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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니트로아이

(주)니트로아이는 경기도로부터 지난해 경기가족친화 일하기 좋은기업 재인증을 받은 업체다. 앞서 2016년에도 경기도 일자리 우수기업, 경기도 여성고용우수기업,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인증 등을 획득하는 등 그 어느 회사보다도 좋은 근로환경을 조성했다. 초창기 4명으로 시작했던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이 어느새 직원수 50명의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렇게 (주)니트로아이가 중소기업의 데스밸리(Death Valleyㆍ폐업률이 높은 창업 이후 3~7년 기간) 기간을 극복하고 7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내 가족친화제도에 있다. 공공기관 홈페이지 관리시스템을 개발ㆍ관리하는 IT 업체 특성상 이직률이 높을 수 밖에 없어 장기근속자가 그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시스템 개발에 있어서 개발자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게 업무속도 측면에서 회사에 이익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곽영진(41) (주)니트로아이 대표는 ‘사람이 재산’ 이라는 말마따나 좋은 근로환경 조성 및 근로복지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는 조기퇴근제를 적극 권장한다. 조기퇴근제는 기존 퇴근 시간인 오후 6시가 아닌 오후 3~4시께 퇴근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로 남녀 직원 구분없이 모두 활용 가능하다. 이 같은 제도의 수혜자는 6명으로 이 중 남직원이 4명, 여직원이 2명이다. 잔업근무가 많아 야근 및 주말출근이 잦은 IT 업계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제도다.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한 신재민 개발팀장(37)은 “5살짜리 아들이 한명 있는데 아이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주말 이외에도 필요한데다 양육은 엄마 혼자 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제도 활용으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아내와 아들 모두 기뻐해 회사에 감사하다” 고 말했다. 또 지난 2014년 입사 후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약 1년 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김미란 개발팀 과장(42)도 이번 조기퇴근제 활용으로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김 과장은 “과거 육아휴직 활용으로 출산 이후에 몸을 추스리면서 자녀 양육에 힘쓸 수 있었다”며 “이번에도 조기퇴근제를 활용하면서 일과 양육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당장 6명의 인력이 오후에는 부족하게 됐지만 (주)니트로아이의 눈은 ‘남은 자들의 업무 분담’이 아닌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 채용’을 향해있다. 근로조건 뿐만 아니라 외적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회사 자체 건물인 ‘니트로빌딩’ 옥상에 334㎡(약 101평) 규모의 휴게쉼터와 기숙사를 건축할 방침이다. 곽 대표는 “이미 올초 8명을 신규 채용했으며 하반기에도 6~7명의 신규인력 채용으로 근로환경 개선 및 복지 확대에 힘쓸 것”이라며 “사람 귀한 줄 아는 기업이 롱런하는 만큼 사원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기업이 되겠다” 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인터뷰] 곽영진 니트로아이 대표“‘사람이 재산’ 마음가짐으로 기업 운영”“기업 규모가 작던 시절을 잊지 않고 늘 사람이 재산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기업을 운영하겠습니다.”곽영진(41) (주)니트로아이 대표는 1인 기업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지난 1999년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지난 1999년 1인 기업 (주)니트로아이를 창립한 곽 대표는 2011년 4명의 사원과 함께 정식 법인 출범을 했다.당시부터 사람 귀한 줄 알던 곽 대표는 창립멤버들에게 큰 약속을 했다.“나와 딱 5년만 함께하면 내가 너희들에게 중형차 이상급 차량을 사주겠다”. 5년이 지난 지난 2016년 그는 창립멤버들에게 그 약속을 지켰고, 그 사이 5명으로 시작한 (주)니트로아이는 사원 50명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사람 귀한 줄 아는 그는 창립멤버 이후의 멤버들에게도 5년 이상 근속 시 차량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제도의 수혜자는 어느덧 18명에 이르렀다. 아울러 매년 사원들의 노고를 칭찬하고 격려하고자 매년 태국, 세부, 마닐라 등 해외로 3박4일간 워크샵을 떠난다.워크샵에는 사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 동반 참여도 가능해 살뜰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단순 정규직 사원에만 관심을 두는게 아니라 학생 신분으로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챙기고 있다.지난해부터 경기도교육청과 연계해 ‘경기도형 도제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제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는 수원 소재 삼일상고 학생 6명이 (주)니트로아이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복지 혜택은 동일하며 이들이 근속희망시 P-TECH 제도와 연계해 대학진학 비용을 100% 지원한다.곽 대표는 앞서 언급한 남녀 구분 없는 육아휴직 제도와 조기퇴근제는 회사를 대표하는 가족친화제도이면서도 그외 다양한 방면으로 사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최근 사회ㆍ경제 부문에서 화두인 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고용창출인만큼 이에 기여하겠다”며 “앞으로도 회사 경쟁력은 장기근속자가 많아야 생긴다는 마음가짐을 갖겠다”고 말했다.권오탁기자 [인터뷰] 최경주 디자인팀장·신재민 개발팀장“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 늘어 행복해요”최경주(36) (주)니트로아이 디자인팀장은 최근 일을 하는 낙이 늘었다. 조기퇴근제 사용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15개월생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당초 오후 6시나 돼야 퇴근했던 그는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겨놓은 딸이 근무시간 내내 눈 앞에 아른거렸지만 앞으로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게 돼 육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최 팀장은 “원래 오후 6시에 퇴근하면 7시에 문을 닫는 어린이집에 겨우겨우 도착해 애를 데리고 오기 급급했다”며 “하루 24시간 중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채 5시간이 되지 않아 육아에 소홀했는데 조기퇴근제 사용으로 일과 육아 모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야할 때도 오후 6시에 퇴근하면 병원이 문을 닫은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여유롭게 병원에 갈 수 있게 됐다며 웃으며 말했다.이는 5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신재민(37) (주)니트로아이 개발팀장도 마찬가지다.남자 사원인 신 팀장을 비롯해 조태희(38) 전락기획팀 차장과 조영준(37) 학교사업부 과장 등 4명 모두 조기퇴근제 사용으로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특히 신 팀장은 “처음엔 가족들도 조기퇴근제 사용 가능성을 반신반의했다” 며 “아이에게 엄마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과 아빠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채워줄 수 있어 다행” 이라고 말했다.이외에도 신 팀장은 가정에 충실하게 되니 회사에서도 능률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그는 “평일에도 가사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가정이 이전보다 화목해지고 있다”며 “가화만사성이라는 말마따나 가정이 안정되니 밖에서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어 회사와 사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권오탁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비룡전자

모든 기업들이 법적으로 육아기단축근무제도,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의 복지 혜택을 제공해야하지만 정작 눈치 때문에 사용하기가 쉽진 않다.비룡전자는 이같은 복지혜택을 직원들이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보장하고 가족친화 기업이란 분위기를 만든다. 경력단절을 우려하는 기혼 여성들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비룡전자는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경기가족친화 일하기 좋은기업’ 인증을 받았다. 거창한 복지 혜택보다는 법에 근거하는 복지를 충실히 이행하고 직원들이 이러한 제도를 사용할 때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우선 집에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는 육아기단축근무제도를 적극 권장한다.육아기단축근무제도는 주 15~30시간 사이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그에 비례해 임금도 낮춰 일하는 제도다. 실제로 비룡전자에서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하교하면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한 신현주 관리팀 과장은 “아이가 하교를 하고 집에 왔을 때 내가 집에 온 아이를 반길 수 있어서 좋다”며 “회사가 직원을 배려해주고 직접 나서서 일 가정 양립을 해주려고 하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비룡전자는 출산축하금ㆍ출산용품 지원, 자녀 학교입학축하금, 가정의 날, 가족봉사단 활동 등을 시행하며 일ㆍ가정 양립을 돕고 있다. 가족봉사단의 경우 용인에 위치한 요양원 애녹의집에 한달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한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나와 봉사활동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끝나고 나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입학축하금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매회 지원한다. 정창교 비룡전자 대표는 “모두 소소한 지원이지만 직원에게 주는 혜택이 결국 직원의 자녀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잘 챙기려고 한다”며 “회사가 직원을 존중하고 가정까지 챙긴다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룡전자는 직원 건강 챙기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연캠페인을 통해 금연 성공 기원 격려금을 매달 5만 원씩 9개월간 지원한다. 처음 참여한 직원은 10명 가량으로 모두 금연에 성공해 지금은 그 참여 직원들의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이밖에도 전 직원 독감 예방접종으로 건강한 겨울나기를 돕는다. 정창교 대표는 “직원은 가족의 일원으로써 직원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해진다”며 “회사가 지원하는 혜택으로 자녀들도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원이 생일이 되면 전직원 축하와 함께 상품권을 지급하는 세세함도 놓치지 않는다. 임갑순 부사장은 “일상에서는 생일을 챙겨주지만 회사 내에서는 생일을 잃어버린 채 근무하는 직원이 많다”며 “생일 때 상품권 지급하는 게 별건 아니지만 회사가 직원을 챙겨준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정창교 비룡전자 대표 “복지는 기업 미래 위해 반드시 필요”-직원 복지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된 배경은.1970~80년대는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하고 일하면 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허리띠를 같이 졸라매면 자연히 기업이 성장하는 줄 알았다. 나도 그 세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업무에만 집중하다보면 사람을 놓치게 되고, 인력난은 결국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직원에게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든 기업들의 공감대다.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복지 혜택까지 함께 어우러져 경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복지는 기업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반영할 부분이었다.-도입 전과 후, 어떻게 달라졌나.일과 가정에 치여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해 퇴직하는 직원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서로 열심히 일하고 월급만 주면 되는가 보다했던 시절이 참 어리석었다고 생각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직원들이 필요한 복지를 추가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예전에는 왜 이런 것을 신경 쓰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가정 때문에 일을 포기하겠다는 직원은 없을 정도로 복지면에서 회사가 많이 성장했다.-중소기업으로써 많은 복지 혜택을 직원들에게 주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20년 전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체감을 했다. 직원 복지를 꼼꼼하고 세심히 챙기는 것이 바른 경영이라는 것을. 우리 회사를 포함해서 전국에 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잘 챙겨주고는 싶지만 여건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이나 직원 수가 얼마 안되는 스타트업의 경우 파격적인 직원 복지로 사람들을 끌어당기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이도저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경우엔 법적인 복지혜택만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쓰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 복지의 첫 시작인 것 같다. 하다보면 직원 복지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고, 그 효과는 결국 회사로 돌아오게 돼 있다. 인터뷰 신현주 관리팀 과장“가정이 먼저라는 회사 배려 너무 감사해”-실제 복지 혜택을 받아보니 어떤가.육아기단축근무제를 쓰기 전에는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집에서 아이가 “배고프다”라고 전화를 해도 내가 직장에 있으니 어떻게 해줄 수 없었던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 집에 혼자 있는 아이 때문에 속상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고 있는 업무가 회계라서 중간에 내가 육아휴직으로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진지하게 퇴사를 마음먹고 있었는데 회사에서는 육아기단축근무가 있는데 왜 일을 포기하려 하나라며 적극적으로 육아기단축근무를 권장해줬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1시까지만 일을 보고 이후에는 가정일을 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한다.-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내가 말하기 전에 회사에서 “아이가 먼저니 얼른 들어가라”라고 먼저 말을 해준다. 누구도 “애가 있어서 일을 제대로 안하네”라고 말하지 않다. 누구나 가정이 있고, 부모라면 가정을 챙겨야 하지만 아직 일 가정 양립이 되지 않는 회사들은 이런 눈치를 많이 주는 편이다. 비룡전자에서는 가정이 먼저라는 느낌을 직원들이 많이 받는다.-워킹맘에게 가족친화제도는 어떤 것인가.회사가 가정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제도다. 사람은 회사가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회사가 알고 있었야 한다. 부모가 회사에 시달리면 결국 아이가 힘들어한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계속 보고 있을 부모는 없다. 일ㆍ가정 양립이 안되면 결국 부모는 일을 포기하게 된다. 특히 워킹대디라는 말보다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 우리 사회에서는 엄마에게 더 많은 육아의 짐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충분히 배려해주고 가족친화제도 혜택을 충실하게 직원들에게 제공한다면 일과 가정, 모두 잘할 수 있는 워킹맘들이 우리나라에도 대거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허정민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경기도시공사

