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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20. 김윤아 작가

오탈, 누락은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고 숨기고 싶은 것들이다. 사회에선 화려하고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가도 혼자 있을 때는 한 없이 작아질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모습을 숨기려 한다. 사회는 남들 눈에 멋지고 성공한 부분만 주목하기 때문이다. 누락되고 유실된 것을 주목하고 조명하는 작가가 있다. 내달 18일까지 협업공간 한치각에서 개인전 못-된 MOT을 진행하는 김윤아 작가다. 김윤아 작가는 버려진 패브릭을 이용해 관객들과 소통에 나선다. 김 작가는 관객들에게 나는 이런 것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당신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 그는 7년 전 우연히 접하게 돼 누군가는 버린 것이지만 본래 가진 습성을 이용해 세상이 주목하지 않은 누락을 표현한다. 그가 가지고 온 헌옷은 사람들이 입고 생활해 묻어 있는 생활 때, 음식을 먹다 흘린 자국 등 흔적이 남아있는 것들이다. 김 작가는 헌 옷 주인들이 아무리 세탁을 해도 안감, 소매 부분에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헌 옷을 세탁하고 탈색하고 염색해 작품에 재료로 쓰이지만, 이것들이 가진 원시성은 버리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윤아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힘들었다고 전한다. 오는 31일 협업공간 한치각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각살롱 역시 코로나19 상황으로 개최할 수 없게 돼 아쉽다고 말한다. 각살롱은 비평가와 함께 작가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김윤아 작가 인터뷰 영상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꾸준하게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못-된 MOT에서 선보인 작품들 역시 대면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작업하고 발표한 신작들로 구성됐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전시, 프로그램이 취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내가 보는 세상과 타인이 보는 세상이 다른 만큼 또 다른 관점을 소통하면서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누락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 나에겐 이 누락이 잘 보이고 누락들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8. 박성자 작가

씨줄과 날줄, 교감과 합, 콜라주, 정성. 한지를 다루는 박성자 작가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작은 한지를 한 장 한 장 엮어 만들어낸 그의 작품들은 커다랗다 못해 알 수 없는 웅장함을 가지고 온다. 한지에 묻어난 손때는 그가 얼마나 작품에 정성을 쏟아냈는지 가늠하게 한다. 박성자 작가는 한지로 씨줄과 날줄을 엮어 기존의 회화 작품과 콜라주 하는 작업을 한다. 회화 작품이 주는 색채와 한지로 만들어낸 정교함은 시각적으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박 작가는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콜라주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그가 작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교감이다. 6월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선보인 작품들 역시 교감하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런 마음을 담아 이번 작품명도 교감이라는 단어로 통일했다. 박 작가는 한지가 가진 수수한 동양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색감이 주는 서양의 아름다움이 더해졌다며 동서양의 합을 이뤄 조화로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이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작품 내면의 뜻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지난 한 해 동안 갤러리 관장을 지내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을 많이 봐왔다. 여느 갤러리와 같이 수많은 전시와 프로그램이 취소ㆍ연기되면서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이 가운데 그는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작업 활동에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활동을 잠시 멈추고 다음에 선보일 작품들에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작가는 지난해를 발판 삼아 올해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4일 마무리된 전시를 시작으로 경기도 곳곳과 서울에서 새로운 콜라주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에 선보일 작품에서는 그의 해설이 담긴 동영상을 추가해 관람객들에게 더 쉬운 이해를 돕고자 한다. 박 작가는 다음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알려진 회화 작품과 함께 콜라주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된 한지는 일반 종이보단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존재 가치를 현대적인 작품과 조화를 이뤄나가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9. 조영순 작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입맛에 맞추는 작가가 아닌 진정한 예술인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작업실에서 만난 조영순 유화 작가는 오는 10월 진행될 제10회 개인전에서 선보일 신작 작업에 한창이었다. 조영순 작가의 작품은 유화지만 강렬하고 거침이 없다. 보통 유화라고 하면 풍경화, 인물화 등 부드러운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는 큰 캔버스를 주로 활용해 거침없는 붓질로 자신만의 에너지를 담아낸다. 조 작가는 추상양식과 자연양식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하며 신표현주의 기법을 담아낸 작품이라며 회화적 변형인 데포르메를 사용해 즉흥적이면서 긴장감 있는 작품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왔다. 그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기법들을 만들어내 작품에 표현한다. 예술인은 항상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몇 회에 걸쳐 작품 속에 그만의 새로운 기법들을 담아냈다. 그리드, 원은 그의 최근 작품에서 자리 잡은 요소들이다. 조 작가는 활동 초반 작품에는 그리드와 원이 없었지만 수많은 연구와 고민을 해 그리드 기법을 생각해냈다며 같은 자리에서 멈춰 있지 않고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예술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기법을 매회 전시 때 작품으로 선보이곤 한다. 지난 4월30일부터 5월31일까지 진행된 개인전 데포르메의 한계 Ⅱ에서는 기존 작품 틀에 원을 추가했다. 원은 은하수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은하수가 생기고 사라지는 과정이 인간의 삶과 비슷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는 31일까지 당진에서 진행되는 제9회 개인전 별들의 강에서도 같은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새의 길과 사유의 절정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조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마음의 치유가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데에 가장 힘이 되는 손을 작품 속에 그려넣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조영순 작가는 지금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사람이 원하는 상업적 작품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마음의 치유를 줄 수 있는 진정한 예술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7. 요한한 작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익명 채팅방에서 오가는 대화와 그 대화를 보고 알 수 없는 춤을 추는 사람들의 영상, 영상 주변에 놓인 다양한 질감과 모양의 북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오는 9월22일까지 진행되는 젊은 모색 2021에 참여한 요한한 작가가 선보인 작품 매개체다. 요한한 작가는 코로나19로 개인전과 그룹전 등 많은 전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며 혼자 작업하는 예술인의 특성상 작업을 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전시장에서 대면으로 관객들과 가깝게 만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쉬움에서 그치지 않고 표현의 변화를 시도했다. 요한한 작가의 매개체는 본래 설치작품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작품이었지만 코로나19로 대면 퍼포먼스를 할 수 없게 되자 영상으로 기록한 것이다. 소통, 아날로그, 스킨십은 요한한 작가가 작품을 풀어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요한한 작가는 우리는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정보와 다양한 매체 속에서 살아간다며 소통의 방식이 변화하고 실질적으로 대면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점점 물리적인 만남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NS 사용과 익명으로 휘발적이고 남발되는 정보들이 가짜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과연 우리가 제대로 된 소통과 만남을 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가지며 시작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오는 7월9일 대면 퍼포먼스로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같이 한 작가는 보이지 않지만 드러나는 것에 주목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지난해에는 지하별곡(地下別曲)이라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풀어냈다. 지하별곡(地下別曲)은 땅속을 파고 다니는 두더지의 습성을 이용한 작품으로 땅을 파는 두더지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파헤친 흙의 흔적은 볼 수 있다. 또 지난해 8월 금호미술관에서는 미술관을 하나의 춤 연습실로 구성해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를 진행했다. 소통과 스킨십을 추구하는 그의 작품세계가 녹아있는 것이다. 요한한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그칠 게 아니라 작품을 만지고 퍼포머들과 함께 움직이는 등 함께 주인공이 돼 작품에 참여했으면 한다며 시대가 변하고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의 시대가 왔지만 직접 만나고 가깝게 지내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차별화된 예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6. 박보네 감독

