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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7. 시흥 ‘삼미시장’

시흥 신천동에 위치한 삼미시장은 1987년에 조성된 재래시장이다. 현재는 하루 7천 명이 찾을 정도로 지역에서 자리매김한 곳이지만 30년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변에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하나 둘 생기고, 1인 가구가 생겨나다 보니 젊은 층을 포함한 손님들이 자연스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에게 갔고 상권이 침체됐었다. 이에 2000년 초반부터 삼미시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듯 전통시장 살리기 위한 각종 정부, 경기도 사업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시장 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대형 돔 아케이드 설치, 건물 도색, 대형 TV 설치하고 대형마트 못지않은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을 구축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6년에는 삼미시장이 재래시장으로 정식 등록되는 기쁨을 누렸다. 지금은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상시 시장으로, 평일 오전ㆍ오후 시간대를 가리지않고 북적북적하다. 삼미시장 길 양쪽으로 즐비한 상점들은 먹을거리, 비닐하우스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채소 등 여러 품목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가격을 깎아 달라고 흥정하는 손님들과, 학생 손님들에게는 덤을 얹어주는 상인들 등 시장에는 웃음소리가 흘러 넘쳤다. 교복을 입은 중ㆍ고등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20~30대 젊은 엄마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총 180여 개의 점포와 노점으로 구성된 삼미시장은 주거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고 신천역과도 직접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재래시장 중 하나다. 재래시장으로 정식 등록되면서부터 상인회는 정부와 경기도, 시흥시 등과 함께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삼미시장은 개성과 특성을 살린 특화거리(먹거리촌)를 조성했다. 특화거리는 떡, 족발, 반찬 등 음식 개성 별로 컨셉을 나눠 디자인 친화적인 먹거리 공간으로 손님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삼미시장이 경기도형 혁신시장 육성 공모 사업에 선정돼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형 혁신시장 육성사업은 특화요소 발굴, 개발 등 특성화를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혁신적인 개선 등을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둔다. 총 사업비는 4억7천만 원으로 경기도와 시흥시가 5:5로 부담한다. 삼미시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조합 구간을 정비하고 서비스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현재 포장마차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좌판 구간을 정비해 깔끔한 먹거리 촌으로 조성하고 삼미시장 스토리텔링을 녹아들게 한 디자인을 담은 벽화 등을 설치해 고객들의 볼거리, 즐길 거리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께 이 사업이 종료되면 좀 더 차별화된 삼미시장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삼미시장은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로 유입되는 손님들의 발걸음을 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인근 신천천, 신천문화의 거리 등을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행사 및 공연을 열고 있다. 홍완식기자 [인터뷰] 권혁호 삼미시장상인회장 인식개선역량강화홍보 3박자 중점 추진 권혁호 상인회장은 상인 역량 강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전통시장 살리기 관련 정부, 경기도 사업 등을 유치해 시장 환경 개선, 인프라 구축은 완료했지만 그에 따른 상인들의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권 회장은 시장 환경을 다 구축해놔도 상인들의 역량이나 인식이 여기에 못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까지 상인 인식개선, 역량강화, 홍보 등이 교육을 1천500만 원의 교육 예산으로 총 10회정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교육으로 끝이 아닌 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짜서 시장 환경과 시장 운영의 퀄리티를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미시장은 현재까지 10여개의 전통시장 관련한 정부 사업을 유치해 활성화 시키고 있다. 삼미시장이 정부 사업 예산을 발 빠르게 유치하는 비법은 전국시장상인연합회, 경기도상인연합회 등 조직단체를 통한 정보, 노하우 공유라고 귀띔했다. 그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여기저기 폭넓게 활동을 해왔다며 전통시장은 경기뿐만 아니라 날씨 영향도 받고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전통시장 인식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항상 활성화 방안을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기침체가 가장 크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인하했다며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이번 경기도형 혁신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먹거리 특화 골목 등을 집중 발전시켜 고객들을 유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에 더해 온라인 홍보 수단도 늘릴 예정이다. 그는 전통시장을 홍보하는 모바일 앱에 우리 시장의 점포를 모두 참여시켜 모바일 홍보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먹을거리를 찾아라 거창왕족발 삼미시장에서 30년째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희자 대표(60)는 국산 족발만 쓰는 것이 단골 손님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족발이 부드럽고 구수하다고 손님들이 많이 말씀해주신다며 우리 집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이기 때문에 작은 족발부터 큰 족발까지 모두 국산으로 대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거창왕족발은 부모 손 잡고 어릴 때 온 손님이, 어른으로 훌쩍 커서 올 때도 많다고 한다. 그는 옛날에 왔을 땐 애기였는데 결혼해서 우리집을 찾아주는 손님도 있다며 30년간 우리 족발집을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뿌듯함을 내보였다. 그는 거창왕족발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맛과 서비스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노수옥돼지국밥 노수옥돼지국밥은 시흥 삼미시장의 대표 맛집으로 꼽힌다. 부산에서 1989년도에 돼지국밥을 팔기 시작한 노수옥 대표(65)는 삼미시장으로 올라와 11년째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노수옥 대표는 돼지국밥의 국물이 진한 거는 오래 고우고 뼈 많이 넣고 하면 누구나 진한 국물을 낸다. 그렇지만 우리 집은 2차로 야채를 추가로 넣고 한번 더 고우는데 손님들이 국물 맛에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노수옥돼지국밥은 하루 평균 150명이 찾을 정도로 삼미시장의 대표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경기도 전통명품점포로 선정된 바 있다. 노수옥돼지국밥은 다녀간 손님들이 SNS에서 맛집으로 소개를 해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노 대표는 다녀간 손님들의 입소문 덕분에 단골손님도 많고 새로 오셔서 우리 국밥을 좋아해주는 분들도 늘고 있다며 앞으로 찾아주신 손님들에게 정성껏 돼지국밥을 대접하겠다 말했다. 신천고추기름방앗간 30년간 삼미시장을 지키고 있는 신천고추기름방앗간은 오로지 고객과의 신뢰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A급의 깨를 이용해 깨끗이 세척해 기름을 만든다고 한다. 김은문 대표(61)는 기름이 다 떨어지면 가끔씩 다른 기름집에서 기름을 사와서 팔기도 하지만 우리집은 내 손으로 짠 기름이 아니면 손님들에게 팔지 않는다며 나름 고집을 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골 손님들이 많이 찾아 주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고추나 깨가 나오는 가을 성수기에는 하루에 30명씩 기름을 사가기도 한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며 장사를 하기 때문에 다행히 많이 찾아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님들에게 기름이 고소하고 맛있다, 깨끗하게 잘 짜준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6. 평택 송탄시장

평택 송탄시장의 특징은 도소매 상품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소매품을 사 가는 손님들과 도매품을 사 가는 상인들로 항상 북적인다. 송탄시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송북전통시장으로 불렸다. 625전쟁 직후 인근 지역인 오산시에 K55 미군기지가 형성되면서 평택시 인근 주변 농촌 생산 농산물을 농민들이 직접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상설도매시장으로 시작했다. 지금 송탄시장이 도매시장 역할을 하는 이유도 당시의 역사가 지금까지 흘러와서다. 예나 지금이나 시장 이름 앞에 아침을 여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도매시장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평택 지산동에 위치한 송탄시장은 인근에 미군이 있어 한국 손님도 많지만, 외국인 관광객도 꽤 찾는 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외국인 기호에 맞는 상품이 많은 편이다. 16일 오전에 찾은 송탄시장에는 상점 곳곳에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마치 이 시장에 자주 온다는 듯 능숙하게 한국말로 물건을 주문하고 자연스레 쇼핑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또 다른 외국 손님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머리국밥 음식점 앞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메뉴를 살피기도 했다. 송탄시장은 60년대부터 구성돼 최소 20~30년은 된 식당과 상점이 즐비했다. 간단한 도너츠나 국수조차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해 투박하지만 정겨운 맛으로 승부를 보는 상인들이 많다. 송탄시장은 160개 점포, 약 370여 명의 상인이 손님을 매일 맞이하고 있다. 곳곳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청결한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전통 문화재 및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특히 가장 인기를 끄는 건 유통 단계를 최소화시켜서 파는 농산물 직거래였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 손에는 과일이나 채소 봉지가 하나씩 들려 있을 만큼 손님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송탄시장의 특장점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시장 주변에는 송북시외버스터미널, 송탄 전철역을 비롯해 인근에 18개의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형성돼 있으며 근교 농업 단지와 미군부대 등이 위치해 있다. 이런 접근성 덕분에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 또한 다양하다. 상인회는 이러한 점을 살려 고객 유입도를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은품 행사를 열어 일정 금액 이상 구매를 하면 달걀 한판 등 식품, 생필품을 주기적으로 제공해 기존 고객을 확보할 뿐 아니라 큰 장날 할인행사, 특가판매 등을 통해 질 높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신규 고객 확보를 하고 있다. 또 다문화 가정을 위해 5% 할인 등 상품구매 우대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개별점포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재고 상품 나눠주기 등의 봉사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시장은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마트 내 생활교실 등에 착안해 상인과 고객이 함께하는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노래교실, 홈패션 주부교실 등을 운영해 상인과 고객의 유대관계를 활성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또 전통시장 고객의 편리한 쇼핑을 돕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전대행을 실시하고 물건을 사면 배송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김진수 송탄시장상인회장 불청결하고 불편하다는 전통시장의 편견 깨야 김진수 상인회장은 송탄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청결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시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시장 곳곳에는 깨끗한 화장실, 고객편의센터 등이 있으며 각 점포 상인에게도 환경 청결을 당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흔히 전통시장이라고 하면 불청결하다, 불친절하다, 카드를 못쓴다 등의 고정관념이 있는데 임기 동안 이런 것들을 해결하려 한다며 지금 시장을 찾는 고객 수도 다른 시장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기본부터 제대로 다져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일장이 열리면 하루에 3천 명은 찾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500명이 찾는다며 숫자로 보면 많아 보이겠지만, 상인들의 원활한 장사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한 수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고객들의 쾌적한 쇼핑 환경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바닥에다가 물건을 놓고 팔아도 그러려니 했지만, 이제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상인 개개인에게 체계화된 판매대를 지원해 고객들도 더 쾌적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며 깔끔하게 판매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쾌적한 쇼핑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손님들이 사랑해주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개선 과정에서 부족한 예산은 정부, 경기도 등 전통시장 살리는 정부 사업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외국손님이 찾아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경기도 대표 시장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먹을거리를 찾아라 ■우호도너츠만두 우호도너츠만두는 송탄시장, 이 자리에서만 40년째 운영하고 있다. 80년에 시작한 이 가게는 도너츠와 만두가 주 종목이다. 이정희 대표(65)는 요즘 도너츠들은 크림치즈도 넣고 이것저것 넣어서 젊은이들 입맛에 맞게 가공하지만, 우리는 40년 전 당시 배워 만든 그 맛 그대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며 80년대 도너츠를 우리 가게에서 맛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호도너츠만두에서는 예전에 엄마 손을 잡고 시장을 찾은 꼬마 손님이 어느덧 훌쩍 커서 가게를 다시 찾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아이 손잡고 들어온 손님들이 여기가 엄마 예전에 도너츠 많이 사먹은 곳이야라고 말을 한다. 당시에는 아이 모습이어서 훌쩍 큰 모습을 나는 모르지만, 손님들이 먼저 와서 나를 알아봐 주고 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도너츠 하나로 추억을 나누는 모습을 보는 맛에 장사를 해요라며 뿌듯함을 전했다. ■낙원소머리국밥 낙원소머리국밥은 송탄시장에서 맛집으로 유명하다. 매일 육수를 만들고 또 다음 날엔 새로운 뼈를 넣어서 육수를 낸다. 깊은 육수의 맛이 이 국밥집의 자랑이다. 김현분 대표(70)는 국밥은 육수가 관건이기 때문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다. 국밥의 국물이 진국이라는 손님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낙원소머리국밥은 송탄시장에서 26년째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생계 때문에 장사를 시작해 장사를 접을까도 고민했지만, 국밥을 먹은 손님들이 계속 찾아와주고 반응이 좋아서 26년째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의 손님맞이 비법은 정성이다. 그는 김치를 하나 내놓더라도 직접 담근 김치로 손님들 밥상에 올린다. 우리 가게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을 위해 정성으로 대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추어탕,순대국 추어탕, 순대국은 특색있는 가게 이름이 아닌 메뉴로 가게 이름을 정했다. 손님들에게 파는 음식을 정확히 인식시켜주고 오로지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금출 대표(60)는 특별한 거 없이 순대국, 추어탕의 기본을 지키려고 한다. 들깻가루와 부추로 향긋함과 고소함을 추가로 넣고 국물에 잡내가 나지 않아 손님들이 많이 좋아해주신다고 귀띔했다. 이 가게의 특징은 음식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 순댓국은 6천 원, 추어탕은 7천 원이다. 이 대표는 요새는 추어탕이 만원이 넘어가는 음식이 돼버렸다. 우리도 가격 인상은 고려해봤지만 아무래도 경기도 안 좋고 계속 찾아와주는 손님들 생각에 이 가격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손님들이 찾아와 저렴하고 맛있다고 얘기해줄 때마다 뿌듯하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맛과 가격으로 손님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허정민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5. 평택 통복전통시장