지난달 27일 수원 광교에 ‘따복하우스’가 오픈 했다. 따복하우스는 청년층의 주거와 결혼, 저출산 극복을 돕기 위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주거복지정책이다.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건축자재를 사용했고, 변형이 가능한 가구를 설치해 아이의 성장에 따라 별도의 가구를 사지 않아도 된다.육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육아나눔터도 조성했고, 국공립어린이집을 유치해 입주민들의 육아부담을 덜게했다. 경기도시공사의 세심한 아이디어가 더해진 결과물이다. 이 같은 세심함은 경기도시공사의 경영방침과 맞물린다.공사는 남다른 가족친화제도로 지난해 경기도와 여성가족부로부터 ‘경기가족친화 일하기 좋은기업’으로 선정됐다. 2011년에 이어 두번째다. 창립20주년이었던 지난해부터는 ‘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을 실천과제로 하고, 가족친화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가족친화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근무제’의 폭이 넓다는데 있다. 2012년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이래 매년 직원설문조사를 통해 원하는 제도를 파악하고 규정개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먼저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는 3가지 유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전 7시~오후 4시, 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10시~오후 7시 등 형편에 따라 신청해 이용하면 된다. 지난해 6월부터는 ‘요일별시차출퇴근제’를 추가 도입했다.요일별시차출퇴근제는 획일적인 시차출퇴근제에서 벗어나 요일별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또 일일 4시간 또는 6시간 근무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의 적극적 시행을 위해 출퇴근 유형을 기존 2개 시간대에서 5개 시간대로 확대했다. 적극적인 휴가사용도 독려한다. 매년 ‘연차사용 우수부서 포상’을 통해 연차를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용해 입학식, 부모참여수업, 학부모상담 등 자녀의 학교공식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간2일(3자녀 이상 3일)의 ‘자녀교육 휴가’와 반일 또는 일일단위로 가능했던 휴가를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제휴가’도 신설했다. 남성의 육아휴직도 장려한다. 모성보호에만 집중돼 있던 ‘육아휴직제도’를 남성직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남성육아휴직 목표관리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육아휴직에 따른 승진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사규정의 ‘경력평정상의 불이익’ 조항도 삭제하면서, 2016년 3명에서 지난해 5명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직원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도담도담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도담도담 프로젝트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인 ‘도담도담’을 모티브로 해 임신직원의 회사생활과 예비엄마가 될 모성을 보호하는 비공식관리프로그램이다.여직원이 임신을 하면 인사부의 ‘인사섬김이’는 임신직원의 권리와 회사의 모성보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안내문으로 전달하고, 인사고충상담을 통해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도와준다. 출산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One-stop 지원서비스 시스템’으로 번거로운 회사업무처리를 대행해 준다. 공사 내 설치된 어린이집도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일등공신이다. 매년 추첨을 통해 0세부터 6세 어린이 40여명을 선발하고 있으며,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한다.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마, 아빠, 아이 모두에게 만족감이 높다. 이 밖에도 자녀 출산 시 축하장려금 지급, 출산예정직원 기념품 제공, 다자녀 가정지원 등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친화 업무를 수행 할 전담조직을 신설, 인사부서에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 전산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 위와 같은 제도들을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사의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에 이어 지난해 경기도 및 여성가족부로부터 ‘경기가족친화 일하기 좋은기업’으로 선정됐고,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일ㆍ생활 균형 캠페인’에도 참여 승인을 받았다.송시연기자 인터뷰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직원들 유연 근무·저녁있는 삶 위해 최선”-지난해 취임이후 가족친화제도를 대폭 신설했다. 이유는.지난해 창립 20주년에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4대 실천과제를 공표했다. 그중 하나가 ‘일과 삶의 조화로운 균형’이다.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은 직원의 일과 삶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공사는 창립이래 가족친화제도를 꾸준히 운영해왔다. 이제는 분위기도 어느정도 조성된 상태다. 각종 제도들을 직원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유연근무제의 폭이 굉장히 넓다.직원맞춤형 유연근무제 설계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시차출퇴근제는 유연근무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요일별시차출퇴근제를 추가 도입하면서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대폭 늘었다. 또 시간선택제 유형을 확대해 실질적으로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휴가제도도 다양하다.공사는 관련법령을 준수해 직원에 부여가능한 최대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시간제휴가는 공사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신설한 제도다. 절반 이상의 직원이 현장에 배치돼 있어 반일 또는 일일단위로 신청하는데 불편함이 많았다. 이에 시간 단위로 신청할 수 있는 시간제휴가로 연차사용을 더욱 촉진할 수 있게 됐다.-가족친화제도에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한명 한명 소중한 아이의 꿈이 모여 우리나라의 미래가 된다. 회사는 소중한 아이 엄마와 아빠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고용 안정과 유연 근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앞으로도 제도를 제도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좀 더 나은 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세심히 귀기울일 것이다.송시연기자 인터뷰 유현정 인사부 과장“가족친화적 분위기… 11년 근속 원동력”-연속으로 ‘경기가족친화 일하기 좋은기업’으로 선정됐다. 실제 분위기는 어떠한가.벌서 입사 11년차다. 공사에 들어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학부모가 됐다.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과정에서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의 노력도 있겠지만, 가족 그리고 회사의 도움이 컸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절대 가능하지 않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인사제도의 뒷받침과 가족친화적인 분위기가 필요하다. 회사에서는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출산 후 충분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을 3년으로 늘렸다. 또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언제든지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배려들이 내가 지금의 자리까지 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실질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직장내 어린이집이다. 지난해부터 둘째 아이와 출근을 같이하고 있다. 모든 워킹맘들이 그렇겠지만, 항상 마음 한켠에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있는데, 멀지않은 곳에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큰 위안이 된다. 또 휴가제도의 다양성이다. 어린이집에서 부모참여수업, 학부모 상담을 할 때에는 자녀교육휴가를 내고 참여하고,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할 때는 시간제휴가를 내고 병원에 간다. 선택의 폭이 넓으니 보다 효율적으로 일과 삶의 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가족친화제도의 장점을 꼽자면.좋은 제도들과 회사 일ㆍ가정 양립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인다. 또 그런 에너지들이 다시 근로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고 생각한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으로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일과 가정을 분리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 둘의 균형을 맞춰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받은 혜택만큼 후배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송시연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안양시시설관리공단

남성의 육아휴직제도는 저출산 극복의 성공사례라고 꼽히는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 정착된 제도다. 산모의 심리적 안정과 육아를 돕고, 아버지와 아이의 유대관계 위해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등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출산과 육아는 여성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암묵적인 사회적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남성의 출산휴가를 장려하고, 육아휴직을 나눠 쓰거나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단축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육아휴직에 대한 참여율이나 인지도는 저조한 편이다.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공단은 2011년 여타 공기업보다 선두적으로 남성육아휴직을 시행했다. 시행 첫해부터 2016년까지 남성육아휴직 비율이 전체 육아휴직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남성육아휴직자의 비율이 12.4%(2016년 기준)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이는 공단의 ‘가족친화경영’에서 비롯됐다. 일찍이 ‘가족친화경영을 통한 신바람 나는 일터조성과 시민에게 행복 전달’이라는 목표를 바탕으로 일ㆍ가정 양립문화를 조성해 왔다. 특히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가족친화제도를 위해 가족친화 컨설팅과 가족친화담당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가족친화담당자는 직원들이 원하는 제도가 무엇인지 조사하는 가족친화컨설팅을 바탕으로 가족친화와 관련된 법규정을 모니터링해 가족친화제도에 반영한다. 반영된 가족친화제도는 사내 홈페이지에 공지해 전직원이 열람하도록 한다. 신규직원 채용 시에는 가족친화제도에 대한 현황, 활용방법 등을 설명하는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직원들의 출산과 육아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탄력적시간제, 시차출퇴근제, 시간제근무 등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아울러 정시 퇴근문화를 주도하고, 201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 회의, 회식, 야근이 없는 ‘가족사랑의 날’을 도입했다. 또 연중 1회 가족여행경비를 지원하는 ‘가족사랑 감성여행’을 운영하고, 여행계획서와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경비(10만 원)를 지급하고 있다.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여직원을 위해서도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영 중이다. 생리휴가 보장을 비롯해 임산부 야간휴일 근로제한, 산전후휴가, 임산부 근로보호, 육아시간 등을 규정화했다. 또 사내 수유실, 여성휴게실, 여직원회 등의 운영으로 여직원들의 고충해소에 앞장 서, 2014년 국제기구인 유니세프(Unicef)로부터 ‘엄마에게 친근한 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가족친화경영은 자연스럽게 조직의 소통과 화합으로 이어졌고, 직원들의 만족도 점수는 2012년 68.9%에서 2016년 82%로 13.1% 증가했다. 여기에 사업수입과 시설물 이용인원 증가는 물론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최고등급, 경영혁신 우수기관 선정,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 국민권익위 청렴도 측정 1위, 사업장 무재해 최초·최장기간 달성 등 각종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다. 송시연기자 [인터뷰] 김영일 이사장“가정 편해야 일도 잘해… 가족수당·시간 근무제 확대”-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은.안양시를 비롯해 공단 임직원 모두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저 또한 큰 딸이 이번에 출산을 앞두고 있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하더라.출산과 육아가 비단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전임 이사장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한다. 가정이 편안해야 일도 잘할 수 있다. 이런 공감대가 가족친화제도의 확산과 정착에 큰 힘이 된 것 같다.-가족친화제도 도입 이후 달라진 점은.사내 분위기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니, 업무 효율성도 올랐다. 서로 신뢰하고 노사가 화합ㆍ협력하게 됐다. 성과는 당연히 뒤따랐다. 2012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에 선정됐고, 2014년 가족친화담당자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지난해는 가족친화기업 재인증을 받았다.-향후 계획은.직원 워크숍 횟수를 늘리고,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자녀가 있는 직원이 학교 행사 참여시 ‘자녀돌봄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아울러 현재 배우자 3만 원, 가족 2만 원으로 매월 지급되고 있는 가족수당을 배우자 4만 원, 첫째자녀 2만 원, 둘째자녀 6만 원, 셋째이후 자녀 1명당 10만 원으로 세분화할 예정이다.송시연기자 [인터뷰] 최창호 전략기획부 대리"“첫 딸 태어나 6개월 휴직…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남성육아휴직에 대한 내부 인식은 어떤가. 2011년부터 남성육아휴직자가 있었으니 공단이 좀 빨랐던 편이다. 저도 2012년 첫 딸아이가 태어나면서 6개월간 육아휴직을 썼다. 당시에는 육아휴직은 쓰고도 업무 인수 인계 등에 1~2달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이제는 각종 시스템이 정비되면서 훨씬 좋은 환경이 구축됐다.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귀했을 때도 경력개발컨설팅을 통해 경절단절에 따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아직까지 남성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공단에는 남성들의 육아휴직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혔다. 주변 지인들도 이제는 ‘쓰고 싶은데, 눈치가 보인다’고들 이야기 한다. 요즘에는 맞벌이 아닌 집이 없다. 같이 돈을 벌고, 같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 육아휴직을 썼던 시간을 돌이켜 보면, 우리 가족을 위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가족친화제도가 가진 강점은.지난해부터는 배우자가 외국에서 근무하는 경우 휴직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직원들이 가정생활에도 집중할 수 있게끔 신경을 써주니 근로의 욕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 직원들의 만족도도 증가했고, 이에 따른 이직 및 퇴직도 없다. 가족친화제도가 더욱 많은 곳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송시연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클콩

