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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넘어 ‘가치’를 생산하는 농부를 생각하며 [review_같이 쓰는 농부사전]

블루메미술관이 파주시 후원으로 지난 5월부터 ‘같이 쓰는 농부사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농장 네 곳의 농부와 현대 미술작가 네 팀의 드로잉, 영상, 설치 11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농사를 짓지 않아도 누구나 ‘농부적 삶’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농부적 삶’의 태도로 세상 바라보기 올해 초 외국에서 유입된 검역해충 ‘토마토뿔나방’이 국내 토마토농가에서 처음 발견됐다. 토마토 잎과 줄기를 갉아 먹고 과실 내부에 세균을 퍼뜨려 작물에 2차 피해를 주는 이 해충이 발생한 여러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기후변화였다. 기후위기와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직군 중 하나가 농부일 것이다. 식량생산가이자 가치생산자로서 농부의 일과 생각을 응축해 조명한 전시 ‘같이 쓰는 농부사전’이 지난 5월부터 파주 블루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는 농장 네 곳의 농부들과 현대미술작가 네 명이 협업한 드로잉, 영상, 설치 작품 11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에서 조명하는 농부는 농업의 산업화를 위해 대량생산에 몰두하는 대농, 관행농과 구분되는 작은 농업을 지향하는 작은 농부들이다. 농작물 생산자로만 단순화될 수 없는 농부의 일과 생각의 확장성을 고민하는 다양한 작은 농부들의 이야기에서 이 전시는 ▲가치 생산자로서의 농부-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삶 ▲매개자로서의 농부-상생하는 삶 ▲연구자로서의 농부-자연을 탐구하는 삶 ▲생태 관리자로서의 농부-지속가능한 삶 등 네 개의 가치를 찾았다. 농사를 짓지 않는 95%의 인간이 농사를 짓는 5%의 인간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먹고사는 행위 이상의 생명을 지탱하는 태도와 관점의 영역을 포괄한다. 자연을 탐구하고, 자연의 흐름을 따르는 삶의 방식을 택하는 것, 공동체적 가치에 주목하고 기후위기의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삶의 태도는 농사를 짓지 않아도 누구나 ‘농부적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의 흐름과 인간의 삶 2013년 개관한 블루메미술관은 살아있는 나무를 감싸 안고 지어진 바이오필릭(Biophillic) 건축의 모습대로 2017년 정원문화에 관한 현대미술 전시를 시작으로 자연주의 정원 자체가 상설전시 작품으로 설치된 곳이다. 미술관의 중정은 정원사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며 상시 가꾸고 있으며 이번 전시도 정원사들과 교류하며 알게 된 농부의 삶과 가치를 알리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백정기 작가×그래도팜 원승현 농부, 김준서·강민지 작가×종합재미농장 김신범·안정화 농부, 조호영 작가×뭐하농 이지현 농부, 스몰바치 스튜디오 강은경 작가×고양찬우물농장 이상린 농부 등 네 팀의 농부와 작가를 선정하고 매칭해 공간을 조성했다. 김준서 작가의 ‘콩쟁반, 2024’ 작품이 전시장 한가운데에 매달려 있다. bldc 모터와 컨트롤러 아래 씨앗이 담긴 쟁반이 시소처럼 왔다 갔다 한다. 한쪽으로 기울 때마다 들리는 씨앗 쏟아지는 소리가 이삭을 털어내는 탈곡기 소리 같기도 하고, 빗소리 같기도 하다. 바람에 따라, 기울기에 따라 움직이는 씨앗을 통해 자연의 흐름과 그에 따르는 인간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거대한 순환 고리 안에 농부의 삶과 나의 삶이 연결돼 있음을, 나아가 기후위기와 맞닥뜨린 우리가 가져야 할 사고의 전환과 또다른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전시는 11월 17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 백스테이지 ‘첫 공개’.... NJP 커미션 ‘숨결 노래’ [전시 리뷰]

각기 다른 작품의 톤과 목소리가 어우러진 노래소리는 어떨까. 어우러짐의 소리가 하모니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각자의 소리가 충분히 어우러지고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네 명의 큐레이터와 네 명의 작가가 개성을 담아 동시대 예술을 선보이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지난 12일부터 선보이는 기획전 NJP 커미션 ‘숨결 노래’다. ‘NJP 커미션’은 백남준아트센터가 처음 선보이는 형식의 전시로 ‘수행하는 미술관’, ‘실천하는 미술관’으로서 미술관과 예술의 의미를 다시 성찰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외부 큐레이터를 포함한 네 명의 학예사가 공동 큐레이팅 하고, 네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표현 형식 등으로 작가 본연의 예술 세계를 드러낸다. 먼저 정시장에 들어서면 앤 덕희 조던 작가의 공중 설치 작품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환영한다’가 눈길을 끈다. 백남준에게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오래된 구형 컴퓨터, 플럭서스 퍼포먼스,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손으로 구성됐다. 관객이 다가오면 공중의 손이 진자 운동을 시작하며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피아노는 연주 소리와 화려한 빛을 내며 관객에게 응답한다. 작품은 관객과 기술, 예술이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그렸다. 에글레 부드비티테 작가는 인간과 동물, 식물의 공생을 강조하는 비디오 작품 ‘퇴비의 노래: 변이하는 몸체, 폭발하는 별’을 선보였다. 고대의 자연이 잘 보존된 리투아니아 쿠로니안 스핏의 소나무 숲과 모래 언덕에서 만들어진 작품은 현지의 학생과 안무가가 함께 등장한다. 이들은 이끼로 뒤덮인 땅에 몸을 의지하거나 수평선을 따라 전진하고, 모래톱에서 뒹굴며 신체의 여러가지 동작을 보여준다. 작가가 만든 몽환적인 사운드와 원시적인 자연, 다양한 특징의 몸을 결합해 초자연적인 감각을 고조시켰다. 전시는 ‘회전초’를 통해 식물의 점진적이고 대대적인 이동을 보여주는 최찬숙 작가의 비디오 설치 작품 ‘더 텀블’로 이어진다. 