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꽃 시장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다양한 화훼 품종 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이 로열티 수익을 창출하며 도내 농가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경기도농업기술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서울경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국내 화훼시장은 시설 노후화와 로열티 부담 증가에 따른 생산성 저하, 복잡한 유통구조, 편향된 소비구조, 수출구조 취약 등의 이유로 성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기불황과 청탁금지법 시행이 맞물리면서 1인당 연간 국내 화훼 소비액은 지난 2005년 2만 870원에서 2016년 1만 1천722원으로 44%나 감소했고, 화훼 생산규모도 같은 기간 1조 105억 원에서 5천602억 원으로 반토막(45%)이 났다.수출 역시 1995년 636만 3천 달러에서 2010년 1억 306만 달러로 치솟는가 싶더니 지난해 2천363만 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게다가 외래 품종 유전자원의 경우 수입은 물론 품종개발 시에도 해외 보유업체에 로열티를 내야 해 국내 화훼 업계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하지만 도 농기원은 이같은 현안을 타개하기 위해 장미, 선인장 등 자체 개발 품종으로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액, 로열티 수익 확보 등 도내 화훼 산업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도 농기원이 개발한 딥퍼플, 쇼걸, 레드드레곤 등 장미 16품종은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28개국 260개 농장에 451만 주를 수출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로열티 세입 10억 원을 거둬들였다. 국내 로열티 절감 효과도 봤다.장미 49품종 238만 9천 주 보급을 통해 24억 원, 국화 240품종 1천973만 4천 주 보급으로 3억 9천300만 원 등을 절감했다. 또한, 도농기원은 접목선인장 ‘레드락’ 등 선인장 116품종을 개발해 지난해까지 80품종 112만 주를 보급했고, 에케베리아 ‘아이시그린’ 등 58품종을 육성해 45품종 75만 주를 보급했다. 이와 함께 플라워경기영농조합법인(파주시)은 장미 품종 비스트를 가공한 매직로즈(염색장미) 등 생산량 31만 5천 본 중 70%를 일본에 수출하고, 나머지 30%를 내수시장에 판매해 지난해 2억 5천만 원의 수익을 냈다. 또 도내 대표적인 접목선인장 수출 농가인 고덕원예무역(고양시)은 작년 네덜란드ㆍ미국 등 17개국에 비모란 ‘옐로우벨’, 산취 ‘골드락’ 등 254만 본을 수출해 15억 원의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김건중 고덕원예무역 대표는 “국내 화훼시장이 침체해 있지만, 도 개발 접목선인장은 고유 품종이라 로열티 부담이 없고, 해외 선호도도 높아 생산보다 주문이 많을 정도”라며 “오히려 주문량을 못 채워 거래가 중단될 일이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으로 경기도의 지난해 선인장 수출액은 323만 8천 달러로 전국(419만 7천 달러)의 77%를 차지했다. 도의 기타화초(다육) 역시 127만 4천 달러로 전국(355만 달러)의 36%를 차지하면서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도 농기원 관계자는 “화훼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고품질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선진 유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과 수출시장 다변화 등으로 화훼 시장을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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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 기자
2018-05-21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