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1. 의정부제일시장

경기북부 최대 시장… 추위 속 손님 북적

카지노 도박 사이트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은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혹독한 날씨임에도 의정부제일시장은 장을 보러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장과 이어지는 2층의 커다란 주차장을 통해 내부에 들어서자 보이는 높은 아케이드는 쾌적함과 개방감을 줬고, 수많은 점포와 왁자지껄한 사람 소리가 시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깔끔한 거리와 밝은 조명 아래 통일성이 돋보이는 간판과 색다른 매력을 가진 상인들이 방문객들을 반겼다. 추운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덮쳐 손님들이 찾지 않을 법도 했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시장은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의정부제일시장(의정부시 태평로 73번 길 20)은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에 의해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1978년 전통시장으로 정식 인정받은 제일시장은 의정부역과 500m 거리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올 수 있는 교통편을 자랑한다. 또한 320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한 전용주차장 덕에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주차 걱정을 덜어준다.

제14회 사랑의 김장나눔행사
제14회 사랑의 김장나눔행사

제일시장은 경기 북부 최대 규모로 등록 점포수만 650여 개가 넘고 매장면적만 약 1만 1천㎡에 달한다. 시장은 고객의 동선과 편의성을 고려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사통팔달 십자로 거리를 조성했다. 이로써 출입구를 기준으로 ‘가, 나, 다, 라동’으로 나뉘게 된 시장은 동별로 가동은 브랜드의류, 나동은 잡화 및 커튼, 다동은 식품 및 방앗간, 라동은 한복을 포함한 일반 의류 등으로 구분돼 있다. 같은 업종끼리 모여 있다 보니 고객들은 제품을 비교하며 구매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상인들은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고자 더 나은 서비스와 질 좋은 제품으로 응대하고 있다. 또 예전에는 사람 하나 겨우 지날 정도로 비좁았던 통로를 3m 이상 넓혀 긴급재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전한 시장이 됐다.

시장 중심에 있는 십자로 장터마당은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주최하는 각종 공연은 물론 이벤트장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고객과 상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주부가요제, 비보이 공연 등이 열리며, 지역민들의 커뮤니티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는 장을 보다가 지친 다리를 쉬게 할 수 있는 편안한 고객 쉼터도 마련돼 있다.

제일시장은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홍보신문 발간, 맛 자랑 멋 자랑, 전통시장 그림그리기 대회, 유치원 견학 등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덕분에 어르신들만 즐기는 장소라는 전통시장의 편견에서 벗어나 직장인, 학생들 등 젊은 사람들 또한 많이 찾는 전통시장으로 진화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청이 공모한 전통시장 지원사업에서 지역선도시장에 선정돼 제일시장의 지역적 특색과 개성을 살려 조성하기 위해 국비 등 사업비 25억 원을 3년 동안 지원받는 중이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이상백 의정부제일시장 번영회장

“상인에 희망 고객과 소통… 열린시장 꿈꿔”

“상인에게 희망을 주는, 지역민과 소통하는 시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8년째 의정부제일시장을 이끌어 가는 이상백 회장(49)은 시장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20년째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이 회장은 말버릇처럼 ‘경기 북부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 ‘경기 북부 유일한 지역선도시장’ 등 제일시장에 대해 자랑을 할 만큼 머릿속이 시장과 상인 생각으로 꽉 차있다.

의정부제일시장은 전반적 경기불황도 있지만, 인근에 이마트나 코스트코 등 대형매장이 입점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장은 시장의 상권과 상인들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지역 내 상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동안 의정부 지역에 하나 둘 늘어나는 대형유통업체와 대립하며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 싸워왔다. 그가 봉사직이나 다름없는 번영회장에 출마한 이유도 예전처럼 상인들의 장사를 잘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경제의 실핏줄과 다름없는 서민경제 살리기 측면에서 시장 상권보호는 아주 중요하다”며 “이것이 2014년 번영회장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그렇게 상인들을 최우선으로 일해온 결과 그는 다시 한 번 신뢰를 얻어 2020년까지 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이 회장은 재래시장이 자생력이나 경쟁력이 있음에도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현격히 떨어지는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는 대형마트와 차별을 두고자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제일시장은 현재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는 충분히 갖췄다”며 “꾸준히 시민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며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상인들의 생존을 위해서,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다. 그는 전국에 있는 모든 상인들에게 “모든 전통시장 소상공인이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다”며 “오늘보다 내일이 낫고, 올해보다 내년이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소상공인에게도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부영식당

부영식당을 가면 시장에서 약 430㎞ 떨어진 전라남도 진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개업한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빠른 입소문으로 방송과 포털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최연아 사장(61)의 동생과 언니가 직접 보내주는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먹어보면 왜 미디어가 이곳을 찾는지 알 수 있다. 해산물 요리뿐만 아니라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백반정식(5천 원)은 저렴한 가격에 기본 반찬만 무려 9가지가 나온다. 매일 달라지는 반찬과 국들 덕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집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점심때에는 몇 안 되는 테이블이 꽉 차 대기손님까지 있을 정도라 최 사장은 신문이나 방송에 홍보되면 더 바빠지기만 해 오히려 인터뷰를 꺼린다고 한다. 최 사장은 “가게가 좁은데도 많은 이들이 찾는 이유는 맛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함박 미소를 지었다.

 

스마일 떡볶이

의정부제일시장에서 문을 연 지 2년 4개월째인 스마일 떡볶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시장 분식골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분식집이 됐다. 이는 유은자 사장(48)의 오픈 전부터 쌓아온 10년간의 떡볶이 내공과 경험 때문인데, 같은 떡볶이여도 맛은 독보적이다. 스마일 떡볶이의 상호처럼 ‘항상 웃자!’라는 신념을 지닌 유 사장은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때문에 이곳에서 식사하는 손님들은 서로 처음 보지만, 유 사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마치 가족들과 식탁에서 밥을 먹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이곳의 인기는 맛뿐만 아니라 푸짐한 ‘덤’에 있다. 학생들이나 군인들이 오면 무료 리필을 해준다. 유 사장은 “항상 웃어서 가게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며 “손님들께 친구처럼 대해 편안한 분위기를 주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남도찬방

남도찬방은 300여 가지의 다양한 반찬과 50여 가지가 넘는 국, 20여 개가 넘는 김치 등 엄청난 스케일의 반찬을 판매하는 ‘대규모 반찬가게’이다. 그 덕에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반찬을 고르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지하에 190㎡의 전용 조리실을 두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전국 택배 배송을 하고, 법인까지 설립한 남도찬방은 말 그대로 중소기업이다. 또 전통 장을 담는 공장까지 양주시에 조성하며 조미료를 안 쓰는 건강에 좋은 반찬을 만들고 있다. 양형석 남도찬방 대표(53)는 “신선한 식재료를 이기는 요리사는 없다”며 “재료와 청결은 곧바로 맛과 직결된다”고 인기의 비결을 밝혔다.

김해령기자

© 경기일보(committingcarbicide.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