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처럼 숨어 우리의 의식과 정신을 갉아먹는 무형의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끈질긴 노력이 필요합니다. 임형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13일 광복 76주년, 우리가 몰랐던 친일잔재 알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제 식민시대 무형의 친일잔재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를 소개했다. 친일 잔재는 일제강점기 남은 유산 중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이번 캠페인에서 다루는 무형 친일 잔재는 일제의 침략과 식민 지배 시기에 역사와 문화, 관습, 의식, 교육, 문화예술 등 주로 정신적으로 왜곡된 잔재를 일컫는다. 임 교수는 교육계에 만연한 친일잔재 타파를 강조했다.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조사연구를 보면 친일인물이 작사,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는 도내 학교는 89개교로 파악된다. 또 반장, 부반장이라는 호칭이나 상사가 부하에게 훈시한다는 군사용어인 훈화(訓話) 등도 여전히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되는 무형의 친일잔재라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임 교수는 일상용어에 남아있는 친일잔재 역시 반드시 타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식과 행정분야가 가장 심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음식을 예로 들면 우동(가락국수), 다데기(양념장), 오뎅(어묵) 등이 순화 대상으로 꼽힌다. 행정용어로는 공람(돌려봄)과 결재(재가), 견학(보고 배우기), 감봉(봉급 깎기), 과세(세금), 가건물(임시건물) 등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임 교수는 무형의 친일 잔재를 끊어내려면 서둘러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의식적인 개선에 나서는 등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정신을 옭아매는 무형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선 끈질긴 사투가 필요하다는 제언은, 현시대를 사는 우리가 당장 실천해야 하는 과제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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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기자
2021-06-13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