작품은 바람이 불면 스스로 뿌리를 끊어내고 바람에 굴러다니며 씨를 흩날리는 회전초의 삶의 방식과 나선운동에 주목해 만들어졌으며, 작가는 이 같은 회전초의 모습에서 밖으로 밀려나는 존재들을 담아냈다. 영상은 애리조나 등 회전초를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과 회전초를 포착한 드론의 시선,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생동하는 회전초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준다. ‘더 텀블’은 3부로 구성된 작업의 1부에 해당하는데, 전시장에선 미군 참전용사와 아메리카 원주민 공동체의 연합을 다룬 2부 ‘더 텀블 올 댓 폴’로 이어진다. 특히 우메다 테츠야 작가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숨겨진 공간을 탐험하는 투어 퍼포먼스 ‘물에 관한 산책’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시장이 아닌 미술관의 숨겨진 공간에 작품을 배치해 관객이 작품을 발견하면서 50분간 미술관을 오롯이 경험하도록 했다. 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인 ‘TV 정원’, ‘TV 물고기’, 백남준의 뉴욕 작업실 아카이브 ‘메모라빌링’은 작가의 연출에 따라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또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던 각종 사무실 등 백남준아트센터의 백스테이지를 처음 공개해 미술관의 건축적 매력과 새로운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 ‘물에 관한 산책’은 지난 13일부터 한 달 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0분 간격으로, 1일 총 6회 진행된다. 이채영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팀장은 “네 명의 작가들이 인간중심주의로 인해 피폐화된 생태와 자연을 돌아보고 주변 사물들과의 연대를 표현하는 것으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며 “전시를 통해 미술관이 동시대에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예술로 소통하는 현장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15일까지.

문학 그리고 예술, 시민을 만나다…‘노작문학축전’ 21일부터

어린이 백일장, 문학기행, 전시회, 작가와의 만남, 생태 인문학 특강, 연극 및 노래 공연, 영화 상영회…. 예술과 체험이 한바탕 어우러지는 가을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진다.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총 8일간 ‘노작문학축전’을 개최한다. 노작문학축전은 노작 홍사용 시인의 자유로운 예술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한 차례 열리는 행사이다. 나라 잃은 시대에 문학, 연극, 작사 활동으로 보여준 노작의 자유로운 예술정신이 노작문학축전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되살아난다. ■ ‘나는 하고 싶은 소리를 다- 불러봅니다’…노작 홍사용 시인 예술정신 기념 올해 주제는 ‘나는 하고 싶은 소리를 다-불러봅니다’이다. ‘백조’ 창간호 서시로 실린 노작의 ‘백조(白潮)는 흐르는데 별 하나 나 하나’의 한 구절로 이번 문학축전이 자신을 표현하는 일의 커다란 기쁨을 드넓게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취지를 담았다. 어린이가 참여하는 백일장, 그림책 전시발표회 등에서 미래 세대의 순수한 매력과 진솔한 자기표현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문학축전의 형식 콘셉트는 ‘찾아가는 문학관’이다. 전시실, 산유화극장,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기존 프로그램이 반석산 맨발 산책길, 반석산 에코스쿨, 독립서점, 송린이음터, 동탄1동 노작주민축제 개최장 등으로 장소를 넓혀 진행된다. 문학관을 매개로 작가와 시민이 소통하고, 시민과 시민이 연대하고,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아낌없이 포옹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 시인, 소설가, 동화작가, 카투니스트, 영화감독과의 만남 형식의 강연 및 해설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문학축전은 문학관 소속 시민창작동아리 ‘돌모루낭독회’의 공연으로 문을 연다. 돌모루낭독회에선 노작의 대표적인 희곡 작품 ‘제석’이 100여 년 전의 말투와 현장감 있는 낭독으로 새롭게 되살아난다. ‘남한강의 문학을 찾아서’를 주제로 한 문학기행은 문학관 동아리 회원과 함께 남한강과 충북 충주 일원으로 향한다. ▲여주 신륵사 ▲신경림 시인 생가 ▲충주 노은초등학교 ▲신경림 시인 묘소 ▲중앙탑 및 탄금대 유람선 체험 ▲목계나루 강배체험관을 차례로 탐방할 예정으로 남한강 유역의 문학과 평전(評傳) 장르에서 정평이 나 있는 안재성 작가가 동행해 여행의 재미와 의미를 더하는 해설을 선보인다. ■ 문학·영화·연극·공연·강좌가 어우러진 8일…시민의 일상에서 함께하는 예술 2024 노작홍사용문학관 상주작가 프로그램도 다수 진행된다. 노작홍사용문학관의 산유화극장에서 이금이 작가의 ‘독자와 함께한 밤티마을 이야기’가, 화성시 영천동의 독립서점 에센츠에서 ‘엄마사용법 김성진 작가와의 가을소풍’이 정란희 상주 작가의 진행으로 개최된다. 새솔동의 송린이음터에서는 정란희 작가가 그림책 강좌를 마무리하며 ‘나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 전시발표회’를 연다. 총 3강으로 진행되는 생태 인문학 특강 ‘반석산 맨발의 인문학’과 생태학자 유기쁨, 현장 과학자 우동걸의 강연, 다큐멘터리 생태독립영화 ‘수라’ 상영회와 황윤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된다.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의 최종 3팀의 본선 공연은 27~28일 이틀간 이어진다. 본선 경연을 통해서 대상 수상 극단과 희곡상 수상 작가가 결정된다. 관람은 무료이며, 선착순 40명에 한해 관람할 수 있다. 노작문학축전의 마지막 날인 28일엔 시민을 위한 다양한 행사부스가 운영된다. 책갈피 만들기, 문장상담소, 테이블 인형극 등이다. 돌모루낭독회의 테이블 인형극은 같은 시간대에 동탄1동 노작주민축제에서 진행된다. 또한 독립서점 부스, 이벤트 및 체험 부스, 과월호 및 간식 나눔 부스도 함께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 김형현 한국카툰협회장이 진행하는 시 카툰전 ‘짧은 시, 긴 그림자’의 도슨트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선생님을 위한 시인과 함께 걷는 노작 시숲길’은 전국 국어교사 80명이 참여하는 문학 프로그램이다. 