숨겨졌고 잊힌 것들, 우리가 알아야 하지만 모르고 지낸 것들. 이런 것들을 발굴해 영상으로 담아내는 예술인이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모든 생활이 멈췄지만 영상에 대한 그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박보네 영화감독이다. 지난 2019년께 박보네 감독은 ADHD 판단을 받았다. 긴장을 잘하고 단순 불면증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병원에서 듣게 된 뜻밖의 말이었다. 놀랄 만도 하지만 박 감독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찾아 이야기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하게 됐다. 박 감독은 자신이 ADHD를 앓고 있다고 선뜻 나서서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나서줬다며 이런 사람들을 위해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역사적으로 ADHD는 남성 중심으로 연구됐으며 여성 ADHD가 주목받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번 영상을 통해 ADHD를 겪는 여성들이 더 많은 용기를 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ADHD를 겪는 여성들의 이야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성 ADHD 등을 담은 여성 ADHD 다큐멘터리 영화 산만한 소녀는 지난 3월에촬영을 시작해 6월30일까지 텀블벅 제작지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4월과 5월에는 국내 전문가와 해외 전문가, 여성 ADHD 환자들에 이야기를 1차적으로 들었다. 연말까지는 ADHD 인식 개선을 주로 하는 퍼레이드를 촬영할 예정이며 다큐멘터리는 내년 3월에 완성된다. 코로나19 속에서 영상을 촬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박 감독은 해외 전문가들은 줌을 이용한 촬영을 진행해야 해 현장감이 떨어져 아쉬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영상을 포기할 수 없었다. 영상은 그가 제일 잘 다루며 하고 싶은 예술이다. 박 감독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다라며 숨겨진 것을 드러내고 조명해야 많은 사람의 편견이 깨지고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 감독은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11월께 민주화 운동에서 희생 받고 가족을 잃어 생활에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여성을 재조명하는 전시에 실무자로 참여했다. 민주사회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그 시대에 살림과 생활을 도맡아 악착같이 살아 가정을 지켜냈지만 우리가 모르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박 감독은 대부분의 역사에서는 남성들만 기억한다. 하지만 시대에 남성 못지 않게 희생한 여성들도 있다며 앞으로도 숨겨진 여성에 대해 발굴하는 여성 서사에 대한 영상을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5. 살롱시소

