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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된 주홍글씨 지우다] 完. 김영진 의원 “변화, 민의(民意) 우선해야”

▲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재선, 수원병)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변화는 시민의 의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재선, 수원병)은 12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조속히 설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문제를 성매매 업소가 사라지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단편적인 사안으로 보지 않았다. 거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다음 구상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진 의원과의 일문일답. Q. 수원시의 주요 현안이었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A. 60년 넘게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끝이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시민들의 행동과 언론의 관심, 경찰의 단속, 지자체의 정비사업 등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가 되었기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다. 수원의 관문인 수원역 권역에 대전환의 계기를 만들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Q. 집결지 일대를 시민의 거리로 되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A. 개발 방식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인 시민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도시재생 방향을 조속히 설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주민들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자활 지원에 대한 방향성도 마찬가지다. 우선 지역 주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는 범죄예방 활동과 함께 기반시설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Q. 지역구 의원으로서 갖고 있는 구상이 있다면. A. 21대 총선 공약으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와 재개발을 통한 도시재생 등을 약속드린 바 있다. 로데오거리를 잇는 상업ㆍ주거ㆍ복지타운과 도심 속 공원, 문화예술공간 조성 등 다양한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무엇보다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고자 어떻게 민의(民意)를 수렴할 것인지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Q.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앞서 말했듯이 도시재생 방식은 지역사회 모두의 참여와 동의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오랜 숙제가 해결되고 있는 만큼 그 다음에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어디든지 달려가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장희준기자

