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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칼럼] 건축물을 도시의 열린 공간으로

현재 세계 최고의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는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 이 코르네트가 그의 나이 서른살인 1882년에 직접 설계하고 공사를 시작한 건축물이다. 아직도 건설 중인 건물이지만 세계인들이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몰려들고 있다. 모두들 가우디의 상상력과 천재성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가우디의 뛰어난 역량도 대단하지만 100년이 넘도록 공사 중인 이 건축물을 오랫동안 기다려주고 있는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의식이 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이 건물을 이 도시의 일부로 인정하고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미래 도시의 건축물 접근성 확보돼야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도시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되고 도시 구성원들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교감을 하면서 그 도시의 문화와 특색을 형성한다. 도시의 모든 건축물들도 시민과 교감하며 그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간다. 따라서 한 도시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구성 요소인 건축물은 시민들이 쉽게 찾고 즐기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도시 내에서 시민들이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공원, 광장, 터미널 등 개방적인 공간은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높이 자랑을 하면서 우뚝 솟아 있는 현대적 건축물들은 보안과 시설 보호를 위해 출입이 제한된 폐쇄적인 공간이었다. 건축물로부터 소외된 시민들이 사는 도시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와 같은 사례는 없을 것이다. 미래 도시의 건축물은 주변 지형지물과 조화되고 자연스럽게 녹지축과 연결될 수 있으며, 주민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 또한, 공동주택도 입주민지역 주민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계획돼야 한다. 특히 공공건축물은 공공기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건물 정문, 옥상 등 외부공간을 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개방될 수 있다면 도시의 자유로움이 더할 것이다. 이 같은 열린 공간으로의 건축물이 지금 행복도시에서 하나 둘 실현되고 있다. 호수공원을 물론이거니와 그 주변에 방문객을 위한 식당과 더불어 옥상전망대가 설치된 국립세종도서관, 주민들이 지상의 공원에서 시작되는 산책로를 통해 옥상까지 쉽게 올라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대통령기록관아트센터,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단지 등이 조성 중이다. 주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 아울러 행정, 문화, 복지시설 등을 집적화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각 생활권의 중심에 계획해 주민들에 소통과 교류의 공간으로 제공한다. 앞으로 행복도시의 이런 새로운 시도가 다른 도시에도 널리 전파돼 도시를 이루는 건축물, 가로(街路) 등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열린 공간으로 주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이충재 칼럼] ‘지속가능발전’ 도시를 꿈꾸며

최근 UN에서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인류사회 공통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선언했다. 분명 현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발전은 최우선적인 과제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구는 약6배가 증가했지만 에너지 수요는 약80배 증가했고, 대부분 석탄과 석유 등 저렴하게 제공되던 재생 불가능한 연료를 사용했다. 이런 화석에너지의 과다 소비는 자연환경을 병들게 했고 이상기후를 야기했다. 지속가능발전은 현 세대의 개발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미래세대의 개발능력을 저해하지 않는 환경 친화적 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인간의 창조물인 도시는 에너지와 환경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도시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녹색도시, 계획단계부터 철저히 준비 그 중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의 대표 모델인 스웨덴 말뫼는 도시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고, 독일의 환경수도이며 탄소제로도시인 프라이부르크는 쓰레기를 모두 재활용하고 있다. 친환경 생태도시인 브라질의 꾸리찌바도 자전거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을 통해 대중교통이용을 활성화하면서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녹색도시를 향한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선 녹색도시 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도시 내 녹지공간을 떠올릴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건강한 공존을 위해 녹지는 도시 곳곳에 단절돼 있지 않고 주민들의 삶의 공간과 녹지 상호 간 연계돼 지속적인 순환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조성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보다 쾌적한 친환경적 삶을 누리게 된다. 아울러 녹색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기법으로 주요 대중교통망 주변을 고밀도로 개발하고 보행자전거 친화적 가로망을 구성하는 TOD(Transit-Oriented Development, 대중교통중심개발)가 활용되고 있다. 교통량을 감소시키고 그 결과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에너지의 활용도 중요한 부분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일사 및 일조를 고려해 단지를 배치하거나 건물 외벽에 단열성능이 높은 자재를 사용하기도 하며, 에너지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지열과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건축물을 건립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 발전과정에서 방출되는 폐열을 버리지 않고 도시의 난방에너지로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한다. 도시의 쓰레기 등 발생된 폐기물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가연성(可燃性) 폐기물과 음식물 폐기물로 분리해 가연성 폐기물은 폐기물연료화시설로 보내져 고형연료(SRFSolid Refuse Fuel)로 만들고 음식폐기물은 바이오가스(메탄가스)를 생산하는데 사용한다. 꿈꾸는 미래도시 세종시에서 실현 이렇게 녹지, 교통, 에너지, 폐기물 등 여러 측면에서 녹색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각 부분이 조화롭게 연계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많은 비용과 비효율을 수반할 수 있다. 종합적인 계획 아래 다양한 전략들을 상호 연계해 추진돼야 한다. 진정 지속발전가능 도시를 건설하려면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준비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런 도시가 지금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도시, 바로 행복도시(세종)에서 실현되고 있다.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이충재 칼럼] 새로운 도시문화 창출을 위하여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는 말처럼 인류 문명 최고의 걸작품인 도시는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전 세계 인구의 단지 10% 정도만이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러던 도시 인구는 1950년대에 29%, 1990년대에는 50%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도시경제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30년 안에 그 수치는 75%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매달 새로운 하나의 런던이 생겨나는 정도의 실로 엄청난 증가율이다. 산업혁명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군수 공장들의 풍부한 일자리, 폐허로 변한 도시의 재건 사업, 쇼핑교육 등 안락한 정주 여건 등에 힘입어 도시화는 가속화됐다. 친환경 갖춘 지역공동체 문화 복원 이 시기에 뉴욕, 시카고, 런던, 도쿄 등 세계적인 도시들에는 마천루(摩天樓)가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몰려드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도시는 점차 수직적수평적으로 확장해왔다. 이와 같은 도시 발전 흐름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효율성과 집적효과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도시 성장의 한편에는 양적 확대에 치우친 비인간적인 도시 개발에 따르는 부작용들이 누적되어 왔다. 환경오염이나 주거난, 교통체증, 난개발 등 눈에 보이는 문제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회학자들은 도시화로 인한 인간성 훼손이나 공공공간 상실 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층간소음, 주차갈등, 커뮤니티의 해체, 소통의 부재 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도시화의 심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반성으로 서구에서는 이미 1980년대를 전후해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시작된 New Urbanism, 영국의 Urban Village, 이탈리아의 Slow City 등과 같이 무분별한 도시 확산과 삭막한 도시 문화에 대한 재고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수많은 신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베드타운화, 도심 공동화, 커뮤니티의 해체 등과 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해 오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과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친밀감, 이웃과의 연대감, 인간중심적인 도시 공간 구성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동체 의식의 함양을 유도하고 시민들 간의 살가운 커뮤니티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소통을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마을의 개념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을 초입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 아래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앉아 놀이도 하고, 마을의 대소사도 논의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우리 전통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었다. 하버드 대학교의 도시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는 그의 저서 도시의 승리에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도시가 지속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도시 발전의 초점이 인간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눔과 상생 조화 이룬 도시 형성 이 같은 도시는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 건설을 넘어 친환경적인 정주 여건을 갖추고 지역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며, 우리의 전통 가치인 나눔과 상생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도시 문화의 형성을 필요로 한다. 현재 건설중인 행복도시 세종시는 이런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바탕 삼아 미래 창조 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이 도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건설ㆍ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관심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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