버스킹, 콘서트 등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오를 수 있는 무대는 다양하다. 하지만 그 무대를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멀고 때론 버겁기도 하다.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하고 활동한 지 오래됐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인들을 발굴하고 무대를 만들어주는 두 사람이 있다. 지난 2015년에 문을 연 살롱시소의 박진형ㆍ박지성씨(35)다. 무대를 통해 젊은 감성을 담고 싶다는 살롱시소는 매년 오픈마이크인 시소의 발견, 시소의 시선, 시소의 만남 등을 이어오고 있다. 오픈마이크로 진행되는 이 공연들은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대폭 축소됐지만 살롱시소만의 돌파구를 찾아냈다. 꼭 살롱시소만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공연이 아닌 지역 곳곳의 무대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박진형씨는 신진 음악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버스킹 등의 공연이 아닌 꾸준하고 이들을 알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며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더 많이 알려져 좋은 공연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고 시소의 발견을 지속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살롱시소는 온라인, 카페, 공원, 와인바 등 각자 가수와 어울리는 분위기의 공간을 찾아 공연을 진행했다. 그렇게 완성된 지난해의 시소의 발견에는 스투페오, 음악해도 될까, 이재영, 그믐, OTWO, 시온 등이 참여했으며 인디, 국악,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녹여냈다. 또 관객이 찾아올 수 없는 지금 상황을 고려해 잠들기 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굿나잇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음악인의 무대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무대도 기획한다. 자칭, 타칭 멀티페르소나인 박지성씨는 게임, 연극의 음악감독과 작사, 작곡을 하는 밴드 보컬리스트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밴드 HIPE에서 HIPE만의 느낌, HIPE만의 음악을 담은 when the lights do out이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또 공연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진형씨는 지난 2019년 기획사 이야호의 문을 열어 지역 축제, 기념일 등의 행사를 그의 손으로 아우르고 있다. 올해 역시 살롱시소만의 젊은 감각을 이어가겠다는 이들은 음악 취향찾기(가제)를 통해 관객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박진형씨는 그동안 음악인들에게 경력이 될만한 공연을 위주로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4. 가수 송봉수

▲ 가수 송봉수 지역 행사 초청 1순위, 그로 완성되는 축제 등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수원지역 가수가 있다. 40여년간 수원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을 돌며 지역 행사 초대 가수, 사회자 등으로 무대의 빛이 된다. 가수 송봉수다. 16일 오후 2시께 향교음악인협회에서 만난 가수 송봉수는 오는 24일 선보일 수원을 노래하다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수원을 노래하다는 그가 작곡한 음악을 지역 가수들이 부르는 온라인 공연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축제와 무대가 사라지자 그가 직접 만든 무대다. 그는 그동안 가수들에게는 함성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 힘이자 원동력이었다며 지금은 무대가 사라져 없으니 우리가 무대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의 열정만큼이나 활동 범위 또한 방대하다. 지난 6일에는 어버이날을 맞아 요양원의 어르신들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준비해 온라인으로 공연을 선보였다. 그와 함께 이나경, 나비, 안주연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10명의 가수가 공연에 나섰다. 송 가수는 코로나19로 더욱 밖에 나갈 수 없는 어르신들이 적적함을 많이 느끼신다며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60~70년대 음악을 위주로 공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찾아가는 문화활동, 수원을 노래하다와 같은 행사 이외에도 개인 강의와 노인대학 강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지금까지 강의에서 만난 제자들이 수없이 많다며 내 노래와 강의를 좋아해 주는 이들 덕분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활발하게 많은 강의를 할 수 없어 제자들이 선생님에게 노래를 배울 수 없어 아쉽다.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제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송 가수는 화성, 가평, 양평 등 노인대학에서 6~7월까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송봉수의 노래교실과 노년의 즐거운 삶 강의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송 가수는 오는 10월1일 노인에 달에 맞춰 가수인 가족과 함께 음반을 발매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가족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 아들과 딸이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며 내가 어르신과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고 그동안의 관련 활동을 많이 해 온 만큼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10월 공연에는 무용가인 아내가 함께해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힘이 닿은 데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타지역과도 활발한 교류로 음악의 장을 넓히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3. 정덕현 작가