평택 통복전통시장은 하루 평균 5천여명의 고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경기 남부의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일 통복시장은 평일임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시장길 중간에 세워진 노점상부터 상가까지 시장을 찾은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맛집 많기로 소문난 통복시장에는 전 부치는 소리, 닭강정 냄새 등이 시장을 감싸안았다. 평택항에 인접해 있는 탓에 외국인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말은 어눌하지만 통복시장만은 낯설지 않은듯 자연스럽게 가격을 흥정하고 물건을 사기도 했다. 1950년대 625전쟁 폭격으로 평택 중심지가 대부분 파괴돼 주요 공공기관과 철도역이 통복동으로 옮겨졌다. 당시 통복동 38번 국도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라서 장사하기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어 상인들이 하나둘 몰려들었고, 지금의 통복시장이 만들어졌다. 통복시장은 현재 700여개 점포와 노점이 있는 대규모 시장이다. 인근에 이마트, 롯데마트 또 백화점이 자리잡고 있지만 통복시장은 발디딜틈 없다. 5일장이 열리면 7~8천명이 찾을만큼 이미 통복시장은 경기도내에 대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재래시장은 대부분 어르신들만 온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통복시장은 청년부터 중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하게 찾는다. 특히 통복시장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년몰인 청년숲을 운영하면서 청년 고객이 늘었다. 청년숲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 6월에 개장했다. 청년숲에는 치킨과 맥주, 분식 등 청년인기음식점 뿐 아니라 낮은 가격에 많은 양을 자랑하는 카페들도 즐비해 있어 통복시장의 단연 인기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년숲을 찾는 손님들은 주말 기준 하루 평균 2천명을 훌쩍 넘는다. 청년숲 공간은 한때 주단 거리 상점가였으나 빈 점포로 변해버린 삭막한 거리를 통복시장상인회가 힘을 모은 끝에 생기있고 밝은 분위기로 탈바꿈시켰다. 청년숲은 커피와 와인, 수채화 등을 주제로 한 일일 강좌와 다양한 문화 강좌도 운영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험생 대상 이벤트, 새해맞이 행사 등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이와 함께 통복시장은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2019년 특성화 첫걸음 기반조성 사업에 통복시장이 선정돼 국비 1억5천만 원을 확보, 시장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평택시는 사업추진협의회와 사업단을 구성하고 내년 2월까지 총사업비 3억 원(국비50%ㆍ시비50%)을 들여 통복시장의 편리한 지불ㆍ결제, 고객신뢰제고, 위생 및 청결의 3대 서비스혁신과 상인조직역량강화, 안전관리 및 화재예방의 2대 조직역량강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통복시장의 점포 절반 이상이 제로페이 가맹점이며 어디서든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다문화도 통복시장의 매력 중 하나다. 시장에는 중국, 일본, 캄보디아 등 외국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자국의 상품과 음식을 팔며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또 평택항에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요건으로 외국 손님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 한국의 시장문화를 알리고 있다. 허정민기자 [인터뷰]임경섭 통복시장 상인회장 결제 시스템 간편화 아케이드 설치 환경 개선 문화관광 시장으로 도약 임경섭 상인회장은 국가, 경기도 등에서 나오는 시장활성화 공모사업을 통해 시장의 콘텐츠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임 회장은 통복시장은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규모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며 재래시장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젊은층도 다양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시장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상인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2019년 특성화 첫걸음 기반조성 사업도 이중 하나다.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결제 시스템을 간편화시키고 손님들이 쾌적하게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아케이드 설치 공사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는 현재 진행하는 사업들이 완료되면 통복시장은 내년 3월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외국 관광객들도 평택항에 들어오면 시장에서 쇼핑을 하고 갈 수 있도록 트렌드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상인회가 스스로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흔히 재래시장들은 인근에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지만, 이제는 대형마트가 옆에 들어와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며 시대의 흐름을 벗어날 수는 없기에 상인회가 스스로 자생력을 가져 대형마트와 똑같은 선상에서 경재해서 이겨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왜 전통시장을 안 찾는지 등 자체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면 전통시장이 살아남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경기 남부에 오면 통복시장을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도록 시장 컨텐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현재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상인들의 의식개혁, 서비스 발전을 시키며 타 시장에 모범이 되는 전통시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정민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바다세상 가게에 들어서자 회를 먹으러 온 사람들로 즐비했다. 손님들은 삼삼오오 테이블에 모여 도다리 세꼬시, 산오징어를 안주삼아 이야기 꽃을 피우기에 바빴다. 횟집 바다세상은 하루 평균 200여명이 찾아올 정도로 통복시장의 맛집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는 도다리 세꼬시, 산오징어, 갑오징어부터 킹크랩까지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유순희 대표(57)은 동해,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신선한 회를 직접 공수해와 손님들에게 대접한다며 횟집은 회가 신선한게 생명이기 때문에 갓 나온 생선이 아니면 내놓지 않는 게 영업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골손님들도 많지만 최근 시장에 젊은 분들이 많이 와서 손님 연령대가 매우 다양해졌다. 이제 일주일 뒤면 새우, 전어가 나오는데 더 맛있고 신선한 회로 손님들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택닭강정 통복시장에 가면 꼭 한번 먹어보라고 하는 게 바로 평택 닭강정이다. 평택닭강정은 다른 닭강정 가게에 비해 닭고기가 더 큰게 매력이다. 가게에서 만든 수제소스를 입혀 손님들을 맞이 하고 있다. 평택닭강정의 손님몰이 비법은 푸짐함이다. 시식할 때도 닭강정을 자르거나 작은 강정이 아닌 가장 큰 닭강정을 집어 시식으로 대접하고 있다. 권태주 대표(71)는 우리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들은 나를 먹고 살게끔 해주는 고마운 분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비스를 많이 해드린다면서 내 손으로 직접 소스, 고기, 파우더 등 손질을 해서 손님에게 드리기 때문에 정성을 다해 대접하는 게 우리 가게의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평택닭강정은 대표의 제빵기술로 500원짜리 빵도 곁들여 살 수 있다. 권 대표는 시장에 500원짜리 빵이 없는데, 내가 직접 만들어 빵을 500원에 제공한다. 생각보다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닭강정과 함께 잘 팔린다고 덧붙였다. 나완석 옛날 왕만두 믿고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야 손님에게 신뢰를 줄 수 있죠 나완석 대표(56)는 열아홉살 때부터 만두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나 대표의 경영 신조는 내 가족에게 먹일 수 없는 음식은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재료는 속이지 않는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야 손님들이 믿고 찾아준다며 맛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더 중요한 게 손님들에게 주는 신뢰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나완석 옜날 왕만두는 통복시장에서 손님몰이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몰리는 손님 덕에 저녁 마감시간 8시가 돼도 문을 닫지 못하는 날이 부지기수다. 그는 손님들이 입소문을 듣고 많이 찾아와주신다며 양심을 내걸고 운영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보다 신뢰를 판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4. 양평 용문천년시장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에 위치한 용문천년시장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에서 낙후시장으로 분류 됐었다. 1965년, 산에서 캔 나물과 도매상에게 떼온 물건을 이 장소에서 상인들이 모여 팔기 시작했고, 정립되지 않은 환경에서 손님들을 맞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간이 흐르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쇠락을 거듭했다. 낙후된 환경임에도 계속 시장을 찾아주는 손님들 때문에 양평군과 시장 상인들은 대대적인 시장개편에 나섰다. 용문천년시장은 2014년께 유철목 상인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취임시키고 상인회 조직을 본격적으로 구성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첫 사업으로 상인대학을 유치해 전국 최다인 103명의 상인이 교육을 수료하고 정부, 경기도 등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유치하면서 지금은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3천~5천명 가량이 찾아올 정도로 활성화됐다. 한달에 여섯 번 가량 열리는 5일장과 평일에 찾는 손님들을 합하면 매달 총 2만명이 찾는다. 19일 찾은 용문천년시장은 평일 낮임에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시장 특유의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함께 손님몰이를 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로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특히 시장의 대표 테마거리인 버섯국밥거리는 용문의 농특산물인 버섯을 넣은 국밥을 먹으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용문천년시장상인회는 초가형태의 황토 건물 4개동을 등용문 테마존 인근에 설치해 용문의 농특산물인 버섯을 테마로 버섯국밥거리(주막촌)을 조성했다. 각 상점마다 독특한 스토리가 있을 뿐 아니라 외식점포 컨설팅을 통해 맛과 메뉴를 보완해 점차 지역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용문천년시장은 또 전통시장에 젊은층을 유입할 수 있는 특화 이벤트를 개발해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한 밤도깨비 페스티벌을 만들어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양평을 찾는 가족, 연인, 단위를 위해 치맥과 함께 즐기는 댄스 페스티벌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는 매년 1천명의 손님들이 찾을 정도로 시장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시장은 또 부모 손을 잡고 시장을 찾아오게끔 어린이를 타겟으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용문천년시장은 2018년 경기상생공유마켓 시범시장으로 선정돼 대형완구회사인 영실업과 협업, 베이블레이드 대회를 시장에 유치했다. 이 대회는 마니아 어린이들이 있을 정도로 꾸준히 열리며 시장의 활성화를 돕고 있다. 이밖에 어린이 뮤지컬 또봇 등을 열어 어린이 고객의 관심을 사고 있다. 용문천년시장의 메인 이벤트는 단연 5일장이다. 한 달에 5~6회 가량 열리는 용문천년시장의 5일장은 용문역 1번출구 바로 옆에 200여 상인이 친환경 지역농특산물을 비롯해 먹을거리, 공산품을 판매한다. 전철역 바로 앞에 장이 펼쳐져 접근성이 뛰어나고 수도권 고객을 비교적 손쉽게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효자 이벤트 중 하나다. 용문천년시장의 특화상품은 육탁(육회+은행막걸리)와 은행 여의주빵이다. 지역에서 나는 은행이라는 특산물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은행막걸리는 시장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막걸리 제조업체와 협엽해 상표권은 양평군청이 소유하고 제조 및 판매는 지역 업체가 담당하는 구조다. 은행막걸리는 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특화상품이다. 또 은행 여의주빵도 또 하나의 맛볼 거리다. 지역에서 나는 팥에 여러 크림을 올려 판매하고 있는데, 타지에서 양평용문시장을 방문할 때 기념 상품으로 구매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허정민기자 [인터뷰]유철목 용문천년시장 상인회장 어린이행사 등 전통시장도 새 방식 고민해야 용문천년시장이 발디딜틈 없이 북적이는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유철목 회장의 한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상인회를 조직하자마자 상인대학을 만들어 시장 내 상인들에게 교육을 받고 진정한 시장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어 정부와 경기도, 양평군 등에서 문화 관광형시장 육성사업, 시장 환경정비 및 디자인 개선사업, 시장 문화공연 및 홍보사업, 시장 비가림 시설(아케이드) 1차 사업, 경기 공유마켓 시범사업 등을 유치해 손님들이 시장을 계속 찾도록 시장활성화를 도왔다. 유철목 회장의 시장 운영 방침은 급변하는 구매, 유통 환경에 발맞춰 나가 옛날 전통시장 운영 사고방식을 버리는 것이다. 그는 전통시장에서 공연 같은 걸 하나해도 올드한 분위기만 났었다. 옛날 분위기를 버리지 못하면 시장 활성화를 안되겠다 싶어 행사 타겟을 아예 어린이로 맞췄다며 어른을 타겟으로하면 1명만 오지만 어린이에 초점을 맞추면 아빠, 엄마 더 나아가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손잡고 온다. 어린이 한명이 어른 네다섯명을 데리고 오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들을 위해 여는 완구회사와 손잡고 여는 장난감 팽이대회 베이블레이드 대회에 유 회장이 주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영실업이라는 완구회사에 후원을 받아서 여는데 시장 손님들 유입하는 데에 이 행사가 몫을 톡톡이 했다며 전통시장도 어른, 특히 어르신들만 타겟으로 하지말고 새로운 방식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평 용문천년시장은 대도심에 위치해있지 않기 때문에 지리상 이점이 비교적 없어 유 회장은 컨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시골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상인시장회장이 한발 뛸 때 우리는 천발, 만발을 뛰어야 한다며 어린이를 위한 행사, 공연을 개발해 큰 호응으로 고객을 유치하기도 했고 정부와 도, 군 단위의 사업을 유치해 활성화를 만들고 있다. 시장을 도와줄 사업, 사람들을 만나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은행이 우리 지역의 특화상품인데 사업 지속성을 갖기 위해 앞으로도 우리 시장의 고유 특산품을 가지고 시장 컨셉을 만들려 가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허정민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산채한우목장 산채한우목장은 지역민보다 타 지역 사람들 손님이 더 많다.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소고기를 제공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식당에서는 양평에서 키운 1등급 소고기 1인분을 2만6천 원에 내놓고 있다. 또 한우가 들어간 육회비빔밥(8천원)도 인기다. 이 인기에 걸맞게 점심께 찾은 이 식당에서는 육회비빔밥을 먹고 있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산채한우목장은 고기 뿐 아니라 파채, 채소 등 농산물도 모두 지역에서 나는 국산 농산물을 쓴다. 대게 서울, 대전 등 타지역에서 오는 손님들 덕분에 양평용문시장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영미 대표사진는 양평 군민들도 많이 찾지만 특히 서울에서 전철타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멀리서 오시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음식으로 손님들을 대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리 앤 커피 호누 베이커리 앤 커피 호누(이하 호누)에서 파는 주력 상품은 단연 여의주빵이다. 인근에 용문산과 용문사가 있어 지역 특징을 반영한 이 빵은 시장에서 손님몰이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3300원에 판매하는 이 빵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팥을 기본으로 넣고 그 위에 우유, 커스타드, 콩고물, 치즈크림 등 다양한 크림이 얹어져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낸다. 특히 이 호누의 장점은 모든 재료가 유기농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여의주빵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빵이 천연효모를 사용하며 유기농 밀가루와 설탕 그리고 신안에서 나는 구운소금을 사용해 고객에게 건강한 빵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지역의 젊은 청년들과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제공하고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동환 대표사진 오른쪽는 지역과 상생하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다며 적절한 가격과 높은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우리 가게를 찾는 외지인 뿐아니라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가게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자기름집 부자기름집은 45년간 2대째 운영되고 있는 기름집이다. 가게는 옛날 전통방식으로 기름을 내어 영양소와 기름 맛이 으뜸이다. 박상균 대표사진는 옛날에는 손으로 쪄가지고 기름을 짰는데, 지금은 사람이 누르던걸 유압으로 바꿔 기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요즘 기계에는 열을 가하는 시스템으로 손님들이 발암물질 등 그런 걱정을 많이 하는데 우리 기계는 열을 가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영양소가 덜 파괴되고 다른 기름집보다 색깔이 연하다고 설명했다. 부자기름집은 50년 된 기계를 사용하면서 옛날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다행히 기름집을 찾는 손님들은 옛날 전통방식을 찾아주기 때문에 우리 기름을 좋아하신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기름, 손님들을 위한 기름을 만들며 가게를 꾸준히 운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3. 하남 덕풍시장

