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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업무에 멍드는 보건교사] 完. 보건업무 정상화 해법은

보건교사의 10명 중 9명이 법적 직무 이외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가운데 학교 공통행정사무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보건법 제15조 2항에는 보건교사에게 직무(학생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환경위생업무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보건교사에게 부당한 업무가 부여되고 학교환경위생관리자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많은 교권침해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보건교사회를 비롯한 보건교사들은 업무정상화를 위한 학교의 공통행정사무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보건교육과 보건환경의 분리(보건교사가 수업ㆍ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시ㆍ도교육지원청의 보건전문직 배치로 보건교사 장학ㆍ교육지원 ▲적정 규모 학교에 보건교사 2인 배치 요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타 시도 환경위생 관련 업무 정상화 및 단협 현황을 살펴보면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학교 먹는 물 수질검사, 학교 공기질 측정 및 저수조 관리 업무를 비롯해 소방ㆍ전기ㆍ엘리베이터 등 법정 시설 유지 관리를 교육청에서 일관 추진하고 있다. 충청남도의 경우도 보건교사 시설관리 업무 부과를 지양하고 인천ㆍ광주교육청은 공기정화장치의 설치ㆍ렌탈 등 시설과 관련된 업무를 보건교사에게 강요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지난 2012년 물탱크 청소ㆍ소독, 먹는 물 수질검사, 방역ㆍ소독 등의 15개 사업을 지역교육청 및 교육청으로 이관했다. 천아영 경기도보건교사회 회장은 정기적 시설물 검사와 청소 업무는 교육지원청에서 일괄 실시해 예산 절감, 학교 지원을 통한 교원업무 경감, 정확한 검사 및 데이터 누적 관리의 효율성으로 학교 내 구성원 사이 갈등을 줄여 상호 협력하는 학교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유 경기대 초빙교수는 일례로 학교진학상담의 경우 진로진학상담부를 설치, 모든 교사가 업무를 분담하도록 하고 있는 것처럼 학교의 공기질 관리 등 환경시설 문제도 사무분장에 학교환경부를 별도로 설치해 모든 교사와 행정실이 분담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업무 폭탄으로 인해 보건수업 및 학생 처치 등의 본연의 업무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수년간 제기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의 고뇌는 한층 더 깊어진 판국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보건교사 업무의 경우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나 견해가 워낙 큰 사항이라며 최근 보건실 이용학생이 급증하는 사회적 배경 속에 도교육청 관련 부서, 보건교사, 행정실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학교 현장에서 갈등의 원인이 됐던 공통행정사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숙기자

[과도한 업무에 멍드는 보건교사] 3. 무시당하는 보건수업

#1. 교장ㆍ교감ㆍ행정실장과 교사들은 갑이고, 우리는 철저하게 을의 신세로, 업무 폭탄보다 무서운 건 그들의 차가운 시선이죠. 공동체의 수준은 소수자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학교 내 유일한 의료인으로 일차적인 학생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의 업무실태와 애로사항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없습니다. (A 보건교사) #2. 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오면 무조건 (네가) 해라고 지시하고, 업무 분장을 논의하면 봉사정신이 없다고 폄하하는 분위기 속에 특히 기간제 보건교사의 경우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복종형 교사를 요구하니 양질의 보건수업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학교 안의 섬이고, 봉입니다. (B 보건교사) 경기도 보건교사들이 업무 폭탄으로 학생건강권은 물론 보건수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무 정상화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교사들의 법률적 직무보다 실제 수행하는 직무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그야말로 운에 맡기는 복불복 수준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보건교사의 업무가 수량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학교장과 행정실장에 따라 그 해 업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일선 학교에선 시설ㆍ환경 업무분장을 요구하는 보건교사들에게 봉사정신이 없다,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 싸움닭, 갈등 조장자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더 큰 문제는 보건교사의 성교육ㆍ성폭력 예방교육, 흡연예방교육, 응급처치 등의 보건수업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경기도보건교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1천516명 응답) 결과, 보건교사 10명 중 3명은 보건교육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교육적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화성 장안초 유자연 보건교사는 보건교사 업무는 수량화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주관적 분석에 따른 업무량의 편차는 명확한 기준이 되는 정량화 분석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업무에 대한 서로의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룹 간 편차가 나타나 객관적 분석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재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천아영 경기도보건교사회 회장은 타 과목 교사들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교원 배치기준에 따라 학급 수 및 주당 수업시간 수 등을 고려한 교원 충원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보건교사는 다른 교사들처럼 배치기준에 업무량이나 학급 수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지적하며 학교 교직원들이 보건수업에 대해 비협조적이고 꿀보직이라 인식 속에 교사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분위기가 보건교사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과도한 업무에 멍드는 보건교사] 2. 보건실 이용 급증