전시 때문에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코로나19로 많은 전시가 취소됐지만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일 오후 3시께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만난 정덕현 작가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웠던 지난해를 떠올렸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년간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한 그는 오픈 스튜디오, 평론가 프로그램, 외교 교류 등이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 취소되거나 규모를 축소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정 작가에게는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설명한다.정덕현 작가는혼자 작품 활동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작품 방향을 바꿔 작업을 해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덕현 작가는 지난 2013년부터 노동자가 처한 현실 등 사회적 문제를 상기시키는 작품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개인 작업 시간이 늘어나면서 과연 작품에 사회 문제를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사회에서 자신과 주변을 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그는 ○○이 있는 정물을 통해 사회적 이슈와 일상을 다루며 회화가 가지는 힘에 대한 이상적인 믿음에 대해 고민했다. 항상 같은 플라스틱 의자를 그리지만 작가의 그날 기분, 날씨, 느낌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으로 표현하고 다른 이름을 붙였다. 또한, 서울대미술관에서 작가 11명과 함께 단체전 우울한가요?에서 모두가 가진 우울함을 풀어냈다. 정덕현 작가는 코로나19 속에서도 꾸준하게 다양한 전시와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오는 6월6일까지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진행하는 Be 정상 전시에서 표류일지라는 작품을 선보이며 생계를 위한 작가의 모습을 표현했으며 7월까지 영은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소장품 전시에도 참여했다. 오는 9월에는 안동일 작가와 2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덕현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고 작품이 가진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 한다며 지금까지의 작품은 나 혼자 만들어 온 것이 아닌 사람들의 지지와 관심 속에서 완성된 것이다. 그래서 예술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2. 이상곤 작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찾아 사진으로 기록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1시께 찾은 군포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엔 이상곤 작가의 그림자 순례 전시가 한창이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상황 속 관람객이 제한되지만, 이 작가는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고자 전시를 열었다. 그는 내가 태어난 1960년부터 60세를 맞이한 202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찾고 기록했다며 그동안 잘 알지 못하고 기억해야 하지만 잊고 살았던 60년 역사를 기록하고 기록을 통해 되돌아 보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9일까지 진행한 그림자 순례는 이 작가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기획하고 작업활동을 한 결과물이다. 그는 1960년부터 2020년까지 주요 사건이 발생했던 곳과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찾아가는 과정과 장소에서 느낀 감정들을 담아냈다. 이 작가에게 작업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현재를 기록하는 과정이다. 이 작가는 대야미를 사는 사람들 작업도 진행 중이다. 댐으로 자신의 고향을 잃어버린 그는 10여 년 전 군포 대야미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군포 대야미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일상을 기록한다. 그는 작업 중 대야미의 개발 소식을 접했고 언젠가 없어질 사람들의 터전을 사진으로 기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아마추어 동네 사진작가로 시작해 지난 2013년부터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매년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매년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가슴 아파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해야 하는 것들을 잊어버리고 산다며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장을 담아내는 것이 아닌 기억을 되살려 의미를 찾게 하는 사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1. 김지연 작가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의 한 강의실에서 만난 김지연 작가는 규방공예 수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김 작가는 지난 2007년 전국적으로 퀼트 열풍이 불 때 서양의 것이 아닌 한국의 전통을 접하고 싶어 규방공예를 찾아나섰다. 또 매듭, 자수, 염색 등 다양한 규방공예의 매력을 알고 배우려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김 작가에게 규방공예는 자신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었다. 주변과 이웃, 나아가 사회를 위한 예술 활동으로 확장해 나갔다. 한국서화협회에도 들어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매년 4~5회의 단체전을 진행하고 1~2회의 개인전도 진행했다. 지역 주민과 같이 만든 작품으로 플리마켓을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예술을 통한 사회봉사 활동도 이어왔다. 예술의 힘이자, 마법이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 3차례 개인전이 미뤄지고 준비했던 봉사활동이 무산됐지만 김 작가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꾸준히 오프라인 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 작가는 더 많은 사람과 만나 소통하고 살아있는 전시를 접하게 하고 싶어 최대한 오프라인 전시를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지난달 서화협회 회원들과 함께 붓글씨, 민화, 규방공예 등의 작품을 전시한 국제현대미술대전에 초대작가로 참여했다. 그동안 작가들이 작업했던 작품을 위주로 한 아카이브 전시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해 진행하지 못한 개인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김지연 작가가 4~5년 전부터 꾸준히 작업해오던 달 시리즈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여러 작가와 주민들과 해오던 사회봉사 활동의 공백을 달래기 위해 규방공예 줌 수업을 개설했다. 지난달 개설된 수업은 광교1동 주민센터에서 50대부터 70대까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김 작가는 다른 규방공예 수업과 차별을 두고자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지만 어디서든 쉽게 배울 수 없는 규방공예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예술은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코로나19로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소한 취미생활이자 예술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문화예술도 좋지만, 우리나라 전통 문화예술이 대중화 되길 바란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누고 문화에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예술의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내가 예술을 지속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0. 협업공간 한치각

지역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관리가 지속 가능한 지역 예술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22일 평택 소재 협업공간 한치각(한치각)에서 만난 빈울, 이생강 대표는 한치각의 존재 의의와 앞으로의 프로젝트 방향을 설명했다. 평택 신장2동 중앙시장로 11번길 9-2 소재 한치각은 지난해 10월30일 개관해 현재 150일째 운영 중이다. 총 3층 규모로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전시장, 3층에는 공유 텃밭 형태로 운영 중이다. 외관은 복합 예술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수행하는 일들은 문화 불모지 평택에 끼치는 영향은 크다. 빈울 대표는 평택과 송탄 지역 토박이로서 이 지역은 서울과 인접한 도시들과 비교해 독립서점이나 카페 등 문화공간이 이전부터 눈에 띄게 적었다며 지역주민에게 예술 공간을 마련해주는 걸 넘어서 지역예술가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고자 한치각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빈울 대표의 설명을 방증하듯 한치각은 당초 20년간 비어져 방치돼 있었지만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약 4달에 걸친 개보수 끝에 볼 거리를 갖춘 예술공간으로 부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컬러풀 스트릿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컬러풀 스트릿 프로젝트는 미군기지 오산 에어베이스의 군사물자 수송 기능을 담당하는 평택선 구간이 한치각 인근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진행됐다. 빈울, 이생강 대표는 김윤아, 오피, 이병찬 등 작가 3명과 보조작가 10명과 함께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지난해 10월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5개월간 한치각 인근 평택선의 88m 규모 구간을 페인팅했다. 이 구간은 신장동 미군부대 철도 기찻길 일대로 기찻길은 송탄의 알파벳인 SONGTAN COLORFUL STREET이 익살맞은 필체로 적혔다. 아울러 인근 건물 벽도 각종 색으로 화사하게 물들였으며, 중앙시장 공영주차장 벽면도 형형색색을 띄고 있다. 특히 작가들은 미군 부대가 인근에 있어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택의 환경에 맞게 LOVE를 각 인종의 색깔로 벽면에 그려내 눈길을 모았다. 이생강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평택문화재단과 평택시가 주관하게 된 이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어 기뻤고 상인회의 도움을 통해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다며 인근 주민들의 반응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었는데 다들 이쁘다고 말씀해주셔서 기뻤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다음달 정장선 평택시장과 함께 현판식을 실시하는 건 물론, 지역 아카이빙의 수단으로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빈울, 이생강 대표는 이태원, 홍대 등 문화 중심지를 보면 예술인들이 몰려들어 자연 발생한 곳이라며 평택도 예술인과 거점공간이 자연발생할 수 있도록 간접지원을 늘려야 하는데 한치각이 그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앞으로 한치각은 컬러풀 스트릿을 무대로, 골목영화제, 골목음악제를 기획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자원을 발굴과 아카이빙을 준비한다며 지역 예술가들의 풍성한 문화의 장이 열릴 수 있도록 코로나19 종식을 두손 모아 기다리고 있다고 희망을 밝혔다. 권재민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9. 마중