맑고 쾌청한 날씨를 보인 28일. 이날 오후 2시께 찾은 하남 덕풍시장은 차가운 도심 속에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정겨운 공간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시장 초입부터 끝까지 달려있는 수많은 만국기가 펄럭이며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점포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고유 간판을 내세웠다. 하지만 복잡함 보다는 조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평일 낮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손님을 부르는 상인들의 함성과 손님들의 웃음 가득한 대화로 시장은 꽉 채워졌다. 아울러 밭에서 막 딴 듯한 싱싱한 채소부터 고소한 향을 풍기는 김치전, 고소한 참기름 냄새 등이 어우러지며 덕풍시장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37년 전통의 덕풍시장(하남시 신장로154번길 57)은 하남시 덕품동 일대 도로변을 중심으로 상인들이 하나 둘 모여 형성됐다. 당초 민속 5일장으로 먼저 시작한 시장은 매달 4ㆍ9일 정기적인 장날이 형성되면서 하남을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9천923㎡ 규모에 150군데 점포에서 식당, 의류, 각종 잡화, 농ㆍ축산물 등을 판매한다.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약 200개 점포가 추가로 늘어 장사진을 이룬다. 하남시는 인구 26만의 작은 도시지만 서울, 성남 등과 인접해 대형마트가 벌써 5곳이나 들어온 상태다. 대형마트가 하나 둘 생기면서 초반에 젊은 층부터 현재는 전통시장 주 고객층인 50~60대도 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전통시장으로 돌아갔다. 과거 시장 내 점포들은 비싼 권리금을 자랑했지만, 어려워진 환경에 장사를 스스로 포기하고 시장을 나가는 상인들도 늘어난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자 덕풍시장은 주차장 신설 등 시설현대화를 중심으로 고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장은 미사 프리마켓을 진행하며 기존 전통시장 물품과 조금 다른 색다른 것을 판매하며 젊을 층 유입에 힘쓰고 있다. 또 3년째 장난감도서관을 운영하며 젊은 부모님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1~2만 원 수준의 회비만 받고 평소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웠던 아이 장난감을 대여, 반납해주는 이곳은 장난감 구매에 부담을 느낀 부모님들의 취향을 저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들은 회비 없이 무료로 지원해주며 이웃사랑도 실천하고 있다. 고객 편의시설 확충에도 노력 중이다. 시장은 고객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신설, 시장 이용객들에게 무료주차 이용권을 나눠주고 있다. 또 대형마트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배달서비스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장점과 대형마트의 편리성을 결합한 차별화 서비스로 값싸고 신선한 전통시장 음식재료를 여러 가게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고서, 산 물건을 가게에 맡겨두면 배달해주는 식이다. 덕풍시장은 대형마트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경로잔치 등을 매년 개최하는 등 이웃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있다. 무려 햇수로만 20년. 긴 역사를 가진 경로잔치는 매년 잔치 때마다 어르신들을 위해 제공하는 국수만 해도 7천 그릇이다. 그뿐만 아니라 상인들이 합심해 홍어, 파전, 막걸리 등 수많은 음식과 막걸리까지 제공한다. 또 가수 초청행사와 상품 추첨까지 볼거리와 먹을거리에 이어 즐길거리까지 모두 제공해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허정민기자 [인터뷰] 김재근 덕풍시장 상인회장 대형마트 공세 생존전략 마련에 최선 덕풍시장이 처음 모습을 갖춰갈 때부터 장사한 김재근 상인회장은 35년 넘게 시장을 지켜온 이곳 역사의 산 증인이다. 2011년 상인회장 직에 오른 그는 상인들의 열렬한 신임을 받아 두 번의 연임으로 현재 8년째 상인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의 머릿속에는 덕풍시장이 대형마트가 없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을 방법만을 강구하고 있다. 고객 유치방법부터 상인 단합까지 시장의 모든 부분을 고민하다 보니 편하게 쉴 시간조차 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김 회장의 고민은 아무래도 대형마트가 가장 크다.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시장이 침체 위기에 놓여서다. 그는 인구 100만 명에 가까운 성남도 대형마트가 2개인데, 26만 명인 소도시 하남에 5개 대형마트가 들어섰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하남시 내 소상공인들만 피해자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은 대형마트와 버금가는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대형마트가 여러 곳 생기면서 버금가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상인회와 수시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며 아케이드와 화장실, 주차장 등 고객 편의시설 확충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상인들의 단합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명의 이사회와 16명의 청년회 등 체계적으로 이뤄진 덕풍시장의 상인회는 한 달에 한 번 교육을 받고 1년에 두 번 워크숍을 가는 등 팀웍을 다지고 있다. 김 회장은 몇 년 새 덕풍시장 내 맛집들이 급증했다고 말하며 이는 역설적이게도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장에 있던 1차 식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잡화 등 판매점이 대형마트에 밀려 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식당들이 들어와서다. 그는 맛집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주시는 것은 고맙지만, 과거 다양한 품목이 있었던 시장의 특색이 옅어진 것 같아 아쉽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 등 소상공인 지원단체를 향해 현실적인 정책을 통해 말로만이 아닌 피부에 와 닿도록 도와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반 아케이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주차장 등 편의시설 확보에 매진해 대형마트에 밀리지 않는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정민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花내고향빈대떡 내고향빈대떡에는 사람이 항상 북적인다. 35년째 덕풍시장에 자리 잡은 터줏대감으로 이미 맛집으로 소문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평일에도 많지만, 마음 편히 술을 마시는 주말에는 가게가 가득 찬다. 특히 비 오는 날이면 빈대떡을 먹기 위해 등장하는 단골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파전, 김치전 등을 맛볼 수 있는 모듬전(1만 6천 원)이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다. 노릇노릇한 빛깔과 고소한 냄새, 지글지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다. 이곳은 매년 경로잔치 때마다 빈대떡과 홍어무침 등을 만들어 봉사해주기도 한다. 잔치 때 먹은 맛에 반해 단골이 된 어르신 손님들도 한둘이 아니다. 이곳의 김화순 대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다 수작업으로 이뤄진다며 맛의 비결을 밝혔다. 돼지국밥 이름부터 돼지국밥인 이곳의 대표메뉴는 역시 돼지국밥(7천 원)이다. 국밥의 묘미는 역시 육수에 있다. 이곳의 이지숙 대표는 본인만의 비법으로 돼지 잡내와 누린내를 아예 없앤 뽀얀 육수를 만들어낸다. 또 들깨를 전혀 쓰지 않아도 본연의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이곳 국밥의 특징이다. 수육도 이곳의 인기메뉴다. 깻잎에 도톰한 고기와 부추, 마늘, 쌈장을 함께 먹으면 입 안에서 조화로운 맛이 만들어진다. 중(中)사이즈(1만 3천 원)를 시키면 3명이 서도 충분한 양의 고기가 나온다. 장사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지만, 빠르게 자리를 잡은 것은 맛도 맛이지만 인심이다. 이 대표는 상인회 행사와 봉사활동 시 고기와 돼지국밥을 제공하면서 사랑 나눔에도 앞장서도 있다. 수정분식 덕풍시장에서 문을 연 지 25년째인 수정분식은 시장 내 가장 인기 많은 분식집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이경순 대표는 수 십 년의 떡볶이 내공과 노하우로 독보적인 떡볶이 맛을 자랑한다.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임에도 많은 사람이 수정분식을 찾는 이유는 바로 떡볶이 소스에 있다. 이 대표는 양념을 숙성시켜 깊은맛을 낸 떡볶이 소스는 프랜차이즈에서 따라할 수 없는 맛을 낸다. 가격 또한 1인분의 2천 원으로 저렴하다. 이 대표는 소스의 비결은 집안의 비밀(?)이라며 맛은 물론이고 신선한 재료와 청결함은 수십 년간 지켜온 단골손님과의 약속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허정민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2. 부천 상동시장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3일 오후 1시께 찾은 부천 상동시장은 평일 낮에도 장을 보러온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입구에 들어서자 주전부리, 식당부터 옷과 신발까지 물건을 깔끔하게 진열한 각양각색 가게들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시장 내부의 높은 아케이드는 시원함을 높여줬고, 넓은 통행로 덕에 많은 사람이 오고 가도 불편하지 않았다. 상인들은 처음 찾는 고객들도 단골손님처럼 따뜻하게 대했다. 고객들도 부담가지지 않고 오히려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상동시장 곳곳에는 사람들의 포근함이 감돌았다. 부천 상동시장(부천시 석천로 61번 길 51)은 1986년 포도밭과 복숭아밭 등 논밭에 주택가가 들어서고 상권이 형성되면서 시장으로 발전했다. 1980년부터 상동 지역이 개발되면서 상가와 아파트가 형성돼 1985년부터 시장은 점점 커져 현재의 상동시장이 모습이 됐다. 이후 중동신도시 개발과 함께 아파트단지, 다세대주택이 형성돼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부천 중심지 전통시장으로 성장했다. 현재 158개의 점포에서 농수산물, 생활용품, 잡화류, 식료품, 먹을거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상동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바로 뛰어난 입지와 교통이다. 시장 주변에는 부천시청과 중동역, 역곡역이 근처에 있는 부천 중심지로 편리한 교통을 자랑한다. 또 50~60m 간격에 총 7개 구간으로 나뉜 내부는 구간마다 사거리가 있어 시장 내 이동이 편리하다. 적극적인 상인회 활동도 상동시장이 사랑을 받는 큰 원인이다. 상인회 회원들은 매일 자체적으로 시장 구간을 돌며 원산지, 가격 표시, 위생 체크, 홍보 및 계몽활동 등을 벌인다. 상동시장은 안전성과 편의성이 준비된 시장이다. 고객들과 상인의 안전을 위해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 등을 돕기 위해 상품진열대에 바퀴를 달아 이동이 쉽게 했다. 아울러 시장 내 총 35대의 CCTV를 설치해 비상시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또 대형마트의 편의성을 따라잡고자 무거운 장바구니를 집까지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은 부천에 있는 시장 중 가장 먼저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현대화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005년 1차 현대화사업을 10개월에 걸쳐 했고, 2006년 2차 현대화사업때는 1차 사업 이후 잘못된 점을 파악해 개선 및 보완했다. 시장은 현대화 사업과 다양한 고객 행사, 꾸준한 상인교육 등을 통해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며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전통시장 특성화 첫걸음 사업에 선정돼 2억 8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고객 편의시설과 시장 특성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상동시장의 김태완 상인회장은 취임한 이후 머릿속에 시장 발전에 대한 고민뿐이다. 이른 아침 상인회 사무실에 출근해 개인 가게를 보고, 시장 일에 매진하다 밤이 깊어서야 퇴근하는 일도 이젠 익숙하다. 김 회장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행복한 시장을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뢰받는 시장이 된다면 고객들은 저절로 찾아온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 달에 1회 이상 진행하는 상인 교육을 통해 고객에 대한 친절과 깔끔한 물건 진열, 위생을 엄격하게 당부한다고 설명했다. 성공한 시장을 벤치마킹하고 상동시장에 알맞게 적용시키기 위해 김 회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다양한 워크숍을 다니기도 한다. 지금도 상동시장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편의시설이 아직 부족하다며 더 많은 고객 유치를 위해 임기 내 고객 시설 확충 등 쾌적한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선정된 특성화 첫걸음 사업을 통해 시장을 가꾸고 발전시킬 좋은 기회를 얻었다며 이 기회로 상동시장을 최고의 시장으로 성장시키도록 전력을 기울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커피시장 장을 보다 커피 한 잔이 딱 생각나는 시장 중간쯤에 위치한 커피시장은 이름처럼 단순한 커피와 음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원두, 커피 메이커 등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파는 시장의 모습이었다. 이곳의 김갑철 대표(47)는 커피전문점이 전통시장에 있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으냐며 시장 안에 카페라는 콘셉트로 커피시장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열대우림연맹(RFA) 인증받은 유기농 원두만을 사용해 직접 로스팅부터 핸드드립 커피까지 선보이고 있다. 로스팅과 원두 보관을 위한 창고도 마련돼 있고, 지하에는 115.5㎡(35평) 가량의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돼 있다. 무거운 짐을 놓고 앉아 쉬고 싶은 시장 손님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싱싱한 과일을 그 자리에서 착즙해 주는 생과일주스부터 겨울철 쌍화탕 등이 준비돼 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를 통해 전국 전통시장 곳곳에 커피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옥천족발 상동시장에서 20년간 운영 중인 옥천족발은 투박한 글씨로 쓰인 간판부터 정겨운 느낌을 자아낸다. 대표 메뉴 족발은 엄선해 고른 국내산 돼지만을 이용해 조리된다. 계피, 감초 등 10여 가지의 한약재를 통해 잡내를 없애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먹는 느낌의 족발에 꼬들꼬들한 무말랭이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장인자 대표(66)는 29년간 노하우를 통해 옥천족발 특유의 맛을 개발했다. 이곳의 수많은 단골을 만들어낸 이유기도 하다. 장 대표는 캐러멜 같은 색소는 절대 넣지 않고, 수입산 돼지는 절대 쓰지 않는다는 고집 때문에 맛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비법을 밝혔다. 옛날 홍두깨칼국수 상동시장에서 8년 동안 칼국수를 만들어온 옛날 홍두깨칼국수의 김민성 대표(66)는 상호명처럼 옛날 칼국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손으로 반죽해 숙성시킨 면과 멸치국수를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의 손칼국수(4천500원) 선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향인 전라도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팥의 껍질을 일일이 벗겨 내 껍질의 떫은맛을 제거하고, 깊은맛을 내는 팥죽(7천원)과 팥칼국수(6천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기온이 오르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직접 갈아 만든 냉콩국수(6천원)도 별미로 많은 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주말에는 손님들로 온종일 북적대 인터뷰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섹시한떡볶이 떡볶이, 김밥 등 다양한 분식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섹시한떡볶이의 대표 메뉴는 바로 꼬마김밥. 돈까스 김밥, 고추장 불고기 김밥, 날치알 김밥 등 무려 18가지 꼬마김밥(700원)은 고객들에게 고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주는 최고 효자 메뉴다. 또 직접 담은 고추장으로 만든 떡볶이(1인분 3천원)는 다른 분식점에서는 따라할 수 없는 섹시한떡볶이 특유의 맛을 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김순애 대표(44)는 상동시장를 포함해 경기도, 인천, 서울 등 총 7군데의 섹시한떡볶이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무리 장사수완이 좋고 장사 목이 좋다고 해도 우선 음식 맛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모든 음식을 만들 때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식의 재료를 아끼면 순간적으로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순간일 뿐이라고 성공의 비결을 밝혔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1. 수원 장안문 거북시장

수원 화성 장안문 인근을 걷다 보면 바닥, 조명 등 깔끔하게 단장한 길거리가 나온다. 문화재 같기도 하고 전통시장 같기도 한 이곳은 장안문거북시장이다. 완연한 봄날씨를 기록한 지난달 30일 찾은 이곳은 일반적인 정겨운 모습의 전통시장과 달리 정제되고 우아한 모습이었다. 수원 화성의 모습을 띤 건물들과 디자인적 요소들은 바로 옆 위치한 장안문 성곽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관광지와 시장을 섞은 듯한 고유의 매력을 뿜어 내는 이곳에는 친근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상인과 손님들, 신기한 눈빛으로 두리번거리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장안문거북시장(수원시 장안구 수성로 370번 길 52)은 수원화성의 축성과 더불어 200년 역사를 지닌 시장이다. 거북시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과거 시장토지 소유자가 거북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어서다. 농산물을 사고팔기 위한 사람들은 거북이네로 간다고 말하게 됐고, 이를 시작으로 지금의 장안문거북시장이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거북시장이 위치한 옛 영화역 주변엔 화성축성과 더불어 자연 발생적으로 이뤄진 주거 밀집지역으로 과거에는 번화가였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까지는 크게 활성화돼 수원 최고의 상권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수원의 도심이 커지고, 새로 생기면서 상권은 여러 곳으로 분산됐다. 아울러 경기 남부지역에서도 도시마다 상권이 커지면서 수원 거북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침체기를 맞기 시작했다. 거북시장 상인회는 옛 영화를 되살리기 위해 시장 활성화에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고 있다. 2011년 국토해양부와 수원시가 선정하는 도시활력증진사업 공모에 당선되면서 거북시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시장 상인회와 지역주민들은 연구원 등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전통 문화적 요소와 지역 고유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는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한 것이다. 또 거북시장은 화장실을 혁신적으로 재해석한 또옹카페를 만들어 2018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상인회가 직접 운영하는 또옹카페는 1층은 화장실, 2층은 카페가 위치해 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1년 열두 달 달마다 다른 행사를 기획해 열고 있다. 1월 200년 전 영화 역사를 재현해 시장의 번영을 기원하는 고유제부터 2월에는 척사대회, 3월 장승제, 4월에는 화려한 연등제, 5월, 9월에는 새숱막 축제와 음식문화축제로 3일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로 5천여 명이 넘는 인파가 참여한다. 7월에는 손님들의 장수를 기원하며 전통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거북제와 시원한 물축제가 열린다. 이외 8월 거북시장 노래자랑, 10월에는 영화동 당제 및 손님맞이 행사, 11월 어린이 놀이동산, 12월 크리스마스행사까지 매월 색다른 관광 및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차한규 장안문거북시장 상인회장 버스킹 경연대회 등 축제시장 차별화 젊은 손님도 함께 즐기도록 꾸밀 것 빛나던 영화동을 되찾기 위해 거북시장이 앞장서겠습니다! 수원시 토박이인 차한규 회장(66)은 18년 전 장안문거북시장에 입성해 2010년부터 상인회장을 역임하며 거북시장을 특색있는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과거 수원의 도심이 옮겨가고 영화동과 거북시장은 한없이 어두워져 갔다. 차 회장은 영화동의 부활을 위해선 거북시장이 활성화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달마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시장이 돼야 더 많은 사람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는 축제 시장이라는 거북시장만의 개성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차 회장은 기존 전통시장과는 다른 형태의 거북시장은 가만히 있어서는 손님을 끌어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1차 상품이나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다른 시장과 달리 거북시장은 식당 위주라서 재미가 없었다며 이러한 약점 보완하고자 화성을 본 떠 경관사업을 실시, 성공적으로 완성해 아름다운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다양한 손님층, 특히 젊은 손님을 시장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 시낭송, 유화 등 문화강좌, 버스킹 경연대회, 동아리 축제를 열어 시민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상인회가 운영하는 또옹카페를 오픈해 각종 동호회나 주민들의 모임장소로 제공했다. 영화초등학교 학생과 가족들에게 축구팀 수원FC의 연간회원권을 주기도 했다. 그러자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됐고 충성고객도 늘어났다. 이러한 성과에는 상인회원들의 뒤 따름도 컸다. 현 139개 점포 중 무려 119개 점포가 상인회에 가입된 거북시장의 상인회는 매달 회의를 진행, 매년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차 회장은 지금까지 거북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며 지금의 안주하지 않고, 젊은 손님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거북시장이 되고자 다양한 연구와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꼬마소곱창 곱창전문점 꼬마소곱창은 10년째 거북시장에 자리 잡으며 수많은 단골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인 마늘소곱창(200g,1만 6천원)은 마늘을 넣어 고유의 곱창 향을 제거해 고소한 맛을 배로 낸다. 탱글탱글하고 쫀득한 맛이 특징인 곱창은 가락시장에서 매일 새벽마다 선별한 좋은 품질의 곱창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당일 수급 받아 최상의 상태로 내놓으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곱창 외에도 차돌박이, 삼겹살 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꼬마소곱창의 박인옥 대표(53)은 소곱창에서 날 수 있는 잡내를 나만의 비법으로 잡아낸다며 손님들에게 한 끼를 먹더라도 풍족한 식사를 제공하고자 언제나 정성을 다하고 있다 고 말했다. 북문 새마을식당 북문 새마을 식당에서 만나 거북시장 내 많은 모임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북문 새마을식당의 이종국 대표(34)는 부담없이 맛있고 즐겁게 식사하며 나갈 때는 배부르게 미소지을 수 있는 식당을 추구하고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가성비 좋은 열탄불고기, 7분 돼지김치. 열탄불고기는 고추장 불고기 양념으로 매콤한 취향을 저격하고 새마을 불고기는 간장 양념으로 달달한 맛을 낸다. 열탄불고기(1인분 9천원)와 7분 돼지김치(6천원)는 식사용과 술안주 모두로 가능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점심, 저녁을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 메뉴로 유명하다. 돼지천하 무려 18년 전통의 돼지천하는 저렴한 점심식사와 회식장소로 사랑받는 고깃집이다. 삼겹살, 돼지갈비, 쭈꾸미삼겹살등 회식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는 이곳의 차상현 대표(31)는 집밥같은 맛을 추구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차 대표는 된장 등 작은 양념까지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있다. 때문에 일반 음식점에서 먹는 보편적인 맛에서 벗어나 토속적이고 친근한 고향의 맛이 나는 맛집이다. 특히 제육볶음 또는 생선과 10가지가 넘는 반찬, 국까지 나오는 점심특선 백반(5천원)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차 대표는 가족 모두가 일하면서 청결과 정성을 위해 서로가 감시한다며 누구라도 요리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가족들의 질타가 쏟아진다고 웃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전통시장을 가다] 40. 안양 관양시장