특별강연, 작가와의 만남, 시숲길 체험 등이 진행된다. 도종환 시인의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역대 노작문학상 수상 시인이 교사들을 위한 문학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회 수상자인 안도현, 손택수(13회), 박소란(20회), 금년도 수상자인 황유원 시인이 현장 교사들을 문학 강연을 선사한다. 오후 5시부터 열리는 시상식은 ‘이등병의 편지’ 원곡자 김현성의 오프닝 노래 공연, 제24회 노작문학상(황유원 시인 수상), 제2회 음유시인문학상(강허달림 수상), 제7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 대상 및 희곡상(현장발표) 시상식, 가수 강허달림의 축하공연 등이 이어진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장은 “많은 분이 부담 없이 노작문학축전을 찾아주시고 즐겨주시면 좋겠다. 특례시 출범을 앞둔 화성시의 위상에 걸맞은 거점 문화시설로서 기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작문학축전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노작홍사용문학관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제13회 경기도 청렴대상’ 단체 부문 우수상 수상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제13회 경기도 청렴대상’에서 단체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3일 경기도청 단원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재단은 총 4개 부분(기관, 단체, 개인, 부서) 가운데 단체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경기도는 2012년부터 매년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청렴도 향상 및 부패방지에 크게 기여한 기관, 단체 또는 공무원 등을 발굴해 ‘경기도 청렴대상’을 매년 수여하고 있다. 재단은 전 직원이 청렴교육을 이수하는 등 청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이고 계약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계약업무 개선 계획을 수립, 다양한 업체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수의계약 제도를 개선하는 등 반부패 청렴사회 구현에 앞장서 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경기도 공직유관단체 청렴도 평가 결과 공직유관단체 유일하게 1등급을 달성, 청렴 멘토링 프로그램 ‘멘토기관’으로 참여하는 등 청렴 공직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는 평이다. 김혜순 대표이사는 “경기도 청렴대상을 수상해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공정하고 청렴한 재단 운영을 통해 도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가을 농촌 보며 예술 한 스푼…‘제3회 국립농업박물관 어린이 예술대회’

국립농업박물관(관장 황수철)은 ‘제3회 국립농업박물관 어린이 예술 대회’를 오는 28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우편으로 작품을 접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풍성한 가을 농업·농촌을 직접 보고 느낀 점을 그림에 담도록 현장 그리기 대회로 열린다. 전국의 초등학생 연령 어린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그림 형태의 구분 없이 주제성(30), 완성도(30), 독창성(20), 표현성(20)을 심사해 우수작품을 선정한다. 수상자는 대상 1명(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부상 50만원 상당), 최우수상 3명(국립농업박물관장상, 부상 30만원 상당), 우수상 16명(국립농업박물관장상, 부상 10만원 상당) 등 총 2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대회 당일에는 그림 대회뿐만 아니라 농촌마을 이야기, 반려동물 간식 만들기, 농기구 만들어보기, 다듬이 공연 등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 신청은 오는 26일 오후 11시 50분까지 국립농업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황수철 국립농업박물관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청명한 가을날 우리 농업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고, 어린이가 생각하는 풍성한 가을 농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장으로 변한 학교, 문학작품이 눈 앞에”…수원시립공연단 ‘찾아가는 예술무대’

수원시립공연단이 이번 달부터 개학을 맞이한 수원시 관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교과서에서 보던 문학작품을 안무와 노래, 연기가 곁들어진 작품으로 감상하는 ‘찾아가는 예술무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찾아가는 예술무대’는 수원시립공연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사회복지시설, 학교, 도서관, 기업체 등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가 적은 시민 및 공연장 접근이 어려운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올 9월부터 학교를 중점으로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교육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목했다. ■ 공연장으로 변한 ‘우리 학교’ 하반기 수원시립공연단 찾아가는 예술무대의 테마는 ‘낭독’으로 서양의 명작동화 ‘신데렐라’와 국내 초중고 필독 소설인 김유정의 ‘봄봄’이다. 첫 번째 낭독극 ‘신데룰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명작동화 ‘신데렐라’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구성한 낭독 뮤지컬이다. 