영상 콘텐츠 제작 기업인 (주)클콩은 직원 총 64명 중 여직원(43명)이 남직원(21명)보다 2배가량 많다. 여성복지, 더 나아가 가족친화경영에 중점을 둔 클콩은 일ㆍ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원 복지를 내세우면서 직원의 가정 화목에 주목하고 있다.클콩이 제공하는 대표적 복지는 직원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는 탄력근무제도, 시간 단위 휴가 제도, 재택근무와 직원 역량강화 교육 지원비, 자녀 학비 지원, 포상제 등이다.보통 회사들도 이러한 제도들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회사는 드물다. 모두가 일하는 분위기 속 나만 쉬는 것이 ‘눈치’ 보이기 때문인데, 클콩은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원하는 직원 누구나 이 제도들을 쓸 수 있게 회사에서 장려하고 있다.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이 회사의 강점이다. 임산부의 경우 재택근무나 탄력근무제로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며 출산 후에는 복직 후 아이들을 회사에 데려오는 등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직원 복지, 회사 분위기 등으로 결혼,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 클콩은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우수기업과 경기도 여성고용 우수기업,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클콩의 장점은 이러한 복지제도에 만족하지 않고 직원복지제도를 더욱 개발하는 데에 있다. 클콩은 직원 대부분이 20~30대이며 콘텐츠 제작 생산 업체이다보니 ‘개인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사내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클콩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도모하고자 직원들의 불만사항, 애로사항 등을 곧장 대표 이메일함으로 전송한다. 이는 ‘젊은’ 클콩만의 색다른 직장 분위기이자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직원이 대표에게 회사 내 애로, 불만사항들을 전송하는 일은 드물지만 클콩은 대표 이메일함에 건의사항 등이 일주일 평균 10건가량이 쌓인다고 한다. 일에 대한 건의사항부터 회사 개선사항까지 직원과 대표의 소통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대표 및 임직원들은 개선사항을 모두 그 주 회의에서 논의하고 반영한다. 이에 더해 퇴사자에 한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왜 퇴사했는지, 회사 재직 중 불만사항 등이 무엇인지를 취합해 회사 복지제도에 반영한다. 이렇게 회사, 직원 복지를 개선하고 적용한 결과, 클콩은 법인 설립된 지난 2014년부터 4년간 중소기업청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선정, ISO인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크리에이티브랩에 선정되는 등 매년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이고 있다. 허정민기자 [인터뷰] 이주원 대표·김은경 본부장“가정이 화목해야 바깥 일도 잘되는 법이죠”- 회사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매우 젊은 것 같다.본부장: 젊은 회사다. 모두 젊다 보니 격 없이 지내는 게 우리 회사의 장점이다. 물론 어느 정도 단점도 있겠지만 아직 단점을 발견하진 못했다. 편하게 지내다 보니 서로 힘든 것들, 불만 또는 일에 대한 욕심 등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편이다.대표: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이메일로 보내라고 한다. 사실 직원들이 안 보낼 줄 알았는데 많이 보내더라(웃음). 이런 개선, 불만 사항들은 회의 자리에서나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 바로 해결해주려고 하는 편이다.- 직장 내 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한 배경은.대표: 5년 전쯤에 파주에 있는 모 IT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규모가 그리 큰 회사도 아니었는데 회사 내의 직원복지라던지, 수영장 등 직원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매우 훌륭했다. 그 회사 내 직원들의 얼굴은 모두 여유롭고 행복 해보였다. 그것이 내게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것이 계기가 돼서 직원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결과만 말하자면 우리 회사에도 직원복지, 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하니 회사 성과도 많이 올랐고 덩치가 꽤 커졌다. 직원들의 대우를 높이니까 회사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진 셈이다.아직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우리 직원이 몸담고 있는 가정이 행복해야 바깥 일도 잘되지 않겠나. 직원들 사정에 맞게 눈치 보지 않고 유연근무제를 사용하고, 집이 멀면 마련된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고, 배움이 필요하다면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등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지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본부장: 대표님이 우스갯소리로 오후 6시에 소등하자고 했지만 직원들이 말린 적도 있었다(웃음). 기본적으로 “일 잘하고 칼퇴하자”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 회사 인력풀을 키워나가는 것도 이런 부분에서 시작됐다.회사에서는 칼퇴하자고 하지만 정작 직원들이 업무 과중이 되면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회사 내 두 세 명이 할 일을 한 명이 하지 않도록 인력은 필요한 만큼 계속 채용하고 있다. 매년 인력이 두 배씩 늘어나고 있어 적지 않은 부담(?)도 따라오지만 직원이 부담이 없어야 회사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제도 도입에 대해 많은 중소기업이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현실적 조언 한마디 하자면.대표: 창작은 생활에 들어가 있다. 어느 정도 사람답게 살아야 생각도 하고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아직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젊은이들이 밤새고 일해야 창작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은 단기적 성과는 볼 수 있을 진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힘들다. 회사는 매년 바뀌고 매년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온다.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융화를 위해 회사가 노력해야 한다.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쉬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성장하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인터뷰] 박선희 경영기획실 과장“자율 출퇴근… 회사가 내 아이까지 챙겨줘”- 실제 근무 분위기 어떤가.유연근무제를 통해 출근시간을 1시간 정도 늦춰 초등학생 아이를 등교시키고 온다. 나만 유연근무제를 쓰면 눈치가 보여 못 쓸 텐데 여기는 유연근무제가 필요한 직원들은 대부분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 회사 분위기가 이러니 부담없이 근무하고 있다. 아이 걱정 안 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좋다.이전 직장도 중소기업이었는데 3년 정도 다니다가 여기로 이직했다. 이전 직장의 경우 ‘전형적인 한국 회사’라서 분위기가 경직돼 있고 누구 하나 연차, 휴가도 쉽게 쓰지 못했다. 여기는 나를 포함해 나의 아이까지 신경 써주는 분위기라 좋다.- 가족친화경영이 직원에게는 어떤 의미인지.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는 등ㆍ하원을 시켰어야 했는데 회사 출퇴근 시간에 쫓겨 부랴부랴 아이를 맡기고 찾고 하면 지각할 때도 잦고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그야말로 일, 육아 때문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기 일쑤였다. 여기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시간에 쫓기는 일 없이 내가 해야 할 가정일도 충실히 하고 회사일도 여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 만족한다.이런 가족친화경영은 직원인 내게 직접적으로 다가오니 회사가 나를 배려해준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허정민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영우 T&F LEAD

