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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지켜주지 못했는가?

홍진옥 前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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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패거리 연줄의 불순한 목적의 뻔뻔함에서 나온다. 불순한 목적은 언제나 올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을 희생시킨다.

 

지난 8일 청탁금지법 담당 부서의 책임자인 김모 국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서 부패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부패방지국 국장 직무대리를 수행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지휘했다고 한다. 숨진 김 국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되자 주변 지인들에게 “사건 처리가 잘못 됐다”, “막지 못해 죄송하다”, “상부에서 이 사안을 종결하도록 밀어붙였고, 나의 생각은 달랐지만 반대할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특히 사망한 김 국장이 김건희 여사 사건과 관련해 권익위의 정치적 독립성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고 출범한 정부의 권익위가 어쩌다가 이 지경으로 추락했는가. 권익위는 신뢰를 잃었다.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11조에 따르면 권익위는 부패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중앙 행정기관이다. 특히 ‘권익위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헌법기관을 제외한 모든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직유관단체에 부패 방지 정책을 시달하고, 대한민국의 부패 방지 정책을 총괄하며 권익위 권한에 속하는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권익위 김모 국장이 올바르게 일하려다 죽음을 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대한민국의 최고 공직기관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가. 왜 올바르게 일하는 사람이 다치고 희생돼야 하는가.

 

주목할 것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이나 김건희 명품 가방 사건의 공통점은 양심에 따라 사건을 조사한 실무 책임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히려 처벌받고 희생되는 참담하고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 직책을 올바르고 정직하게 수행하던 공직자들이 인정받기는커녕 왜 괴로워하고, 왕따당하고 처벌받거나 죽음을 택해야 하는가. 이런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인가. 공정과 정의가 얼마나 더 망가져야 정신 차리겠는가.

 

이제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는 권력이나 힘 있는 패거리가 결정하는 세상이 됐다. 힘없는 약자가 아무리 올바르고 정의롭게 행동해도 패거리의 목적과 어긋나면 매장되고 희생되는 사회가 됐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힘없는 약자가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참담하다.

 

무너진 정의는 비단 권익위뿐만이 아니다. 가장 정의롭고 청렴해야 할 국방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채 상병 사건에서 경북경찰청 이첩 서류를 회수 후 국방부에서 재검토할 때 박 전 국방부 보좌관이 “직접적인 책임 관계가 드러나는 대대장 2명에 대해서만 범죄 혐의를 특정해 경찰에 이첩하라”는 지시를 해 이미 작성된 중간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는 통화 기록이 나왔다고 한다. 국방부 박 전 보좌관의 이런 지시로 이미 작성된 박정훈 대령의 조사 보고서 내용의 결과가 바뀌었다는 것이 공수처가 최근 태스크포스(TF) 팀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고 한다.

 

국방부 박 보좌관은 누구를 위해 이런 지시를 내렸는가.

 

공적인 권력은 국가의 것이지 사적인 것이 아니다. 그런데 공직자가 공적인 권력을 사적인 목적에 사용한다면 공직자 자격이 없다. 나라가 얼마나 망가져야 공직자들이 정신 차릴 것인가.

 

더 이상 올바르게 일하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권익위나 공수처는 정치나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부는 하루빨리 권력형 비리 의혹들의 진상을 특검이나 국정 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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