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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高 병원 실습생의 눈물] 하. 전문가 제언

경기도내 특성화고교에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 과정의 병원실습에 대해 전문가와 관계기관들은 교육과정 내실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장에 대한 평가와 현장을 잘 아는 필드워커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 과정의 근본적인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병원실습 시간에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고용주 측에서 실습생을 잡무 인력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가 간호인력에 대한 수급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실습생 교육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며 또 병원에서 실습생을 가르치는 실습지도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간호조무사 교육기관의 지정평가를 맡는 한국간호교육평가원도 병원 현장 평가 등 교육과정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간호교육평가원 관계자는 병원 현장에 대한 평가는 없다며 법적으로 요구하는 최소한의 평가만 진행하고, 교육과정 내실화가 돼 있지 않다 보니 보강해 나가야 하는 것이 과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평가원이 교육훈련기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만큼 다른 정부부처나 기관이 병원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 둘을 연계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에 학생 단체들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육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남 효성고에 재학 중인 최선웅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 의장은 실습생들의 처우나 프로그램들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 교육 당국, 병원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간담회 자리가 필요하다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 및 매뉴얼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훈이연우기자

[특성화高 병원 실습생의 눈물] 중. 관리·감독 ‘총체적 부실’

방학마다 병원에서 실습생으로 일하는 특성화고교 학생들이 간호실습 대신 각종 잡무에 동원되고 있지만 정작 실습 과정을 모니터링해야 할 교육당국은 간호계열의 현장실습 운영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간호조무사 자격증 제도 역시 표준화되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해 보건간호과를 운영하는 도내 11곳의 특성화 고교 중 단 1곳만 현장점검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해당 현장점검은 사전에 일정을 공지한 뒤 이뤄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실습을 나가는 보건간호과와 관련해 지난해 한차례를 제외하고 점검한 적이 없다며 지난해 여름방학 중 한곳의 실습현장을 확인했을 때는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필수로 이수하는 병원실습의 경우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현재 학생중심 현장실습은 일정기준을 충족하는 현장실습 선도기업에서만 실시할 수 있는데, 병원은 지정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즉 학교가 직접 병원을 선정해 협약을 맺고 병원실습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학교는 학생을 실습생으로 받아주는 병원에 을의 입장이어서 병원 측에 시정요구도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간을 충족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에 병원은 별도의 현장실습 선도기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행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 과정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정ㆍ평가를 받은 교육기관이 위탁한 병원에서 780시간의 실기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현재 병원실습 교육에 대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은 없다. 이에 따라 실습생을 받는 의료 기관은 학생들이 병원 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내 A의료원 관계자는 학생들과 함께 일해보니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문 의료인이 아니라 의료행위를 직접적으로 가르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 분위기를 배우거나 비품 정리를 시키고 있다. 학생들이 해야 할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B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를 살피면서 옆에 실습생을 두고 간단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며 그 이상의 일을 시키긴 어려워 잡무에 동원하고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손을 거들어주는 사람이 생기니 편하지만, 학생 입장에선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장실습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문제풀이만 답습하는 교육평가기관들이 많았다며 따라서 자격증 응시생들에게 어느 정도의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지를 정부 차원에서 고민 중이라며 간호교육학 전문가와 현장 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해 체계를 갖춰 간호조무사를 양성하고 의료기관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훈이연우기자

[특성화高 병원 실습생의 눈물] 상. 실습의 폐단 ‘여전’

지난 2017년 현장실습 도중 기계에 깔려 사망한 이민호군 사건을 계기로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이 폐지되고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도입됐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밟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여전히 병원실습의 폐단이라는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간호실습과 관계 없는 심부름이 난무하는 특성화고 간호조무사 자격증 병원실습의 현 실태를 짚어보고, 구조적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본다. 환자복 빨래에 커피 배달까지저희는 그냥 심부름꾼입니다. 경기도내 한 특성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19)은 방학마다 병원에서 실습생으로 일한다.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에 응시하려면 병원실습 780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A양이 병원에서 하는 간호실습은 허드렛일이 대부분이다. 이물질이 묻어 있는 환자복을 빨래하고, 선배 간호사의 커피 심부름을 도맡는다. A양은 병원실습은커녕 온종일 심부름하러 다니거나 멍하니 서 있는 게 대부분이라고 하소연했다. 도내 한 병원에서 간호실습을 하는 특성화고 2학년 B양(19)도 마찬가지였다. 외래병동에서 근무하는 B양은 주사실의 포장지를 버리거나 환자를 병동까지 안내하는 일을 주로 한다. 또 병원 내 약이 떨어지면 인근 약국에서 약을 사오거나 간호사들의 잦은 커피 심부름이 주된 일과다. B양은 고등학교 입학 후 방학마다 병원실습을 다니고 있지만, 배우는 건 하나도 없다며 차라리 이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다. 무임금 노동자로 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고 자괴감만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병원실습이 심부름 실습으로 전락하면서 학생들의 처우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도내 11곳의 특성화고교에 보건간호과 등의 간호계열 학과가 설치돼 있다. 이 곳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매년 여름ㆍ겨울방학 마다 병원에서 총 780시간의 간호조무사 실습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병원에서 한 일을 실습일지에 기록한 뒤 병원, 학교에 확인을 받고 실습시간을 인정받는데, 학생들이 작성한 실습일지에는 원무과에서 복사업무, 약국 가서 환자 약 타오기 등 간호실습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이 비일비재하다. 간호실습 중인 1학년 C양(18)은 실습일지는 780시간을 채우기 위한 형식적인 일지에 불과하다며 병원에서 하는 일도 없는데, 실습일지를 채우는 일이 제일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간호조무사 교육훈련기관의 지정ㆍ평가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실습교육의 표준교육과정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간호조무사 실습교육의 표준교육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일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우선 간호조무사 양성학원과 특성화고의 운영과정을 관리하는 최소한의 규제부터 시작하면서 앞으로 단계적으로 규제 폭을 키워 의료인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훈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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