생생한 연기와 함께 학생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와 노래가 공연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대의 여성상에 대한 성찰을 통해 학생들이 지금의 사회에서 스스로의 가치와 역할을 고민해 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두 번째 낭독극 ‘봄봄’은 작가 김유정의 단편소설을 해설과 연기가 더해진 낭독 콘서트 형식으로 꾸민다. 일제강점기 농촌 사회의 일상과 인간 본성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을 수원시립공연단 극단원들이 섬세한 연기로 각각의 캐릭터를 표현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을 낭독이라는 장르로 접했을 때 나타나는 새로운 경험과 교육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 직장인 위한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 올 2월을 시작으로 공직자 대상 직장교육, 빛누리아트홀 개관식 등 다양한 곳에서 선보이고 있는 기업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는 수원상공회의소와 협력, 하반기에는 관내 기업을 두루 찾아다닐 예정이다. 지역경제 발전에 힘쓰는 중소기업을 찾아가 뮤지컬 한 편을 통해 조직 내 올바른 소통과 팀워크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찾아가는 예술무대 초청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수원시립공연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국악 세계화에 온 힘”

“이전에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국악관현악’의 길을 연주자들과 함께 땀 흘리며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예술단이 되도록 단원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도전과 자유로움으로 대표되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김성진 예술감독은 국악관현악과 서양 오케스트라의 ‘경계’를 걷는 지휘자로 통한다. 동서양의 뛰어난 작곡가, 연주자들과의 협업으로 국가와 장르를 넘어선 새로운 음악을 창작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수장이 된 김 예술감독은 ‘고향의 정서로 국악의 세계화’를 모토로 한다. 그를 만나 예술단 운영 구상을 포함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 경기시나위 음악의 역동적 변화·국악당 활성화…‘정상’으로 가는 여정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1996년 ‘경기도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전통 음악의 계승 및 발전’을 목표로 창단한 경기도를 대표하는 예술단체다. 정악, 민속악, 궁중음악부터 무용음악, 관현악,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 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유일의 예술단이기도 하다. 김 예술감독은 취임 이전부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연주력과 레퍼토리를 다각도로 분석했고 취임 후에는 나아가야 할 방향을 꼼꼼히 설계했다. 그는 “취임한 직후에는 ‘음악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경기도는 땅도 넓고 인구도 많은데 용인에 있는 경기국악원 국악당엔 좀처럼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시나위의 음악이 역동적으로 변화해 정점에 올라야 하는 건 물론이고 국악당 역시 경기도민과 음악을 만드는 단원 모두에게 국내 최고의 장소가 되도록 제반 시설 등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클래식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지휘법을 공부한 김 예술감독은 1993년 KBS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하며 국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 청주시시립국악단 예술감독, 서울시청소년국악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특히 서양음악 전공자로는 최초로 국악관현악단장, 예술감독 등을 맡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악기 간 조화, 박자 등을 다듬어 정교함을 더하고 한국적 정서를 소리로 구현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경계’에 서 있는 국악지휘자로 이름을 떨쳤다. 김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국악의 대중화’, ‘국악의 세계화’라는 지향점이 같아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보석’ 같은 경기시나위 단원들은 모두 음악에 ‘진심’이다. 연주회 레퍼토리가 정해지면 전체가 함께하는 연습 외에 단원 개개인이 모두 연습실을 찾아 밤 늦게까지 곡을 분석하고 쉼 없이 연습한다”고 말했다. ■ 성공 신호탄 쏘아 올린 ‘국악당 활성화’ 김 예술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경기국악원 국악당의 활성화를 과제로 꼽았다. 용인 경기국악원은 한국 전통예술을 활성화시키고 도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2004년 개관했다. 공연장과 함께 강습실, 합주실, 악기보관실 등 제반사항을 갖추고 있지만 일부 시설이 노후하고 국악 공연만 진행되는 데다 그마저 코로나19 등으로 공연이 줄어들자 점차 국악당을 찾는 관객들도 뜸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김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대부분 공연을 국악당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에 이뤄진 경기시나위의 세 차례 공연이 모두 국악당에서 진행됐는데 특히 모든 공연이 매진을 기록하며 국악당 활성화 성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월30일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경기시나위의 레퍼토리 공연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관현악, 민요, 사물놀이, 전통음악, 무용 등의 친숙하고 쉬운 음악으로 주말 콘서트를 진행했다. 국악이 어렵지 않도록 방송인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린데만이 해설자로 나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각기 다른 테마로 5월25일(효), 7월27일(전통) 공연을 이어갔고 모두 큰 인기를 얻었다. 