따스한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안양 관양시장. 봄을 열렬히 환영하듯 평일 대낮이었지만, 시장엔 제법 손님들로 북적였다.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 관양중학교로 올라가는 시장 길 양쪽으로 즐비한 상점들은 먹을거리, 비닐하우스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채소 등 여러 품목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가격을 깎아 달라고 흥정하는 손님들과, 학생 손님들에게는 덤을 얹어주는 상인들 등 시장에는 웃음소리가 흘러 넘쳤다. 교복을 입은 중ㆍ고등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20~30대 젊은 엄마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관양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아닌, 매일 지역주민들의 삶과 이야기가 피어나는 곳이었다. 안양 관양시장(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328)은 과거 크고 작은 골목시장들이 모여 1980년대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06년 정식으로 인정시장에 등록된 시장은 140개 점포가 40년 가까이 지역주민들에게 채소, 육류, 생선 등 삼시세끼를 해결해 주고 있다. 관악의 양지 바른 곳을 의미하는 관양은 역세권은 아니지만 관양동 생활권 중심지구에 형성돼 있어 과거부터 유동인구가 많았다. 때문에 자연스레 여러 행사를 진행하며 주민들에게 친근한 놀이터가 돼주고 있다. 관양시장은 젊은 시장이다. 이는 젊은 손님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장과 상인회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먼저 시장 행사 때마다 주변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을 참여하게 만들었다. 과자집 만들기 행사나 어린이 장기자랑, 학교 동아리 공연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시장에 찾아오도록 했다. 단국대와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인구를 분석하는 연구도 함께하며 관양시장은 갈수록 더 젊어지고 있다. 상인회관 2층에는 전국 전통시장 최초로 희망 장난감 도서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평소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웠던 장난감을 대여, 반납해 이용하는 이곳은 한번 대여했던 장난감은 세척 후 살균 보관해 위생에 민감하거나 장난감 구매가 부담을 느낀 엄마들의 취향을 저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관양시장은 상인회 회장과 임원을 중심으로 5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의 구역장을 통한 공지 사항 전달 등의 체계로 상인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월마다 진행되는 상인회의를 통해 시장 발전을 위한 회의와 마케팅ㆍ친절 교육 등 상인교육도 반복적으로 진행해 대형마트와 동일한 서비스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장은 지난 2004년 현대화 사업을 통해 반 아케이드 등 시장 내부 곳곳을 정비했다. 2011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공모 대상에 선정돼 1억 5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문화예술 프로그램 및 커뮤니티 활성화 방식 등을 통한 프로그램들을 시작했다. 특히 시장 전 구역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며 백화점에 버금가는 고객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박동성 관양시장 상인회장 전용 주차장 만들어 고객불편 해소 40년 고객사랑 보답하는 시장 조성 시장을 찾아주는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박동성 관양시장 상인회장은 상인회와 자신의 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30년 동안 부동산을 운영하며 관양시장 상인 중 가장 오래된 박 회장은 말 그대로 관양시장 역사의 산증인이다. 박 회장은 시장을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상인들과 시장은 항상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다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이 시장을 찾을 것이라 믿고 있어서다. 이러한 박 회장의 뜻은 140여 명의 관양시장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따르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 10년 가까이 상인회장을 지낸 그가 올해 초 상인들의 인심을 얻어 또다시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는 회장직에 오른 이유기도 하다. 박 회장은 2010년 안양시상인연합회를 설립하며 리더십을 안양시 전역으로 확대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언제나 고객들을 생각하는 그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행사 및 복지시설 설치를 통해 더 나은 시장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박 회장은 반 정도 씌워져 있는 아케이드 완성 공사와 상인회관 지하에 어린이 놀이터 시설 등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주차문제에 손님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서 전용 주차장을 설립해 고객들이 편하게 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관양시장은 내 삶과 같다고 말하는 박 회장은 언제나 관양시장을 찾아주는 고객들과 항상 노력하는 상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짱치킨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엄지척 문전 교복 입은 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짱치킨의 대표 메뉴 야채똥집(7천원)은 똥집 반죽에 깻잎과 청양고추를 함께 넣어 독특한 맛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후라이드 치킨(한 마리 7천원) 또한 착한 가격과 그게 맞지 않는 훌륭한 맛에 평일에도 이곳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거릴 정도다. 관양시장에 자리 잡은 지 4년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하듯 광명시, 수원시, 서울시 등 전국 각지에 체인점도 열었다. 관악산 등산객들과 여러 관공서 행사 때마다 빠짐없이 단체 주문도 들어오는 짱치킨은 그야말로 관양시장의 핫 플레이스다. 가게를 연 후 쭉 같은 가격, 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의 류일심 대표(47)는 이래나 저래나 맛이 없으면 인기가 없다며 맛은 신선한 재료로부터 나온다고 인기의 비결을 설명했다. 승일식품 시장대표 두부 전문점 道 명품점포 우뚝 승일식품은 관양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두부 전문점이다. 승일식품은 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두부를 만들기 위해 최상의 재료만을 고집하고 있다. 기계설비도 다른 곳에 비해 2배가 넘는 금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와 노력의 결실을 보듯 지난 2014년 경기도 명품점포로 선정됐다. 이곳의 남상호 대표(57)는 매일 새벽 6시에 나와 천연간수를 사용해 만든 두부를 팔고 있다. 남 대표는 시장에서 가장 일찍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점포로 유명하다. 항상 부지런한 남 대표는 두부를 만든 지 20년째 됐지만, 단 한번도 배관 청소를 거른적이 없다며항상 부지런히 청결하게 만들다 보니 많이들 찾아와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부 가격은 한모의 2천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장보고 푹 고아 낸 맑은 육수 자타공인 순댓국 맛집 하남옥 대표(66)의 순댓국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맛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매일 오랜 시간 우려낸 맑은 육수와 하 대표가 직접 고른 고기와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간 순댓국(6천원)은 사계절 내내 많은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하 대표는 매일 새벽마다 독산동에서 고기를 공수하고, 김치 또한 아침마다 직접 담근다. 또 김치를 비롯한 총 8가지 반찬이 무한으로 공급된다. 이처럼 하 대표의 정성과 넉넉한 인심이 어우러진 장보고는 점심때면 자리가 없어서 못 먹는 날도 허다하다. 평일 낮임에도 이곳은 손님들로 북적여 하 대표의 손과 발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하 대표는 더 좋은 음식으로 거듭나고자 연구를 시도때도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9. 성남 단대전통시장

겨울에는 따뜻한 온풍기가,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시장이 있다. 단대전통시장은 길거리에 자리 잡은 일반 전통시장과 달리 상가의 모습을 한 건물형 전통시장이다. 오래됐지만, 잘 관리됐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에 들어서자 쾌적한 실내와 가지런히 정돈된 물건들이 마치 백화점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판매 물건이나 상인들의 분위기를 보면 틀림없는 전통시장이다. 시장 위로는 운동시설, 인근에는 오락시설과 학원 등이 들어서 있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오가며 정 넘치는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1985년 생겨나 34년 동안 동네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단대전통시장(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289번 길)은 총 74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건물의 전체면적은 6천993㎡ 규모이며 지하 1층에는 채소ㆍ정육 등 1차 상품부터 식당가, 1층은 귀금속ㆍ목기ㆍ혼수용품, 2층은 의류 등으로 이뤄져 있다. 3층은 운동시설, 4층 옥상에는 넓은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근에는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과 버스정류장이 있어 전반적인 입지 조건이 좋다. 단대전통시장은 상인들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74개 점포 상인들로 결성된 상인회는 매월 27일마다 상인회 월례회를 열고 있다. 월례회를 통해 상인들은 서로 정보 공유, 건의사항 전달 등을 진행한다. 또 다 같이 식사를 하며 생일 축하 파티를 하는 등 상인들끼리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상인들은 자진해서 상인대학과 상인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맞춤형 교육, ICT 교육을 통해 상인의 기본 자질을 키우고 있다. 고객들과도 소통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 시장은 빈 점포를 활용, 특색있는 라디오 방송국 정류장을 개설해 고객과 상인의 소통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정이 흐르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정류장은 시장을 고객이 머무는 회유형 상권으로 활성화하고, 상인과 고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5년 전 처음 만들어졌다. 생방송으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SNS 계정과 연동시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방송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개국 날에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연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인들의 점포ㆍ신상품 소개부터 손님 인터뷰, 음악, 상인대학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시장 내 스피커와 스마트폰, 컴퓨터 화면 등으로 전파를 탔다. 현재 방송국이 리모델링하고 있어 잠시 방송을 쉬고 있지만, 5월부터는 다시 정류장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여느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마트 입점과 상권의 변화에 서서히 동력을 잃어갔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 주변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1만 7천 가구가 비어 있는 상태다. 이에 단대전통시장은 빼앗긴 상권의 회복과 제2의 부흥을 위해 시설현대화사업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추석이면 시장에서 단대전통시장의 가장 큰 행사가 진행된다. 시장은 한가위 때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경품행사로 전 점포 매출을 30% 향상시키고 있다. 상인회는 매년 소외된 이웃, 노인정에 김장 나눔행사, 봉사활동 등을 진행해 사랑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시장 인근 지역 대청소도 상인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김병임 단대전통시장 상인회장 시민과 소통 사랑방 같은 시장 소망 무려 17년째 단대전통시장을 이끌어 가는 김병임 회장(71)은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열정적인 상인이다. 봉사직이나 다름없는 상인회장직을 장기간 도맡으며 식지 않는 열정으로 매년 시장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시장에서 30년 넘게 나전칠기 등 공예품 가게를 운영하는 김 회장은 시장의 살아있는 전설이나 다름없다. 시장의 부흥기와 침체기를 모두 겪어왔다. 단대전통시장은 전반적 경기불황도 있지만, 인근에 대형마트나 1차 상품을 판매하는 농수산매장 등이 하나 둘 입점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김 회장은 시장의 상권과 상인들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상인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시장 상인들은 경제의 실핏줄과 다름없다.며위기일수록 상인들끼리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회장은 언제나 상인들을 최우선으로 일해왔다. 그가 17년 동안 상인들의 신뢰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대형마트와 차별을 두고자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주민과 함께하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그렇게 매년 다양한 행사를 기획, 진행해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5년 전 라디오 방송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작했다. 이 회장은 단대전통시장을 꾸준히 시민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며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금의 끈끈한 상인들의 단합 또한 김 회장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뤄졌다. 그는 상인교육을 이끌었다. 교육을 받기 전에는 1층과 2층 상인들이 사이가 서먹했다. 그러나 상인들이 먼저 단합해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결심한 김 회장은 상인대학, 상인대학원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현재 소통과 공유, 상생이 흐르는 시장으로 변했다. 김 회장은 올해도 경기도에서 2시간씩 3회 교육과 점포 맞춤형 교육 6회 등 다양한 상인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철저한 상인교육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공감대 형성이 잘 이뤄지도록 모든 상인이 하나돼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88집 겨울철에도 여름철에도 생각나는 시원한 국밥. 88집은 단대전통시장이 생기고 3년 뒤 생긴 지역 전통 맛집이다. 이곳의 오경례 대표(61)는 32년째 독보적인 맛으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88집의 대표 메뉴인 소머리국밥(8천 원)과 순대국(6천 원)은 마늘, 생강 등 10가지가 넘는 양념과 6시간 정도 우린 육수 등을 통해 깊은맛을 자아낸다. 또한, 베테랑다운 기법으로 잡내는 완벽하게 제거해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이 없다. 직접 담그는 김치는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오 대표는 88집의 음식은 세 살부터 백 살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며단골들이 워낙 많아 친구처럼 지낼 정도라고 자랑했다. 서울&산성 닭강정 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산성 닭강정의 대표 메뉴는 역시 닭강정(1만 6천 원)이다. 이곳의 고형권 대표(59)는 단대전통시장에 자리 잡은 지는 3년 째지만, 닭 손질 경력으로는 무려 34년에 달하는 장인이다. 생닭 또한 판매하고 있는 이곳은 닭강정도 생닭만을 고집하며 매일 새 기름으로 튀겨 특유의 바삭함과 깔끔한 맛을 낸다. 순한 맛, 보통 맛, 매운맛으로 나뉘어 취향에 따라 맛을 정할 수 있다. 고 대표는 가게를 연 후 8년째 같은 가격, 같은 맛과 양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성남시라면 배달료도 받지 않고 전 지역 배달해주고 있어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고 대표는 언제나 인기의 비결은 맛이었다며8년째 양과 가격이 그대로인 치킨집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단대반찬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깔려있는 이곳은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치, 젓갈류부터 마른반찬, 나물, 전까지 50여 가지 반찬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것을 고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곳을 운영한 지 5년째인 이계화 대표(60)는 남편과 같이 매일 새벽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와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 이 대표는 요즘에는 반찬가게도 많고 입맛도 까다로워져 단골을 만들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 가게는 수많은 단골들이 있다며 언제나 성의껏 열심히, 부지런히 그리고 깨끗하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하다보니 잘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8. 이천 관고시장

이천 관고시장은 바쁘게 오가는 손님들과 고객을 부르는 상인들의 목소리로 언제나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19일 찾은 관고시장은 골목 사이마다 김 굽는 냄새, 참기름 냄새 등 군침 도는 냄새가 시장 전체에 풍겨 지나가는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노인부터 학생까지 다양한 손님들과 상인들은 오래 알고 지낸 듯 서로 안부를 나누는 모습이 흔하게 보이는 등 시장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1930년대 개설돼 오래된 역사를 지닌 이천 관고시장(이천시 중리천로31번길 22)은 점포 수가 90개로 이천시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다. 관고시장은 농수산물부터 각종 생활필수품 등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취급하는 종합시장이다. 또 시장 곳곳에 숨겨져 있어 주민들만 즐겨 찾는 명물 맛집들이 유명세를 타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각종 분식부터 따뜻한 국수, 얼큰한 국물의 국밥, 쫄깃한 족발 등 풍성한 먹을거리를 자랑한다. 또 장날이면 시장 주변 도로까지 장이 펼쳐져 몰려드는 상인들과 고객들로 북적인다. 관고시장은 긴 세월동안 지역주민들의 생활을 책임져온 서민 경제 중심지인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 7~8개 되는 대형마트가 줄줄이 개업하면서 시장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상인회는 매년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이 보이자 고객들을 더욱 끌어들이기 위해 할로윈 파티와 문화 프리마켓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 또 보건소, 병원과 연계해 시장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뿐만 아니라 관고시장은 고객증가와 매출증대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높고 깔끔한 아케이드 지붕을 갖추는 등 시설 현대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물건과 친절함을 증가시키기 위해 상인대학 유치와 시장 내 상인교육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장이 변화하자 고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먹을거리 개발과 지역 축제 연계 등으로 이천시민들과 다른 지역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관고시장은 2014년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실시한 2014년 온 국민이 단골이 되는 매력 넘치는 시장 만들기 캠페인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 2017년에는 전국상인연합회상 전통시장 활성화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상인회는 더 많은 손님이 시장에서 낭만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매일 머리를 맞대고 있다. 2019년 새로운 상인회와 새출발을 다짐한 관고시장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홍완식김해령기자 [인터뷰]민춘영 이천 관고시장 상인회장 프리마켓무명가수 버스킹 공연 문화와 전통시장의 접목 청사진 다양한 행사와 문화활동을 통해 관고시장을 꼭 가고 싶은 시장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춘영 이천 관고시장 상인회장(47)은 지난 1월 상인회장직에 취임하고 개인 업무를 볼 시간조차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10년 전 관고시장에 입성한 그는 4년 동안 상인회 총무, 부회장 등 임원으로 활동해 시장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적임자로 꼽혔다. 민 회장은 임원으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고시장을 잘나가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됐다며 상인회장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민 회장은 무엇보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특색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는 자체적인 프리마켓 행사, 무명가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상인들의 취미생활을 위한 동아리를 개설과 부쩍 늘어난 외국인고객과 이천시 내 군부대 인원들을 위한 컨텐츠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상인회 내 봉사 동아리는 상인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를 오랫동안 진행해오고 있다. 여기에 건강보험관리공단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민 회장은 시장 내 건강검진을 2년 동안 시행한 경험이 있다. 또 민 회장은 부족한 주차시설과 상인들의 문화시설 등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 인프라 구축이 돼 있어야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지 않는다며 이천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주차장, 상인회 사무실 등을 임기 안에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어린 시절 장날에 시장을 안 데리고 가면 울었던 시절이 있다며지금의 관고시장도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특색있고, 낭만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협동족발 족발무침 원조 전국 미식가 유혹 협동족발의 박영자 대표(64)는 관고시장에 자리 잡은 지 24년째인 족발장인이다. 대표 메뉴인 족발무침(1만 8천 원)은 박 대표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말 그대로 원조다. 고추장, 다진마늘 등 10가지 이상 소스가 들어가는 족발무침은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잊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수원, 용인, 서울에서도 많 은 단골이 찾아오며 심지어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는 족발무침을 택배로도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내 식구가 먹는 것처럼 언제나 깨끗한 재료를 쓴다며맛은 곧 재료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골목길 10년전 가격 만원의 행복 착한 분식 옛날 가격 그대로 분식을 먹을 수 있는 골목길은 짧은 시간에 시장 내 인기있는 맛집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는 최동환 대표(57)의 6년가량 쌓아온 요리 내공으로 인한 맛과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특히 원조김밥(1천500원)과 라면(2천 원) 등 10년 전 가격으로 판매하며 과거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김밥과, 라면, 돈까스까지 먹어도 1만 원이 넘지 않는 이곳은 손님들로부터 만 원의 행복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 대표는 저렴한 가격이라도 재료와 맛은 변함 없다며내가 싫으면 남도 싫어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슴에 품고 장사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원청과 언제나 신선한 과일 시장 필수코스 관고시장에는 신선한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손님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명소가 있다. 바로 다원청과다. 이곳의 강기선 대표(47)는 매일 새벽마다 농수산물센터에서 고르고 고른 신선한 과일만을 취급한다. 강 대표는 과일 도매일을 하는 친형 덕분에 품질 좋은 과일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처럼 다원청과는 다른 과일가게와 같은 물건이어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 평일에도 과일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이곤 한다. 강 대표는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하게 하는 두 마리 토끼잡기 전략을 택하면서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7. 부천 중동시장