코로나19 상황에서 예술대학 학생들이 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11일 오후 1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교.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는 탓에 학교 분위기는 한산했지만, 이곳 3층 마중의 회의실은 벽면 한쪽을 빼곡히 채운 기획처럼 청년 예술가들의 열정이 가득했다. 문화예술을 통해 공익활동을 실현하는 마중은 서울예대 학생자치기구로 다양한 봉사활동과 예술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 그동안 이어왔던 사회봉사 활동이 어려워지자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섰다. 기존의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예술대학 학생들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 나선 것. 마중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동아리연합회와 교육방송국 SABS 등 학생 자치기구와 함께 안산지역의 특수한 공간을 찾아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과 예술활동으로 시민들을 만났다. 지난 한해 마중을 이끈 이동규 전 단장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던 공간이 남겨졌다며 안산지역에서 기억해야 할 공간을 선정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술활동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20 공간기억 프로젝트_Turn On The Place에서 ▲잊혀진 기억의 섬, 선감도 ▲단원고 4.16 기억교실 ▲스마트허브(구 반월공단) 등 총 3곳을 선정했다. 이들은 각각 선감학원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봉산탈춤, 단원고 학생 개개인의 삶을 기억하는 마임 퍼포먼스, 반월공단에 얽힌 희로애락에 집중한 창작가요 등을 공연했다. 이들의 공연은 올해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록돼 선보일 예정이다. 마중은 올해 또 한 번의 공간기억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지만 잊히고 있는 파주의 장파리, 연천의 배기리를 찾아 아카이빙 아트 전시를 선보이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계획이다. 또 안산도시계획에 맞춰 안산지역의 주민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동규 전 단장은 코로나19 상황이지만 방향을 조금만 바꿔 예술대학 학생으로서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활동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단장은 예술 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 청년 예술가들이 부딪치는 장벽이 높지만 많은 지원과 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며 비대면 시대로 유튜브가 활발하지만 유튜브 등에 안주하지 않고 마중만의 색을 찾아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8. 박찬응 예술감독