근무일수 232일, 근무시간 1624시간.패션 소재 전문 기업 영우 T&F LEAD(안양시 동안구) 임직원의 지난해 근무시간과 근무일수다.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따라 근로 246일, 1968시간에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OECD 평균 근로시간인 1766시간보다도 142시간 적다.영우의 임직원들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고, 오후 4시30분에 퇴근한다. 출퇴근 시간은 철저하다. 야근이나 당직은 없다. 일은 시간 안에 끝내야 하고, 모든 직원들은 4시30분이 되면 출퇴근입력기에 퇴근 시간을 찍고 나가야 한다. 행여나 직원들이 눈치를 볼까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은 20분 전, 부장들은 10분 전에 퇴근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풍경이다.전재성, 이영숙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영우는 1990년 설립된 패션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업이다. 직원 34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업부설연구소의 신소재 연구와 체계적인 생산 시스템을 통해 국내 대기업 브랜드를 포함해 1천여곳과 거래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영국 등으로 수출하며 ‘작지만 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영우의 또 다른 타이들은 바로 ‘여성고용우수기업’ ‘가족친화기업’이다. ‘근무시간 단축’을 비롯해 ‘리프레쉬 기간’ ‘전 직원 연 1회 가족 해외여행비’ ‘생일자 당일 휴가 및 가족 외식비’ ‘임직원 가족초대 문화의 날’ ‘자유로운 문화회식’ ‘직원전용 카페’ ‘장기근속 포상’ 등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적극 지원하고 있다.근무시간 단축은 7년전부터 꾸준히 30분 단위로 줄여왔다. 처음 7시30분에서 시작해 7시, 6시30분, 6시 그리고 올해 4시30분이 됐다. 내년에는 4시까지 당길 계획이다. 특히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ERP 개발, 답돌이(자동응답시스템) 등 사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지난해부터는 ‘어른들에게도 방학을’이라는 키워드로 연 3회 방학을 제공하는 리프레쉬 기간을 도입했고, 전 직원들에게 연 1회 가족 해외여행비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리프레쉬 기간은 장미방학, 해바라기방학, 코스모스방학으로 총 3번이다. 4월28~5월7일(장미방학), 7월28일~8월5일(해바라기방학), 9월22일~10월3일(코스모스방학)에는 전임직원들이 방학에 들어간다.가족 해외여행비는 그동안 직원 개개인에 소소하게 지원하고 있다가, 지난해 대상과 금액을 전직원 200만원으로 정하고 지급하기 시작했다.생일자 당일 휴가 및 가족 외식비 지원은 오래전부터 진행해 왔다. 생일자는 당일 휴가를 쓸 수 있고, 가족 외식비 20만원을 지원받는다.이 모든 것들은 단순히 1~2년 안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전재성, 이영숙 대표의 ‘가족’에 대한 남다른 고집과 철학으로 설립 이후 부터 3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꾸준히 노력해 정착시킨 문화다.영우의 문화는 직원 개개인의 삶을 변화 시켰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물론 일에 대한 책임감, 직원간의 끈끈한 유대감, 회사에 대한 애사심까지. 아이 유치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집의 이사를 위해, 출산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눈치 받는 사람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서로의 출산과 휴가, 가족행사를 제 일처럼 챙기고 독려한다.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인력난과 이직률은 남의 일이다. 34명의 직원 중 10년차 이상이 5명, 5년차 이상이 14명이다.매출 상승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왔다. 직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갖고 보다 업무에 집중했다. 근무 시간은 훨씬 효율적으로 돌아갔고, 섬유업계의 계속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지속해서 상승는 결과를 낳고 있다.송시연기자 [인터뷰] 전재성ㆍ이영숙 대표주인의식 가질 수 있는 환경 구축”전재성, 이영숙 대표는 부부다. 네 아이를 둔 다둥이 부모다. 시골에서 올라와 맨손으로 지금의 영우를 만들면서 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가화만사성’은 두 대표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삶의 철학이다.-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처음 패션업계에 들어왔을 때 4대보험 조차 없었다. 그런 것부터 하나 하나 고쳐 왔다. 오랜시간 작은 것 부터 꾸준히 실천해왔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진짜 애사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모든 기업들이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을 한다. 직원들은 한달에 한번 월급 받는 사람들이다.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지나. 진짜 주인처럼 대해야지 주인이 되는 것이다.-근무시간 단축이 가장 눈에 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퇴근시간을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헌데 일이 되더라. 줄이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이게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30분 단위로 줄이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4시에 퇴근한다. 직원들도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근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일을 해결해 나간다. 물론 시스템도 뒷받침 돼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회사에 필요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근무 시간이 현저히 줄고, 시스템 도입에 따른 상당수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매출에는 지장이 없다. 요즘같은 경기에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 것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오히려 소폭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체감했기 때문에 올해도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었다. 직원들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가족친화제도를 통해 크게 얻은 부분이다.-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제도들을 도입하는데 쉽게 나서지 못한다. 조언 한마디 해주자면.이런 문화들이 많이 확산되길 바란다. 열심히 해라, 더 열심히 해라는 직원들은 움직일 수 없다.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끊임없이 고려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오너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 아니냐.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인터뷰] 이보란 영업부 직영매장팀 과장 “아이와 함께 할 시간 많아 행복”올해 11년차 이보란 과장은 영우가 첫 직장이었다. 영우에서 결혼을 했고, 출산을 했다. 지금 그 아이이가 5살이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아이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실제 근무 환경은 어떠한가.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느끼는 부담과 문제점들이 현저하게 적다. 회사에서 여러가지를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처음 퇴근 시간을 앞당긴다고 했을때는 ‘한 해만 하고 말겠지’ 싶었다. 매년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회사의 모습을 보면서, 회사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또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커졌다. 영업부에 있다보니 회사의 매출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 내가 조금이라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다.-제도의 도입 전과 후 개인적인 삶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 왔는지.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함께 저녁을 먹고, 학습지를 한다. 입사 초기에는 꿈에 대한 포부가 컸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더라. 내가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아이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해부터는 리프레쉬 기간과 해외여행비가 지원되면서, 가족들과 여행 계획을 짠다. 삶에 또다른 즐거움이 생겼다. 지쳤던 몸들을 힐링할 수 있는 시간들이 생기니까 일에 대한 의욕과 삶의 질, 모두 높아졌다.-워킹맘에게 가장 필요한 가족친화제도는 무엇일까.근무 시간이다. 퇴근 시간이 조금만 빨라도 많은 것들을 가족과 함꼐 할 수 있다.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퇴근을 정확한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다. 주변에서도 다들 부러워한다. 올해 회사에서 방학 일정을 표시한 달력을 만들었다. 거래처에도 나눠줬는데, 달력을 보시고는 거래처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다는 말을 들었다. 영우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송시연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일찌감치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인간존중’이란 기치 아래서다. 2000년대에 들어 출산육아장려제도를 중점적으로 보완, 개발했다. 2010년에는 가족친화경영을 선언한 뒤 ‘스마트오피스’와 ‘스마트워크’를 발빠르게 도입했다.저녁있는 삶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회사가 직접 나서 저녁 7시30분이 되면 강제소등을 하기도한다. 유한킴벌리는 ‘개인이 곧 회사’라는 기조 아래 일과 가정 조화에 앞장서는 대표적 가족친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족친화제도를 통한 모성보호 유한킴벌리는 여성직원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모성보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전 사업장에는 모성보호 공간과 모유착유 시설이 있으며 대전공장은 직장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2009년부터는 매년 임산부간담회를 연다. 출산, 육아를 하는 직원들이 직접 이 복지 제도를 개선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다. 매달 태아 검진을 위한 휴가도 실시해 임산부를 위한 배려 환경도 조성하고 있다.특히 여성 근로자들을 위해 출산 전 휴가, 유사산 휴가(2006년부터 정부에서 실시하기 이전인 2004년부터 시행)를 시행하고 있으며, 출산시 제왕절개 수술 의료비를 지원하고, 출산 후 출산축하금과 선물 등을 제공하는 등 출산의 기쁨을 근로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동안 출산과 육아에 치여 경력 단절을 맞을 수 밖에 없었던 여성 인력들에 주목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 유연한 근무제도ㆍ환경 조직에 유연성을 위해 유한킴벌리는 2011년에 ‘스마트워크(smart workㆍICT를 활용해 시간, 공간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업무 체제’를 도입했다. 시차출퇴근제를 통해 본인의 생활 패턴에 따라 출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8시간 근무 후 퇴근할 수 있다. 임신 초기 또는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3개월간 자택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재택근무제도도 마련했다. 그러면서 임금체계는 변하지 않도록해 이같은 제도 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또 지정좌석제를 폐지한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했다. 업무용 전화는 개인 휴대전화로 통합했고 전자 결재를 통해 불필요한 종이 서류를 없앴다. 이를 통해 시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모바일 오피스 환경이다. ■ ‘개인 행복’ 중시한 전문가 심리상담제도 유한킴벌리는 피톤치드(Employee Assistance Program)라는 이름으로 ‘전문가 심리상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02년에 시행된 이 제도는 24시간 언제든지 자녀, 가족, 업무, 재정 등의 다양한 범위 내에서 전문가로부터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사가 정해지지 않고 직원이 가고 싶은 곳,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 심리상담을 받고 비용은 회사에서 지불한다.이 상담제도는 직원 뿐 아니라 직계가족도 사용할 수 있다. 직원의 불안한 심리 등은 비단 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가족과 연결돼 있는 문제들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제도의 사용률은 5년 전 7%에 그쳤지만 지난해까지 11.3%로 급증했으며 상담횟수도 900건 이상 증가했다.이 제도는 근로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며, 근로자나 가족들이 극단적인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유한킴벌리는 가족 관련 사내특강을 매달 열고 있으며, 영업사원들을 위해 멘토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정신적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 가족친화 문화의 확산 또 유한킴벌리는 근로자 가족들을 위한 가족친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장 초청행사들과 함께 부부대상 사내특강, 근로자 자녀야구단 활동, 주말농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원과 가족들이 유연한 근무제도에 따라 남는 시간을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쓸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그러한 노력으로 1984년 이래 숲과 환경보호를 위한‘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숲가꾸기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사회의 이웃들을 돕는 데 근로자 가족들이 모범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사업장과 근로자, 근로자 가족들은 자발적으로 전국에 56여 곳의 불우한 이웃과 자매결연을 맺어 이를 돕고 있다. 허정민기자 김혜숙 유한킴벌리 다양성관리최고책임자“저녁있는 삶 위해… 7시30분이면 회사 강제 소등”“최대로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은 저녁 7시30분이에요. 그때가 되면 사무실 불을 모두 꺼버린답니다. 저녁 있는 삶을 회사가 보장해주기 위해서죠”유한킴벌리는 ‘가족친화=경영’이라는 기조 아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일과 삶에 있어서 행복한 가정이 곧 개인의 원동력이 되며 사원이 행복해야 경영이 잘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한킴벌리에서 김혜숙 상무이자 다양성관리최고책임자는 “일과 개인의 삶을 분리하라고들 하지만 일은 그 사람 자체다. 개인의 삶과 조직의 삶을 분리할 수 없다”며 “개인의 삶이 행복해야 조직운영도 효율적이며 결과적으로 회사도 더 이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혜숙 다양성관리최고책임자와 일문일답.-가족친화제도 시행 계기유한킴벌리는 1990년대에 일찌감치 가족친화제도를 시작했다. 1990년에는 인간존중을 강조하는 시기라서 그때는 근무형태를 유연하게 바꿨다. 영업은 현장 출퇴근, 제조업은 4조 2교대 등 시간과 관련된 제도를 만들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면서 여성 중심의 출산, 육아와 관련된 제도들이 더 유입됐다. 2010년대 들어서는 시간과 가족친화 제도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문화가 중요하다.‘개인의 행복’을 더 추구하며 일하는 방식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 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워크와 스마트오피스 등이 이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가족친화제도는 사회의 진화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행됐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직장인의 복지 차원이 아닌 그들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여성과 남성, 성별을 떠나 조직은 어디서나 수평적인 조직 분위기가 중요하다.-제도를 시행해보니 실제 일ㆍ가정 ‘양립’이 가능한가.일과 삶은 시소와 같다. 이제는 양립이라는 말을 뛰어넘어 개인이 일과 삶 중 어떤 쪽으로 더 비중을 둘 것인지, 그것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과 환경을 회사가 만들어줘야 한다. 그 조정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거다.그래서 우리는 양립을 넘어 이 조정을 가능케 했다. 출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도서관처럼 일하는 공간을 자유롭게 스스로 정하는 환경, 전문가심리상담제도 등이 그것의 출발이었다. 회사가 가족친화제도를 쓴다고 마냥 능사가 아니다. 회사가 개인의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일과 삶의 비중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가족친화제도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결론적으로 그들의 ‘마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제도를 구현하는 게 기업의 목적이 아니다. 가족에 속해있는 직원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가지고 주인의식을 발휘할 때 행복한 거다. 유한킴벌리가 16년째 시행하고 있는 전문가심리상담제도가 그 대표적인 예다. 직원뿐 아니라 직계가족들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전문가심리상담제도는 개인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데에 그 가치를 뒀다.개인이 불행하면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행복해야 일에도 집중할 수 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것들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은 현실이다. 회사가 법적인 부분을 넘어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가족친화제도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허정민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함께해요

