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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악취도시 오명] 하. 악순환의 고리 이젠 끊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가 또다시 악취에 뒤덮였다. 19일 연수구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6분께부터 9시30분께까지 송도동 일대에서 가스냄새가 난다는 내용의 민원 122건이 접수됐다. 연수구가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만 하루 만에 또다시 악취 민원이 집중된 것이다. 송도에서는 지난 4월 30일 악취를 시작으로 6월에 2차례, 7월에 3차례에 걸쳐 악취관련 집중 민원이 발생했다. 소방서와 연수구청으로 걸려온 민원전화만 500건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전수조사를 통해 악취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연수구는 무인포집기 추가 설치, 24시간 종합상황실 운영 등 전수조사와는 동떨어진 악취 관련 정책을 내놔 비판을 받았다. 연수구는 본보 취재가 시작되고 또다시 악취사태가 반복되자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구는 송도 인근에 있는 악취유발사업장 4곳과 가스취급시설, 생활폐기물 집하시설과 시화산업단지 등 생활폐기물 집하시설 7곳에 대해 중앙정부 차원의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고남석 구청장은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인천시 등에 소방, 경찰, 인천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가스안전공사,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기상청, 경제자유구역청, 민간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상황반을 구성해 일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악취유발 우려가 있는 시설들에 대한 악취 정보를 수집해 악취 안전지도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악취지도 구성은 악취원인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악취마다 구성 물질이 조금씩 달라 업체별 악취 데이터를 확보하면, 추후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조를 통한 원인규명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는 “과거 남동공단이 2년에 걸쳐 4천여개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악취문제 해결에 나섰는데, 연수구는 이보다 훨씬 적은 업체가 있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전수조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수조사를 마치고 나면 공정개선 등의 조치를 취해 악취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송도국제도시 악취도시 오명] 중. 당국 해결의지 있나?

인천 연수구는 최근 악취 없는 송도국제도시를 만들기 위해 선제적 대응조치를 시행한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연수구는 “담당부서에서 운영 중인 악취종합상황실을 송도 3동 주민센터 관련부서 합동으로 24시간 연중 확대 운영하고, 현재 5대 운영 중인 무인악취포집기를 11대 추가 구입해 확대운영하며, 실시간 측정기 도입도 적극 검토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민·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악취협의체 구성, 악취모니터링 요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가 내놓은 대안은 모두 사후적 조치일 뿐 악취 원인을 잡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연수구는 앞서 5건의 악취 민원이 발생했을 때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무인공기포집기로 포집한 공기의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보건환경연구원은 5번의 분석에도 이렇다 할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구청에서 샘플링(포집)해서 암호화한 뒤 가져온 공기를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는 상태로 분석하는데, 복합악취와 지정악취물질 분석은 악취 농도나 악취 구성 성분을 보는 것일 뿐 유해물질 분석이나 원인 분석은 아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무인공기포집기로 악취원인을 알려면 좁은 간격으로 촘촘히 설치해야 하는데, 11대로는 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보건환경연구원이 전문 장비를 가지고 악취 발생시 실시간으로 공기를 포집해야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구 악취종합상황실에 보건환경연구원은 빠져 있는 점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악취 역시 유전자 정보처럼 특정 물질에 따라 어느 곳에서 나온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전수조사를 통해 악취 유발요인 시설들에 대한 악취정보를 확보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통한 원인 분석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우리는 정책보조기관이기 때문에 의뢰가 들어오면 이를 수행할 뿐 시가 지시하지 않는 일을 나서서 할 순 없다”고 했다.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는 “실시간 모니터링단은 이미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악취유발 우려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악취지도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송도국제도시 악취도시 오명] 상. 반복되는 악취

세계 최고의 미래·국제도시를 꿈꾸는 송도가 ‘악취도시’로 변하고 있다. 주민들은 매일 악취 공포에 시달리며 무더운 날씨에도 창문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매번 반복되는 악취에도 아직 원인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에 더 큰 공포를 느낀다. 본보는 송도 내 악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고자 한다. 지난 4월 30일, 막 잠자리에 들려던 송도 주민 A씨(40)는 음식물 쓰레기가 ?는 듯한 악취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에는 집 안에서 나는 냄새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창밖에서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악취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A씨를 비롯해 당시 악취를 맡고 119나 연수구에 신고전화를 건 주민은 100여명에 달한다. 다음날에도 악취는 이어졌지만, 무인공기포집기를 통해 포집한 공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지난달 27일에도 악취는 반복됐다. 119신고만 128건이 접수됐다. 일부 업체가 의심을 받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입증할 증거가 부족했다. 또 악취 발생 당시 송도지역 6곳에서 포집한 공기에서는 황화합물인 황화수소가 적정 함유 기준치인 0.02ppm에 한참 못 미치는 0.0001∼0.0006ppm이 검출됐다. 관계당국이 원인을 찾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던 지난 12~13일에도 악취가 송도를 뒤덮었다. 12일과 13일에 접수된 악취민원만 각각 76건, 56건에 달한다. 3달 사이 5건의 악취 관련 집중 민원이 제기되면서 송도 주민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고민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와 연수구는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연수구는 최근 악취관련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며 송도에 악취 종합상황실을 열고 무인공기포집기 확대 설치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이는 원인을 밝히는 것이 아닌 사후 대처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 반응이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여전히 원인을 알지 못해 허둥지둥하고 있는 것”이라며 “악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부터 제대로 알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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