김 예술감독은 “국악당에서 어느 날 반대편을 바라보니 대단지 아파트가 눈에 띄었다”며 “그 순간 아파트 주민들만 오셔도 국악당이 충분히 만석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후 4시’ 콘서트를 친숙하고 쉽게 바꿔 알렸고 결과가 좋았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경기시나위와 국악당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선보인 국악인형극 ‘천하태평 지구를 지켜라!’는 어린이 관람객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전석 매진을 기록, 한 차례 예정이었던 공연을 두 차례로 늘려가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김 예술감독은 하반기 송년음악회를 비롯해 상반기에 성공을 거뒀던 레퍼토리 공연 등을 내년에도 국악당에서 꾸준히 선보여 국악당의 안정적 활성화를 이끌 계획이다. ■ 경기시나위만의 지속가능한 음악…‘레퍼토리 확장’ 그가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 확장’이다. 서양 오케스트라의 경우 말러, 베토벤, 드보르자크 등 주요 레퍼토리를 내세우고 관객들이 찾는 반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손에 꼽히는 레퍼토리가 특별히 없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그동안 공들여 수많은 연습 끝에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도 연주회마다 새로운 레퍼토리가 등장하거나 초연되고 사라지는 곡이 많아 작품 간 연계성이 부족해 단절돼 왔다. 이에 김 예술감독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에도 무대에 올린 작품들이 축적되고 연속성을 가져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레퍼토리 창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요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확장해 관객층을 두텁게 만들고 청중이 꾸준히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김 예술감독은 “찰나에 반짝이다 사라지는 음악이 있고, 지속적으로 사랑받으며 길게 가는 음악이 있다. 우리는 아직도 200년, 300년 전에 만들어진 클래식을 듣기 때문에 후자는 클래식에 속한다”며 “빛이 사라지는 동시에 청중도 사라지는 음악이 아닌, 고유의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연주되고, 청중에게 익숙해지는 곡, 경기도이기에 만들어질 수 있는 고유의 곡이 필요하다. 한 번 짓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지어 수확물을 계속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4월 수원시립합창단과 함께 경기민요를 합창으로 선보인 ‘노랫가락’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5월에는 시대를 풍미한 대중가요 ‘봄날은 간다’를 국악관현악 버전으로 선보여 우리 악기에 대한 애정 등을 녹여내며 주목받았다. “듣는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한다”는 김 예술감독은 “지휘자는 무대에 서기 전 80명의 소리를 듣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제일 많이 듣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악을 일정한 틀에 가두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청중에게 사랑받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데에도 빈틈이 없다. ■ 이탈리아, 튀르키예에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 알린다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 우리 여기에 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김 예술감독은 ‘국악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달 튀르키예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이달 이탈리아에서도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17일엔 이탈리아 밀라노 카르카노극장에서 우리 장단과 가락의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알리고 20일엔 제노바 폴리테아마 제노베제극장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이들 공연은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다. 김 예술감독은 국악에 대한 우리의 익숙함이 외국인에겐 생소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생소함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조화를 찾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전통이 살아있는 곡, 또 이탈리아에서 사랑받는 곡을 우리 음악과 혼합한 곡 등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공연에선 한강수타령 주제의 의한 국악관현악 ‘이화 도화 만발하니’로 무대의 포문을 연다. 이 곡은 경기민요 ‘한강수타령’ 선율을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곡명은 경기민요 ‘사철가’의 가사에서 가져왔다. 곡은 가야금의 잔잔한 선율로 시작해 봄의 신선한 바람과 희망을 상상하게 한다. 특히 다양한 리듬 패턴을 사용해 역동적 변화, 미래를 향한 도전과 희망을 힘차게 표현한다. 이어 대나무로 만든 한국의 전통 관악기 ‘파리’의 독특한 선율과 전통적인 색채가 잘 표현된 ‘창부타령’을 선보인다. 또 한국의 무속음악에서 유래된 ‘비나리’를 사물악기 반주와 국악관현악에 맞게 편곡해 우리 전통의 정서를 이어간다. 특히 국악관현악과 두 명이 이탈리아 오보에 연주자가 함께하는 협연곡 ‘Transfiguration’이 연주될 예정이다. 이 곡은 구슬프지만 서정적이며 우아한 선율이 돋보이면서도 빠르고 강렬하며 역동적인 리듬 전개가 특징이다. 국악관현악과 서양악기 오보에와의 새로운 음악적 구조의 배합을 시도하며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 작곡돼 의미가 있다. 무대의 마지막은 ‘나부코아리랑’이 장식한다. 