경기도 보건교사들이 독박 업무로 학생들의 건강권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가운데(본보 20일자 1면) 도내 학생들의 연간 보건실 이용건수가 1천만 건을 넘어서는 등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연간 보건실 이용건수는 2016년 1천231만 건, 2017년 1천242만 건, 2018년 1천298만 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인당 보건실 이용건수도 연간 10.9건으로 집계됐다. 연천군은 학생 1인당 보건실 방문횟수가 무려 23.8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안성시(17.6건) ▲여주시(16.4건) ▲이천시(16.3건) ▲포천시(15.1건) ▲용인시 처인구(15건) 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보건실 이용학생이 급증한 것은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한 부모 및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로 인해 보건실에서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학교 내 안전사고 증가, 약물 오남용, 자살 및 자해 증가, 신종플루ㆍ인플루엔자 등 집단 감염병 발생 등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학교생활 중 인슐린 투약을 해야 하는 소아당뇨 학생만 도내 600명이 넘는 가운데 기도흡인인공도뇨, 희귀성난치성질환 등 요보호 학생 관리 학생도 증가하고 있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분리불안장애 등으로 보건실을 찾는 청소년이 늘고 있어 보건교사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도내 A중학교 보건교사는 요즘엔 몸이 아파서 오는 학생보다 마음이 아파서 오는 학생들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학생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하다못해 현장학습 음주측정에 에어컨 청소까지 보건교사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넘쳐나는 학생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호소하며 보건실은 더이상 한가한 보건실이 아니고 보건교사는 의료인이자 교사이지 슈퍼맨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건교사 B씨는 언제, 갑자기 사고나 고소ㆍ고발에 휘말릴까 걱정하며 혼자 동동거리길 21년이나 했는데 남은 건 각종 질병과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이라며 혼자 1~2천 명의 과밀학급을 담당하는 것은 시한폭탄 들고 노동하는 것인데 현장에선 보건교사가 왜 아프냐는 말을 듣고 있다고 토로했다. 천아영 경기도보건교사회 회장은 학생 수와 상관없이 1명의 보건교사가 전교생을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많게는 하루에 200명 이상이 보건실을 찾는 학교도 수두룩해 점심시간에 보건실 앞에 줄 서 있는 아이들을 위해 보건교사들은 식사 시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유 경기대학교 초빙교수는 무상급식 이후 학교 무상의료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가 분출하면서 체계적인 보건교육 및 건강관리 시스템이 절실해지고 있다며 시대 상황을 반영한 보건수업과 보건교사 확대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숙기자