[60년 된 주홍글씨 지우다] 5. 전주 선미촌, 변화의 열쇠는 ‘강한 행정력’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변화하기 위한 모범 사례로 전주 선미촌이 꼽히고 있다.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수원시와 달리 전주시는 강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집결지 폐쇄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11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청에서 북서쪽으로 200여m 떨어진 완산구 서노송동 일원 2만2천760㎡ 규모엔 한때 400곳이 넘는 성매매 업소가 모여, 이른바 선미촌이라는 대형 성매매 집결지를 형성했다. 선미촌은 여러모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와 닮아 있다. 1950년대 전주역(현재 시청 자리)을 기반으로 성매매 업소가 모여들었다는 출발점이 그렇다. 또 선미촌엔 전주시가 폐쇄 노력을 시작하기 직전인 2014년 당시 업소 60여곳, 성매매 종사자 160여명이 있었는데, 현재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업소 40여곳, 성매매 종사자 190여명이 남은 것과 대동소이하다. 이처럼 조건과 규모는 비슷하지만, 관할 지자체의 움직임은 많이 달랐다. 선미촌 폐쇄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주도로 민관 협력을 이끌어낸 사례로 꼽힌다. 전주시는 지난 2015년부터 집결지 내 건물들을 하나씩 임대ㆍ매입, 현장시청을 세웠다.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거리 유입을 유도하고, 통행이 어려웠던 거리를 개방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성 매수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거리를 채우자 업소들은 스스로 문을 닫기 시작했고, 일부는 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이날 기준 업소 7곳, 성매매 종사자 10명만이 남아 있다. 전주시도 난관이 없던 건 아니지만, 손을 놓고 있는 수원시와 달리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포주들의 반발에 대비해 시, 구의원, 주민, 경찰, 언론으로 구성된 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를 구성했고, 부족한 예산은 정부의 공모사업을 적극 활용했다. 일례로 예술촌 프로젝트는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선정, 사업비 83억원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환경부를 비롯한 다양한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시가 마련한 거점 공간은 총 9곳이다. 물결서사(예술책방), 시티가든(마을정원), 성평등 커먼즈필드(주민협력소통공간), 노송늬우스박물관(마을사 박물관) 등 종류와 형태도 다양하다. 꾸준히 변화를 거듭한 선미촌은 서노송 문화예술촌으로 다시 태어났고, 각계각층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여성인권 향상 방안을 논의하고자 선미촌을 찾았고, 김창룡 경찰청장도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한 이곳을 답사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관계자는 지자체가 강력한 의지를 가진 것이 큰 역할을 했다며 어떻게든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게 하니 업주들이 눈치를 보다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시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와 결단, 시민의 협력 없이 불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문화재생사업을 지속 추진, 모두가 찾고 싶은 가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60년 된 주홍글씨 지우다] 3.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 “성매매, 뿌리 뽑겠다”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 경기일보DB 강력한 수사 의지로 성매매 범죄의 뿌리를 뽑겠습니다 올해 1월 부임한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약속했다. 다음은 김원준 청장과의 일문일답. Q.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대해 강력수사를 지시한 계기가 있다면. A. 과거 서울 청량리 등에 있던 성매매 집결지는 이미 시민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경기도의 중심이자 수원의 관문, 수원역 일대에선 60년간 집결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성매매는 여러 강력범죄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성매매 그 자체로도 불법인 데다 마약, 도박 등 범죄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이익의 규모가 큰 탓에 조직폭력배와 결합하는 조직형범죄의 모습도 존재한다. 특히 집결지는 대표적인 여성 인권 사각지대인 만큼 인권 보호라는 경찰의 기본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강력 대처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Q. 경기남부경찰청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A. 경찰의 노력은 물론 시민들과 수원시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수원시에 요청했으며, 집결지 일대를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했다. 순찰 강화와 함께 주변 환경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수사 측면에선 일회성 단속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압수수색을 동원하는 밀도 높은 수사로, 성매매 업소의 불법을 뿌리 끝까지 뽑아낼 방침이다. 최근 2대에 걸쳐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일가족 가운데 2명을 구속하고, 이들이 성 착취로 얻은 수익금 128억원을 특정해 62억원을 추징 보전했다. Q. 이른바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지. A. 성매매 집결지의 경우 폐쇄 이후 여성들이 다른 성매매의 길로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형 성매매 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지자체, 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또 다른 대형 집결지인 평택 쌈리로도 수사망을 넓힐 계획이다.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범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 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수사와 단속을 계속하겠다. Q.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시민에게 약속한다면. A. 성매매 업소들이 도심 속에 집결지를 형성하고, 명백한 범죄 행위를 통해 불법적인 수익을 내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수원시민은 물론 경기도민을 위해서도 그렇다. 경찰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 불법 영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그로 인한 불이익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시킬 것이다.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기조로 엄정한 성매매 단속과 끈질긴 수사에 임하겠다. 장희준기자

[60년 된 주홍글씨 지우다] 2. 성(性) 착취로 쌓아올린 그들만의 성(城)

포주들이 지난 수십년간 성 착취로 쌓아올린 불법 수익에 대해서도 몰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매매 업소, 특히 집창촌의 경우 착취에 기반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달 구속한 포주 일가족이 대표적이다. 채무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상대로 돈을 빌려준 뒤 성매매로 유인했다. 아파도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성범죄도 서슴지 않았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확인된 것만 128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해당 업소에서 처음으로 범죄 수익 62억원을 추징했다. 그러나 100곳을 넘겼던 업소 가운데 이 사건으로 문을 닫은 건 5곳에 불과하다. 경기일보 취재 결과, 9일 기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선 업소 40여곳이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포주는 50여명, 성매매 종사자는 190여명 남은 것으로 확인된다. 포주들은 오는 31일까지 스스로 문을 닫겠다는 말만 내놨을 뿐 현재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들 업소의 불법 수익은 단 한 푼도 몰수되지 않고 있다.떠난다는 약속이 단속을 피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이 발족한 수원시민대책위원회는 매주 수원역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며, 경찰에 포주들의 불법 수익 몰수를 촉구하고 있다. 임미숙 수원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착취로 쌓아올린 포주들의 불법 수익을 반드시 몰수해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포주들은 개발 이익까지 모두 챙기게 된다. 경찰은 62억원을 추징한 데서 멈출 게 아니라 끝까지 범죄 수익을 찾아내라고 촉구했다. 타지역 사례에 비춰볼 때 구속된 포주들에 대한 법의 심판까지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대구지법은 지난 2019년 10월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혐의로 A씨(52)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업소 건물과 토지부터 전세 보증금, 자동차 리스 채권까지 은닉한 범죄수익으로 판단, 몰수를 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아직 완전한 폐쇄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지 않는다며 엄정한 성매매 단속과 끈질긴 업주 수사, 불법 수익금 추징 등 강경한 기조를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60년 된 주홍글씨 지우다] 1. 아직 꺼지지 않은 홍등(紅燈)

