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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승 칼럼] 나눔은 기적을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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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이 먼저 압니다. 예뻐졌다며 좋은 일이 생긴 거냐고 묻습니다. 사랑과 기침은 감출 수 없다는 말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얼굴은 도무지 감출 수 없는 즐거움과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꼭 연애에 빠진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저는 월드비전 회장을 하며 숱하게 목격합니다.

결식 아동을 위한 도시락 조리사로 10년 넘게 일을 했지만 첫 도시락을 만들 던 날을 잊지 못한다는 한 분은 아무리 힘들고 몸이 아파도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출근을 한다고 합니다. 그녀가 만든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아이들이 간혹 ‘감사하다’는 편지를 넣어 도시락통을 반납하기도 하는데 이 작은 쪽지가 그녀에게는 연애편지인 셈입니다. 밥이 가득 담긴 솥을 옮기느라 손목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손목이 회복된 뒤 바로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는 조리사님의 얼굴은 연애를 막 시작한 사춘기 소녀처럼 신이 납니다. 이런 조리사님이 만든 도시락을 먹으며 아이들은 배고픔을 채우고 사랑을 채웁니다.

오래 전 한국에 간호사로 일하러 왔다가 한국이 너무 좋아 그대로 살고 있다는 파란 눈의 후원자님의 웃음도 기억납니다. 본인 한 명 살아가기도 빠듯한 연금을 털어 28명의 아이들을 매월 후원하고 있는 후원자님의 달력에는 28명 아이들의 생일이 빠짐없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은 먹을 것 마저 아끼지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사랑하는 일이 살아가는 힘이고 행복이라며 환히 웃는 할머니의 얼굴에는 그늘 따위는 없습니다.

청계천에서 열렸던 월드비전 사랑의 동전밭 행사를 구경하던 한 외국인 노동자가 저금통에 동전을 담아 와 정말 얼마 안되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쑥쓰럽게 내밀었습니다. 그 분의 거친 손에 우리 직원이 살풋 마음이 내려앉았지만 선한 눈 속에 가득 담긴 따뜻한 사랑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뿌듯함은 어눌한 한국어이지만 또박또박 전해져 왔다고 합니다. 폐휴지를 틈틈이 모아 그것을 판 돈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먹여달라며 귀한 후원금을 보내시는 어르신도, 바쁜 스케줄을 쪼개어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내어 자원 봉사에 힘써 주시는 전문가들도 하나같이 “기쁘고 즐거운 건 오히려 나”라는 말을 합니다. 거액을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과 개인도 물론 있지만 사실 나눔은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합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우리 나라의 과거와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눈물겨운 시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이제는 어색할 정도로 한국은 발전했고, 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처참한 현실에 내몰려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와 이웃을 돌아봐야 하는 책임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결코 나 혼자만, 나의 가정만, 나의 조국만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인간답게 살아가야 하는 인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형태가 어떤 것이든 우리가 나누는 이웃을 위한 사랑은 내일을 꿈꿀 수 없던 이웃에게 희망을 알게 하고, 더러운 물로 고통받던 마을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며,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을 위한 학교 기둥을 세우고, 메마른 아이들의 뼈와 살을 돋게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과 나눔은 이웃들의 삶에 반드시 기적을 일으킬 것입니다.

2012년의 가을이 성큼입니다. 올해를 시작하며 저는 월드비전 직원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했습니다.

월드비전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일함에 있어 그들을 향한 동정의 마음이 아닌 그들이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는 마음을 갖자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회장인 제 자신을 향한 다짐이기도 했습니다. 새싹조차 틔우지 못하고 있는 어린 생명들의 고통과 손 쓸 도리 조차 없는 현실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웃들의 슬픔에 함께 하며 그들의 부모, 형제, 친구가 되어 주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는 우리 사회를 꿈꿔 봅니다. 함께 햇빛을 가려주고 돌을 걷어 내 주고 일으켜 세운 나무들이 튼튼히 뿌리 내려 생명의 열매를 주렁주렁 열리는 그 날의 기쁨에 가슴이 벅찹니다.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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