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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승 칼럼] For Children, For Change, Fo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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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촘촘한 여의도 빌딩 숲에서 장난감을 파는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아저씨는 관심을 갖는 사람이 하나 없지만 장난감들이 움직이도록 배터리를 갈아 끼우며 열심히 일하고 계셨습니다.

한 번은 보도 블럭 한 켠에 작은 좌판을 벌이고 직접 재배하신 듯한 색색깔 콩을 파시는 할머니도 계셨습니다. 직장인들의 바쁜 발걸음에 맞추어 고개를 왔다갔다하시던 할머니는 행여 눈이 마주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콩을 가득 담은 종지를 들어 보이셨습니다.

아무도 사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데도 할머니는 열심히 눈을 맞추었습니다. 이렇게 스치는 사람들에게 사사로운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식 아동을 위한 도시락 조리사로 10년 넘게 일을 했지만 첫 도시락을 만들던 날을 잊지 못한다는 자원봉사자, 본인 살기에도 빠듯한 연금을 털어 28명의 아이들을 매월 후원하고 있는 후원자, 월드비전 사랑의 동전밭에 찾아와 얼마 안되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저금통을 쑥스럽게 내밀던 네팔의 외국인 노동자를 만난 뒤부터입니다.

고통받는 어린이 돌봐야하는 책임있어

오늘을 살아내는 것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이웃들의 고단한 얼굴과 그들을 위한 일만 생각하는 NGO 직원들의 거친 손을 보고 난 뒤부터입니다

올해 초, 월드비전 에티오피아 돌로아도 긴급구호 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소말리아 국경과 인접한 이 곳은 소말리아 난민들이 난민촌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을 비롯한 수많은 NGO들은 난민들의 생계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지만 계속되는 가뭄과 무정부 상태인 소말리아의 상황은 난민들에게 희망을 말하는 것이 미안한 마음조차 들었습니다.

고작 2주 남짓, 현장에 머물렀던 제가 언제 끝이 날 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이웃들의 고통을 감히 미루어 짐작하여 알 수 있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밤낮없이 애쓰고 있는 많은 NGO, 그리고 그 일에 기꺼이 동참해 주는 후원자들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아가도 보았고, 고달픈 삶이지만 재봉 기술을 배우며 조심스럽게 내일을 꿈꾸는 당찬 여인들의 눈빛도 보았으며, 깨끗한 물과 식량을 제공받아 이제 더 이상 가족을 굶기지 않아도 되는 가장도 보았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지만 또한 변화의 기적을 목격할 수 있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순간순간 속에서 우리는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우리 나라의 과거와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눈물겨운 시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이제는 어색할 정도로 한국은 발전했고, 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처참한 현실에 내몰려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와 이웃을 돌아봐야 하는 책임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웃 슬픔 함께하는 우리 사회 꿈꿔…

우리는 결코 나 혼자만, 나의 가정만, 나의 조국만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인간답게 살아가야 하는 인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누는 이웃을 위한 사랑은 내일을 꿈꿀 수 없던 이웃에게 희망을 알게 하고, 더러운 물로 고통 받던 마을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며,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을 위한 학교 기둥을 세우고, 메마른 아이들의 뼈와 살을 돋게 할 것입니다.

새싹조차 틔우지 못하고 있는 어린 생명들의 고통과 손 쓸 도리 없는 현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웃들의 슬픔에 함께 하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는 우리 사회를 꿈꿔 봅니다. 함께 햇빛을 가려주고 돌을 걷어 내 주고 일으켜 세운 나무들이 튼튼히 뿌리 내려 생명의 열매를 주렁주렁 열리는 그 날의 기쁨에 벌써부터 가슴이 벅찹니다.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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