한국 대표 민요인 ‘아리랑’과 이탈리아 오페라 ‘나부코’의 합창곡 ‘Va, pensiero’가 조화를 이루는 곡으로 앞으로 계속될 한국-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만남을 희망하는 의미를 담았다. ■ ‘가장 사랑받는 경기도 예술단’ 향한 도약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국악관현악을 연주하는 유일무이한 예술단이다. 우리의 전통음악이자 고유한 창작음악을 선보이면서도 다양한 예술장르와 융합하는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국악의 대중화,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김 예술감독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를 경기도뿐만 아니라 국내, 전 세계의 ‘보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김 예술감독은 경기민요를 통한 경기도 천년 유산의 지향, 판소리와 합창 등이 어우러진 복합적·입체적 무대, 관객들과의 쌍방향 소통, 찾아가는 음악회 등으로 ‘가장 사랑받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를 꿈꾼다. 특히 ‘대한민국 악단 중 앙상블이 가장 좋다’, ‘레퍼토리가 가장 많다’, ‘프로그램을 정말 잘한다’ 등의 평가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12명의 젊은 작곡가들의 초연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十二 작곡가’ 공연과 미래의 명인을 발굴하기 위한 ‘젊은 명인’ 공연도 마련했습니다. 내년에도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와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작품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십시오.”

경기도자비엔날레 주제전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함께 살아간다는 것’ 고찰

인종, 민족, 역사를 연결해 온 ‘도자’를 통해 ‘협력’의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한국도자재단은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제12회 경기도자비엔날레’의 주제전 ‘투게더_몽테뉴의 고양이’를 통해 협력의 중요성과 현대사회의 소외에 대해 탐구한다. 경기도자비엔날레의 본전시인 주제전에서는 14개국 26명 작가의 작품 75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6세기 프랑스 철학가 미셸드 몽테뉴가 언급했던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찌 알겠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함께 살아간다는 것’, ‘진정한 협력’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이번 전시의 특별한 키워드 중 하나는 ‘어린 아이들’이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아이 관련 작품을 찾아보며 미술관이 주문한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세계와 함께: 순환하는 대지의 질서’에서는 자연, 동물, 인간의 균형있는 상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어린이들의 영웅인 ‘삐삐 롱스타킹’과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모습을 형상화 한 마리떼 반 데어 벤 작가의 작품 ‘네가 어떻게 감히’가 관람객을 맞는다. 용감하게 우뚝 선 자세, 강렬한 눈빛 등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환경운동가로서 전쟁에 나서겠다는 그레타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작용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두 소녀를 융합해 작품의 의미를 더 강력하게 표현했다. 킴 시몬손의 ‘모스 피플’ 역시 아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다. 겉보기엔 매혹적이고 신비로운 숲 속의 요정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들의 표정은 어둡고 공허하다. 현대사회의 분쟁 등으로 지구에 종말이 찾아오자, 아이들이 스스로를 이끼로 위장한 채 숲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작품을 통해 미래 세대의 건강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어른들의 역할을 돌아보게 한다. 2부 ‘타자와 함께: 우정에 대하여’에서는 퀴어, 유색인종, 이주민 등 사회적 타자로 여겨지는 이들을 환대하고 세심한 관계를 맺는다. 팁 톨랜드 작가가 만든 정교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도자 인물상 ‘백색증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가 대표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알비노 아이들의 신체가 부와 권력,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그릇된 미신이 있어 종종 그들의 신체 일부가 절단돼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이 작품은 실제 사람의 두 배 크기로 제작해 알비노 아이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흑인가족의 비참함을 극대화하고 탄자니아의 비인격적인 이야기를 고발한다. 이어 전시의 3부 ‘자신과 함께: 디지털 세상 속에서’는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개인 소외 등을 조명하며 관계의 회복에 집중했다. 강용석 작가의 작품 ‘귀로’는 디지털 환경 속 단절된 노인소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인들의 신체를 양 옆으로 압축해 납작해진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이를 통해 연약함과 참담함을 극대화했다. 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리어카를 끄는 나이든 여성의 모습을 흰 자기로 표현, 정체성이 희미해져 하얗게 발화된 것을 묘사했다. 전시의 마지막은 황 춘마오 작가의 작품 ‘핑크 드림 미러’로 장식한 만찬장에서 끝난다. 그의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표면에 금칠을 더해 웅장함을 갖췄다. 