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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29. 고양 능곡전통시장

110여개 점포 옹기종기… 사랑방 같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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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곡전통시장 정문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지난 30일 오전 11시께. 경의선 능곡역에서 나와 조금 걷다 보면 ‘능곡전통시장 3문’이라 쓰여 있는 커다란 간판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다른 전통시장과 달리 밀집된 형태가 아닌, 조그마한 마을 안에 형성된 능곡전통시장은 주택가와 상점들이 나란히 있어 색다른 광경을 선사한다.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시장골목 사이에는 장을 보기 위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바빴고, 고객들에게 친절한 설명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섞여 연신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능곡전통시장(고양시 덕양구 능곡로 12-9)은 1975년 개장 후 2012년 정식 등록된 42년 전통의 시장이다. 시장의 역사는 한 종합상가건물이 낙후되면서 시작됐다. 능곡의 중심이었던 건물이 오래돼 건물을 빠져나온 상인들이 골목 통로에 하나, 둘 자리 잡으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 현재 110여 개 점포로 이루어진 비교적 작은 시장이지만 생활용품, 의류·신발, 과일, 생선 등 뭐 하나 빠지는 품목이 없는 알찬 시장이다. 특히 정육점이 시장 내 여러 곳에 있어 다른 시장에 비해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 능곡전통시장 내부1
능곡전통시장은 매달 2, 7일 민속 5일장을 통해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시장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풍물시장의 명맥을 유지하는 민속적 가치를 지닌 시장이다. 기본 30년에서 많게는 40년을 한자리에 있는 상인들도 유독 많아 할아버지, 할머니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5일장에 이어 매주 토요일이면 토요장터를 추가로 운영해 5일장과 토요장터가 겹치는 날이면 시장 안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능곡전통시장 주변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뉴타운으로 묶여 있어 오랜 침체기를 맞았었다. 사람들은 살지 않고, 개발조차 되지 않아 시장상인들은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5년 뉴타운이 해제되고 주변에 주거지역이 생기면서 그때부터 시장 활성화가 되기 시작했고 상인회와 상인들도 고객 유치를 위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느 시장과 마찬가지로 능곡전통시장도 재래시장의 특성상 고객들의 편의사항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 2016년에는 개별점포 리모델링과 시장 내 방범CCTV 추가 설치를, 지난해에는 공중화장실 리모델링과 시장바닥도색작업 등 한층 더 쾌적한 환경으로 거듭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능곡전통시장은 설·추석명절맞이대잔치, 민속5일장기념행사, 국수잔치, 주민참여노래자랑, 지역어린이미술대회, 김장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9일 군포에서 열린 2018년 경기도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경기도지사상을 비롯해 총 4명의 상인이 경기도 우수상인으로 선정돼 수상하기도 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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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인복 능곡시장상가번영회장

“시장 발전 노력… 여전히 도전과제 많아”

장인복 능곡시장상가번영회장(54)은 능곡전통시장의 현대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장 회장은 지난 2012년 시장상가번영회 이사로 처음 시장 발전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후 3년의 이사 생활과 2016년부터 2년의 상가번영회장 등을 거치며 능곡자유시장을 ‘뜯어고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 회장은 시장 발전을 위해 다른 시·군의 현대화된 전통시장을 연구하며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상인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여럿 수렴하며 시장의 번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리고 2015년 능곡 지역이 뉴타운 해제가 되자 본격적인 고객 유치를 위해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한 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해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장 회장은 전신주를 지하에 매설하는 지중화 작업을 끝내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토로했다. 골목형시장육성사업과 문화관광부 사업 또한 고양시 재래시장 중 능곡전통시장만 못 하고 있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올해 말이면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추진 중인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다음 회장의 하는 일에 발 벗고 도울 것”이라며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능곡전통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역시 사람들의 ‘흥’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이것 또한 장 회장의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는 그가 회장에 부임한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 지난해는 무려 7번의 행사를 진행했다. 장 회장은 “행사로 상인들과 주민들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 수 있었다”며 “처음 오시는 분이라도 반갑고, 바로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집 같은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에 대한 애정과 조건 없는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장 회장은 지난 2월 경기도지사로부터 ‘전통시장 활성화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능곡전통시장은 작은 시장이지만, 없는 것 빼고는 모두 다 있는 꽉 찬 시장”이라며 “힘이 닿는 데까지 시장을 위해 살고 싶다”고 시장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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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를 찾아라

미소수제숯불갈비

돼지갈비(1인분 1만 2천 원)는 과일, 야채 등 100% 수제로 만들어 끓인 양념을 갈비에 4일가량 재운 후에 손님들에게 나간다. 직접 개발한 독특한 양념 덕에 풍기는 향조차 일반 양념갈비와 다르게 향긋한 향이 났다.

 

식사 메뉴인 청국장(7천 원)도 모두 수제로 만들어 특유의 냄새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이 가게는 능곡시장 전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주말에는 줄 서서 먹을 정도라고 한다.

 

이경숙 사장(61)은 “모든 음식을 재료 고르는 것부터 소스 만드는 것까지 직접 정성을 들여 하고 있어 맛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단언했다. 이 사장은 “음식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요리 철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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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집국수전문집

단돈 5천 원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은 단언컨대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양과 맛을 단돈 5천 원에 책임지는 국수집이 있다.

 

 장고집국수전문집의 잔치국수(5천 원)와 비빔국수(6천 원)는 저렴한 가격과 어마어마한 양으로 시장을 찾는 많은 손님과 상인들, 인근 학생들에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 잔치국수는 황태머리와 무, 헛개나무와 겨우살이까지 총 8가지를 넣고 끓이는 깊은 육수 맛을 자랑한다.

 

무려 23가지의 소스가 들어간 비빔국수의 양념 중 고춧가루는 김정임 사장(55)의 고향인 전라도 신안에서 어머니가 보내주는 ‘명품 고춧가루’라고 한다. 김 사장은 “손님들과 한 번만 보면 친해지는 재주가 있다”며 “이 재주는 내 성격 덕도 있지만, 음식의 맛과 양이 훌륭해서 그런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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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곡시장닭발

능곡전통시장에는 퇴근시간이면 줄을 서서 사가는 테이크아웃 닭발전문점이 있다. 능곡시장닭발의 박동우 사장(60)은 서울 명동시장에서 ‘명동닭발’이라는 상호명으로 10년간 큰 인기를 끌었다.

 

박 사장이 유명한 스포츠스타와 연예인까지 단골손님으로 있던 가게를 접어두고 능곡에 온 이유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였다. 박 사장은 2년 전 능곡시장에 오자마자 변하지 않는 맛으로 명동시장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능곡시장닭발은 한 번 먹으면 자꾸 찾게 되는 매력 덕에 먹고 난 후 해외로 나간 유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지인에게 꼭 사와 달라고 부탁까지 한다고 한다. 양념에 대한 비결을 묻자 박 사장은 “영업비밀이라 말해주기 어렵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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