코로나 상황이라도 예술인과 예술인을연결해주고 함께 배우는 예술을 실현하고싶다 박찬응 예술감독은 지난달 29일 의왕시 월암동 왕송호수 앞 월암별곡 - 3. 월암마을미술관의 전시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류충렬 예술감독, 이경복 예술감독과 함께 월암동 일대에 숨어있는 역사적, 문화적, 생태적 자원을 발굴,새로운 공공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월암별곡을 기획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함께 할 작가들을 모집하고 기획 회의, 작품 제작 및 설치 작업 등을 진행해 26일 전시를 선보였다. 전시는 ▲오봉산이야기 ▲왕송못 너머 ▲월암마을미술관 ▲월암아카이브 등 총 4가지 주제로 7일까지 진행된다. 오봉산이야기는 지역 주민 150여명과 함께 스탠리스를 사용해 옹벽을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왕송못너머는 코로나19 시대의 여러 환경 공공의제를 고찰하는 왕송못의 생태습지 프로젝트다. 이 곳에서는 이윤숙 작가의 날개짓, 김채린 작가의 새들의 조각, 박일종 작가의 우물, 시 등 16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월암마을미술관은 의왕시 주민들이 자주다니지만 어둡고 낡은 지하보도에 작은 미술관을 만들어 활기를 불어넣은 공간조성프로젝트다. 월암아카이브는 이 모든 과정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고 전시한 아카이브 프로젝트다. 박찬응 예술감독은 고교시절 연합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발한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 감독은 예술 활동을 그만두려고 해도 결국 다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라며 소탈한 웃음을 내보였다. 그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 그림-우리들의 땅에 소속돼 지역문화운동에 앞장섰다. 이후 2002년 대안공간 스톤앤워터를 마련하고 국내외 작가들과 안양에 위치한 석수시장의 빈 점포에 주거를 마련해 시장의 상인들과 숙식을 함께 하고 소통하며 작품활동을 한 석수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박 감독은 월암별곡 전시를 마무리하고 올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예술인들이 다함께 만나 작업을 할 수는 없지만 내가 한 명씩 예술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는 있다며 지역문화 활동가로서의 계획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올해 지역기반예술연구소 LBAR(르바)를 열고 지역문화와 공공미술을 결합시키고 지역문화 활동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연구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안양 석수시장 프로젝트 역시 마무리할 예정이다. 나아가 그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담아낸 아버지의 자전거(가제)라는 그림책을 준비 중이다. 박찬응 예술감독은 예술인과 예술인들의 사이를 연결해주고 함께 배우는 예술을 실현해 나가고 싶다며 코로나19 상황으로 국내외 많은 작가들을 만날 수 없지만 이들을 연결해주고 활동기록을 남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7. 백승화 테너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멈춰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대면 공연이 멈춘 지금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그동안의 기록을 남길 기회입니다. 22일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 백승화 테너는 아템포(A tempo) 팀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새로운 레퍼토리를 연습 중이었다. 아템포 팀은 백승화 테너, 최용석 테너, 김재황 바리톤, 김준동 바리톤으로 구성된 성악 팀으로 이들은 올해부터 기존과 다른 레퍼토리를 구상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올해 상반기 대면 공연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 생중계와 함께 하반기에 무대에 올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구상한 새 레퍼토리는 성악가 개개인의 예술관과 더 가까운 곡들을 다룬다. 백 테너는 팀원들과 나폴리 민요, 영화 음악, 뮤지컬 곡들을 작업 중이다. 그들은 Non ti scordar di me, Memory 등 유명한 곡들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메들리로 이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백승화 테너 백승화 테너는 연간 50~60회 공연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3월부터 8월까지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공연이 전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는 팀원들과 10월부터 네이버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 공연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백 테너는 관객석이 비어 있는 공연장에서 노래한다는 것이 낯설었지만 공연 생중계로 공연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며 공연장만큼의 울림을 느낄 수는 없지만 관객들과 다른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것은 공연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활발하게 진행하던 백쌤과 함께하는 가곡 노래교실과 개인레슨, 대학 강의를 대면으로 할 수 없게 됐다. 연습실에서 10여명의 수강생들과 함께 진행했던 예술아카데미는 방역 지침에 따라 전면 취소를 하게 됐다. 대학 강의 역시 완전한 대면으로 진행할 수 없어 비대면 수업과 소수 학생들과 함께 일대일 대면 수업과 온라인 강의로 진행됐다. 그는 아카데미와 대학강의는 소리를 직접 들려주며 바로바로 학생들과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데 비대면 수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백 테너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공연과 함께 개인 채널도 개설해 그동안의 공연 영상과 개인적으 작업한 음악 영상을 기록하고 있다. 백승화 테너는 27년간 해오던 음악을 코로나19로 하루아침에 그만둘 수 없다며 더 나은 공연을 위해 기존에 공연했던 곡들을 돌아보며 자신을 점검하고 그동안의 아카이브를 남길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6. 창작국악그룹 '동화'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어차피 미래시장은 다양해지니 그동안 밀렸던 일들을 진행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니 돌파구가 생기더라고요. 코로나19로 여유가 생기다 보니 오히려 내실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일도 매출도 오히려 늘었단다. 코로나19 위기 속 전통예술 기반 창작그룹 동화 이야기다. 의정부문화재단 상주단체인 동화는 자신들의 특화된 정체성을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동화는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2011년에 결성됐다. 현재 서유석 대표(대금), 윤희연(거문고), 이수아(해금), 임상숙(정가)씨가 활동 중이다. 동화 역시 지난해 상반기엔 코로나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공연은 줄어들고 비대면 공연도 일쑤였다. 늘어난 시간만큼, 그동안 꿈꿨으나 바빠서 하지 못했던 작업을 해보자 마음먹었다. 평소 지속 가능한 예술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덕분에 실행도, 돌파도 빨랐다. 동화는 지난해 아시아 스토리 어린이 콘텐츠 제작 사업에 선정돼 음악극 나무의 아이를 12월 오디오북으로 발매했다. 배우들의 생생한 목소리만으로 재구성해 발매한 어린이를 위한 오디오북의 판매량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 대표는 연극, 뮤지컬은 장소와 관객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데 오디오북은 장소 제약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그동안 OST 등 다양한 음반을 발매했는데, 음반보다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무엇보다 예술이라는 카테고리로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또 남들이 다하는 유튜브는 과감히 버렸다. 대신 자신들의 특성과 콘텐츠를 살릴 다른 콘텐츠에 주목했다. 바로 오디오북과 그림책 출간, DIY 키트다. DIY 키트는 예술과 교육이 결합된 형태다. 동화가 선보인 소리음악극 이도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글 자음모음 조립형 완구와 한글 빙고, 한글 키보드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올해엔 나무 아이를 포함해 그동안 선보인 다른 작품들도 모두 오디오북과 OST 작업을 올해 진행하고, 그림책도 출간한다. 이처럼 영역을 넓히다 보니 1년 전만 해도 두 명이던 직원이 현재 열 명으로 늘었다. 서 대표는 해리포터 하나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시장이 나오는 것처럼, 해외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콘텐츠가 재창출 되는 게 보편화 됐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공연 하나로 관객을 만족하게 하는 건 옛말인 것 같아요. 동화는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찾아서 하고,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정자연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5. KAP

