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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성공 열쇠는] 完. 전문가 제언

정부가 과거 추진한 일부 2기 신도시들이 극심한 교통난과 자족기능 미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의 수도권 3기 신도시 추진에 대한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과거 신도시 실패의 반복을 없애고자 광역 교통망을 조기확충하고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이뤄진 발표로 3기 신도시의 성공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도시교통ㆍ건설, 부동산 등 전문가들은 수도권 3기 신도시의 성공 열쇠에 대해 광역 교통망 확충과 기업 유치 등 자족시설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건설한 뒤 택지 개발을 하는 선(先) 인프라 구축 후(後) 택지 개발 방식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반드시 선진국처럼 인프라 건설을 먼저 하거나 최소한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택지개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기존 신도시 조성 개발 후 여전히 출퇴근 고통에 시달리는 2기 신도시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 교통, 대중교통 중심을 약속한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며 교통에 있어선 과감하게 예타면제를 결정하고, GTX-A처럼 사실상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신도시 교통대책의 효과가 살아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이번 3기 신도시 조성 방안은 과거 선(先) 개발, 도로 중심의 왜곡된 도시 개발 방식과 단절하고 선(先) 교통, 대중교통 중심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을 선언했다는 것에 기대가 크다며 이러한 대한민국 도시 개발의 역사적 전환을 위해 수도권 주민, 지자체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가 정부의 이번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적극적인 협력과 함께 꾸준한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도 택지개발, 주택 공급과 동시에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자족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고용중심지와 거리가 먼 도시는 미분양이 나기 쉽다며 판교신도시는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지식산업센터가 가깝게 있어서 고용중심지인 자족도시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혁신인력, 기업들이 선호하는 정주 여건들이 있는 도시가 만들어져야 판교같이 성공의 꽃을 피운다며 남양주 왕숙지구나 인천 계양지구는 산업 중심지와 거리가 멀어서 단순히 주택만 공급이 아닌 자족시설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3기 신도시는 서울 집값 안정과 직장, 주거가 근접하는 직주근접 자족도시라는 두 개의 명제를 충족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주택공급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자족도시ㆍ주거질 향상 집중을 위해 주택 공급과 동시에 지식산업센터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는 GTX 역 신설과 지하철 연장, 도로망 확충 등 다양한 교통 대책을 내왔지만, 이러한 대책은 신도시 입주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어 초기 입주민들의 불편함이 예상된다며 3기 신도시가 베드타운에 머물지 않고 성공하려면 주민들이 입주 시기에 맞춰 광역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망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혁준ㆍ김해령기자

[3기 신도시 성공 열쇠는] 3. 자족도시 구현

24일 낮 12시께 파주 운정신도시 경의중앙선 야당역앞. 지하철에서 내리는 승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점심때임에도 주변에 별다른 기업이 없어 직장인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출근시간이 지난 시간대라 주변은 한산했고, 도로에 차량 통행량도 많지 않았다. 평일 오후 운정신도시의 모습은 조용한 전형적인 베드타운의 모습이었다. 야당역 인근 H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운정신도시 상권은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저녁 8~9시에 사람이 몰리는 편이라며 낮에는 주민들이 서울이나 일산 등으로 출근해 거리에 나가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파주 운정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양주 옥정신도시 등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2기 신도시 중 일부는 거주기능과 비교해 자족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주민 대부분은 서울 등지로 출ㆍ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낮에는 사람이 없는 거대한 빈 도시가 되고, 밤이 돼서야 퇴근한 주민들이 몰려드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판교신도시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굴지의 IT 대기업의 본사와 벤처기업이 대거 입주했고 광교와 동탄2신도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IT, 첨단 바이오 기반 비즈니스산업단지가 밀집해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도시주택ㆍ부동산 전문가들은 2기 신도시의 베드타운 화는 기업유치와 일자리 대책 등을 고려한 장기적인 계획이 아니라 단순히 주택을 많이 공급해야 한다는 단기적인 처방이 낳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판교처럼 새 일자리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자족기능이 있어야 신도시 기능과 집값 안정 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2기 신도시의 자족성 확보를 위해 41만 2천m 가량의 자족기능용지를 도입했으나 판교신도시를 제외하면 용지의 활용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이는 뚜렷한 활용계획이 없는 형식적 공급계획 등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양주의 경우 LH가 회천신도시에 지난 2016년 산업단지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정부는 과거 신도시들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이번에 발표한 4곳의 3기 신도시를 일자리를 만드는 도시인 자족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개발 구상 안에는 기업유치 방안, 자족용지 등의 불분명함이 드러나면서 이번 3기 신도시 역시 2기 신도시와 같은 전처를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자족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도시형 공장이나 벤처기업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도시지원시설용지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여 확보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 임대료 시세의 20~60%인 기업지원허브를 조성해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그러나 저렴한 임대료 외에 기업유치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현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3기 신도시에 자리를 잡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남양주 왕숙지구와 하남 교산지구는 자족용지가 다른 지구에 비해 협소하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의 경우 1천 134만㎡ 중 자족용지는 약 140만㎡로 전체 개발면적 대비 12.3%에 불과하며, 하남 교산지구 역시 649만㎡ 중 자족용지는 고작 약 90만㎡로 13.8% 수준이다. 여기에 용지를 확보했더라도 기업을 유치하거나 유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기 신도시의 자족 사업 대부분이 이미 다른 지자체와 중복되기 때문이다. 남양주 왕숙2지구의 핵심인 전시 컨벤션(MICE) 사업 중 ICT 사업 유치는 3기 신도시로 함께 선정된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 테크노벨리 사업 계획과 겹친데다 현재 서울 마곡지구와 수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업 유치도 이번에 발표된 또 다른 3기 신도시인 과천의 첨단지식산업센터, 인천 계양 테크노벨리지구의 도시첨단산단 계획에 포함됐다. 하남 교산 신도시 내 조성하려는 바이오웰빙특화단지의 경우 과천 자족용지 중 일부를 바이오산업으로 활용키로 해 중복됐으며 강원 원주시와 경남 양산시도 기업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충북 충주시도 바이오협회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산업유치에 뛰어들어 동일산업간 유치경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도시건설 전문가들은 신도시 자족기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사업시행자를 비롯해 해당 광역지차체와 시ㆍ군 등의 협의체를 구성, 지역 여건 및 배후 산업단지 등을 고려한 활용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성룡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도시 자족기능용지 관리방안 보고서를 통해 자족기능용지를 활성화하려면 판교의 사례처럼 자족기능용지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우선 수립해야 한다며 개발예정지구가 속한 지역 및 주변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판교가 고용중심지로 떠오른 이유는 주변에 서울 강남과 용인 수지 등 상업지구와 가까운 지역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역은 기존 상업지구와 멀고, 주변에 배후지역이 많지 않아 고용중심지로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개발 계획들을 모아 한 곳에 고용중심지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지구마다 자족기능을 하겠다고 하면 중복된 방안이 많아 오히려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영호ㆍ권혁준ㆍ김해령기자