다음달 중순, 출산을 앞두고 있는 K씨(35ㆍ여). 그렇게 기다려 왔던 첫 아이의 탄생에 행복할 법도 한데, 마냥 기쁠 수 만은 없다. 출산 휴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그동안 K씨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출산 휴가를 쓸 수 없었다.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90일의 휴가지만, 직원이 10여명에 불과한 회사 사정상 쉽지 않았다. 동료들은 출산과 동시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K씨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2년전 차장 승진으로 월급도 오른데다, 대학교 졸업이후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어렵게 출산휴가를 얻어냈지만, 다른 직원에게 자신의 업무을 넘겨야 하는 미안함과 기본적인 서류 작업은 재택근무로 해결해야할 일들이 남아있다.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출산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K씨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직장 여성들에게는 출산휴가를 쓰는 것 조차 쉬이 허락되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저출산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ㆍ가정의 양립을 이야기하지만,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다. 무엇보다 기업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녹록치 않다. 이에 본보는 일ㆍ가정 양립 분위기 조성 및 정착을 위한 연중기획시리즈 ‘가족친화기업-함께해요’를 기획했다. 지난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자 진행했던 연중기획시리즈 아이가 미래다의 일환이다. 지난해 저출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앞서 저출산 정책을 펼쳐온 유럽 국가들의 저출산 정책 등을 살펴봤다면, 올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일ㆍ가정 양립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6일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에서 “여태까지 우리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실패했다”며 “지금이 심각한 인구위기 상황을 해결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하나 대책들이 잘못된 건 아니었지만, 그 대책들의 효과보다 저출산 분위기 확산 속도가 더 빨랐다”면서 “정부 대책이 저출산 분위기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위를 둘러보면,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들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또 정부나 각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혜택이나 지원들이 저출산 문제를 타개할 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향후 20년간 우리나라의 생산인구가 19% 급감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는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고령사회 대응 중고령자 인력 활용’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인구감소는 15~19세(-25.5%), 20대(-33.5%), 30대(-29.0%), 40대(-18.8%), 50대(-11.9%)다. 이는 OECD 회원국들 중 월등히 빠른 속도다. 더욱이 경제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30~50대 인구감소가 두르러지면서, 총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지난해 기준 73.1%에서 2027년 66.3%, 2037년 58.3%로 하락, 전체적으로 18.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노동력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부양이 필요한 고령인구만 증가해 경제ㆍ사회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출산이 불러오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당장 20년 앞으로 도래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난해 아이가 미래다에서 살펴봤던 유럽 국가들의 저출산 정책에는 기업이 있었다. 프랑스도 1914~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부터 기업들을 독려해 직원들이 출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현재 경기도도 매년 다양한 가족 친화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30개 기업을 선정해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하고, 지원 정책으로 이들을 독려하고 있다. ‘가족친화기업-함께해요’에서는 경기도내 ‘가족친화기업’을 찾아가 이들을 소개하고, 실제 직장에 필요한 정책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다양한 정책도 전달할 계획이다. 송시연기자 인터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강민정 박사“출퇴근 시간만 조정해도 삶의 질 변화”일ㆍ가정 양립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또 일ㆍ가정 양립을 위해 기업이 해야하는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강민정 박사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만 도입하더라도,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커다란 변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일ㆍ가정 양립을 방해하는 가장 주된 원인은.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세계 2번째로 근로시간이 길다.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준다. 또 예전 제조업 기반의 업무 방식으로 운영하다보니, 근무시간으로 회사의 충성도를 평가하는 문화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선진국의 경우 야근하는 직원이 무능하다는 분위기가 있다. 근무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업부형태가 변화해야 하고, 시간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문화도 함께 정착해야 한다.-중소기업의 경우, 출산휴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최근 대기업의 경우 인력 운영이 유연하다. 100명이 필요하면 110명을 채용해, 빈자리를 해결한다. 중소기업은 적은 인원이 많은 일을 하는 형태다.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 분장이 주먹구구식으로 돼 있어, 자리를 비우개 되면 대체 인력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출산휴가를 쓰더라도 동료의 눈치를 보거나, 아예 회사를 그만둔다. 기업들의 생각 전환이 필요한 문제다. 당장의 인력 충원이 절실한 영세한 기업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인력공백을 염두해 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출산과 육아 문제로 여성 근로자를 기피하는 기업도 있다.사실 출산휴가를 제외하고 육아휴직은 여성만 쓰는 제도가 아니다. 남녀가 모두 쓸 수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만 쓰는 제도가 되다 보니 여성 채용을 부담으로 여긴다. 또 인력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이익만 생각한다. 요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 대부분이 30대 초중반이다. 대부분 기업내에서 과장급 이상의 인력들이다. 이 인력들이 휴직하고 복귀해서 제대로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지, 다장 휴직을 쓰면 ‘조직에서 필요없는 사람’ ‘내보내야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근무시간이나 업무방식이 효율화되면, 자리가 비었을 때 대처하는 것도 쉽다. 여기에 필요한 부분들을 정부가 지원해주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그렇다면 기업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제도들이 있나.꼭 휴직만이 답은 아니다. 가령 ‘시차출퇴근제’도 굉장히 효율적이다. 육아기간에는 출퇴근 1시간도 굉장히 크다. 유연근무로 필요한 시간을 해결해 준다면, 있는 인력들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고 육아도 병행하면서 회사에 다닐 수 있다. 실제 일부 기업들에 도입한 결과 초기에는 근로자들이 나태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했지만,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내는 사례들이 많이 있었다. 이런 제도들을 조금씩 시도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송시연기자

[아이가 미래다_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맞춤형 정책의 선두주자 ‘프랑스’

프랑스의 인구정책연구기관인 국립인구문제연구소(Institut national d'etudes demographiquesㆍined)에는 낡은 포스터 한 장이 걸려있다.몸은 까맣지만 노란 얼굴에 빨간 바지를 입은 여자와 빨간 반점이 가득한 하얀 몸에 검은 얼굴을 가진 남자가 손을 잡고 있다. 괴상하리만큼 인상적인 포스터 상단 부분에는 ‘모든 부모는 모두 다르다(TOUS PARENTS TOUS DIFFERENTS)’라는 문구가 적혀있다.1992년 국립인구문제연구소가 참여한 전시의 포스터다. 다민족 국가인 프랑스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알리고,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열린 전시였다. 지금으로부터 25년전 이미 프랑스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켜, 당시 프랑스가 가지고 있던 인구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가족형태에 따른 맞춤형 지원저출산을 타개하기 위한 가족정책도 마찬가지다. 100년 전부터 시작된 프랑스 가족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맞춤형’이다. 전통적인 핵가족 형태에서 벗어나 미혼부모가족, 한부모가족, 이혼가족, 재혼가족 등 가족의 형태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 가족정책을 펼치고 있다.‘아이들은 모두 평등하게 자랄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미혼커플 사이에서 태어나거나, 여자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운다 하더라도 지원의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 프랑스가 2014년 유럽에서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 1.93%를 기록하고, 지난해까지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이것은 프랑스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프랑스는 ‘가족의 형성과 유지’를 위한 부분과 ‘출산과 양육’을 위한 부분으로 나눠,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획일적이거나 동일하지 않고, 40여가지 사례로 나눠 각각의 상황에 맞게 지원한다는 점이다. ▲ 국립인구 문제연구 소 에 걸려있는 포스터 모습. 포스터에는 ‘모든 부모는 모두 다르다( TO U SPARENTS TOUS DIFFERENTS)’고 쓰여 있다. 가족의 형성과 유지를 위한 지원만 보더라도 ‘가족수당’ ‘장애아동을 위한 특별수당’ ‘한부모수당’ ‘새학기수당’ ‘주거수당’ ‘가족보충수당’ ‘가족지원수당’ ‘세계지원’ ‘영유아수당’ ‘입양수당’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가족수당은 고용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지급한다. 자녀가 16세가 될 때까지 지급하며, 친자 외에 입양과 위탁아이를 키우는 가족도 포함한다.장애아동수당은 50% 이상의 장애가 있는 20세까지의 자녀를 대상으로 장애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새학기수당은 6~18세 자녀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가족지원수당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사별한 배우자나 한부모에게 지급하며, 이혼한 부모가 양육책임을 거절한 때에는 대상아이에게 지급하고 있다.한부모수당과 세계지원은 프랑스 가족정책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랑스는 1980년대부터 기혼커플이 줄고 미혼부모가족과 한부모가족이 늘고 있는 것에 집중했다. 이에 결혼을 하지않고 아이를 낳는 가족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한부모수당도 그 중 하나다. 한부모수당은 한부모가 한 자녀 이상을 키우고 있거나 임신을 한 경우 1인 가구의 최저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또 프랑스는 자녀가 많으면 많을수록 혜택이 늘어난다. 가족수당, 새학기수당, 영유아수당 등 모든 지원은 둘째 이후의 자녀가 더 오랫동안 받을 수 있다. 세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대가족카드’가 발급되는데, 공공교통요금이 반액으로 줄 뿐만 아니라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약 70여개 제휴기업의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세계지원도 부양가족이 많은 가족의 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출산과 양육을 위한 지원도 ‘육아휴직수당’ ‘아동간호수당’ ‘가정 내 보육수당’ ‘등록보육사 고용지원’ 등으로 세분화 돼 있다. 육아휴직수당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시간을 감축했을 경우 지급한다. 아동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거나, 장애를 입어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는 아동간호수당을, 6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에는 가정 내에서 보육교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가정 내 보육수당을 수당을 지급한다.■ 성 평등을 토대로한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 프랑스 가족정책의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육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여성에게 일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앞서 2000년 ‘35시간 노동제’를 도입함으로써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35시간 노동제는 1년에 1천600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1년 단위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해 일과 생활이 조화되게 한 것이다. 여기에 2002년 ‘성 평등 원칙’을 선포함으로써 출산과 육아가 여성만의 몫이 아닌, 남성과 함께 부모의 역할을 공유하게 했다.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지원 뒤에는 철저한 ‘휴가제도’와 ‘보육시스템’이 있었다. 프랑스에는 ‘출산휴가’와 ‘부성휴가’ ‘부모휴가’ ‘아동간호휴가’ 등 4가지의 휴가제도가 있다. 출산휴가 역시 자녀 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된다. 두번째 자녀까지는 일반적인 휴가기간인 16주를, 세번째 자녀부터는 26주, 쌍둥이는 34주, 세쌍둥이는 46주를 쉴 수 있고, 휴가기간에는 사회보험에서 모성급여가 지급된다.부성휴가는 2002년 성 평등 원칙이 선포되면서 3일에서 2주로 연장됐다. 중요한 점은 휴가기간 동안 임금 총액의 80%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실제 시행 첫해 25만명이 부성휴가를 사용한 기록이 있다. 부모휴가는 출산휴가가 끝나면 사용하거나, 근로형태 시간을 조절해 사용할 수 있고, 아동간호휴가는 16세 미만의 자녀가 아픈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보육시스템도 훌륭하다. 먼저 3세 미만의 영아를 보육하는 ‘유아원’과 3세 이상 6세 미만이 다니는 ‘유치원’이 있다. 3세 미만의 영아는 집에서 돌봐야 한다는 프랑스의 국민 정서상 실제 유아원의 이용율은 9%에 불과하다. 유치원의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유치원 교육은 무료로 제공되며, 교육부에서 맡아 운영한다. 재원은 교육부가 65%, 지방정부가 35% 부담한다. 오전, 오후, 주 3회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한다.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는 가족의 경우 개인 보육교사를 고용하기도 한다. 또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경우에도 공립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보충수업도 가능하다. 전업주부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도 있다. 엄마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한 시간과 원하는 장소에 전문 보육 교사가 방문하는 시스템이다. 이용 요금은 소득과 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저출산 문제의 시작과 원인은 비슷하다. 하지만 얼마나 발빠르게 대처하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다르다. 프랑스 가족정책의 성공요인은 정확한 타깃과 그에 맞는 정책 시행이다. 공급자로부터의 일괄적 지원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정책은 프랑스의 미래를 새로 그리게 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초저출산 국가로 접어들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시연기자 로랑 뚤몽 국립인구문제연구소 연구원“양육·교육비 스트레스 해소… 정부의 꾸준한 지원 필요”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립인구문제연구소는 다양한 인구 문제를 연구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저출산 뿐만아니라 한부모, 다문화, 이민자, 빈곤 등 여러가지 인구 문제를 분석하고 연구한다. 국립인구문제연구소의 저출산 담당 연구원 로랑 뚤몽은 저출산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가족의 형태에 따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프랑스의 가족정책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프랑스는 18세기말부터 출산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전쟁을 통해 국력을 키웠기 때문에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특히 19세기로 접어들었을 때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의 모든 국가 출산율이 많이 증가했다.이에 정부에서는 1914~1918년에 일어난 제1차세계대전 이후 피임과 유산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특히 프랑스 내 기업들을 독려해 직원들이 출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1920~1930년까지 계속해서 출산율이 하락했다. 이후 1945년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족정책을 수립했다.” 표 참조-프랑스는 출산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2014년 기준으로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98명이다. 유럽연합은 대략 1.6 명으로 프랑스보다 낮다. 최근 2년사이 하락 하긴 했지만, 유럽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위치한다. 제2차세계대전 후만 보더라도 유럽 모든 국가의 출산율이 베이비붐으로 급속도로 상승했다. 하지만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급격히 하강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미국과 많은 나라들의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프랑스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가족정책이 상당히 세분화 돼 있다.“다자녀가족, 저소득가족, 미혼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따라 지원 정책도 달라진다. 생활보조수당을 물론 주택공급까지 광범위하다. 1980년대 부터는 기혼 커플이 줄고, 동거 형태의 미혼 가정과 한부모 가정이 늘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성평등 정책을 추진한 것도 눈에 띈다.“프랑스는 20년 전부터 높은 출산율이 지속되면서, 남녀평등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 어느나라든 많은 여성들이 집안 일보다는 직장에 다니며 독립된 삶을 살길 바란다. 또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기위해 남편과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에 다닌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프랑스는 아이를 가진 여성이 편하게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많은 양육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폭적인 보육과 교육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가령 유아원을 시작으로 유치원, 초ㆍ중ㆍ고등학교까지 전 과정의 학비가 무료다. 만 6살 부터는 학교에 의무적으로 입학하고, 밤 늦게까지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시설도 있다.”-저출산 문제가 세계적으로 심각하다. 해결책이 있을까.“지금은 아이를 가지는 것이 하나의 선택이 됐다. 결혼을 해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 선택한다. 또 자신의 삶과 삶의 자유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도 개인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해줘야 한다. 먼저 여성들을 출산과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로 부터 벗어나게 해야한다. 또 양육과 교육비에 대한 부분이다. 일본이나 한국을 보면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것은 부모를 위한 투자가 아닌, 나라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한국도 국립인구문제연구소 같은 인구문제에 대한 국가적인 연구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관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각 부서마다 인구문제에 대한 확실한 목적이 있어야한다. 현재 프랑스 인구정책은 출산율 상승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저출산 타계를 위한 빈곤대책과 남녀불평등에 중점을 두고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평가하고, 어딴 대책을 세울건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송시연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_아이가 미래다] 2017 경기도 인구정책 국제 심포지엄