[과도한 업무에 멍드는 보건교사] 1. “잠깐만 기다려…학생은 뒷전”…보건교사는 시설관리 중

경기도 보건교사들이 독박 업무에 내몰리고 있다. 공기질미세먼지수질 관리에 방역하느라 바쁘다. 안전공제회 업무 처리, 석면 관리나 매월 학교 물탱크 관리까지 도맡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탱크를 열고 탁도와 색도를 측정하라고 시키는 학교장도 있다. 힘없는 기간제, 신규 임용된 보건교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은 더하다. 학생들은 방치되고, 보건교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공황장애와 같은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다스리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보는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담당하는 보건교사의 독박 업무 실태와 학교현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 보고 현장 중심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올해 23년차 보건교사로 근무하면서 해마다 2월이 가장 싫고, 힘듭니다. 왜냐 2월이 되면 교사 업무 분장이 발표되고 도교육청ㆍ지역교육청에서 교육환경개선 관련 공문이 내려오는데 그 공문이 십중팔구 보건교사한테 옵니다. 예전에 근무했던 한 학교에선 제가 화장실 휴지랑 변기비닐, 비누도 직접 갈아야 했고 정수기 필터 교환, 정수기 수질 검사, 방역도 다 제 업무였습니다. (A 보건교사) #2. 단순 업무 과다라고 하소연하는 게 아닙니다. 과밀학교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들은 하루에 120명씩 학생들 케어하느라 제때 화장실도 못 가 방광염으로 고생하고. 저는 업무 분장 과정에서 단식투쟁을 했고 집단괴롭힘에 시달리며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보건교사는 학교 안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피눈물 흘리며 악전고투 중입니다. (B 보건교사) 경기도 150만 명의 학생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2천454명의 경기도 보건교사들이 독박 업무로 학생들의 건강권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18일 경기도보건교사회가 지난해 11월 도내 2천131개 학교 보건교사를 상대로 실시한 보건교육 및 학생 건강관리 외 업무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직원 결핵검진(93.1%) ▲미세먼지(79.1%) ▲공기질 관리(67.9%) ▲정서행동(62.6%) ▲오존(57.8%) ▲폭염(22.8%) 등을 겸한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정수기 수질검사(66.4%) ▲방역(26.9%) ▲급수관 수질검사(17.4%) ▲정수기 관리(11.8%) ▲환경위생 정화구역(8.7%) ▲정화 장치 관리(7.3%) ▲수조 청소(5.8%) 등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학생이 100명인 학교도, 1천 명인 학교도 보건교사는 1명뿐인 현실 속에 학교 현장에선 각종 환경위생 및 시설 관리 업무에 시달리느라 보건교사 본연의 업무인 학생건강관리 및 보건교육을 수행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C중학교 보건교사는 업무 분장에는 명시되지 않는 안전공제회, 수질검사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보건실 방문 학생 처치와 보건 수업 준비도 버거운 상황에서 실제 학생 처치는 늘 뒷전이 되는 현실이라며 정말 바쁠 땐 기계적으로 학생들을 처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D초등학교 보건교사는 하루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명의 학생이 오는데 보건실 운영에 건강검진, 수업, 교직원 교육, 성고충 처리, 동아리 운영하면서 학교 시설까지 해야 하는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든데 밖에서 볼 땐 보건실이나 지키는 보건교사가 뭐가 그렇게 바쁘냐는 인식이 더 힘들게 한다며 이러다 진짜 학생들을 (위험한 상황시) 놓치게 되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보건교사들이 소화불량, 방광염,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심지어 공황장애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 등으로 학교를 옮기거나 그만두는 사례도 적지 않다. 천아영 경기도보건사회 회장은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보건교사의 역할과 책임감도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에 관한 지나친 확대 해석과 학교장의 자율권한 미명 하에 1인의 보건교사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데 본연의 업무를 저해할 정도라 그야말로 인권위원회 제소할 수준이라며 학교 구성원 중 소수자인 보건교사에게 건강관리라는 명목으로 각종 환경 및 시설 업무부과는 보건교사로 하여금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 하게끔 하고, 학교 내 갈등조장자, 일하지 않으려는 교사라는 부정적 역할을 덧씌우고 있다며 보건업무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선희 (사)보건교육포럼 경기지역 회장은 학교는 환경 및 식품위생 관리에 관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청이 학교환경 및 식품위생관리 대행을 선정, 점검결과를 학교장에게 제공해 불필요한 행정과정을 해소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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