찬 바람이 불며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찾은 부천 중동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중동시장 입구 앞에는 장을 보러 나온 이들이 물건을 사고팔면서 전통시장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시장 안은 포근하고, 토속적인 분위기와 상인들의 삶이 어우러지고 있었다. 개방감을 주는 높은 아케이드부터 원형 모양으로 통일한 간판들은 깔끔함 그 자체였다. 널찍한 통로와 점포 사이에 황색선을 그어 선을 넘지 않는 상인들로 인해 대형마트 못지않은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부천 중동시장(부천시 장마로 199번 길 33)은 중동신도시 개발과 함께 아파트단지,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지역에서 인근 주민의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전통시장이다. 1995년 설립돼 2006년 정식시장으로 등록됐다. 현재 103개의 점포에서 농ㆍ축ㆍ수산물과 생활용품, 잡화류, 식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부천시청과 중동역, 역곡역이 근처에 있어 부천 중심지에 위치한 뛰어난 입지는 편리한 교통을 자랑한다. 중동시장은 고객을 위해 노력하는 시장이다. 시장은 2008년과 2012년에 두 차례에 걸친 현대화 시설사업을 통해 지금의 깔끔한 모습을 갖췄다. 지난해 시작한 첫걸음시장 육성사업으로 추진한 소프트 간판 프로젝트는 소비자 편의 증진은 물론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큰 신뢰를 주고 있다. 소프트 간판은 상인들의 사진과 신용카드 결제 정보, 온누리 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 등이 기재돼 있어 고객들이 간판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장 곳곳에는 휴식공간을 설치해 고객들이 장을 보며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출입구마다 설치된 이정표는 처음 오는 방문객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친절함이 가득하다. 이처럼 상인회와 상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중동시장은 여전히 많은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수요일마다 진행하는 세일행사인 수요세일은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다른 평일보다 50%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 5년 전 시작한 수요세일은 우수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소문이 나 이제는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부천 여러 지역에서도 찾아오기도 한다. 매년 시행하고 있는 장말축제는 중동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다문화 혹은 한국 신혼부부들에게 전통혼례식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후 진행되는 문화공연에는 상인회 전 회원이 참여해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축제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상인회는 단합대회, 초등학교 장미 50그루 심어주기, 핼러윈 사탕 나눠주기, 학부모와 초등학생들이 함께하는 김장 체험학습 등 자체적인 행사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정남환 부천 중동시장 상인회장 다양한 행사 기획 즐기는 곳 만들 것 정남환 중동시장 상인회장(56)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자나깨나 시장 발전에 대한 생각만 가득하다. 특별히 쉬는 날 없이 상인회 간부들과 회의를 통해 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8년 전부터 중동시장에서 수산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오랫동안 있으면서 자신의 삶의 터전이나 마찬가지인 이곳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회장직에 도전했다. 시장에 손님을 더욱 끌어들이려면 대형마트와 견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지난해 임기와 동시에 시작한 첫걸음 특성화사업으로 시장이 깨끗해지고 이미지가 좋아졌다며 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과거와 비교해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손님들이 시장을 단순히 장을 보러오는 곳이 아닌 즐기는 곳이라고 인식하길 바란다며 월마다 자체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또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을 전통시장 지하에 유치해 오는 3월부터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도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밝고, 환한 분위기의 시장을 만들고자 시장 도로를 일반도로가 아닌, 대형쇼핑센터처럼 블록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 회장이 강조하는 다른 하나는 바로 상인들 간의 단합이다. 실제로 중동시장은 103개 점포 모두 상인회에 가입돼 있을 만큼 끈끈한 단합력을 자랑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들의 단합을 위해 교육은 물론 구역별로 성과급제를 실시해 어느 정도 성과를 넘으면 단합대회를 시켜주기도 한다며 웃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부산어묵 23년째 부천 중동시장에서 어묵과 떡볶이 등 분식을 파는 부산어묵의 한인숙 대표(58)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처음과 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어 단골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어묵의 어묵(1인분 2천 원)은 자타공인 중동시장 1인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기 메뉴 쫄면(4천500원)은 쫄깃한 면발과 야채에 부산어묵만의 특제 양념장이 더해져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맛을 낸다. 부산어묵의 맛과 인기에는 바로 한 대표의 음식 철학에 있다. 한 대표는 좋은 식재료만이 좋은 음식맛을 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항상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다. 한 대표는 맛을 위해서라면 양념을 아끼지 않는다며 오히려 직원들이 양념을 더 아끼기도 한다면서 웃었다. 정원준 홍두깨칼국수 찬 바람이 부는 겨울. 시장을 찾은 사람들을 따뜻한 국물로 유혹하는 정원준 홍두깨칼국수는 23년 동안 칼국수만을 만들어온 정원준 대표(56)의 노하우로 큰 인기를 끌고있다. 홍두깨칼국수의 대표 메뉴인 칼국수는(3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옛날방식 그대로 반죽해 3일을 숙성시킨 면과 시원한 멸치육수를 맛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시장에 오기 전부터 천안에서 오랫동안 칼국수를 판매해왔다. 중동시장에 자리잡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 덕에 빠르게 주민들에게 소문났다고 한다. 현재는 기술을 전수받은 그의 아들이 천안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단순히 3천 원짜리 칼국수가 아닌 정성스런 음식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대족발강정 단백질과 콜라겐 등이 풍부한 족발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중동시장에는 25년 전통의 국가대표 급 족발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이주봉 대표(54)의 국대족발강정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족발(小, 1만 원)은 국내산 깨끗한 족발만을 취급해 직접 삶아 판매한다. 가장 큰 사이즈가 2만 2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맛은 많은 족발 매니아들을 중동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수많은 단골이 찾는 이곳의 비결은 청결이다. 이 대표는 언제나 나와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6. 수원역전시장

수원역전시장은 삭막하고 황량한 도심 속,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9일 오전 11시께 찾은 이곳은 상인과 손님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야기 중간 중간 들려오는 한바탕 웃음소리에 인간미가 느껴졌다. 한겨울에도 푸근한 시장 분위기는 건물 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메말랐던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들었다. 무려 70년 역사를 지나도록 꿋꿋이 자리를 매김을 하고 있는 수원역전시장은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도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단골처럼 안부를 물어봐 주는 따뜻한 시장이다. 딱히 사는 물건 없이도 상인과 마주 앉아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역전시장은 오랜 전통의 연륜이 묻어나는 시장답다. 수원역전시장(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10-6)은 200여 개의 점포와 171명의 상인, 10여 개의 출입구가 있는 꽤 큰 규모를 가진 상가형이다. 현대화 개선 사업을 통해 A동과 B동으로 건물이 나뉘었다. 수원역 앞에 있는 우수한 지리적인 특성으로 수원을 비롯한 화성, 안산 등 인근 지역까지 이용하는 경기 남부 관문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아 왔다. 역전시장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산 양곡 공설시장으로 시작한 시장은 1969년 9월 역전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법인화한 뒤 종합시장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수원역 인근 지역 경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1985년 4월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시장 건물을 신축했고 2010년 8월에 복합패널 시공, 간판정비 사업 등으로 외벽을 정비했다. 지하에는 다문화푸드랜드를 비롯해 대형슈퍼와 식당이 있다. 1층 외곽으로는 식당들이 즐비한 먹자골목과 생활 잡화점이 있으며 내부에는 의류, 화장품, 침구, 수선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2층과 3층에는 콜라텍, 재활용품 센터, 학원 등이 입점 돼 있다. 특히 줄지어 있는 20개가 넘는 수선점들은 수선만큼은 역전시장이라는 말에 고개를 자동으로 끄덕이게 만들었다. 심지어 재봉틀을 파는 가게까지 있을 정도다. 역전시장은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맞춰 2011년 서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소인 다문화 푸드랜드를 시장 지하에 개업했다. 수원시와 경기도가 함께 조성한 다문화푸드랜드는 베트남, 러시아, 중국, 태국, 몽골, 방글라데시 등 6개국의 현지인이 직접 조리하는 전통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현재 다문화 주민들 소통의 장으로 이용되며 주말이면 전국에 있는 외국 노동자들이 찾아와 그들만의 향수에 빠져 떠들썩한 모습이 연출된다. 이런 가운데 상인회는 지난 10일 장석산 상인회장을 선출하고 새롭게 꾸려진 상인회를 필두로 역전시장만의 특화된 사업을 강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매일 회의를 하고 있는 등 열정을 보이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장석산 수원역전시장 상인회장 시장內 빈점포, 청년몰 통해 활성화 청사진 수원토박이로 19년째 수원역전시장에서 장사하고 있는 장석산 상인회장(62)은 지난 10일 취임해 171명의 상인의 리더로서 시작단계에 있다. 수원역전시장은 이전까지 상인회라는 존재는 있었지만, 시장을 운영하는 힘은 관리사무소에서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순수하게 상인을 위한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상인회를 다시 꾸리기 시작했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지난해 12월 26일 장 회장이 당선되며 7년 만에 상인회는 독립에 성공했다. 장 회장은 취임 전부터 무거운 마음이다. 상인회에게 놓인 과제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취임 3주째인 그가 역전시장의 부활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이유다. 2016년 생겨난 수원역 환승센터 생성으로 역전시장 상권에 가장 큰 치명타를 입었고, 역전시장뿐만 아니라 매산시장, 지하도상가, 테마거리 등 4개 시장 모두 피해를 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는 손님들을 끌어들이려면 시장 외곽의 정리정돈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 불법주차를 포함한 방문객 주차문제 해결이 먼저 해결돼야 시장 외곽이 깔끔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까지 진행 중인 상인교육도 전체 상인이 참가하지만, 형식적인 교육에 불과했다 며 성공사례 시장을 현장 답사해 피부로 느끼게 하거나, 전문가 초빙 등을 통해 상인 교육 미비점 보완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 회장은 다양한 전문가들, 상인들과 함께 논의해 역전시장만의 차별화된 무언가를 만들 계획이다. 예컨대 출근길 음악회를 열어 시장을 홍보하거나 먹을거리 축제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외곽의 먹을거리 타운을 더욱 활성화 시켜 메뉴와 가게의 다양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장 회장은 청년몰 추진 등 시장 내 많은 빈점포들을 활성화 시킬 방법도 찾고 있다며 반드시 역전시장을 살려내고자 임기 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봉덕이 숯불생고기 정민정 사장(57)은 30년째 역전시장에서 갈매기살과 삼겹살로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점심과 저녁때면 손님이 한순간에 몰려와 일손이 딸려 남편과 함께 쉴틈없이 고객을 맞는다. 봉덕이숯불생고기의 대표 메뉴는 다양한 고기 중에서도 갈매기살(200g, 1만 5천 원)이다. 정 사장은 최상의 고기만을 고집해 항상 변하지 않는 맛을 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된장찌개부터 계란찜, 샐러드, 콩나물 무침 등 9가지 이상 되는 반찬이 기본으로 제공돼 푸짐한 양도 보장돼 있다. 정 사장은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은 언제나 손님을 배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며 안 보이는 곳까지 구석구석 수시로 청소에 신경 쓰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먹거리회촌 깨끗하고 신선한 활어회를 거품 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먹거리 회촌은 지역주민은 물론, 타지역 사람들의 사랑까지 듬뿍 받는 회 맛집으로 유명하다. 친절한 서비스와 넉넉한 인심으로 단골 마음 사로잡아 인근에서 회라면 먹거리회촌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한다. 서해와 남해에서 산지직송 해온 광어, 우럭, 방어 등 다양한 제철 활어회을 맛볼 수 있는 동시에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일품인 얼큰한 매운탕까지 고루 갖췄다. 이곳의 송영순 사장(66)은 우리집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맛있어하는 손님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그 덕에 20년을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오나라생고기 오나라생고기는 시장에서 평소 먹기 어려운 오리생고기와 흑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유황오리 흑돼지(200g, 1만 5천 원)는 제주도에서 직송으로 받아 현지에서 먹는 그 맛을 낸다고 한다. 또 오리생고기는 가장 맛있다는 45일 된 오리만 써 신선한 맛을 자랑한다. 기존 단골손님들과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저녁시간 때면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다반사다. 오나라생고기의 황동설 사장(56)은 14년 된 노하우를 자랑한다. 그는 오리, 돼지라고 다 같은 맛을 내는 것은 아니다며 원재료의 신선도와 알맞은 불 온도, 반찬과의 조화 등 복합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5. 파주 금촌통일시장

16일 정오께 파주시 금촌통일시장. 5일장이 펼쳐진 이날은 매서운 추위에도 장을 보러 온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장답게 상인과 고객 모두 활기가 넘쳤다. 바둑판 형태의 다소 좁은 골목들이 초행자는 길을 찾기 헷갈렸지만 그만큼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금촌통일시장(파주시 금정 24길 17)은 197개의 점포로 이뤄진 꽤 큰 규모의 상가주택복합형 시장이다. 1906년 경의선 금촌역이 생기면서 태동한 금촌시장에서 출발했다. 이처럼 긴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시장은 지역 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간직한 채 보존돼 왔다. 따라서 70년 이상 이어온 전통으로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상점들도 많다. 걸어서 5분 거리에는 경의중앙선 금촌역이 있고, 시장 주변으로 다양한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생필품, 농수산물, 의류, 식당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며 수많은 단골을 보유한 시장답게 안 파는 물건이 없었다. 금촌통일시장은 평소에는 평범한 전통시장이지만 5일장이 서는 1, 6일(매월 1ㆍ6ㆍ11ㆍ16ㆍ21ㆍ26일)이 되면 전국에서 몰려든 상인들로 지역 최대의 시장을 형성한다. 5일장에는 기존에는 볼 수 없는 각종 노점상과 농산물을 판매하려는 상인들로 200여 개의 새로운 노점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금촌전통시장과 문화로시장, 명동로시장 등 3개 시장이 통합된 금촌통일시장은 지난 2009년 현대화사업으로 깔끔하게 단장됐다. 중앙통로가 현대식으로 정비되고, 간판과 매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특히 가장 불편했던 주차문제도 지난해 주차타워가 신설되면서 편리한 쇼핑이 가능해졌다. 은행과 협약을 맺어 각 점포에 신형 카드단말기를 보급해 신용카드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 물품은 배송센터에서 무료로 배달해주는 고객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고객편의시설, 볼거리, 즐길거리 등 기반 마련을 위해 총 41개 사업을 완료했다. 지난해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서 금촌통일시장의 금촌 문화난장 어울림 장터 사업이 희망사업 프로젝트 문화관광형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4억 2천500만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상인 주도형으로 이뤄지는 금촌 문화난장 어울림 희망사업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2020년 2월까지 매월 두 번째 주말에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여느 시장과 마찬가지로 금촌통일시장도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으로 상권의 변화를 겪었다. 2004년 시장 인근 지역에 이마트가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금촌통일시장과 이마트 파주점은 경쟁하지 않고 함께 살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불편한 관계였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적대시하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에 5일장이 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이마트의 의무휴무일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기존의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쉬려고 했지만 금촌통일시장 5일장이 서는 매월 6월과 21일에 문을 닫기로 2012년 합의한 것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을 위해 협약을 체결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또한, 이마트 파주점은 금촌시장에 다양한 할인 물품을 기부하는 등 장날이면 이마트 문을 아예 닫고 점장까지 나서 전통시장 판촉행사에 동참하기까지 한다. 구예리기자 [인터뷰]이현숙 파주 금촌통일시장 상인회장 고객 편의시설 갖추고 상인들 단합 필수 이현숙 금촌통일시장 상인회장(58)은 지난 2015년 취임해 4년간 시장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이다. 이곳에서 10년째 상인회 소속으로 일해온 이 회장은누구보다 시장의 흥망성쇠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는 시장의 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장직을 맡았다. 이 회장은 시장이 더욱 부흥하려면 반드시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난 2015년 시장이 문화관광형시장 선정을 필두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며 육성사업을 추진한 결과, 1년 만에 시장 내 점포수가 10개 늘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6년에는 시장활성화의 허브역할을 하는 고객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선사했다. 이 회장은 고객지원센터는 지상 2층 규모로 1층은 만남의 장소이자 고객들의 쉼터로, 2층 회의실에서는 다양한 상인들의 동아리 활동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는 파주시의 협조로 136면 규모의 시장 전용 공공주차장을 준공하며 더욱 편리한 시장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장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서라면 상인들의 단합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상인들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도록 시장 내 6군데에 통닭집에서 3~4마리씩 치킨을 사서 친목을 다지는 치맥 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현숙 회장은 금촌통일시장은 비무장지대(DMZ), 임진각 등 평화통일 관광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장이라며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등 시장의 부흥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할 준비가 됐다고 다짐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털보순대 뜨끈한 순대국밥, 32년 한결같은 맛 순대국만 32년째 임진규 사장(54)의 털보순대는 금촌통일시장에 터를 잡은 지 무려 32년째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맛으로 시장 인근 주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24시간 이상 우려낸 맑은 육수와 임 사장이 직접 고른 최상품 고기와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간 순대국밥(6천원)은 겨울이 깊어질수록 많은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임 사장은 매일 새벽마다 직접 고른 고기를 공수하고, 김치 또한 직접 담근다. 이처럼 임 사장의 정성과 오랜 전통으로 검증된 맛, 넉넉한 인심이 어우러진 털보순대는 점심때면 자리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다. 장날이었던 이날도 손님들이 가게를 꽉 채워 임 사장의 손과 발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임 사장은 오랜 전통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언제나 정성으로 손님들을 대하겠다고 말했다. 종로떡집 파주의 명물 모랑떡 개발해 유명 설 명절이 다가올수록 종로떡집의 이상철 사장(38)은 잠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특히 이곳은 파주의 명물 모랑떡을 개발한 곳으로 유명하다. 모랑떡(6개 2천원)은 파주 지역 특산물인 한수위 쌀과 장단콩이 만나 탄생했다. 떡의 소가 일반 앙금이 아니라 장단콩으로 돼 있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모랑이라는 이름은 모두랑에서 두 자를 제외하고 만든 이름으로 너와 나, 함께 나눠 먹는 떡의 의미 남과 북 모두의 화합과 통일을 담았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가면 모랑떡을 먹기 어려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모랑떡뿐만 아니라 떡 맛집으로 유명해 전국 곳곳에 택배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은 맛과 메뉴 연구를 끊임없이 하지만, 그 바쁜 와중에도 청결을 잊지 않는다. 또한, 떡 포장지에 제조시간까지 표시할 정도로 신선도도 중요시한다. 이 사장은 청결은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맷돌손두부 담백하고 부드러운 장단콩 두부 타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파주 특산품은 단연 장단콩이다. 금촌통일시장에서 11년째 맷돌손두부를 운영하고 있는 곽보영 사장(58)은 파주 장단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파주장단콩두부(한 모 8천원)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특유의 담백함과 부드러움, 장단콩만이 가지는 맛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맷돌손두부는 시중에 파는 두부의 3배 크기로, 직접 만든 손두부를 3천 원에 팔고 있다. 논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올방개로 만든 고소하고 찰진 올방개묵도 판매한다. 이곳의 두부는 서울, 인천, 수원까지 맛을 잊지 못해 두부를 사러 올 정도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4. 군포 역전시장