“지역의 인구정책은 국가인구정책과 같을 수도 없고, 같아서도 안됩니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수원 노보텔에서 열린 ‘2017 경기도 인구정책 국제 심포지엄’에서 저출산 대응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17 경기도 인구정책 국제 심포지엄’은 경기도가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고 ‘경기도형 인구정책’ 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만든 자리다. 이 자리에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일본의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오가와 나오히로 동경대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일본의 출산율 및 고령화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일본이 겪은 지속적인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에 대해 전망했고, 줄리앙 데후프 주한 프랑스 부대사는 프랑스의 인구정책을 소개했다. 함께 참여한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유럽가족정책을, 가사기 요시타카 나기초장은 일본 지방정부의 인구정책 사례를 공유했다. 경기도 인구정책자문관을 맡고 있는 조영태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한국 지방정부 인구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 “인구의 특성과 문제, 저출산의 원인, 인구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인구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의 인구정책에 대해 △지역별 인구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음 △기껏 해야 셋째(또는 그 이상) 아이 출생시 금전적 보상 정도에 그침 △전문가 부재 △중앙정부가 마련한 복지 정책의 연장 △오직 고령화에만 관심이 있는 지방의회 △ 도시를 새로 지으면 더 많은 사람이 오리라는 생각(출산율과의 연관성에는 신경을 쓰지 않음)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경기도는 2015년부터 인구의 중요성과 지방의 인구와 국가의 인구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했다”라며 “복지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구정책의 변화에 불을 지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산율 증가를 위한 정책보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인구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지역 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지방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사기 요시타카 나기초 마을의 초장도 조 교수와 의견을 같이했다. 본보가 앞서 방문(8월7일자 8면)한 일본 오카야마현의 나기초 마을은 인구가 6천1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불과 15년 전만해도 마을 합병이 추진될 만큼 존폐의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기초 마을 만의 인구정책으로, 2014년 합계출산율 2.81을 기록하는 등 이제는 일본에서 성공적인 인구정책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마을이 됐다. 가사기 요시타카 초장은 “2002년 일본 정부가 마을 합병을 추진했다. 나기초 마을은 합병시비를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고, 마을을 지키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6천명을 지키기 위해 2003년부터 나기초만의 인구 비전과 정책을 세워 출산부터 교육, 의료, 주택, 취업까지 양육가정을 전폭 지원했다”며 “그 결과, 2014년 합계출산율 2.81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마을에는 3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이 반 이상”이라면서 “‘자녀를 많이 낳아도 안심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 유럽은 훨씬 앞서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인구정책을 추진했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유럽 국가들은 훨씬 이전부터 빈곤감소와 소득유지, 자녀의 경제적 비용에 대한 직접적 보상, 고용증진, 성평등 개선, 유아발달지원 등을 중점으로 인구정책을 시행해왔다”라며 “이 결과, 1990년대 초까지 감소했던 출산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유럽은 가족정책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여건, 일과 생활의균형, 성평등, 가족과 결혼에 관한 규범 등 여러 요인을 두루 살피고 있다”며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혼외자녀, 성평등, 여성 교용율 상승 등 타켓이 정확하고 종합적인 인구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줄리앙 데후프 주한 프랑스 부대사는 “프랑스의 가족정책은 20세기 초부터 시작했다. 2014년 유럽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인 1.93%를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1위를 유지해왔다”며 “인구학적인 변화는 굉장히 빨리 올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생겼을 때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가족정책이 성공요인에 대해 △정부의 강력하고 장기적인 가족정책 노력 △타겟이 정확하고 종합적인 대책 △탄탄한 공교육제도를 꼽았다. 줄리앙 데후프 부대사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인구정책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10년은 기본이고 2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며 “그래서 정책적 싸움을 하거나 방향을 바꾸면 안되고 쭉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가 가진 인구특징은 여려 요인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요인을 해결해 줄 수 있도록 타겟이 정확하고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부모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공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고 전했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최근 우리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ㆍ고령화와 더불어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해있다”라며 “지금까지의 저출산ㆍ고령화 대응정책에서 탈피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사회문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온 해외사례를 통해 경기도에 적합한 정책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시연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아이가 미래다] 너희들이 웃으면 대한민국도 웃는다

2020년 ‘인구절벽 시작’,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2031년 ‘총인구 감소’. 인구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진단한 대한민국의 미래다. 중앙정부가 지난 10년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쓴 돈만 100조 원이 넘는다. 그러나 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3만3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1.9%나 감소했다. 그런데도 정작 우리는 저출산 문제를 ‘남의 일’처럼 치부해버린다. ‘저출산고령화’ ‘인구절벽’ ‘지방소멸’ 등이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의 위기”라며 소리치지만 어느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체감’이다. 대도시는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붐빈다. 심지어 주말에는 웬만한 쇼핑몰이나 대형마트는 주차하는데만도 한 시간이 족히 걸린다. 산후조리원은 예약이 꽉 차있고, 어린이집의 대기순번은 50번대가 기본이다. 그런데 수도권을 조금만 벗어나 보자. 젊은이들은 이미 지역을 떠났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그친치 오래다. 남아있는 노인인구가 세상을 떠나는 20년 후쯤에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지방소멸’이라 일컫는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겪어 왔던 일본은 지방소멸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존립 위기에 처한 지방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은 30년 이내에 전국 228개 시·군·구 중 84개, 3천482개 읍·면·동 중 1천368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대도시보다 일선 기초자치단체에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먼저 쏟아내기 시작했다. 존립의 기로에 놓인 그들은 생존을 위한 필사의 전략으로 ‘출산정책’을 택했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전국 지자체들과 해외 기관들이 전라남도 해남을 찾는다. 인구 7만 명의 작은 곳이지만, 4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해남은 2000년대 초 인구 10만 명이 무너져 내리면서 저출산 정책을 시작했다.전국 최초로 ‘출산정책팀’을 신설해 해남만의 출산정책을 만들어 나갔다. 그 결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지자체들도 저출산 정책을 자문하기 위해 인구 6천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인 오카야마현 나기초 마을 방문한다. 나기초 마을은 1990년대 일본이 지자체 합병을 진행했을 때 주민들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독자적으로 살아남았다. 나기초 마을은 인구 6천 명을 지키기 위해 2003년부터 출산에서 교육, 의료, 주택까지 양육가정의 전폭 지원했다. 이 결과 2014년 합계출산율 2.81을 기록했다. 나라도, 문화도 다른 두 곳의 성공 비결을 무엇일까. 바로 ‘지역맞춤형 정책’이었다. 존립을 위해 세워진 정책은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 시작됐다. 실제 정책이 필요한 임산부와 출산가정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그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 나갔다. 또 오랜시간 꾸준히 정책을 이어왔다는 점도 이들의 성공 전략 중 하나다. 해남과 일본은 모두 중앙정부에서 시작하기 이전부터 출산정책의 필요성을 깨닫고, 출산정책을 추진했다. 최진호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지금처럼 하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정책과 효율적인 부분에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며 “아울러 지금 자라나는 세대부터 가족이 소중하다는 가치관을 심어주고, 20~30년 이후의 대한민국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다음 세대들에게, 지금 자라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정책이 시작돼야 한다. 우리에게 아직 희망은 있다. 송시연기자

