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의 유료화와 2번의 무료화. 경기도 공립 박물관ㆍ미술관 등 경기도뮤지엄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경기문화재단 소속으로 편입된 이후 유ㆍ무료화를 두 차례 반복했다. 이후 2017년 9월 경기도의회에서 조례를 개정하며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등 5곳의 입장료가 무료로 전환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문화계에서는 국공립뮤지엄 관람료 유료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공립 문화예술=공짜라는 인식에서 탈피해 제대로 된 뮤지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과 지속가능한 뮤지엄 정책을 위한 방안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28일 경기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재단은 현재 무료로 운영되는 5개의 뮤지엄을 유료화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전문가 좌담회를 열어 방안 마련을 논의하기도 했다.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를 위해 현재 무료인 경기도뮤지엄 관람료를 유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마땅히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뮤지엄은 2017년 조례 개정 이후 경기도박물관 등 5곳에서 일반 4천원, 도민 2천원을 받던 입장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반면 관람 인원 제한이 있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북부 포함)은 유료로 운영 중이다. 이 2곳도 매월 첫째ㆍ셋째 주말(토, 일)은 무료로 운영한다. 경기도뮤지엄이 무료로 전환될 당시 주 이유는 문화 향유기회 확대가 공통적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많은 관람객이 찾을 거란 기대로 추진했던 무료 운영은 실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도뮤지엄 관람객 현황을 보면, 지난 2015년 158만716명이던 관람객 수는2016년 149만4천608명, 무료화가 시행된 2017년 166만7천547명, 2018년 168만1천838명, 2019년 156만6천339명으로 집계됐다. 유ㆍ무료 입장에 관계없이 관람객이 10% 이내서 증감을 반복한 것이다. 반면 뮤지엄 무료화로 인해 관람 수입이 현저하게 줄면서 이는 전시 횟수 감소 등 환경 질 저하로 이어졌다. 무료화로 인한 수입 감소가 출연금 보전으로는 이어지지 않아 재투자 등의 비용 마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경기문화재단이 관리하는 도내 뮤지엄의 지출 예산은 도비(출연금)과 수입(관람료 등)으로 구성된다. 수입 발생 시 자체 재원으로 편성해 관람객 서비스 향상, 전시환경 개선 등을 통해 도민에게 환류하는 구조다. 실제 도뮤지엄의 총 전시 건수는 2015년 43건, 2016년 39건에서 무료화가 시행된 2017년 37건에서 2018년 29건, 2019년 27건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국공립뮤지엄 관계자는 결국 투자비용이 줄어든 상태로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질이 저하된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 많은 이들에게 무료니 관람하라고 한 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한국박물관학회 회장(중앙대 교수)는 무료화와 관람객 수 불리기 중심의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이제 문화를 대하는 태도를 길럴야 할 때라며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뮤지엄이 대중과 예술작품 사이의 중개 기능, 문화 단절 극복,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에 무조건적인 무료화는 옳지 않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문화일반
정자연 기자
2021-10-28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