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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백두대간서 만나는 신비한 ‘사스래나무’

겨울 잎이 지고 난 산을 오르다 보면 잎에 가려 보이지 않던 나무 껍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나무는 주로 백두대간 높은 산에서 자라는 사스래나무다. 사스래나무는 우리가 도시에서 흔히 심고 있는 자작나무의 사촌쯤 되는 나무로 나무 껍질이 흰 것이 특징이다. 특히 눈 덮인 겨울산 정상에서 만나는 사스래나무 군락은 흰 수피와 흰 눈, 희뿌연 운무가 어우러져 신비한 느낌을 준다. 사스래나무는 보통 큰키나무로 자라지만 산 정상부에서는 낮은 관목의 형태로 자라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으로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고 잎맥은 7~11쌍으로 선명하다. 꽃은 늦은 봄에 꼬리처럼 늘어지는 화서에 달린다. 사스래나무가 속한 자작나뭇과는 나무의 껍질이 여러 형태로 벗겨지는 특징이 있다. 사스래나무는 주로 백두대간 800~1천m 이상의 고지대에서 볼 수 있으며 수피가 하얀 것이 특징이고, 만일 산의 비교적 낮은 지역에서 옅은 살구색의 수피가 벗겨지는 나무를 만났다면 이는 거제수나무고, 짙은 색의 수피가 떨어지듯 벗겨지는 나무는 박달나무다. 또 경기도 지역의 산에서 회색빛의 나무 껍질이 지저분하게 벗겨진 나무를 만났다면 이는 물박달나무로 본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봄을 대표하는 꽃 ‘현호색’

봄을 대표하는 꽃을 꼽으라면 현호색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숲속의 나무들이 잎을 펴기 전 겨울 동안 얼어 있던 지면을 뚫고 나와 흑백의 산림에 분홍 빛깔 색을 입힌다. 현호색의 꽃은 여느 꽃들과는 다르게 긴 거(距·꿀주머니)가 있어 독특한 모습을 지닌다. 현호색의 속명인 ‘Corydalis’는 꽃의 모습이 종달새를 닮았다고 해서 그리스어 ‘korydallis(종달새)’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전국 산지의 약간 습기가 있는 지역에 잘 자란다. 다년초로서 높이가 20cm가량이며 땅속 줄기 끝에 1cm 정도의 둥근 괴경(덩이줄기)이 있다. 잎은 보통 3개씩 1, 2회 갈라지나 지역별로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진다. 꽃은 4월경에 피고 연한 홍자색 혹은 청색이며 향기가 난다. 널리 분포하는 만큼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현호색 종류도 20여종에 달하며 최근에도 새로운 종들이 보고되고 있다. 현호색은 아름다운 꽃과 향기뿐 아니라 괴경이 진통 효과가 있어 약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호색을 산에서 만나보고 싶다면 4월부터 부지런히 산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만능’ 식물 마가목

예전과 달리 요즘 가로수로 많이 보이는 나무 중 마가목이 있다. 마가목은 5~6월에는 수백개의 흰 꽃이 다발로 피고,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탐스러운 빨간 열매를 맺어 관상적 가치가 높은 식물이다. 수피나 열매는 약용 또는 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어 여러모로 중요한 식물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형태와 달리 마가목의 이름은 겨울눈에서 유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말의 어금니처럼 튼튼한 겨울눈에서 새순이 올라온다고 해서 마아목(馬牙木)이라고 불리다가 점차 마가목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마가목은 주로 한반도내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해발고도 600m 위에 분포하며 세계적으로는 일본, 러시아 사할린 지역까지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는 마가목과 비슷한 식물로 울릉도에 서식하는 우산마가목이 있으며, 최근 2011년 신종으로 발표된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마가목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마가목에 비해 꽃, 열매를 포함한 모든 형태적 형질들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고, 나무껍질도 밝은 회색빛이 도는 마가목에 비해 우산마가목은 검은빛을 띠고 있다.  우산마가목은 울릉도에 흔히 보이는 식물로 가로수로도 많이 식재돼 있고, 성인봉을 올라가는 등산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우산마가목의 가치를 처음 알아본 사람은 스웨덴의 식물학자 토르 니첼리우스(Tor Nitzelius)로 1976년 울릉도를 방문해 식물 탐사를 하던 중 울릉도의 우산마가목이 한반도 내륙이나 일본의 마가목과 다르고 관상적 가치도 더 크다고 판단, 종자를 수집해 갔다.  그렇게 가져간 종자를 번식시켜 울릉도에 있는 도동의 지명을 따서 Ulleung rowan ‘Dodong’이라는 품종을 만들었고, 현재는 유럽 전역에 각광받는 정원수로 유통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산마가목이 특산식물로서 가지는 가치뿐만 아니라 자원적 가치도 국내에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또한 우산마가목 외에도 이와 같이 자원적 가치가 높은 우리 식물의 가치를 발견하고 가꿔 나가야 할 때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천량금’이라 불리는 자금우