[아이가 미래다_인터뷰] 14년동안 한 아이 위탁해 키운 위탁부모 윤미자씨

14년 동안 위탁아동을 양육한 윤미자씨가 최근 가정위탁사업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딸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건 제가 세상에 없을 때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자녀의 행복한 성장을 바라보는 건 부모의 가장 큰 기쁨이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 이후 빈자리를 더 걱정하는 엄마가 있다. 엄마 윤미자씨(78·부천시)는 딸 L양을 작정하고 길렀다. 비록 육신을 빌어 태생한 인연은 아니지만, 더 소중하게 옥(玉)같이 키웠다. 아이의 친모는 갓 스무 살을 넘긴 미혼모였다. 애기를 갖고 시댁에 들어갔으나 며느리로 살지 못했다. 친모는 ‘꼭 데려가겠다’라며 각서 한 장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벌써 15년이 흐른 이야기다. 어느 날 낯선 이들의 방문을 받은 윤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이하 위탁지원센터)로부터 L양이 세대주라는 것, 친모가 등본상 기록에서 아이를 지웠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때부터였다. L양을 친딸로 키우겠다고 남들보다 버젓이 보란듯이 잘 키우겠다고 맘 먹었다. 하지만 1매월 10만원의 양육 보조금에 기초생활수급비 40만원이 보육비의 전부. 살림은 빠듯했다. 하지만 천상 밝은 성격의 아이는 친모를 찾지도 기다리지도 않았다. 오로지 윤씨의 그늘을 고마워하며 잘 자라주었다. 윤씨는 “친척집에 아이를 잠시 맡겼다고 생각하면 덜 걱정이 될 것 같아요. 보육원 등 시설입소가 전부는 아닙니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아이들이 맘 놓고 기대고 따뜻한 밥 먹고 비싼 옷은 아녀도 깨끗한 옷을 입고 지낼 수 있는 집(가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해요”라며 “세상 태어나 죽으란 법은 없습니다. 살다 보면 햇살도 뜨고 형편도 좋아질 수 있지요.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해 내 아이와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릴 시간이 필요하다면 가정위탁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저 처럼 하릴없고 애들 좋아하는 푸근한 늙은이를 포함해 엄마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미자씨는 지난 2003년 8월부터 L양의 위탁모로 책정, 14년 동안 아동에게 건정한 양육 환경을 제공해 위탁아동의 건전한 양육에 힘쓰는 등 가정위탁사업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으로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권소영기자

[아이가 미래다] 일반 위탁부모가 되려면?

위탁부모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단지 아동을 가슴으로 품어줄 마음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결심 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아동에 대한 애정이 있으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양육에 대해 동의해야한다. 친(親)자녀가 없거나 위탁아동을 포함한 자녀의 수가 4명 이내(18세 이상 친자녀 제외)로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합한 수준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양육 및 교육환경을 제공, 건강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단, 위탁가정 구성원 내 ▲성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 ▲정신질환 등의 전력이 있다면 위탁가정 신청이 불가하다. 기본자격을 취득했다면 위탁신청→부모교육수료→가정조사→상담→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위탁가정이 될 수 있다. 위탁가정 아동으로 책정되면 양육보조금 및 국민기초생활수급을 지원받을 수 있다. 양육보조금은 월 12만 원(특별위로비·학습재료비·교육보호비·수학여행비·생계비 포함)이다. 위탁보호 결정된 달부터 지급되며 아동이 위탁가정에 거주하지 않을 경우 지급이 중지된다. 특히 경기도는 위탁부모를 지지·활성화하고자 지난 2015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와 공동으로 부모둥지드림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턴 학대아동을 위한 지원도 포함 ▲영유아풀패키지 ▲초기 정착금 지원 ▲영유아·장애아동 위탁부모 기본교육·보수교육 ▲긴급보호 필요 아동 일시위탁 등을 실시한다. 이밖에 거주지 관할지역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0세~18세까지 위탁아동(기초생활수급 아동 만12세~만18세)을 대상으로 매월 일정금액 적립금과 매칭해 4만원 이내로 지자체에서 같은 금액을 적립하는 디딤씨앗통장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위탁기간 1개월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심리치료비를 지원하고 위탁아동 양육에 대한 연말정산시 인적공제(1인당 150만원 기본공제 등)와 문화누리카드·스포츠강좌 이용권 등 통화문화이용권을 발급하며 급식지원(담임교사·담당 공무원 추천 아동)도 받을 수 있다. 위탁가정 신청 및 자격조건 등에 관한 내용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전화(031-234-3980) 또는 홈페이지(www.gg-foster.or.kr)로 하면 된다. 권소영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정위탁 활성화 위해서는

[아이가 미래다] 가슴으로 품고 사랑으로 키우는… 또 다른 가족의 이름 ‘위탁가정’

#9살 O군은 하루아침에 집이 바뀌었다. 자연재해가 덮쳐 집이 무너졌기 때문은 아니다. 혹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평범한 이유도 아니다. 바로 친부모가 5년여부터 성격 차이로 별거한데다 최근 이혼까지 합의하면서 O군을 양육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기 때문. 하지만 O군의 친모 C씨는 수소문 끝에 영영 아이와 이별하지 않고 언제나 아이를 만날 수 있고,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맡길 수 있는 ‘가정위탁’제도를 알게 됐다.지금은 이혼과 자립이라는 절벽에 서 있지만 언젠가 방 한 칸 마련해 아이와 따뜻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됐다. 더구나 친정 엄마같이 푸근한 위탁가정모(母)의 배려와 아이를 향한 시선에 안도감을 느꼈다. O군의 경우처럼 뜻하지 않은 가정의 해체와 붕괴로 따뜻한 보금자리를 잃어 위탁가정의 품에 안긴 아동은 1천152명(2017년 4월 기준 경기지역 위탁兒 현황). 하루아침에 따뜻한 가족의 품을 잃고 홀로 남겨진 이들 아동의 나이 1세~18세(만). 따뜻한 보호의 손길로 주(主)양육자와 행복한 애착을 형성할 이들 아동의 빈손을 잡은 든든한 동행자가 있다. 바로 가슴으로 아동을 품어 새로운 엄마·아빠가 되겠다고 결심한 위탁 가정 부모가 그들. 가정위탁은 혈연중심의 우리 사회에선 다소 생소하다. UN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를 계기로 지난 2005년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면서 법적 근거를 마련, 친부모에 의한 양육이 어려운 아동을 위해 가정위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정위탁 제도는 만18세 미만 보호대상 아동의 보호를 위해 아동복지법 제3조에 의거 보호대상 아동을 일정기간 위탁하는 아동복지 서비스다. 부모의 질병·사망·수감·학대 등의 사유로 친(親)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위탁가정에서 일정기간 아동을 양육했다가 다시 친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친조부모·외조부모에 의한 대리양육, 친·인척에 의한 친·인척위탁, 혈연관계가 아닌 일반인에 의한 일반가정위탁의 3가지 유형이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2003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가정위탁사업을 전문적으로 펼쳐 가족해체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아이들과 이들을 돕고자 희망하는 위탁가정 부모를 연결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류성환 관장은 “부모로부터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고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은 건전한 가정에서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보호를 받아야 그 상처가 치유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소영기자

[아이가 미래다] 행복한 라떼파파… 1등 공신은 ‘지원 팍팍’ 스웨덴 정부

올초 한 공중파 프로그램이 시선을 모았다.딸바보 탤런트 윤상현이 스웨덴으로 훌쩍 날아가 그들이 자녀를 키우는 방식과 제도적 뒷받침·사회적 공감무드를 피부로 느끼고 돌아온 일기를 영상에 담아 방영한 것. ‘라떼파파’(Latte-pappor·스칸디대디)라는 신조어도 방송을 탔다.식은 커피를 앞에 두고 스트레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한국의 아빠와 달리 커피숍에서 육아휴직 동기생들과 느긋하게 앉아 유모차를 밀며 아이와 행복한 놀이플랜을 짜는 아빠들. 여기에 아기띠를 두른 채 출근하는 북유럽 아빠들의 모습은 쇼킹했다. 부러워만 하기엔 우리의 육아현실은 냉혹하다. 대한민국 아빠가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OECD 평균의 1/8수준인 ‘6분’이라는 시사점은 우리에게 더이상 ‘독박육아’의 짐을 엄마들에게만 지우는 가혹한 현실을 돌아보게한다. 이같은 열악한 보육환경 속에 올해 1, 2월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간 출생아 수가 36만 명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출생아 수는 3만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3%, 4천300명이 줄었다. 2월 기준으로는 200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현실속에 유럽 보육 선진국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진 보육국이라 불리는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등 북유럽票 보육에서 핵심은 자국의 유아·어린이의 가장 행복한 유년시절을 지켜주는 것.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는 부모에게 최상의 양육조건을 제공한다. 한국 아빠들의 현실적 니즈는 무엇인가. 단순히 유급·무급의 휴가(vacation)가 아닌 내 아이의 행복한 유년을 함께 공유하는 양육·보육을 위한 절대시간 대한민국 아빠육아휴직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 스웨덴 라떼파파, 내 아이와의 행복한 육아·양육비 걱정없는 정부 지원 스웨덴의 보육판은 사실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970년대까지만해도 말이다. 하지만 ‘변해야한다’는 마인드로 똘똘 뭉친 민·관의 젠더적 시각이 합치되자,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2014년 기준으로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출산율 1.88명, 남성(76.5%)에 크게 뒤지지 않는 여성경제활동 참가율 73.1%, 6세 미만 아동을 가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29.2%. 이 수치들이 우리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결국 성평등한 사회환경속에 빚은 공공보육의 질 담보로 진짜로 아이낳기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다는 것. 결국 엄마의 양육부담을 덜기위해 또 한명의 주(主)양육자인 아빠를 타깃으로 한 육아정책없이는 공염불이라는 걸 일찍 깨달은 셈. 이에 스웨덴은 ‘가족친화정책’으로 난관을 헤쳐나갔다.즉 △양성평등에 기반한 휴가제도(부모 각각 90일 육아휴직 필수·480일 출산휴가(부모 각각 나눠서 사용) △잘 정비된 공(公)보육제도 △자녀양육부담 경감 △육아의 사회화 등 출산양육과 노동시장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로 한 것. 보육과 아동·가족지원을 단일적인 정책이 아닌 연계선상에 놓고 육아휴직과 아동수당(200유로, 18세까지)을 정책의 기본틀로 놓고 출산을 해도 정상적 생활을 보장해 경제적 문제로 출산을 꺼리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했다. 그야말로 ‘낳기만 하면 국가가 육아를 책임진다’는 마인드. 한국의 맞벌이 엄마·아빠들에겐 로망이 아닐 수 없다. ■ 1년 육아휴직 쓴다? 현실은… 본보는 올초부터 4개월여 간 한국의 라떼파파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사적인 이유로 취재를 거절한다는 답변외에도 남성육아에 대해 보이콧한다는 데 강한 거부감을 표명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에 현실에서 아빠육아휴직을 바라보는 또는 자·타의로 아빠육아를 지향하는 아빠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사회생활 30년 차, 회사원 Y씨(45)는 “10년 전이나 거의 달라진 육아정책이 없는 것 같다. 엄마들도 눈치보며 휴직하는 판에 아빠휴직?(한숨)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쓴다고 한다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업종변경을 위해 자발적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 J씨(39)는 행복하지만 불안한 육아가 현실이라고 짚었다. J씨는 “사업하면서 아이가 태어나서 3년 여간 한달에 3~4번 쉴 때만 아이와 보낼 뿐, 그마저 피곤해 잠으로 하루를 보낸터라 아빠 손길에 거부감을 표할 때 난감하다.여기에 어린이집 하원 시 또래 엄마·할머니들의 시선처리도 큰 부담이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갈 수 있는 키즈카페 같은 공간도 더 생겼으면 좋겠고, 공공시설 정보도 제공됐으면 한다”고 바랬다. 대한민국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서명훈 대표는 “현실적으로 남자가 육아휴직을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강제적 남성육아휴직 등을 실시해 육아문제를 해야해야 저출산 문제를 풀수 있다”고 말했다. 권소영기자 사진제공=주한스웨덴대사관 서명훈 대한민국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대표“법안 재·개정 앞장… 양성평등 육아문화 정착 노력” 정부는 저축산 극복을 위해 가족친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아빠의 달을 제정해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하지만 육아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장기 레이스를 달리는 마라톤이 육아다.장미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권좌에 도전장을 내민 5명의 대선주자가 결정됐지만 이들 후보에게서 아빠육아를 비롯한 뚜렷한 저출산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아동수당 지급 △국·공립 공공보육시설 확충 △부부 출산휴가의무제 도입은 분명 좋은 공약이다. 하지만 기업이 시큰둥한, 육아휴직 당사자가 외면하는 공약은 무의미하다. 보다 넓은 안목으로 대한민국 그리고 경기도의 엄마·아빠의 육아공백을 메워줄 때다. 서명훈 대한민국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서 대표는 “육아휴직을 고용노동부 집계에 잡혀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빠로 통계에 올라온 아빠다.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원하던 복직을 할 수 없는 인사발령을 받아 직장생활은 이것으로 끝냈으며, 육아휴직으로 내공을 쌓은 실증적 경험으로 모든 사회문제가 아빠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라 생각해 뜻을 같이 하는 엄마·아빠와 모여 시민단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그는 5천912명의 카페 회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법안(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등)이 재·개정 요구를 위한 서명 100만명을 목표로 법안 재·개정운동과 더불어 양성평등육아 인권개선 캠페인을 주말마다 펼치고 있다.서 대표는 “우리 단체의 제1호 법안 재·개정 운동은 육아휴직 3년 통일이다. 대선 주자들도 이를 공약으로 공표하는 등 사회적 관심도 또한 뜨겁다. 투표를 위한 이벤트가 아닌 현실적 창구로서 육아휴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 “OECD국가중 가장 선진화된 육아법안이 존재하는 한국에 독일·프랑스만 실시하고 있는 3년 육아휴직 도입이 코 앞이다. 여기에 파파쿼터제 같은 강제적 남성육아휴직 강제법규까지 추가된다면 획기적으로 제대로 육아하는 아빠가 분명히 탄생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제안했다.권소영기자