식사를 하면서 유대감을 쌓듯 도자기가 가진 근본적인 힘을 통해 존중과 배려로 화합의 장을 이루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임미선 예술감독은 “세상을 이루는 4원소인 공기, 물, 불, 흙이 결합된 도자예술을 통해 지구 속 복잡한 이슈들 사이의 ‘투게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했다”며 “주제전을 통해 우리의 ‘삶의 토대’를 스스로가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관해 공감하고 실천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사립 뮤지엄 ‘연합展’⋯ 우리가 사랑한 실학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경기 남·북부의 문화예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북부 권역에 있는 사립 뮤지엄들과 똘똘 뭉쳤다. 실학박물관을 비롯한 동·북부의 공·사립 뮤지엄 7곳은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연합전시를 추진해 경기 북부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시동을 건다. 16일 실학박물관에 따르면 실학박물관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3월까지 경기 동·북부 공·사립 뮤지엄 6곳과 함께 ‘다산 정약용과 한강’이라는 공동 주제로 연합전을 개최한다.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연합전은 경기도 내 최초로 공·사립 뮤지엄이 북부 권역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서 경기 남부 권역과 북부 권역간에는 문화시설 불균형 등으로 인한 문화 격차가 심각한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연구회가 지난해 발표한 ‘경기도 남부·북부의 문화관광 분야 격차 해소 및 균형발전방안 연구’를 보면 2021년 기준 남부엔 박물관이 85곳(66.4%) 있는 데 비해 북부엔 43곳(33.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 역시 남부엔 36곳(66.6%), 북부엔 18곳(33.3%)이 있어 북부의 문화시설 수가 남부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연구회가 지난해 도 공무원 3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기북부가 남부보다 문화관광 분야가 낙후돼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57.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에 뮤지엄 7곳은 연합전시를 통해 동·북부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을 더욱 알려 북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한강·정약용 등을 통해 북부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서호미술관은 ‘다산, 강따라 마주하다(10월18일~12월8일)’ 전시를 통해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의 강으로 합쳐져 한강으로 흐르는 지점을 주제로 풀어낸다. 정정주, 고산금, 신형섭, 강애란 등 4명의 작가가 다산이 추구했던 실학의 세계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펼친다. 한강뮤지엄은 정약용의 생각과 지혜를 재조명하는 현대미술전 ‘타라탁탁-열수(洌水)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雅言覺非)(10월1일~2025년 3월9일)’를 개최한다. 열수는 정약용이 고향인 한강변을 지칭했던 말이고, 아언각비는 유배 후 고향으로 돌아와 1819년 저술한 서적이다. 한강뮤지엄은 열수를 주제로 한 실외전에서 한강에 대한 정약용의 애정을 보여주고, 아언각비를 주제로 한 실내전에서 현대인의 말과 정보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실학박물관은 아버지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내린 ‘하피첩’, 정약용이 고향의 사계절을 노래한 ‘소천사시사’ 등의 유물을 현대예술로 표현한 전시 ‘정약용과 한강, 두강(斗江)에서 만나다(12월~2025년 2월)’를 선보인다. 실학박물관은 연합전시를 종합해 현대예술과 실학의 학술을 융합할 계획이다. 또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중심으로 한 교육 체험 행사 ‘정약용을 그리다(10월1일~31일)’를 기획했다. 광물, 화석, 암석 채취 자료를 바탕으로 ‘한강’과 ‘정약용’을 주제로 한 3종의 역사·과학 융합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모란미술관은 정약용의 기예론에 담긴 정신을 실현하는 ‘모란 청소년 입체미술 공모행사(8월22일~12월27일)’를, 프라움악기박물관은 정약용을 기념해 야외 오페라와 실내 한국 가곡을 공연하는 ‘음악이 흐르는 한강(10월26일)’을, 남양주시립박물관은 ‘정약용 문화제’ 기간에 ‘다산 정약용, 실학을 집대성하다(10월11일~12일)’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한국희 우석헌자연사박물관장은 “공·사립 뮤지엄이 만나면 각각 다른 콘텐츠로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한 걸음을 뗀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며 “경기도의회와 경기문화재단 등의 도움으로 첫 단추를 잘 끼었으니 발전적으로 나아가 경기 북부의 자연, 역사, 유물 등을 널리 알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공·사립 뮤지엄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지역사회,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길 바란다”며 “실학의 현재적 가치, 실학의 동시대성을 조명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현재 당면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실학의 가치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균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남양주 1)은 “뮤지엄들의 ‘유쾌한 반란’으로 관객들이 새로운 시도, 재창조의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라며 “연합전시를 플랫폼화 해 해마다 동·북부 뮤지엄들이 도민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독서도 놀이처럼, 책과의 벽을 허무는 ‘독서 캠핑 가볼까’ [공간의 재발견_여주도서관]