7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동안구의 한 작업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업실 한쪽에선 박하은 문화예술 기획자가 오는 3월3일에 있을 조형물 전시W(HOLE)과 온라인 전시 홀 인 원 : 포스터고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다른 공간에선 전시장을 꾸미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작업실은 신진 건축 예술 창작 그룹 KAP팀 작가들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일상과 예술 활동을 유지하고자 지난해 11월 마련한 공간이다. KAP팀은 지난 2016년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건축 디자이너, 기획자, 영상팀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다양한 예술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KAP 작가들은 지난해 9월 진행한 GARAGE SALE : 진흥아파트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수 없는 것을 보고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작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개개인이 전시를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박 기획자는 전시장에 가는 과정부터 전시장 내 음악과 향 등 모든 것이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의 한 요소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전시장에서 볼 수 없는 관람객들과의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한 공간에 관람객들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개개인이 참여하는 주민참여 전시 챌린지 형식으로 이번 전시를 진행한다. 내달 3일부터 진행되는 온라인 전시홀 인 원: 포스터고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각자 모일 수 없지만 개인은 전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들은 안양지역 내 공공조형물을 각자의 느낌대로 해석한 지도를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이 지도를 통해 안양의 조형물을 찾아보고 작가가 제시한 미션을 수행해 무심코 지나쳤던 작품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이 경험들을 개인의 SNS에 올려 공유한다. 조형물 설치 전시인 W(HOLE)은 반달형 스테인리스와 탄성고무를 이용한 작품으로 지역 주민들이 스테인리스에 비친 자신과 주변 풍경을 색다른 모습으로 느낄 수 있으며 푹신한 탄성고무의 촉감으로 포근한 감성과 안전성까지 고려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관람객들은 유일하게 가리지 않은 눈과 발의 감각을 이용해 전시를 느낄 수 있다. 박하은 기획자는 예술가들에겐 예술이 일상 그 자체라며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작가들과 기획자인 나 역시 3월에 예정인 프로젝트 이외에도 많은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예술 활동은 일상이자 삶 그 자체라며 많은 생활이 제약된 지금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4.미리내마술극단 "온라인으로 관객과 소통"

코로나19로 예술 활동을 그만두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31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미리내마술극단의 은하수홀 공연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극단은 평일에는 연간 40여곳의 초ㆍ중ㆍ고교를 찾아가 마술공연과 함께 자살예방교육, 성교육, 인권교육 등 청소년 비교과 교육 활동을 진행했으며 주말은 가족을 위한 어린이 마술쇼를 진행했었다. 이외에도 기업과 공공기관, 공연장 등을 다니며 연간 200여회의 마술공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이후 극단 공연장의 문을 연 것은 10회에 그친다. 관객 석은 10분의 1 정도만 채워졌다. 공연에 쓰이는 비둘기 10여마리의 새장 문도 잠긴지 오래전이다. 마술 강의를 진행했던 곳은 어느새 불 꺼진 창고가 됐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예정된 4개국 해외투어는 취소됐고, 공연의 티켓을 환불해주는 것은 일상이 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미리내마술극단이 찾은 관객과의 소통법은 온라인 공연이다. 지난해 3월을 시작으로 온라인 토크 매직쇼, 자살ㆍ흡연 예방 마술 등 15개의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었다. 극단은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온라인 토크 매직쇼를 진행 중이다. 마술사와 배우가 진행을 맡았으며 관객의 사연을 받고 퀴즈를 진행한다. 퀴즈와 사연 사이사이에는 영상을 보고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마술 공연을 보여준다. 또 직접 제작한 교육용 마술 도구를 활용한 마술 공연과 함께 청소년 비교과 교육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대면으로 진행되지 못한 학교 축제를 대신해 학생들에게 공연 영상을 받아 보여주며 실시간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했다. 극단은 올해 역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마술공연과 학교 행사, 마술을 통한 청소년 비교과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정희 미리내마술극단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며 싱어송라이터와 래퍼 등 그동안 마술공연과 함께 진행하지 않았던 다른 종목의 예술가들과 콜라보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온라인 콘텐츠 시청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어떤 콘텐츠를 접했는지, 어떤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는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설문조사는 추후 새로운 온라인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데 기본 자료 사용될 계획이다. 조정희 미리내마술극단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장소에 상관없이 공연을 봐주는 관객이 있기 때문에 마술 공연 활동을 이어나간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마술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공연과 콘텐츠로 계속 풀어나갈 예정이다라며 장소와 환경에 크게 상관없이 마술에 관심을 가져주고 공연을 봐주는 관객이 있는 것이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3. 동동 미술프로젝트팀

예술은 계층과 사각지대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문화예술을 누리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계속 활동해 나갈 것입니다. 수원시 곳곳을 가다보면 작가와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만든 야외작품과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수원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수원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람이 있다, 미술로 잇다의 동동미술프로젝트팀 작품이다. 25일 오후 2시께 만난 참여 작가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개개인과 소통하는 일이 더 없어지고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프로젝트 참여 이유를 밝혔다. 프로젝트는 ▲1팀, 수원역 여성노숙인들의 심리적 돌봄을 위한 창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야외 작품설치 ▲2팀, 지역 주민들과 수인선에 얽힌 추억과 소망을 담은 조형물 설치 ▲3팀, 세류동과 인계동 등 재개발지 현장스케치 및 업사이클링 작품 제작 ▲4팀, 이웃 예술가 ▲5팀, 어르신과 지역 이야기 기록, 공예품 제작 ▲6팀, 어르신 대상으로 3개 문화거점에서 예술체험 나누기 ▲7팀, 공공미술 프로젝트 영상물 제작 등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7개 팀, 35명의 작가들은 지난해 8월부터 활동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이번 달까지 수원시 곳곳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체험하고 만든 작품을 전시한다. 나아가 참여 작가들은 내달까지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수원시 인계동과 행궁동에서 릴레이전시와 동네 미술사 시즌전시를 이어나가며 전시 영상 또한 추가로 마련해 많은 이들이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참여 작가들과 주민들은 활동을 종료한 10월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깐의 모임을 가져 어떻게 전시를 풀어나갈지를 구상하고 활동에 필요한 교육과 활동 등을 진행, 피드백은 메신저 등 온라인을 통해 주고받았다. 작가들은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으로 많은 관람객이 찾을 수 없는 상황을 꼽았다. 6팀의 이상달 작가는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아쉬운 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에 모여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활동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신승녀 기획자문위원은 지역 내 아직까지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다며 이분들이 예술가가 돼 활동을 이어가고 전시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작가들이 예술을 이어나가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김미영 동동 미술프로젝트팀대표는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 시켜 잠재적인 주민 예술가와 지역 작가들이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져야 한다며 작가와 주민들의 리얼리티가 문화예술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2. 수원시립공연단