군포 역전시장은 앞에 설치된 커다란 간판이 아니라면 눈치 채지 못한 채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소박한 시장이다. 100여m 정도 되는 짧은 직선거리 양쪽으로 60여 개 상점이 옹기종기 붙어 있다. 작은 규모지만 시장에 들어서자 과일, 채소, 축산, 해산물, 건어물, 의류 및 잡화 등 다양한 품목과 먹을거리가 나란히 손님들을 반기고 있었다. 상인과 고객들의 대화가 오가고 단골손님에게는 그동안 안부를 묻는 등 왁자지껄하며 활기를 띤 역전시장은 훈훈한 온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군포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군포역전시장(군포시 군포로 548-1)은 산본시장과 더불어 군포시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1950년대부터 형성된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군포가 시로 승격되기 전부터 역전시장은 그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었다. 당시에는 군포장이라 불리며 주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거래하던 장소였다. 모름지기 교통과 시장이 발전한 곳은 사람을 불러 모으기 마련이다. 1950년대 군포장에서 군포 역전시장으로 바뀌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시장을 찾았다. 그렇게 역전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점차 시대가 바뀌면서 주변에 대형마트를 비롯해 역전시장을 대체할 곳이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 그대로 낙후된 시설과 가건물들도 문제였다. 사람들은 정돈되지 않은 시장에 점차 발길을 끊으며 깔끔한 대형마트를 찾게 됐다. 역전시장이 이런 문제점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이었다. 2005년 전통재래시장으로 정식 인증을 받은 후, 2008년에 시장 현대화 사업이 이뤄졌다. 아스팔트로 바닥을 깔고, 파라솔로 가렸던 하늘을 거대한 지붕으로 막아 아케이드를 만들었다. 각 상점의 간판도 깔끔한 원형 모양으로 통일하고 그 아래에는 판매 물품의 특징을 아기자기하게 그려 넣은 일러스트 간판도 달아놓아 친근감을 더했다. 개장 이래 백여 년 만의 새 단장으로 시장 분위기도 새로워졌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자 4월이면 군포시의 꽃인 철쭉을 전시하는 철쭉제, 가을 행사,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세일 행사 등 역전시장과 연계된 전통 장날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그 결과 역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다시금 늘어나게 됐다. 이곳에서의 추억을 간직한 단골손님들은 역전시장이 역사 속에 사라지지 않았음에 감사하며 익숙한 길을 따라 발걸음 한다. 시장에 처음 오는 사람들도 머뭇거림은 잠시, 너도나도 들어서는 분위기에 절로 들떠 시장 안으로 한 걸음 내딛고 있다. 역전시장의 역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구예리ㆍ김해령기자 [인터뷰] 정성순 군포 역전시장 상인회장 남녀노소 사랑받는 시장으로 진화 도전 긴 역사의 전통성과 현대화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습니다 정성순 군포역전시장 상인회장(69)은 무려 13년째 상인회 생활을 해오고 있다. 2005년 총무로 시작해 10년 동안 상인회에서 일해온 그는 10년간 2008년 환경개선사업, 깔끔업소개선사업 등 시장의 굵직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행동 대장 역할을 했다. 2015년, 아무도 회장직을 하지 않으려 하고 시장은 계속해서 어려워져만 가는 것을 보고 정 회장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상인회장직이 매우 힘들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시장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회장직을 선택했다고 상인회장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역전시장 근처 상권 및 시장의 콘셉트 분석 등에 온종일 고민 중이다. 고객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소문이 나기 쉽고 부담없는 다양한 먹을거리 상품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지론이다. 역시나 현재 군포 역전시장에 부족한 것은 바로 먹을거리라고 한다. 1차 식품 위주의 시장으로 전통 있는 맛집은 있지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현재 상인들의 세대교체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150년 전 군포역전장으로 시작해 전통성은 있지만, 현대화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이러한 전통성과 현대화를 조화시키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는 1년에 6번 이뤄지는 상인 교육을 통해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세일행사도 이 취지에서 시작됐다. 중년층과 노년층, 젊은 층까지 모두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다. 올해 여름부터 시장 중앙에 상품들을 전시해 놓고 모든 점포가 참여하는 세일행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한 달에 한 번 열었지만,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지난 9월부터는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34년 동안 역전시장에서 인삼가게를 운영해온 정성순 회장은 상인회장이 되고 나서부터 본인 가게 운영은 이미 뒷전이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시장이 발전하려면 구성원들의 화합이 전제돼야 한다며 상인들이 지금처럼 잘 따라와 준다면 금방 역전시장은 과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구예리기자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군포왕족발 군포왕족발의 김미라 대표(53)는 역전시장에 자리 잡은 지 19년째인 베테랑이다. 대표 메뉴인 군포왕족발(中, 2만 2천 원)을 예사롭지 않은 칼질로 손질하는 김 대표의 손놀림은 장인의 느낌이 가득하다. 썰어나온 먹음직스러운 족발에서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식욕을 자극한다. 수많은 단골이 찾는 이곳의 비결은 생족에 한약재가 들어간 소스를 사용해 재우는 정성에 있다. 김 대표는 시장 안에서 장사하다 보니 채소 같은 부재료가 떨어지면 바로 구매해서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언제나 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조미료도 없이 만들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개구리반찬 개구리반찬의 엄정자 대표(58)는 큰 손으로 맛있는 반찬을 저렴하게 판매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아낌없이 덤도 많이 줘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손님들에게 가족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 기분 좋게 만드는 능력을 갖춘 엄 대표 덕에 주부와 자취생 등 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다. 개구리반찬의 특히 유명한 반찬인 메밀전병(개당 1천 원)은 강원도 평창 메밀에 김치와 8개의 양념을 넣고 만든다. 다른 반찬가게에서는 보기 어려운 메뉴인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참기름, 들기름을 단골 방앗간에 의뢰해 직접 짜서 사용할 만큼 재료에 큰 투자를 해 맛과 건강까지 보장돼 있다. 보통집 끓는 솥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와 보글보글 소리가 후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하는 보통집은 역사가 깊은 집이다. 무려 35년 동안 한곳에서 순댓국을 끓여온 김금주 대표(78)는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옛날 방법을 고집하며 순댓국을 만들어오고 있다. 단돈 5천 원이면 35년 내공의 할머니가 푹 끓여 만드는 순댓국 한 그릇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음식은 청결과 신선이라고 강조하는 김 대표는 항상 돼지머리를 통째로 들여와서 손수 손질해 맛을 낸다고 한다. 김 대표는 손은 많이 가도 그만큼 음식의 맛은 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한번 와 본 손님들은 잊지 않고 계속 찾아오게 한다는 마성의 맛을 가진 보통집은 아버지, 어머니를 따라 자식들도 찾아올 만큼 오래된 맛집이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3. 하남 신장전통시장

영하의 기온을 기록했던 10일 정오께 찾은 하남 신장전통시장은 매서운 추위에도 장을 보러온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깔끔하게 설치된 아케이드 아래 가지런히 통일성을 주는 간판은 정갈한 느낌을 줬고, 추운 날씨에도 상인들은 가게 밖을 지키며 손님들에게 친절히 응대하고 있었다. 감기를 조심하라는 등 다양한 안부 인사와 웃음이 오가는 덕에 시장에 있는 내내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광주시 동부면 신장리였던 당시 지역명을 따 신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신장전통시장(하남시 신장 1로 3번 길 42)은 지난 1956년 노동상인들이 모여 공영시장인 신장 공설시장이 만들어지며 역사를 시작했다. 현재 철거된 이곳을 중심으로 생겨난 4개의 작은 상가들이 2001년 하나의 연합회를 결성하면서 오늘날 신장전통시장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점포 80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규모의 시장이지만, 채소, 어류, 정육 등 1차 상품부터 식품, 의류 등 다양한 종류에 있을 것은 다 있는 알찬 시장으로 하남시민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전통시장이자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다. 특히 맛있는 떡가게가 많은 시장으로 유명한 신장시장은 경기떡집, 성산 떡집 등 총 8개의 떡 가게들이 밀집돼 있다. 워낙 유명한 시장의 떡가게 구역은 전국 많은 사람들의 사랑 탓에 명절이 아닌 보통 날에도 손님들도 북적이곤 한다. 그러나 신장시장도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등장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2000년 초 시장에서 불과 50m 떨어진 거리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상인회와 상인들은 한 목소리로 개점 반대를 외쳤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시장을 주변과 하남시 곳곳에 생겼고, 지난 2016년에는 백화점과 마트, 아웃렛이 함께 있는 신세계 스타필드까지 입점했다.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신장시장 상인회와 상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하며 손님들을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난 2003년에는 100여 대의 차량을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지상 4층짜리 주차장을 개장하며 대형마트에 떨어지지 않는 시설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끊이지 않는 노력으로 시장은 2010년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014년엔 아케이드, 전광판 설치하면서 시장 환경 개선과 편의시설을 확충해 왔다. 또 시장은 대형마트처럼 일정금액 이상 구매하면 집으로 배송해주는 배송서비스도 운영하며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오후 10시까지 떡볶이와 통닭 등 야식을 즐길 수 있는 야식만만로드를 선보이며 시장은 젊은 층까지 끌어들였다. 지난해에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2019년까지 더욱 성장하는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광형시장 지원으로 지난해 개설된 원두막 카페는 미술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와 상인들의 동아리 행사가 진행되는 목적으로 지어져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시장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김해령기자 [인터뷰]여봉열 하남 신장전통시장 상인회장 상인 소통젊은시장 만들기 변화의 바람 여봉열 상인회장(64)은 올해 집에서 편히 쉬었던 날이 다 합해야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연초에 상인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여 회장의 머릿속엔 온전히 신장시장 생각뿐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시장 내부에서 편하게 장을 볼 수 있을지부터, 대형마트와 경쟁, 상생할 방법, 상인 단합문제 등 시장의 모든 부분을 고민하다 보니 휴식을 취할 시간이 나지 않았다. 평생직장이었던 서울도시철도를 퇴직한 그는 9년 전 아내가 운영하는 건어물집을 함께하다 보니, 시장도 많은 부분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인들끼리의 단합이 되지 않는 점이었다. 올해 초만 해도 상인들은 고루했다. 단합도 서로 대화도 안 하고 심지어 인사조차 안 하고 오직 내 장사만 하려는 분위기였다. 이런 딱딱한 분위기는 여 회장이 상인회장직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가 회장직에 오르고 시장 내부 온도는 많이 바뀌었다. 수차례에 걸친 상인교육에서 서로 단합을 강조해 이제는 비로소 서로 인사하고, 안부도 전하는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가 유지됐다. 여 회장은 인사는 받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인들끼리 친하게 지내면 손님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살갑게 대하게 된다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장시장은 76개 중 10곳이 넘는 상점이 대를 이으며 젊은 상인들이 운영하고 있다. 여 회장은 이들을 필두로 젊은 시장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사강변도시 맘카페와 연계해 젊은 엄마들에게 시장을 알리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미 맘카페와 플리마켓을 몇 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또 원하는 상인들에게 접이식 테이블을 지급해 시장 가운데 통로에 놓고 세일을 하는 특화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여 회장은 특화장에 경우 손님들의 반응을 보고 날짜를 정해 매주 시행할 계획이다라며 플리마켓과 특화장을 경험한 고객들의 반응은 이제 진정한 시장 같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 같은 도전에는 여 회장의 부지런한 견학과 공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강릉 중앙시장을 비롯해 전국의 유명 시장을 답사했다. 플리마켓도 강릉중앙시장에서 배워 도입한 것이다. 여 회장은 문화관광형시장이 끝날 때쯤엔 시장이 많이 변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원두막카페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음악회, 그림 전시회를 유치해 문화가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이 기반시설 같은 하드웨어는 많이 변했지만, 문화나 행사, 상인들의 마인드 등 시장의 특성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즐길 수 있고, 정직하고, 대형마트에 준하는 서비스가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불난집 소머리국밥 유명 밤엔 포장마차 신장시장에서 17년째 불난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태숙 대표(58)는 오랜 내공으로 수많은 단골을 확보했다. 불난집에 대표메뉴인 소머리국밥(8천원)은 강 대표가 새벽시장에서 직접 선별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육수는 24시간 우려내는 것은 기본이다. 소머리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국밥 맛을 만들어 냈고, 불난집의 국밥은 시장 전체에 빠르게 소문이 났다. 불난집은 밤이 되면 포장마차로 변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10여 가지 특제 양념이 들어간 닭발은 불난집의 무수히 많은 단골을 만들어 냈다. 각각 다른 분위기를 내는 이곳은 낮과 밤에 따로 단골이 있다고 한다. 이날도 불난집은 가게를 꽉 채운 손님들에 강 대표의 손과 발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경기떡집 맛있는 떡 입소문 호텔에도 납품 하남시민들은 떡하면 신장시장을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경기떡집은 가장 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떡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시장에서 13년째 경기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국 대표(59)는 아내와 아들까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떡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호박 찰시루떡(1팩에 3천500원)과 영양찰떡(1팩에 3천500원)이다. 하남시민과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떡을 주문하는 탓에 명절처럼 주문이 많이 밀릴 때면 가족 모두가 잠잘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서울 방배동 유명 호텔에도 디저트 메뉴로 들어갈 만큼 독보적인 맛의 비결은 재료에 있다. 이 대표는 과거 아버지와 함께 쌀장사를 했었을 때 신선한 쌀로 만든 떡은 그 어떤 떡보다 맛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남순대국 진한 육수푸짐한 고기 문전성시 김정화 하남순대국 대표(53)은 신장시장에 터를 잡은 지 4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점심때가 다가오자 순대국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줄 선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는 하남순대국의 대표 메뉴인 순대국밥(6천원)의 진하고 구수한 육수 맛과 누린내가 나지 않는 고기 맛이 어우러진 맛에 있다. 김 대표는 이 독보적인 맛을 내고자 새벽 3시에 문을 열어 육수를 끓이고, 직접 순대를 만들어 사용한다. 밥과 육수가 부족하다면 마음껏 준다. 주말에는 20시간을 일한 적도 있을 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는 김 대표의 요리 철칙은 언제나 청결이다. 김 대표는 청결하지 않은 환경과 식재료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맛이 안 나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2. 성남 분당 금호행복시장