여주시는 시민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읍·면에 1개 관의 도서관을 설치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여주도서관은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처럼 여주시립도서관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남한강 품은 도서관 남한강은 여주시의 상징과도 같다.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원과 도시가 공존하는 여주만의 독특한 풍경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그런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여주도서관은 지역주민들에겐 독서에 대한 만족감을, 근교 나들이를 나선 방문객에겐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2012년 3월 29일 개관한 여주도서관은 여주시의 독서문화진흥정책, 도서관발전종합계획 등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여주시의 중앙도서관이다. 여주도서관의 특화 자료로는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다문화 도서와 도예 관련 전문 서적, 정기간행물을 꼽을 수 있다. 열람실 및 종합자료실 등이 있는 도서관동 건물과 각종 특강과 독서문화 프로그램,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문화동 건물이 나뉘어 있는 것 또한 특징이다. 연면적 4천245.11㎡의 도서관동은 지상 4층 규모로 돼 있으며 1층에는 북카페, 북큐레이션 전시공간이 배치돼 있고 2층엔 어린이자료실, 3층과 4층엔 각각 종합자료실과 디지털자료실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주도서관 자료실은 남한강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열람실 전면에서 풍경 조망이 가능하다. 이런 이점을 활용해 마련한 창가 자리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고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서도 놀이처럼, 책과 함께하는 삶 여주도서관은 좋은 휴식 공간으로 주목받는 만큼 책과의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예로 어린이자료실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체험공간 ‘PLAY PLAY’를 조성해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독서뿐 아니라 블록놀이, 미로찾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아름다운 풍광을 활용해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도서관 야외 공간을 꾸밀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도서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속적으로 특색 있는 장서를 구비하고 있으며 변별력 있고 수준 높은 독서프로그램과 독서진흥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여주도서관 사서들이 선정한 주제로 북큐레이션을 기획·전시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위한 ‘여주 인문학 특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주도서관을 비롯한 여주시립도서관은 영유아 독서 습관 형성에 주목하며 ‘독서진작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임산부 및 0~3세(35개월) 영·유아에게 책꾸러미를 나눠주는 ‘북스타트’ 사업을 필두로 4~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천 권의 책을 읽게 하는 ‘내 아이 인생 성공 천 책(내천책) 프로젝트’, 7~12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초등학생 독서 능력 향상 프로젝트(초능력)’ 등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성인 이용객들이 세계고전문학에 관심을 갖고 완독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고전문학 백 권 읽기(고백) 프로젝트’, 여주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독서마라톤’, 마을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독후활동을 독려하는 ‘경로당으로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 등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촘촘한 독서진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 일곱 번째로 큰 여주시는 넓은 크기 탓에문화적 혜택이 고르지 못하다는 지역적 고민을 타파하기 위해 각 읍·면지역에 도서관 1개 관을 짓는 것을 목표로 공공도서관 확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주·세종·점동·흥천·금산·대신·도서관 및 북내작은도서관·산북작은도서관·여주기적의도서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2026년 말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강천면 공공도서관이 준공되면 각 읍·면 공공도서관 설치가 마무리된다. 여주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의 기본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할 수 있는 한 많은 시도를 할 생각”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이 소중한 장소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내면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주도서관 주소 : 여주시 여양로 190-17(천송동) 운영시간 : 월~목: 오전 9시~오후 10시(어린이: 오전 9시~오후 9시) 토~일: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금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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