[아이가 미래다] 미래 유권자들 “안전하게 자라고 싶어요”

아동옹호 캠페인을 아시나요? 국내 아동·청소년의 현주소를 돌아보자. 아동학대는 끊이지 않고 연일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청소년들은 입시절벽에 내몰린 지 오래다. 이런 때 아동의 권리를 스스로 제안하고 옹호하자는 취지로 벚꽃 대선을 앞둔 대선주자들에게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온·오프라인 캠페인이 화제다. 올 초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온라인 플랫폼 서 전국 4천791명의 아동·청소년(0~12세(50%), 13~15세(24%), 16~18세(26%)·성별(남 45%. 여 55%))이 참여해 5천654건의 아동공약을 주장했다. 그리고 오프라인 현장에서 만나 얼굴을 맞대고 타개할 방안을 내놨다. 이들의 목소리는 따끔한 비판이자 꼭 이뤄져야 하는 미래 유권자의 힘이요 소망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옹호 캠페인에서 나온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판보단 개선을…어린이·학부모 개인 아닌 유권자로서 뜻 분출“우선 헬조선(Hell朝鮮)이라는 닉네임을 없애고자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하고, 대학등록금을 낮추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 학생 중 절반 이상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도 해결해야 해요. 자기주도학습 위주로 하고, 학원에서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과 선행학습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이 도움될 것 같아요” (박종욱·중등 2년·화성시) “아빠 일이 일찍 끝나 가족하고 놀러 가고 싶어요. 엄마 아빠가 안 바쁘고 우리랑 노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단, 월급은 그대로면 더욱 좋고요” (윤하영·초교 4년·안성시) “다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복지보다는 모든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환경으로 나라 전체가 변화해 갔으면 좋겠다”(민은정씨·42·화성시) 초등(4년)~중등(2년)까지 미래에서 온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날 선 비판 혹은 좌절이 아닌 희망과 개선을 요구했다. 가족과 행복하고 스트레스 없는 사회를 꿈꿨다. 기득권층이 누려 온 사치가 아닌 현실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표심을 대선 후보들이 귀 열고 경청해야 한다. ■아동이 제안하는 8대 정책·공약 현실적 목소리 이날 아동·청소년이 8대 정책과 공약으로 내놓은 의제는 다음과 같다. ▲행복하게 공부하게 해주세요 ▲안전하게 자라고 싶어요 ▲우리 동네에는 놀이터가 없어요 ▲정당한 대우받고 일하게 해주세요 ▲학생용품 및 교통비가 너무 비싸요 ▲우리도 선거할 수 있어요 ▲숨쉬기가 힘들어요 ▲평화로운 세상이 좋아요 등 현실적인 공약과 정책이 수립됐다. 이제 남은 건 경기도를 포함 총 17개 광역 및 기초 지자체 아동·청소년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을 달구는 5천여 건이 넘는 미래 유권자의 표심을 대선 주자(캠프)에 전달하는 일. 현재까지 전체 4천791명의 대한민국 아동이 아동옹호 캠페인(미래에서온투표) 온라인 플랫폼에 참여했고, 총 5천654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2017년2월24일 기준) 교육·학교에 대한 제안이 2천283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안전·폭력(976건), 놀이·여기·휴식(502건), 취업·일자리(431건)가 뒤를 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교육시간 축소, 무상교육 실시, 사교육 축소 등이 주를 이뤘고 아동대상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에 대한 이야기도 플랫폼을 달궜다. 이들의 집결된 의견은 19대 대통령 선거 완료일까지 이어져 대선 후보자(캠프)에 아동정책 반영 촉구를 위한 토론회·발표회·성명서 발표 및 아동정책·공약 보고서 제출 등의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달된다. 권소영기자

[아이가 미래다] 결혼·출산 장려하는 나라·기피하는 기업

경기도내 여성 근로자 5명 중 1명은 결혼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여성들은 경력단절을 막고자 출산을 꺼리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경력단절여성은 지난해 기준 53만1천 명으로 도내 15~54세 기혼여성 244만4천 명의 21%를 차지하는 수치다. 최근 도내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율도 2015년 23%, 2014년 24%, 2013년 23%로 20% 초반을 유지하면서 여성 5명 중 1명은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상황이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경력단절 문제가 지속되면서 여성 근로자들에게 ‘결혼=퇴사’라는 인식이 팽배한 실정이다. 실제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전국의 경력단절여성 중 80%가 결혼과 임신ㆍ출산을 경력단절의 이유로 선택했다. 결혼이 40.4%로 가장 많았고 임신ㆍ출산 38.3%, 가족구성원 돌봄 12.9%, 미취학 자녀 양육 6.9%, 취학자녀 교육 1.5% 등으로 뒤를 이었다. 수년간 경력이 단절된 후 재취업을 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경력단절여성들이 할 수 있는 전문직 일자리는 거의 없는 수준이며 대부분이 낮은 임금을 받는 임시직을 전전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들은 퇴직 당시 월평균 173만 원가량의 임금을 받았지만 경력단절 후 재취업한 일자리에서는 27만 원가량 줄어든 평균 146만 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여성 근로자들은 경력단절을 피하고자 결혼과 출산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40만 6천300명으로 전년도(43만8천400명)보다 7.3% 감소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1.17명으로 2009년(1.149명)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도의 합계출산율도 평균을 웃도는 1.19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근로자들이 사업장에서 결혼과 출산에 얽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경력단절 예방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확충되고 장시간 근로문화가 사라지는 등 일ㆍ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 조성이 여성의 경력단절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며 “정부는 정책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동시에 기업들은 기업문화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경ㆍ허정민기자

[아이가 미래다] 인터뷰 정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정형옥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내 53만 명에 달하는 경력단절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ㆍ가정 양립 기업문화’ 조성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육아휴직과 시간근로제 등의 제도는 여성들이 눈치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정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경력단절여성 정책의 문제점과 한계는. 노동시장은 빠르게 변하는데 여성 근로자들이 경력이 단절된 후 다시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기는 굉장히 힘들다. 이에 경력이 단절되기 전 일ㆍ가정 양립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그동안은 여성의 재취업 측면에 집중했었다.다행히 몇 해 전부터는 정부와 민간차원에서도 이를 위한 근본적인 예방책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경력단절여성 정책들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날 수 없다. 사업장 문화와 제도가 바뀌기 전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들의 사회경제참여율이 높은 선진국을 참고할 점이 있다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이 스웨덴 등 북유럽이다. 이들 국가는 제도가 잘 구축돼 있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와 달리 제도를 뒷받침하는 문화도 잘 갖춰져 있다. 우리는 제도만 만들 것이 아니라 선진국은 여성들이 육아휴직 등 경력단절 예방책을 부담없이 사용하며 남성들의 육아 참여 비율도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제도만 놓고 보면 크게 뒤지지 않으니 기업문화가 변해야하는 시점이다. -경력단절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은. 일ㆍ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장시간 근로를 없애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지금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정시퇴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긴 보육시설이 끝날 때까지도 퇴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이들을 돌봐줄 곳이 없는 보육 공백이 발생하면서 마음 놓고 회사를 다니지 못하고 결국 그만두게 된다. 정시퇴근 하나만 지켜도 경력단절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진경기자

[아이가 미래다] 복지 선진국의 경력단절 예방 제도

한국 여성 경제활동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 핀란드 등 복지 선진국들의 여성 경력단절 예방 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육아기 여성 근로자들을 위해 유연근로시간제 외에도 ‘핵심근로시간제’, ‘직무공유제’ 등 각양각색 제도를 활용해 여성 경력단절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스웨덴과 아이슬란드의 경우 근로자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육아휴직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은 부모가 모두 합쳐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은 480일이며 아버지도 이 중 90일을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 또 육아기 부모를 위해 유연근로시간제와 시간선택제 등의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보호 및 육아가 필요한 아동에 대해 국가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도 가족친화적 직장환경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국가는 여성근로자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직무공유제(job sharing)’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직무공유제는 둘 이상의 근로자가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면서 하나의 풀타임 근로자의 업무를 공유하는 제도를 말한다. 캐나다의 경우 효과적인 유연근로시간제를 운영하기 위해 모든 근로자가 특정 시간에 동시에 근무하고 업무를 한 번에 끝내는 ‘핵심근로시간(core-working hours)’, 근로자가 근로기간을 직접 단축하고 기간을 정하는 ‘압축근로(compressed work week)’ 등을 운영해 경력단절 예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밖에도 핀란드는 임산부에게 출산 이후 권리에 대한 정보 제공을 하며 네덜란드는 직장보육시설 운영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 경력단절 복귀 지원 위한 유연근로시간제, 시간선택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로 회계컨설팅업체 PwC가 지난 21일 OECD 3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여성경제활동 지수2017’ 보고서를 보면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1, 2, 3위를 나란히 차지한 반면 한국은 3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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