온종일 비가 내린 3일 오전 11시께 찾은 금호행복시장은 겉보기엔 일반 상가 건물과 차이점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지하로 내려가자 과일, 채소, 떡, 신발 등 각양각색 가게가 모습을 드러냈고 상인들의 분위기는 흔한 전통시장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행복시장은 주상복합건물 속에 위치한 도심형 전통시장이다. 야외에 자리 잡은 시장들과 달리 상가 건물 통째 시장인 셈이다. 분당신도시와 함께 1992년 생겨난 금호행복시장(성남시 분당구 내정로 165번길 38)은 주상복합건물로 총 173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지하 1층은 농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1층은 의류, 부동산, 안경점, 2층은 다양한 식당, 병원, 미용실 등으로 이뤄졌다. 한 건물에서 모든 편의를 누릴 수 있어 주변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에게 높은 신뢰를 받는 주민친화형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 내부에 설치된 DID기계는 시장에 정보를 한 곳에 담아 전달해주는 안내원 역할을 하고 있다. 어르신도 사용하기 쉬운 간단한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이 기계를 통해 점포 소개 및 점포별 이벤트 행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할인 티켓을 발권해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여느 시장과 마찬가지로 금호행복시장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신도시가 개발되고 시장이 처음 생겼을 당시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사람이 많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95년 글로벌백화점(현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AK플라자, 현대백화점 등 다양한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등장하면서 단골손님들은 하나 둘 시장을 떠났다. 지난 2011년에서 2013년은 상인들에게 시장 최대의 침체기로 기억되고 있다. 힘들던 금호행복시장에 한 줄기 빛이 돼준 것은 다름 아닌 성남시였다. 2014년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 활성화 정책으로 사람들은 상품권을 소비하고자 시장을 찾았다. 이후 온누리상품권 등 다양한 지역 상품권의 등장은 금호행복시장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시장은 손님들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상인교육을 통한 고객관리와 친절서비스를 보완했고 효(孝) 콘서트, 김장담그기, 골목 청소 등 행사를 통해 주민들을 위한 봉사, 나눔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또 상인회비를 걷어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선하고 노후 엘리베이터도 자체적으로 교체하는 등 시장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상인회와 상인들의 힘으로 현재 금호행복시장은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활발한 시장이 됐다. 이를 보답하듯 시장은 매년 11월 일주일간 세일을 진행하며 가수들을 초청해 고객과 상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세일 행사는 이 밖에도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이면 항상 열리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박진식 금호행복시장 상인회장 변해야 산다 시장, 제2의 전성기 성공 친절하고, 깨끗한 시장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뤄냈습니다. 1996년부터 23년째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 박진식 회장(53)은 3번의 역임으로 4년째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는 시장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하나 둘 늘어난 백화점들과 대형마트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2013년은 행복시장이 가장 심한 침체기를 맞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고 있다. 박 회장이 상인회장직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바로 이때였다. 그는 시장을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막연한 사명감이 들었다며 시장을 살려야겠다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박 회장은 을지대학교 상인대학원에서 전문 상인 교육을 6개월 동안 받으며 상인 리더 양성 교육, 상인의 혁신, 마케팅 기법, 유통 등을 배웠고, 2014년 상인회장 출마를 결심했다. 그가 처음 회장이 됐을 당시 시장 1층에 총 16군데의 점포가 비어 있었다. 박 회장은 우선 대만과 홍콩 등 야시장으로 유명한 나라를 견학하며 먹을거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다짐했다. 현재 2층 식당가는 모든 식당이 잘 되는 결과를 낳았다. 박 회장은 금호행복시장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오길 바랐고, 그러려면 시장이 변해야 하고, 상인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상인들을 매년 상인대학에 꾸준히 보내고, 2015년 문화관광시장에 선정돼 3년 동안 지원을 받으면서 시장을 조금씩 고쳐나갔다. 지난여름에는 1층 전체 천장과 전기공사를 진행하며 노후 시설을 보완했다. 이는 1층 모든 점포가 한 달간 쉬는 희생을 감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상인회와 상인들이 불철주야 노력한 결과 금호행복시장은 예전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찾는 활발한 전통시장으로 재도약했다. 박 회장은 큰 대형업체들이 들어오면 시설 면에서 차이가 나는데 시장 건물은 아직 노후화된 곳이 많아 그런 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려 한다며 불친절하고, 지저분한 곳은 사람들이 잘 안 가는 만큼 시설 보수와 상인 교육 등에 꾸준히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선남원추어탕 한겨울이 한 걸음 더 다가오면서 선남원추어탕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곳의 박병선 사장(42)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총 6곳의 추어탕 맛집에서 조리실장으로 일했다. 그렇게 20년을 추어탕과 함께 해온 박 사장은 각 맛집의 장점들만 모아 1년 전 이곳 금호행복시장에 선남원추어탕을 개업했다. 개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많은 단골손님을 만들어 낸 비결은 단연 맛이다. 대표 메뉴인 선추어탕(1만 원)은 국내산 미꾸라지와 북어머리, 대파뿌리 등 8가지를 넣고 끓여낸 육수 덕에 진하고 깊은맛을 내 인기를 끌고 있다. 추어탕과 함께 나오는 어리굴젓은 통영에서 직접 받은 신선한 굴을 이용해 만들어 굴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는 깔끔한 맛을 낸다. 또한, 밥과 반찬이 담겨 나오는 유기그릇은 살균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보기에도 정갈한 느낌을 준다. 박 사장은 20년간 경험을 통해 양념부터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드는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애쭈꾸미 적당한 불 맛과 매콤한 맛이 일품인 자연애쭈꾸미의 대표 메뉴 주꾸미 정식(1만 1천 원)은 쭈꾸미 볶음부터 왕새우 튀김, 샐러드, 도토리 전 등 푸짐하게 구성돼 있어 양과 맛을 모두 만족시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맛의 비결은 향긋한 참숯 향이 관건이다. 불 세기와 볶는 시간 등 기술과 정성에 최기웅 사장(45)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8가지 한약재를 우려낸 육수와 23가지 기본양념 재료를 배합해 만든 특제 양념소스까지 더해져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주꾸미 맛을 낸다. 방송사에서 몇 번에 걸친 인터뷰 요청이 왔지만, 최 사장은 단칼에 거절했다. 손님이 더 많아진다면 현재 단골들에게 서비스가 부족해진다는 이유였다. 거기에 매운맛을 잡아주는 도봉산 막걸리가 무한리필로 제공돼 한 번 먹으면 또 생각나는 맛집 중의 맛집이다. 최 사장은 역지사지를 가슴에 품고 일한다며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어떻게 서비스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며 미소를 지었다. 명태가 명태가의 황지영 사장(53)은 20년 이상 요식업에 종사한 베테랑이다. 3년 전 인천 쪽에서 우연히 먹어본 명태의 맛에 반하게 된 황 사장은 곧바로 개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금호행복시장에 문을 열고 약 3년이 지난 현재, 점심때가 되면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됐다. 황 사장은 가장 좋은 명태를 찾는 것이 명태요리 맛의 반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명태가의 대표 메뉴인 명태조림(1인분 1만 원)은 함께 잘 어우러질 수 있는 6가지의 반찬과 함께 나간다. 맵기 조절도 가능해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일주일에 5번을 찾는 단골도 있을 만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을 낸다고 한다. 황 사장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며 좋은 재료와 청결이 곧바로 좋은 맛과 분위기를 낸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1. 의정부제일시장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은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혹독한 날씨임에도 의정부제일시장은 장을 보러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장과 이어지는 2층의 커다란 주차장을 통해 내부에 들어서자 보이는 높은 아케이드는 쾌적함과 개방감을 줬고, 수많은 점포와 왁자지껄한 사람 소리가 시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깔끔한 거리와 밝은 조명 아래 통일성이 돋보이는 간판과 색다른 매력을 가진 상인들이 방문객들을 반겼다. 추운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덮쳐 손님들이 찾지 않을 법도 했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시장은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의정부제일시장(의정부시 태평로 73번 길 20)은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에 의해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1978년 전통시장으로 정식 인정받은 제일시장은 의정부역과 500m 거리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올 수 있는 교통편을 자랑한다. 또한 320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한 전용주차장 덕에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주차 걱정을 덜어준다. 제일시장은 경기 북부 최대 규모로 등록 점포수만 650여 개가 넘고 매장면적만 약 1만 1천㎡에 달한다. 시장은 고객의 동선과 편의성을 고려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사통팔달 십자로 거리를 조성했다. 이로써 출입구를 기준으로 가, 나, 다, 라동으로 나뉘게 된 시장은 동별로 가동은 브랜드의류, 나동은 잡화 및 커튼, 다동은 식품 및 방앗간, 라동은 한복을 포함한 일반 의류 등으로 구분돼 있다. 같은 업종끼리 모여 있다 보니 고객들은 제품을 비교하며 구매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상인들은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고자 더 나은 서비스와 질 좋은 제품으로 응대하고 있다. 또 예전에는 사람 하나 겨우 지날 정도로 비좁았던 통로를 3m 이상 넓혀 긴급재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전한 시장이 됐다. 시장 중심에 있는 십자로 장터마당은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주최하는 각종 공연은 물론 이벤트장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고객과 상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주부가요제, 비보이 공연 등이 열리며, 지역민들의 커뮤니티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는 장을 보다가 지친 다리를 쉬게 할 수 있는 편안한 고객 쉼터도 마련돼 있다. 제일시장은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홍보신문 발간, 맛 자랑 멋 자랑, 전통시장 그림그리기 대회, 유치원 견학 등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덕분에 어르신들만 즐기는 장소라는 전통시장의 편견에서 벗어나 직장인, 학생들 등 젊은 사람들 또한 많이 찾는 전통시장으로 진화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청이 공모한 전통시장 지원사업에서 지역선도시장에 선정돼 제일시장의 지역적 특색과 개성을 살려 조성하기 위해 국비 등 사업비 25억 원을 3년 동안 지원받는 중이다. 김해령기자 [인터뷰]이상백 의정부제일시장 번영회장 상인에 희망 고객과 소통 열린시장 꿈꿔 상인에게 희망을 주는, 지역민과 소통하는 시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8년째 의정부제일시장을 이끌어 가는 이상백 회장(49)은 시장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20년째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이 회장은 말버릇처럼 경기 북부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 경기 북부 유일한 지역선도시장 등 제일시장에 대해 자랑을 할 만큼 머릿속이 시장과 상인 생각으로 꽉 차있다. 의정부제일시장은 전반적 경기불황도 있지만, 인근에 이마트나 코스트코 등 대형매장이 입점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장은 시장의 상권과 상인들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지역 내 상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동안 의정부 지역에 하나 둘 늘어나는 대형유통업체와 대립하며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 싸워왔다. 그가 봉사직이나 다름없는 번영회장에 출마한 이유도 예전처럼 상인들의 장사를 잘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경제의 실핏줄과 다름없는 서민경제 살리기 측면에서 시장 상권보호는 아주 중요하다며 이것이 2014년 번영회장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그렇게 상인들을 최우선으로 일해온 결과 그는 다시 한 번 신뢰를 얻어 2020년까지 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이 회장은 재래시장이 자생력이나 경쟁력이 있음에도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현격히 떨어지는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는 대형마트와 차별을 두고자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제일시장은 현재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는 충분히 갖췄다며 꾸준히 시민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며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상인들의 생존을 위해서,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다. 그는 전국에 있는 모든 상인들에게 모든 전통시장 소상공인이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다며 오늘보다 내일이 낫고, 올해보다 내년이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소상공인에게도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부영식당 부영식당을 가면 시장에서 약 430㎞ 떨어진 전라남도 진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개업한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빠른 입소문으로 방송과 포털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최연아 사장(61)의 동생과 언니가 직접 보내주는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먹어보면 왜 미디어가 이곳을 찾는지 알 수 있다. 해산물 요리뿐만 아니라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백반정식(5천 원)은 저렴한 가격에 기본 반찬만 무려 9가지가 나온다. 매일 달라지는 반찬과 국들 덕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점심때에는 몇 안 되는 테이블이 꽉 차 대기손님까지 있을 정도라 최 사장은 신문이나 방송에 홍보되면 더 바빠지기만 해 오히려 인터뷰를 꺼린다고 한다. 최 사장은 가게가 좁은데도 많은 이들이 찾는 이유는 맛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함박 미소를 지었다. 스마일 떡볶이 의정부제일시장에서 문을 연 지 2년 4개월째인 스마일 떡볶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시장 분식골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분식집이 됐다. 이는 유은자 사장(48)의 오픈 전부터 쌓아온 10년간의 떡볶이 내공과 경험 때문인데, 같은 떡볶이여도 맛은 독보적이다. 스마일 떡볶이의 상호처럼 항상 웃자!라는 신념을 지닌 유 사장은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때문에 이곳에서 식사하는 손님들은 서로 처음 보지만, 유 사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마치 가족들과 식탁에서 밥을 먹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이곳의 인기는 맛뿐만 아니라 푸짐한 덤에 있다. 학생들이나 군인들이 오면 무료 리필을 해준다. 유 사장은 항상 웃어서 가게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며 손님들께 친구처럼 대해 편안한 분위기를 주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남도찬방 남도찬방은 300여 가지의 다양한 반찬과 50여 가지가 넘는 국, 20여 개가 넘는 김치 등 엄청난 스케일의 반찬을 판매하는 대규모 반찬가게이다. 그 덕에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반찬을 고르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지하에 190㎡의 전용 조리실을 두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전국 택배 배송을 하고, 법인까지 설립한 남도찬방은 말 그대로 중소기업이다. 또 전통 장을 담는 공장까지 양주시에 조성하며 조미료를 안 쓰는 건강에 좋은 반찬을 만들고 있다. 양형석 남도찬방 대표(53)는 신선한 식재료를 이기는 요리사는 없다며 재료와 청결은 곧바로 맛과 직결된다고 인기의 비결을 밝혔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0. 부천자유시장

