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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9. 성남 단대전통시장

상가형 점포·넓은 주차장… 여기 전통시장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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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따뜻한 온풍기가,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시장이 있다. 단대전통시장은 길거리에 자리 잡은 일반 전통시장과 달리 상가의 모습을 한 건물형 전통시장이다. 오래됐지만, 잘 관리됐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에 들어서자 쾌적한 실내와 가지런히 정돈된 물건들이 마치 백화점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판매 물건이나 상인들의 분위기를 보면 틀림없는 전통시장이다. 시장 위로는 운동시설, 인근에는 오락시설과 학원 등이 들어서 있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오가며 정 넘치는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1985년 생겨나 34년 동안 동네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단대전통시장(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289번 길)은 총 74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건물의 전체면적은 6천993㎡ 규모이며 지하 1층에는 채소ㆍ정육 등 1차 상품부터 식당가, 1층은 귀금속ㆍ목기ㆍ혼수용품, 2층은 의류 등으로 이뤄져 있다. 3층은 운동시설, 4층 옥상에는 넓은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근에는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과 버스정류장이 있어 전반적인 입지 조건이 좋다.

단대전통시장은 상인들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74개 점포 상인들로 결성된 상인회는 매월 27일마다 상인회 월례회를 열고 있다. 월례회를 통해 상인들은 서로 정보 공유, 건의사항 전달 등을 진행한다. 또 다 같이 식사를 하며 생일 축하 파티를 하는 등 상인들끼리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상인들은 자진해서 상인대학과 상인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맞춤형 교육, ICT 교육을 통해 상인의 기본 자질을 키우고 있다.

라디오 방송국 ‘정류장’
라디오 방송국 ‘정류장’

고객들과도 소통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 시장은 빈 점포를 활용, 특색있는 라디오 방송국 ‘정류장’을 개설해 고객과 상인의 소통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정이 흐르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정류장은 시장을 고객이 머무는 회유형 상권으로 활성화하고, 상인과 고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5년 전 처음 만들어졌다. 생방송으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SNS 계정과 연동시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방송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개국 날에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연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인들의 점포ㆍ신상품 소개부터 손님 인터뷰, 음악, 상인대학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시장 내 스피커와 스마트폰, 컴퓨터 화면 등으로 전파를 탔다. 현재 방송국이 리모델링하고 있어 잠시 방송을 쉬고 있지만, 5월부터는 다시 정류장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여느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마트 입점과 상권의 변화에 서서히 동력을 잃어갔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 주변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1만 7천 가구가 비어 있는 상태다. 이에 단대전통시장은 빼앗긴 상권의 회복과 제2의 부흥을 위해 시설현대화사업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추석이면 시장에서 단대전통시장의 가장 큰 행사가 진행된다. 시장은 한가위 때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경품행사로 전 점포 매출을 30% 향상시키고 있다. 상인회는 매년 소외된 이웃, 노인정에 김장 나눔행사, 봉사활동 등을 진행해 사랑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시장 인근 지역 대청소도 상인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깨끗한 우리동네 만들기’ 대청소 캠페인
‘깨끗한 우리동네 만들기’ 대청소 캠페인

김해령기자

 

[인터뷰] 김병임 단대전통시장 상인회장

“시민과 소통… 사랑방 같은 시장 소망”

무려 17년째 단대전통시장을 이끌어 가는 김병임 회장(71)은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열정적인 상인이다. 봉사직이나 다름없는 상인회장직을 장기간 도맡으며 식지 않는 열정으로 매년 시장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시장에서 30년 넘게 나전칠기 등 공예품 가게를 운영하는 김 회장은 시장의 살아있는 전설이나 다름없다. 시장의 부흥기와 침체기를 모두 겪어왔다.

단대전통시장은 전반적 경기불황도 있지만, 인근에 대형마트나 1차 상품을 판매하는 농수산매장 등이 하나 둘 입점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김 회장은 시장의 상권과 상인들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상인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시장 상인들은 경제의 실핏줄과 다름없다.”며“위기일수록 상인들끼리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회장은 언제나 상인들을 최우선으로 일해왔다. 그가 17년 동안 상인들의 신뢰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대형마트와 차별을 두고자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주민과 함께하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그렇게 매년 다양한 행사를 기획, 진행해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5년 전 라디오 방송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작했다. 이 회장은 “단대전통시장을 꾸준히 시민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며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금의 끈끈한 상인들의 단합 또한 김 회장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뤄졌다. 그는 상인교육을 이끌었다. 교육을 받기 전에는 1층과 2층 상인들이 사이가 서먹했다. 그러나 상인들이 먼저 단합해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결심한 김 회장은 상인대학, 상인대학원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현재 소통과 공유, 상생이 흐르는 시장으로 변했다. 김 회장은 “올해도 경기도에서 2시간씩 3회 교육과 점포 맞춤형 교육 6회 등 다양한 상인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철저한 상인교육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공감대 형성이 잘 이뤄지도록 모든 상인이 하나돼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88집

겨울철에도 여름철에도 생각나는 시원한 국밥. 88집은 단대전통시장이 생기고 3년 뒤 생긴 ‘지역 전통 맛집’이다. 이곳의 오경례 대표(61)는 32년째 독보적인 맛으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88집의 대표 메뉴인 소머리국밥(8천 원)과 순대국(6천 원)은 마늘, 생강 등 10가지가 넘는 양념과 6시간 정도 우린 육수 등을 통해 깊은맛을 자아낸다. 또한, 베테랑다운 기법으로 잡내는 완벽하게 제거해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이 없다. 직접 담그는 김치는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오 대표는 “88집의 음식은 세 살부터 백 살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며“단골들이 워낙 많아 친구처럼 지낼 정도”라고 자랑했다.

 

서울&산성 닭강정

많은 단골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산성 닭강정의 대표 메뉴는 역시 닭강정(1만 6천 원)이다. 이곳의 고형권 대표(59)는 단대전통시장에 자리 잡은 지는 3년 째지만, 닭 손질 경력으로는 무려 34년에 달하는 장인이다. 생닭 또한 판매하고 있는 이곳은 닭강정도 생닭만을 고집하며 매일 새 기름으로 튀겨 특유의 바삭함과 깔끔한 맛을 낸다. 순한 맛, 보통 맛, 매운맛으로 나뉘어 취향에 따라 맛을 정할 수 있다. 고 대표는 가게를 연 후 8년째 같은 가격, 같은 맛과 양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성남시라면 배달료도 받지 않고 전 지역 배달해주고 있어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고 대표는 “언제나 인기의 비결은 ‘맛’이었다”며“8년째 양과 가격이 그대로인 치킨집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단대반찬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깔려있는 이곳은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치, 젓갈류부터 마른반찬, 나물, 전까지 50여 가지 반찬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것을 고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곳을 운영한 지 5년째인 이계화 대표(60)는 남편과 같이 매일 새벽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와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 이 대표는 “요즘에는 반찬가게도 많고 입맛도 까다로워져 단골을 만들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 가게는 수많은 단골들이 있다”며“ 언제나 성의껏 열심히, 부지런히 그리고 깨끗하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하다보니 잘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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