살아가야 할 소외된 이웃은 너무나 많고 우리의 세계시민의식은 더 많은 성장을 필요로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삶 가르쳐야 교육이 아이들을 단지 부자로, 정치가로, 의사로 만들어 주는 것이 전부가 아닐 것입니다.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여유를,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먼저 손 내밀 줄 아는 사랑을,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용기를, 나를 알아가는 겸손을 가르치는 교육이야말로 아이들이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바른 길을 보여줄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이 한 걸음 더 성숙하여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구를 만드는 데 한국 청소년들이 앞장 서 이끌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오피니언
양호승
2012-11-12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