지난 12일 오후 1시께, 겨울이 한발 더 다가온 듯 쌀쌀하다 못해 차가운 날씨였지만 부천자유시장은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시장을 찾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입맛을 돋우는 분식점부터 형형색색 겨울옷을 파는 옷가게, 없는 물건이 없는 생필품가게 등 가지각색 점포에서는 흥정하는 손님과 덤을 얹어주는 상인들의 웃음소리가 시장을 가득 채웠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한 이곳은 부천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한데다 어느 시간대에 방문해도 즐거운 시간을 제공해 부천의 핫플레이스로 불린다. 부천자유시장(부천시 자유로 33)은 지난 1947년 심곡동에서 문을 열어 70년이 넘는 깊은 역사를 자랑하며 부천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청과물, 식품, 생필품 등 무려 310여 개의 점포가 총 3구간으로 나뉘어 있어 제법 규모가 큰 시장은 1970년대 후반까지는 부천 지역의 유일한 시장이기도 했다. 오래된 가게가 유난히 많은 이곳에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전혀 가격을 올리지 않은 매장도 있고, 전통음식을 오래전부터 전혀 바꾸지 않아 그 맛을 유지하는 곳도 흔하다. 이처럼 착한 가격으로 전통과 현대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물품과 신선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점, 훌륭한 지리적 이점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소로 뽑힌다. 그렇게 호황을 누리던 시장은 한때 오후 4시가 되면 사방에서 사람들이 밀려들어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전국 최고의 시장으로 자리 매김하던 부천자유시장은 1990년대 말 인근에 이마트가 들어서며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시장은 대형마트에 맞서 위기를 극복하고자 마트의 편리함을 전통시장에 도입시키기로 했다. 그렇게 2000년대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시장 현대화 작업을 추진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아케이드 신설과 간판 정비 등 쾌적한 쇼핑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시장 전 지역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해 편리하고 편안한 시장으로 젊은 층의 손님들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대문호 펄벅(Pearl S. Buck, 한국명: 박진주)여사의 박애정신과 문학 정신을 기리고자 부천 펄벅기념관 개관일에 맞춰 개최하고 있는 펄벅문화축제는 시민들이 화합하고 즐기는 부천시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가을축제, 핼러윈 행사, 체육대회 등 다양한 행사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 시장은 지난 2016년 열린 전통시장 대학협력사업 경진대회에서 중소기업청장상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김상봉 부천자유시장 상인회장 손님상인 소통 사랑방 같은 시장 소망 솔선수범 김상봉 상인회장(61)의 신조다. 이미 한 번의 상인회장 임기를 마친 그가 또다시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에 오른 이유기도 하다. 김 회장은 시장이 잘 되려면 리더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나서서 궂은 일을 한다면 상인들은 뒤따라 올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 내부에서 상인들 간 갈등이 없이 단합해야만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시장은 큰 규모만큼이나 수많은 상인이 즐비했고 갈등 또한 다양했다. 상인들 간 불평등과 사소한 다툼에 상인회 탈퇴도 빈번했다. 김 회장은 상인회장이 되자마자 상인들 단합에 먼저 신경 썼다. 그 결과 지금은 거의 모든 점포들이 상인회에 가입된 상태다. 이처럼 상인들의 복지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김 회장은 더 나은 복지를 위해 임기 내 상인회 문화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문화센터는 시장의 친절함과 청결함을 주기적으로 강조할 필요성이 있어 이를 교육하기 위한 교육장 용도와 동시에 상인들이 단체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단합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1년째 부천자유시장에서 몸담고 있는 김 회장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하나 둘 바꿔나가고 있다. 그는 깊은 역사를 가진 시장에 다시 새로움을 불어넣고, 생동감을 있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매년 계속해온 행사를 개편하고, 핼러윈 축제 등 다양한 축제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에 발탁돼 더 많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회장은 부천자유시장만이 가진 매력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사람들이 찾는 시장을 계획 중이라며 단순히 물건을 팔고 매출을 올리는 시장이 아닌 부천시민들이 언제든 와서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는 부천자유시장은 상인들이 시민들과 함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전국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기도 했던 시장이 과거의 영광을 다시 누리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가 결합돼 남녀노소의 손님과 상인들이 소통하는 부천자유시장이 되도록 지역주민들과 많은 분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장인수제핫바 34년째 어묵 인생 전국적 유명세 장인이라는 말을 자신 있게 쓰는 장인수제핫바의 조상철 사장(53)은 34년째 어묵외길인생을 걷고 있다. 조 사장은 부천자유시장에 오기 전 인천과 수원을 거치며 핫바 장사를 해왔다고 한다. 간식은 물론 반찬으로도 안성맞춤인 이곳의 핫바는 한 번 맛보면 꼭 다시 찾는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 소문이 나 서울, 강원도, 제주도 등 택배 주문도 하루에 두세 건씩은 꼭 있다. 인터넷에는 이미 부천자유시장에 오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소문이 나있을 정도다. 장인수제핫바의 특별한 비결은 깨끗한 기름과 신선한 재료 그리고 장인의 기술이다. 조 사장은 손님들이 또 왔다고 말해줄 때마다 하루의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본토반점 단돈 5천원으로 짜장면탕수육 포식 부천자유시장에는 단돈 5천 원으로 짜장면(2천 원)과 탕수육(3천 원)을 먹을 수 있는 중국집이 있다. 바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본토반점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박순기 사장(60)은 요리할 때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직접 발품 팔아 공수한 좋은 식재료가 맛의 차이를 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짜장면은 양파와 양배추를 푸짐하게 넣을수록 맛있다며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본토반점에선 커피 한 잔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따뜻하고 든든한 떡만두국(3천 원)을 먹을 수도 있다. 떡만두국은 시장 내 정육점에서 최고등급 한우의 육수만을 사용해 깊은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조명품순대국 쌀쌀한 날씨 뜨끈한 순대국의 유혹 최여진 사장(55)의 이조명품순대국은 부천자유시장에 터를 잡은 지 무려 16년째다. 가게를 열고 현재까지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곳은 시장 단골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맑은 육수에 고기와 순대가 가득 들어간 이조순대국(7천 원)은 날이 추워지면 손님들이 다른 때보다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최 사장은 매일 새벽 독산동에서 공수해 오는 고기를 삶고, 김치를 직접 담그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 같은 최 사장의 정성과 검증된 맛, 넉넉한 인심이 어우러진 이조명품순대국은 이날도 손님들이 가게를 꽉 채워 최 사장의 손과 발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29. 고양 능곡전통시장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지난 30일 오전 11시께. 경의선 능곡역에서 나와 조금 걷다 보면 ‘능곡전통시장 3문’이라 쓰여 있는 커다란 간판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다른 전통시장과 달리 밀집된 형태가 아닌, 조그마한 마을 안에 형성된 능곡전통시장은 주택가와 상점들이 나란히 있어 색다른 광경을 선사한다.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시장골목 사이에는 장을 보기 위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바빴고, 고객들에게 친절한 설명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섞여 연신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능곡전통시장(고양시 덕양구 능곡로 12-9)은 1975년 개장 후 2012년 정식 등록된 42년 전통의 시장이다. 시장의 역사는 한 종합상가건물이 낙후되면서 시작됐다. 능곡의 중심이었던 건물이 오래돼 건물을 빠져나온 상인들이 골목 통로에 하나, 둘 자리 잡으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 현재 110여 개 점포로 이루어진 비교적 작은 시장이지만 생활용품, 의류·신발, 과일, 생선 등 뭐 하나 빠지는 품목이 없는 알찬 시장이다. 특히 정육점이 시장 내 여러 곳에 있어 다른 시장에 비해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능곡전통시장은 매달 2, 7일 민속 5일장을 통해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시장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풍물시장의 명맥을 유지하는 민속적 가치를 지닌 시장이다. 기본 30년에서 많게는 40년을 한자리에 있는 상인들도 유독 많아 할아버지, 할머니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5일장에 이어 매주 토요일이면 토요장터를 추가로 운영해 5일장과 토요장터가 겹치는 날이면 시장 안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능곡전통시장 주변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뉴타운으로 묶여 있어 오랜 침체기를 맞았었다. 사람들은 살지 않고, 개발조차 되지 않아 시장상인들은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5년 뉴타운이 해제되고 주변에 주거지역이 생기면서 그때부터 시장 활성화가 되기 시작했고 상인회와 상인들도 고객 유치를 위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느 시장과 마찬가지로 능곡전통시장도 재래시장의 특성상 고객들의 편의사항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 2016년에는 개별점포 리모델링과 시장 내 방범CCTV 추가 설치를, 지난해에는 공중화장실 리모델링과 시장바닥도색작업 등 한층 더 쾌적한 환경으로 거듭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능곡전통시장은 설·추석명절맞이대잔치, 민속5일장기념행사, 국수잔치, 주민참여노래자랑, 지역어린이미술대회, 김장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9일 군포에서 열린 2018년 경기도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경기도지사상을 비롯해 총 4명의 상인이 경기도 우수상인으로 선정돼 수상하기도 했다.김해령기자 [인터뷰] 장인복 능곡시장상가번영회장“시장 발전 노력… 여전히 도전과제 많아” 장인복 능곡시장상가번영회장(54)은 능곡전통시장의 현대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장 회장은 지난 2012년 시장상가번영회 이사로 처음 시장 발전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후 3년의 이사 생활과 2016년부터 2년의 상가번영회장 등을 거치며 능곡자유시장을 ‘뜯어고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 회장은 시장 발전을 위해 다른 시·군의 현대화된 전통시장을 연구하며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상인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여럿 수렴하며 시장의 번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리고 2015년 능곡 지역이 뉴타운 해제가 되자 본격적인 고객 유치를 위해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한 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해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장 회장은 전신주를 지하에 매설하는 지중화 작업을 끝내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토로했다. 골목형시장육성사업과 문화관광부 사업 또한 고양시 재래시장 중 능곡전통시장만 못 하고 있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올해 말이면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추진 중인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다음 회장의 하는 일에 발 벗고 도울 것”이라며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능곡전통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역시 사람들의 ‘흥’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이것 또한 장 회장의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는 그가 회장에 부임한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 지난해는 무려 7번의 행사를 진행했다. 장 회장은 “행사로 상인들과 주민들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 수 있었다”며 “처음 오시는 분이라도 반갑고, 바로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집 같은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에 대한 애정과 조건 없는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장 회장은 지난 2월 경기도지사로부터 ‘전통시장 활성화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능곡전통시장은 작은 시장이지만, 없는 것 빼고는 모두 다 있는 꽉 찬 시장”이라며 “힘이 닿는 데까지 시장을 위해 살고 싶다”고 시장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미소수제숯불갈비 돼지갈비(1인분 1만 2천 원)는 과일, 야채 등 100% 수제로 만들어 끓인 양념을 갈비에 4일가량 재운 후에 손님들에게 나간다. 직접 개발한 독특한 양념 덕에 풍기는 향조차 일반 양념갈비와 다르게 향긋한 향이 났다. 식사 메뉴인 청국장(7천 원)도 모두 수제로 만들어 특유의 냄새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이 가게는 능곡시장 전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주말에는 줄 서서 먹을 정도라고 한다. 이경숙 사장(61)은 “모든 음식을 재료 고르는 것부터 소스 만드는 것까지 직접 정성을 들여 하고 있어 맛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단언했다. 이 사장은 “음식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요리 철학”이라고 말했다. 장고집국수전문집 단돈 5천 원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은 단언컨대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양과 맛을 단돈 5천 원에 책임지는 국수집이 있다.장고집국수전문집의 잔치국수(5천 원)와 비빔국수(6천 원)는 저렴한 가격과 어마어마한 양으로 시장을 찾는 많은 손님과 상인들, 인근 학생들에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 잔치국수는 황태머리와 무, 헛개나무와 겨우살이까지 총 8가지를 넣고 끓이는 깊은 육수 맛을 자랑한다. 무려 23가지의 소스가 들어간 비빔국수의 양념 중 고춧가루는 김정임 사장(55)의 고향인 전라도 신안에서 어머니가 보내주는 ‘명품 고춧가루’라고 한다. 김 사장은 “손님들과 한 번만 보면 친해지는 재주가 있다”며 “이 재주는 내 성격 덕도 있지만, 음식의 맛과 양이 훌륭해서 그런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능곡시장닭발 능곡전통시장에는 퇴근시간이면 줄을 서서 사가는 테이크아웃 닭발전문점이 있다. 능곡시장닭발의 박동우 사장(60)은 서울 명동시장에서 ‘명동닭발’이라는 상호명으로 10년간 큰 인기를 끌었다. 박 사장이 유명한 스포츠스타와 연예인까지 단골손님으로 있던 가게를 접어두고 능곡에 온 이유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였다. 박 사장은 2년 전 능곡시장에 오자마자 변하지 않는 맛으로 명동시장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능곡시장닭발은 한 번 먹으면 자꾸 찾게 되는 매력 덕에 먹고 난 후 해외로 나간 유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지인에게 꼭 사와 달라고 부탁까지 한다고 한다. 양념에 대한 비결을 묻자 박 사장은 “영업비밀이라 말해주기 어렵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김해령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28.동두천 큰시장

가을 풍경으로 물든 21일 오전 11시께 찾은 동두천 큰시장 안에는 나들이 나온 노년의 부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주부, 인근 상가 상인 등으로 북적였다. 저마다 시장을 찾은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 해맑은 표정으로 서로 안부를 물어보는 따뜻한 광경이 연출됐다. 지난 1961년 개장해 57년 전통을 가진 동두천 큰 시장(동두천시 생연동 812-6번지)은 농수축산물 전문 도소매시장과 민속5일장이 공존하는 경기북부 최대의 전통시장으로 104개 점포와 5일장에 추가로 여는 220개를 포함, 총 324개의 가게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의 시작은 농민들의 물물교환에서 시작됐다. 인근 지역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식품을 현 시장 자리에서 서로 교환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처럼 시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민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었다.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인근 지역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특히 수산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시장 초입부터 중반부까지 줄지어 자리 잡은 생선가게들은 이목을 사로잡았다. 현재는 농·축산물뿐만 아니라 식료품류부터 주전부리, 생활용품, 다양한 식당 등 각자의 개성을 가진 가게들이 즐비했다. 큰시장사람들은 5일마다 마음이 더 바빠진다. 매달 5일, 10일, 15일, 25일, 30일에는 민속 5일장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때면 아침부터 난전이 열리고 큰시장 입구에서 동두천농협 사거리까지 길게 좌판이 자리잡는다. ?5일장이 개설되고 나서부터 항상 일어나는 일이기에 상인들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익숙한 풍경이 된 지 오래다. 개장한 1961년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셈이다. 5일장에는 시장 주변 지역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농산물과 웰빙부스를 통한 특산품을 판매한다. 한식중심의 퓨전음식과 동두천 내 다문화 가족의 교류를 위한 세계음식 부스 등 평소 보기 어려웠던 독특한 가게들도 등장한다. 시장은 상인들의 전문화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점포대학을 신청, 지난해 상인회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분야별 전문 강사진을 초빙해 상인교육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상인회 주도하에 매달 상인교육을 실시해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계속 오게 하는 전통시장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동두천큰시장은 매년 추석마다 ‘큰시장좋을씨구 노래자랑’을 14년째 실시하고 있다. 전통 있는 이 행사는 매년 그랜드 세일, 노래자랑, 경품추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추석날 고향을 찾는 가족들에게 큰시장만의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백광현 동두천큰시장 상인회장“상인들과 경기북부 대표시장 만들기 최선” 백광현 동두천큰시장 상인회장(59)은 지난 2008년 취임해 지금까지 10년간 상인회장직을 맡고 있다. 2020년 3월까지 동두천큰시장의 중역으로 시장을 이끌 예정이다. 그는 심지어 지난 8월부터 경기도상인연합회 수석부회장도 맡고 있어 도내 전역을 종횡무진 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충북 충주에서 낯선 동두천으로 와 20년째 시장에서 ‘승승장구특산품’을 운영하며 시장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백 회장은 제2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시장을 발전시킬 방법에 대해 생각하다 지난 2005년 상인회 부회장과 사무국장을 역임 후 2008년 직접 회장직에 도전했다. 백 회장은 시장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저온창고를 만들어 상인들의 공동물류 창고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상품의 특성에 맞게 6개 구역으로 나누어 자동으로 온도를 맞춰줘 전통시장은 신선하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신선도나 보관에 있어 손님들의 걱정을 덜어 놓는 역할을 했다. 또 지난 2016년에는 주말장터를 기획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시장이 되려면 무엇보다 동두천큰시장만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는 게 백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 시장은 농·수·축산물 도소매 기능을 하며, 농산물과 특산품이 함께 어우러지는 큰 강점을 가졌다”며 “이 점을 더욱 극대화 시켜 홍보하고 직접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 회장은 고객들이 장을 보고 나서도 오래 머물 수 있는 편의시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부족한 주차장 탓에 주말이면 차를 가지고 온 손님들이 큰 혼란을 겪어 고객주차장을 설립하는 것이 그의 남은 임기 내 가장 큰 목표다. 백 회장은 “시장 발전을 위해 상인회 직원들과 몇몇 상인들이 밤낮없이 일을 하고 있다”며 “이 노력이 헛되지 않고 반드시 경기북부 대표시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예전보리밥된장·청국장과 보리밥 ‘환상의 궁합’ 예전보리밥은 12년 전부터 시장을 찾는 손님들과 상인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줬다. 대표 메뉴인 된장보리밥(6천 원)과 청국장보리밥(6천 원)뿐만 아니라 제육볶음(2인분 1만 6천 원) 등 이미 단골들의 호평을 받은 다양한 메뉴들은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무얼 먹을지’ 큰 고민에 빠지곤 한다. 보리밥을 시키면 콩자반과 여러 나물을 포함한 무려 10가지 반찬이 함께 나온다. 밥 또한 넉넉하게 주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뛰어난 맛과 양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원래 예전보리밥의 위치는 시장 외곽이라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소문이 퍼져 손님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두 달 전 가게 위치를 시장의 중심부로 확장 이전했다. 하지만, 예전보리밥은 여유 부리다간 먹지 못하는 수도 있다. 이는 홍복덕 사장(58)의 재료의 신선도를 중요시하는 신념 때문인데, 영업 전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 그대로 가게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주말은 오후 3시, 평일은 오후 6시 이후면 영업이 종료돼 보리밥을 맛볼 수 없으니 명심해야 한다. 홍 사장은 “내가 만든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맛있어하는 손님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었다. 대흥숯불고추장불고기숯불에 구워 더욱 매콤·달콤한 맛 김경희 사장(57)은 15년째 큰시장에서 고추장불고기로 많은 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점심과 저녁때면 손님이 몰려 남편과 아들까지 함께 운영을 돕는다. 대흥숯불고추장불고기의 대표 메뉴는 고추장불고기(1만 원)다. 과일과 국내산 고춧가루를 이용해 직접 만든 양념의 깊은맛에 이틀간 숙성시킨 돼지 앞다리살을 숯불에서 구워 먹음직스런 향까지 더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또한 불고기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잔치국수(3천900원), 삼색비빔밥(3천900원) 등 저렴한 가격의 식사메뉴도 준비돼 있다. 특히 두부콩나물비빔밥(3천900원)은 중독성 있는 맛과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든든하게 먹기 좋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사장은 “음식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손님을 항상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고기를 안에서 구워서 손님 옷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하고, 언제나 청결에 신경쓰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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