[3기 신도시 성공 열쇠는] 1. 교통망 조기 확충

정부가 과거 추진한 일부 2기 신도시들이 교통대책과 자족기능 미비로 여전히 베드타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2기 신도시도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에 우려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1ㆍ2기 신도시의 실패를 거울삼아 광역 교통망을 조기확충하고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광역교통망 조성에 따른 재원 마련이나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이뤄진 정책으로 자칫 주민ㆍ지역 간 갈등만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과거 신도시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광역교통망 확충의 시급성과 자족도시를 위한 정책, 부동산 안정화 요소, 전문가 제언 등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 21일 오전 7시께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광역보건지소 버스정류장. 운정신도시와 서울 광화문 구간을 오가는 광역버스 M7111를 타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70m가량 이어졌다. 버스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고, 10여 명의 사람이 다 타지 못했지만 앉을 자리가 없어 버스는 사람들을 남겨둔 채 출발했다. 이 버스의 배차 간격은 15분. 줄은 또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버스를 타려면 최소 30분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운정에서 광화문으로 광역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K씨(29)는 보통 출근에만 1시간40분, 퇴근에는 2시간 이상 걸린다며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서 출퇴근길이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정부가 지난 2003년 지정한 수도권 2기 신도시 가운데 일부 지역은 개발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교통 오지로 불린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21만 주민들은 서울로 가려면 경의중앙선이나 광역버스를 타야 한다. 이마저도 경의중앙선은 운정역과 야당역 등 역사가 2곳에 불과해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이 어렵고, 광역버스로는 서울 광화문까지 1시간 30여 분이 걸린다. 김포 한강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서울과 연결하는 경전철 개통이 번번이 무산돼 개통은 내년 말로 연기된 상태다. 특히 양주신도시는 잠실 등 강남 노선만 있을 뿐 광화문과 같은 서울 도심을 잇는 광역버스가 아예 없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가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했던 일부 2기 신도시는 극심한 교통난의 대명사로 불리며 미분양의 무덤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지난 19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광역교통망 대책으로 GTX 역사신설과 지하철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3기 신도시 역시 초기 입주민들은 오랜 시간 교통난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왕숙지구의 경우 오는 2021년부터 6만6천가구가 입주 예정이지만 GTX 완공은 이보다 한참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을 통과하는 GTX B노선(송도서울역마석 80㎞)이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사 내년 상반기에 예타조사 면제가 된다 할지라도 2025년에야 개통이 가능해 교통난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3만2천여 가구가 들어서는 하남 교산지구도 광역교통대책으로 지하철 3호선 연장 계획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예산, 추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더욱이 성급하고 무리한 교통대책 발표로 주민 간 갈등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23일 양 지자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남양주 왕숙지구(진접진건읍, 양정동 일대 1천134만㎡)의 광역교통대책으로 연장 1㎞의 수석대교 신설을 포함했다. 강동대교와 미사대교 중간인 수석대교는 남양주시 수석동과 하남시 미사동을 연결한다. 북쪽으로는 왕숙지구로 이어지는 수석동의 지방도 383호선과 접속하고, 남쪽으로는 올림픽대로(미사대로) 선동교차로에 붙인다. 왕숙지구가 완공되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입주민들로 강변북로 체증이 가중되는 만큼 교통량을 올림픽대로로 분산시킨다는 취지다. 하지만 미사강변도시를 중심으로 하남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도 올림픽대로의 교통체증에 시달리는데 수석대교는 영구적인 교통문제와 환경파괴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남시도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 남양주 왕숙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은 국토부 발표 당일에야 알 수 있었고 수석대교 건설 역시 당일 인지했다며 시는 주민 여러분이 우려하는 교통문제에 공감하고 있고 수석대교 건설은 미사지역 교통 대책이 우선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양주시 관계자는 수석대교는 왕숙지구 개발에 필수불가결한 광역교통대책이라며 하남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신도시 입주는 2021년에 모두 완료되는 것이 아니고 차례대로 이뤄진다며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통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영호ㆍ권혁준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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