수원시립공연단 수석 배우 이경 15일 오후 2시께 찾은 수원시립공연단 연습실. 관객에게 선사할 다음 공연을 위해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하는 배우들이 가득했던 이전 모습과 달리 연습실은 텅 비어 있었다. 지난해 예술단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정기공연 두 편이 비대면 전환되고 한 편은 전면 취소됐다. 연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정해진 인원들만 일정에 맞춰 연습실을 방문해 개인 연습을 하고 있다. 올해 공연도 많은 인원이 출연하는 작품보다는 많은 플롯으로 나뉘어 적은 인원으로 무대를 꾸려나가는 작품 위주로 기획할 수밖에 없으리란 예상이다. 전례 없는 사태로 누구보다 아쉬운 한 해를 보냈지만, 단원들과 스태프 모두 시민들과 소통을 주고받으려 노력 중입니다. 이경 수원시립공연단 수석단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빚어낸 문화 갈증을 회상하며 올해 공공 예술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수원시립공연단은 지난해 정기공연을 단 한 차례도 관객과 함께하지 못하며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공공 공연단의 역할 수행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천천히 가고 있을 뿐 쉬지 않고 있다. 누군가는 무대를 지켜야 한다며 연기를 통해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더욱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배우들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연단은 초ㆍ중ㆍ고교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을 연극 형태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대상 작품으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비롯해 고전 시가와 근ㆍ현대 작품 등 다양한 장르 작품이 거론되고 있다. 각 작품을 개별로 연기할지, 자연스레 이어지는 연속극 형태로 진행할 지까지 의논하고 있어 올해도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단원들의 가장 큰 애로는 연습과 공연을 할 때 항상 마스크 착용을 해야 했던 점과 관객이 없는 빈자리를 보는 것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연습할 때 대사를 전달하는 배우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 없어 그에 맞는 연기와 반응을 이어나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공연이 무관중으로 진행될 때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파악할 수 없어 연기 진행, 속도, 수위 조절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단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예술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배우와 관객 간 꾸준한 소통과 관심을 지목했다. 이경 단원은 배우에게 공연 관련 대중과의 소통은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라며 올 한해도 예술을 이어나가는 공연단의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권재민ㆍ김은진기자

[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 예술공간 봄

더는 설 자리가 없다. 지난해 내내 문화예술인들이 쏟아낸 말이다. 코로나19는 관객과 예술가를 멀어지게 했고, 예술인들의 설 자리를 빼앗았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계절, 코로나19 속 변화한 시대에 맞춰 새로운 시도로 예술활동을 이어가거나, 예술의 자리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와 단체 등을 찾아간다. 우리의 삶이 이어지는 한, 예술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예술공간 봄은 다른 미술관, 전시장과 달리 바쁘게 다음 전시를 준비 중이었다. 14일까지 진행되는 이건주 작가의 개인전 한 처음에(In the Beginning)가 종료됨과 동시에 곧바로 또 다른 작가의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장 2층은 공간 확장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코로나19가 없던 지난 2018년과 2019년은 매년 300여명의 작가들이 전시를 기획하며 6개의 전시장이 빈틈없이 작가들의 작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 곳에서 열린 전시는 50여 회에 불과하다. 변한 건 전시 횟수뿐만이 아니었다. 전시 발표회와 전시장에서 진행된 작가들의 설명이 사라졌다. 행위 전시는 미뤄지거나 아예 취소 되기도 했다. 전시 횟수가 적고, 일정이 변경되다 보면 전시를 기획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윤숙 예술공간 봄 대표는 작가들의 전시 공모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단 한 명의 관람객만 와도 괜찮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 대표는 작가는 전시를 통해 작품 과정과 자신의 생각을 마무리할 수 있고, 다음 작품의 영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관람객의 피드백을 통해 작품을 보완해 나간다면서 관람객들은 작품의 질감, 전시장 조명에 따라 작품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고, 또 진정으로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작가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일반인들의 관심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4월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미술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작품구입 및 활용과 같은 프로젝트는 예술인들의 생계 걱정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살 기회였다. 구입된 작품을 전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이는 곧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전시장을 이어나가고, 기획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그가 어려움 속에서도 작가들의 작품을 거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런 행위가 누군가에게 삶의 원동력이 될 거란 생각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림을 찾는 이들은 분명히 있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아주 많습니다. 작가들이 위축되고 활기를 잃은 상황에서 전시를 이어나가는 것은, 작가에겐 작품 활동을, 그 어떤 관람객에겐 살아갈 의지와 영감을 주는 원동력 아닐까요?. 그의 기대감 대로 2021년 문화예술계에 봄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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