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입맛에 맞추는 작가가 아닌 진정한 예술인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작업실에서 만난 조영순 유화 작가는 오는 10월 진행될 제10회 개인전에서 선보일 신작 작업에 한창이었다.
조영순 작가의 작품은 유화지만 강렬하고 거침이 없다. 보통 유화라고 하면 풍경화, 인물화 등 부드러운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는 큰 캔버스를 주로 활용해 거침없는 붓질로 자신만의 에너지를 담아낸다. 조 작가는 “추상양식과 자연양식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하며 신표현주의 기법을 담아낸 작품”이라며 “회화적 변형인 데포르메를 사용해 즉흥적이면서 긴장감 있는 작품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왔다. 그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기법들을 만들어내 작품에 표현한다. “예술인은 항상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몇 회에 걸쳐 작품 속에 그만의 새로운 기법들을 담아냈다. 그리드, 원은 그의 최근 작품에서 자리 잡은 요소들이다. 조 작가는 “활동 초반 작품에는 그리드와 원이 없었지만 수많은 연구와 고민을 해 그리드 기법을 생각해냈다”며 “같은 자리에서 멈춰 있지 않고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예술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기법을 매회 전시 때 작품으로 선보이곤 한다. 지난 4월30일부터 5월31일까지 진행된 개인전 <‘데포르메’의 한계 Ⅱ>에서는 기존 작품 틀에 원을 추가했다. 원은 은하수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은하수가 생기고 사라지는 과정이 인간의 삶과 비슷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는 31일까지 당진에서 진행되는 제9회 개인전 <별들의 강>에서도 같은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새의 길’과 ‘사유의 절정’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조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마음의 치유가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데에 가장 힘이 되는 ‘손’을 작품 속에 그려넣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조영순 작가는 “지금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사람이 원하는 상업적 작품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마음의 치유를 줄 수 있는 진정한 예술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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