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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장벽 높은 경기도 문화공연장] 하. 전문가 제언

장애인들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경기도내 장애인들이 문화향유권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으려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선진 평택대 재활상담학과 교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데 모여 서로 불편함없이 공연을 관람하는 게 지원제도의 핵심이다. 예컨대 청각장애인이 공연해설모니터와 함께 무대를 볼 때에는 모니터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편광필름을 붙여 일반 관객에 피해가 안가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교수는 장애인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 맞춰 공연을 보기 위해선 공공영역 뿐 아니라 민간 단체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줘야한다며 정부가 법적 제도를 마련해 지원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민간에서는 비영리단체 등의 재능기부 활동으로 그 영역을 더욱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애인 공연 관람 편의에 대한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이미 장애인의 공연 관람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시각, 청각 장애인이 일반 공연장을 가면 비영리단체 등에서 무료로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등 장애인 예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영국은 전문 성우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음성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우 연기, 의상은 물론 무대 장치, 극장 분위기까지 포함해 전문성 있게 전달하고 있다. 양희택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듣고 보는 것을 지원해주면 장애인 관람율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단순히 정부 차원에서 제도를 마련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민간 영역에도 재능기부, 자원봉사 등의 활동으로 확대돼 장애인 관람 보조를 넘어서 전문성 있는 문화관람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정민기자

[장애인 장벽 높은 경기도 문화공연장] 중. 관련법 없어 지원 미흡

경기지역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이 외면 당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도에 관련 지원 법규와 예산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서울시는 5억여 원의 자체 예산을 세워 장애인 문화향유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기도 차원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도에 따르면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 따라 공연장에 휠체어석과 점자안내도 등 장애인 이동편의를 돕는 시설은 설치를 의무적으로 해야한다. 반면 장애인이 공연 관람할 때 필요한 공연해설 오디오 서비스, 좌석모니터 자막 서비스 등 관람편의 기기나 서비스 지원은 조례 등 관련 법이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 장애인 문화향유권 관련 지원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일선 지자체는 자발적으로 장애인 관람보조기기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의 경우도 공공 공연장이나 박물관 등에 장애인 관람보조기기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고, 의정부와 성남 등 도내 일선 시ㆍ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반면 서울시는 관련 조례가 없음에도 자체 예산을 세워 장애인 문화 관람 지원을 하고 있다. 장애인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 잠실창작스튜디오는 매년 5억 1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잠실창작스튜디오는 연극과 뮤지컬 등을 열 때마다 수화통역, 공연설명 자막 모니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서울시 산하 서울역사박물관은 베리어프리영화위원회와 손잡고 매년 청각,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영화 상영을 주기적으로 하는 등 장애인 문화향유권 보장에 앞장서고 있다. 안미자 경기도시각장애인협회 사무처장은 전국에서 경기도에 장애인이 가장 많은데 장애인의 문화활동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관람보조기기 등 장애인 문화향유권을 보장할 수 있는 근거 조례 마련과 예산 편성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장애인 관람보조기기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올해 첫 경기도 추경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장애인 문화 관람 환경을 개선하겠다면서 경기도 산하 공연장부터 장애인 관람편의기기를 조속히 설치하고, 각 시ㆍ군 산하 공연장에도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선도적인 역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허정민기자

[장애인 장벽 높은 경기도 문화공연장] 상. 문화향유권 외면

경기도내 공연장은 장애인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휠체어석, 점자안내도 등 장애인편의시설은 갖추고 있지만, 실제 장애인이 공연을 관람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탓에서다. 이들은 공연 해설자막 모니터, 공연 음성해설 이어폰 등 공연 관람 편의기기가 절실하다. 하지만 도내 공연장에는 이같은 기기와 서비스 등이 전무, 장애인에게 공연 관람은 사실상 꿈같은 이야기다. 이에 본보는 집안에만 갇혀 문화향유권을 침해 받는 도내 장애인의 실태를 짚어보고 대안을 마련해본다. 편집자주 54년동안 살면서 단 한번도 공연을 관람한 적이 없어요 시각장애인 최재훈씨(54)는 평생 공연장을 가본 적이 없다. 공연을 관람하기엔 공연장 안에 진입 장벽이 너무 많은 탓에서다. 그는 비장애인들이 웃고 감동받고 눈물을 흘릴 때 우린 덩그러니 집안에 앉아 있는다. 그만큼 공연을 즐기는 것은 우리에겐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며 비장애인들이 만들어 놓은 관람 문화의 틀에서 우리 같은 장애인은 공연 관람을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각장애인 김나연씨(40)는 비장애인들은 우리가 공연을 보거나 듣지 못하니 당연히 공연은 관람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관람보조기기를 제공해주면 우리도 비장애인석에서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들 장애인들이 말하는 관람보조기기란 공연해설 오디오 서비스, 수화통역, 좌석모니터 자막 서비스 등을 말한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좌석모니터 자막 서비스를 받으면 무대에서 어떤 내용들이 오가는지 모니터 자막으로 보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한쪽 귀에 공연해설 오디오 서비스가 되는 이어폰을 끼면 생생한 음악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도내 151개 공공 공연장 중 관람보조기기 및 서비스를 지원하는 공연장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대표 공연장인 경기도문화의전당도 장애인 관람편의기기 제공 서비스는 없었으며, 공연장 수준이 높다고 평을 받는 고양아람누리, 성남아트센터 공연장도 이같은 서비스 지원은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탓에 문화 향유는 커녕 장애인들은 집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년 장애인실태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문화활동(중복선택 가능)으로 9만 1천405명 장애인 중 6.4%만이 문화예술 공연관람을 한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96%가 집에서 TV시청을 꼽았다. 시각장애인 장창주씨(40)는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 장애인 할인, 휠체어석이 아닌 비장애인과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공연 관람을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희택 협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법적 강제성이 없다고 정부나 지자체가 손 놓고 있는 것은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을 뺏고 무시하는 행위라며 듣는 것과 보는 것을 보조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문화향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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