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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7. 요한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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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선보인 요한한 작가의 작품 '매개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익명 채팅방에서 오가는 대화와 그 대화를 보고 알 수 없는 춤을 추는 사람들의 영상, 영상 주변에 놓인 다양한 질감과 모양의 북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오는 9월22일까지 진행되는 <젊은 모색 2021>에 참여한 요한한 작가가 선보인 작품 ‘매개체’다.

요한한 작가는 “코로나19로 개인전과 그룹전 등 많은 전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며 “혼자 작업하는 예술인의 특성상 작업을 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전시장에서 대면으로 관객들과 가깝게 만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쉬움에서 그치지 않고 표현의 변화를 시도했다. 요한한 작가의 ‘매개체’는 본래 설치작품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작품이었지만 코로나19로 대면 퍼포먼스를 할 수 없게 되자 영상으로 기록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선보인 요한한 작가의 작품 '매개체'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선보인 요한한 작가의 작품 '매개체'

소통, 아날로그, 스킨십은 요한한 작가가 작품을 풀어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요한한 작가는 “우리는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정보와 다양한 매체 속에서 살아간다”며 “소통의 방식이 변화하고 실질적으로 대면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점점 물리적인 만남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NS 사용과 익명으로 휘발적이고 남발되는 정보들이 가짜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과연 우리가 제대로 된 소통과 만남을 하고 있는지에 의문을 가지며 시작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오는 7월9일 대면 퍼포먼스로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같이 한 작가는 ‘보이지 않지만 드러나는 것’에 주목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요한한 작가
요한한 작가

지난해에는 ‘지하별곡(地下別曲)’이라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풀어냈다. ‘지하별곡(地下別曲)’은 땅속을 파고 다니는 두더지의 습성을 이용한 작품으로 땅을 파는 두더지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파헤친 흙의 흔적은 볼 수 있다. 또 지난해 8월 금호미술관에서는 미술관을 하나의 춤 연습실로 구성해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를 진행했다. 소통과 스킨십을 추구하는 그의 작품세계가 녹아있는 것이다.

요한한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그칠 게 아니라 작품을 만지고 퍼포머들과 함께 움직이는 등 함께 주인공이 돼 작품에 참여했으면 한다”며 “시대가 변하고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의 시대가 왔지만 직접 만나고 가깝게 지내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차별화된 예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요한한 작가의 '지하별곡(地下別曲)' 영상
지난해 선보인 요한한 작가의 '지하별곡(地下別曲)' 영상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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