올해는 예전보다 하얀 눈을 자주 보는 것 같다. 남쪽의 눈덮인 숲에 들어서면 유독 눈에 띄는 아주 작은 나무가 있다. 바로 상록의 작은키나무인 자금우이다. 자금우는 반짝반짝 빛나는 초록색의 잎 아래로 빨간 구슬 같은 열매들이 달려 있어 모양도 앙증맞고, 또 하얀 눈과의 대비가 훌륭하다. 또 열매가 달린 모습이 일품이라 ‘천량금’이라 불리기도 한다. 자금우는 자금우과에 속하는 나무로 높이가 한뼘 정도로 작고, 무리지어 바닥에 깔리듯 자라 마치 풀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자금우가 무리지어 자라는 것은 바로 땅속으로 기는 줄기 때문이다. 잎은 달걀 모양의 단엽이고, 잎의 뒷면이 약간 자줏빛이다. 꽃은 아주 작은 연한 분홍빛이 도는 흰색의 꽃이 여름이 시작할 즈음 피고, 빨간 열매는 겨우내 달려 있다. 자금우와 유사한 나무로는 열매가 주렁주렁 훨씬 많이 달리는 ‘백량금’과 넓게 기면서 자라 마치 바닷속에 빨간 산호 같은 ‘산호수’가 있다. 자금우, 백량금, 산호수는 모두 늘푸른 잎과 예쁜 열매는 물론 키우는 것도 어렵지 않아 요즘 외국에서 들여온 다른 관엽식물들을 제치고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한국의 자생식물] 이른 봄소식 알리는 ‘복수초’

새해가 되면서 이른 봄소식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으로 행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가 있다. 미나리아재빗과의 식물로, 2, 3월경에 노란꽃을 피운다. 일부 일년생 복수초는 빨간꽃을 피우기도 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눈 사이에서 피어나기 때문에 눈색이꽃 또는 얼음새꽃이라 부르기도 하며, 눈 속의 연꽃이라 하여 설련(雪蓮)이라고도 한다. 복수초는 일본과 중국에서도 같은 이름을 쓰는데, ‘복 복(福)’자와 ‘목숨 수(壽)’자가 들어가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 학명 중 속명인 ‘아도니스’는 바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소년 ‘아도니스’와 똑같다. 이렇듯 복수초는 겨울 끝에서 노랗게 터지는 복주머니처럼 새로운 축복을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복수초속 식물은 복수초, 개복수초, 세복수초 등 3종이 있다. 복수초는 덕유산 이북지역부터 일월산, 태백산, 함백산 등 백두대간을 따라 해발 800m 이상의 산지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 복수초는 꽃이 잎보다 먼저 피며, 줄기가 분지하지 않고, 꽃받침이 8장으로 꽃잎보다 길다. 3월부터 4월초까지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수초 종류는 개복수초다. 개복수초는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무리지어 자란다. 복수초와 달리 꽃과 잎이 같이 나고,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지고, 꽃받침은 꽃잎보다 짧은 특징이 있다.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볼 수 있다. 풍도(경기 안산), 가산산성(경북 칠곡) 주변과 고려산(인천 강화), 내소사(전북 부안), 국립수목원(경기 포천)에서 개복수초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세복수초는 제주도와 일본의 남부지역에서만 자란다. 이름과 같이 줄기가 갈라져 많은 꽃이 달리고, 잎이 잘게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개복수초와 닮았지만, 잎의 끝이 바늘처럼 길게 뾰족하고, 줄기의 밑부분이 비늘같이 투명한 잎이 달려 있는 것이 다르다. 2월 말부터 3월까지 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측금잔화라하여 꽃이 필 때 뿌리를 포함한 전체를 햇빛에 말린 후 이용하는데, 식물체 내에 배당체 아도닌을 함유하고 있어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이뇨효과도 있다. 다만 과용하면 오심, 구토 등의 중독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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