수십년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있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일보는 올해 1월 경찰의 느슨한 단속 행태를 지적했다. 그 결과, 경기남부경찰청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고, 올 초 113곳에 달했던 업소는 3개월 새 절반 이상 문을 닫았다. 그러나 여전히 홍등가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포주의 배를 불리던 거리를 어떻게 시민에게 돌려줄지에 대한 대책도 묘연하다. 경기도의 관문, 수원역에 60년 넘게 새겨진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는 변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지난 8일 오후 10시께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곧 떠나겠다는 포주들의 새빨간 거짓말로 붉게 물들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문을 닫은 업소가 확연히 늘긴 했지만, 대로변에서 진입하는 메인 골목은 명절을 맞은 시장처럼 북새통을 이뤘다. 수요는 여전했고 성매매는 계속됐다. 거나하게 취한 남성들이 업소 주변을 서성였고 가격을 흥정하는 대화가 오고 갔다. 한 중년 남성은 친구들을 이끌고 내가 가던 집이 잘해준다니까. 없어지기 전에 가자며 큰소리로 떠들어댔다. 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남성 예닐곱명이 몰려오더니 군바리 되기 전에 딱지를 떼주겠다며 한 사람을 업소로 밀어넣기도 했다. 속을 들춰봐도 순조로운 폐쇄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오를 대로 오른 땅값을 받아내고 떠나면 그만인 토지주는 걱정이 없다. 집결지 일대 땅값이 지난해 말 3.3㎡당 1천600만원에서 이달 기준 2천500만원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불과 5년 전 70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땅들이다. 반면 보상 받을 게 없는 포주들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경찰이 오면 잠잠한 척 하다가 만만한 지자체나 시민단체에서 나오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성매매 종사자를 협박, 통장 거래내역을 비롯한 범행 증거를 인멸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들도 떠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30대 중반 신지영씨(가명)는 과거 서울 어딘가에서 성매매를 하다 도망쳤지만, 결국 돈 때문에 다시 집창촌에 발을 들였다. 집안 사정으로 의도치 않게 빚더미에 오른 그는 한 포주에게 500만원을 빌렸으나 갚지 못했다. 이자를 멈추는 조건으로 성매매를 강요 당했고, 한때 포주에게 빚을 줄여준다는 억지와 함께 성폭행까지 당했다. 같이 잡혀갈까 두려워 신고는 엄두도 내지 못했고, 문제의 포주가 떠나면서 채무와 함께 업소 이곳저곳을 전전해야 했다. 신씨의 몸이 채권이라도 된 듯 사람이 사람을 팔아넘긴 것이다. 신씨는 나름대로 여러 일을 해봤지만 이미 잔뜩 쌓인 빚을 해결하긴 어려웠고, 당장 돈을 빌릴 곳이 여기(성매매 업소) 밖에 없었다며 떠나고 싶지만 갈 곳도 받아줄 사람도 없다. 고등학교도 나오지 못해 제대로 된 취업은 꿈도 꿔본 적 없다고 털어놨다. 정선영 수원여성인권 돋음 대표는 성매매 집결지는 피해 여성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구조로 형성된 범죄 공간이라며 그간 손을 놓고 있던 정부와 지자체, 경찰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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