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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성공 열쇠는] 1. 교통망 조기 확충

교통천국엔 ‘3기 미분양’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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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과거 추진한 일부 2기 신도시들이 교통대책과 자족기능 미비로 여전히 베드타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2기 신도시도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에 우려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1ㆍ2기 신도시의 실패를 거울삼아 광역 교통망을 조기확충하고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광역교통망 조성에 따른 재원 마련이나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이뤄진 정책으로 자칫 주민ㆍ지역 간 갈등만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과거 신도시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광역교통망 확충의 시급성과 자족도시를 위한 정책, 부동산 안정화 요소, 전문가 제언 등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 21일 오전 7시께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광역보건지소 버스정류장. 운정신도시와 서울 광화문 구간을 오가는 광역버스 M7111를 타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70m가량 이어졌다. 버스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버스에 올랐고, 10여 명의 사람이 다 타지 못했지만 앉을 자리가 없어 버스는 사람들을 남겨둔 채 출발했다. 이 버스의 배차 간격은 15분. 줄은 또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버스를 타려면 최소 30분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운정에서 광화문으로 광역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K씨(29)는 “보통 출근에만 1시간40분, 퇴근에는 2시간 이상 걸린다”며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서 출퇴근길이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정부가 지난 2003년 지정한 수도권 2기 신도시 가운데 일부 지역은 개발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교통 오지로 불린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21만 주민들은 서울로 가려면 경의중앙선이나 광역버스를 타야 한다. 이마저도 경의중앙선은 운정역과 야당역 등 역사가 2곳에 불과해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이 어렵고, 광역버스로는 서울 광화문까지 1시간 30여 분이 걸린다.

김포 한강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서울과 연결하는 경전철 개통이 번번이 무산돼 개통은 내년 말로 연기된 상태다. 특히 양주신도시는 잠실 등 강남 노선만 있을 뿐 광화문과 같은 서울 도심을 잇는 광역버스가 아예 없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가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했던 일부 2기 신도시는 ‘극심한 교통난’의 대명사로 불리며 ‘미분양의 무덤’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지난 19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광역교통망 대책으로 GTX 역사신설과 지하철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3기 신도시 역시 초기 입주민들은 오랜 시간 교통난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왕숙지구의 경우 오는 2021년부터 6만6천가구가 입주 예정이지만 GTX 완공은 이보다 한참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을 통과하는 GTX B노선(송도∼서울역∼마석 80㎞)이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사 내년 상반기에 예타조사 면제가 된다 할지라도 2025년에야 개통이 가능해 교통난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3만2천여 가구가 들어서는 하남 교산지구도 광역교통대책으로 지하철 3호선 연장 계획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예산, 추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더욱이 성급하고 무리한 교통대책 발표로 주민 간 갈등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23일 양 지자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남양주 왕숙지구(진접·진건읍, 양정동 일대 1천134만㎡)의 광역교통대책으로 연장 1㎞의 수석대교 신설을 포함했다. 강동대교와 미사대교 중간인 수석대교는 남양주시 수석동과 하남시 미사동을 연결한다. 북쪽으로는 왕숙지구로 이어지는 수석동의 지방도 383호선과 접속하고, 남쪽으로는 올림픽대로(미사대로) 선동교차로에 붙인다. 왕숙지구가 완공되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입주민들로 강변북로 체증이 가중되는 만큼 교통량을 올림픽대로로 분산시킨다는 취지다.

하지만 미사강변도시를 중심으로 하남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도 올림픽대로의 교통체증에 시달리는데 수석대교는 영구적인 교통문제와 환경파괴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남시도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 “남양주 왕숙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은 국토부 발표 당일에야 알 수 있었고 수석대교 건설 역시 당일 인지했다”며 “시는 주민 여러분이 우려하는 교통문제에 공감하고 있고 수석대교 건설은 미사지역 교통 대책이 우선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양주시 관계자는 “수석대교는 왕숙지구 개발에 필수불가결한 광역교통대책”이라며 “하남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신도시 입주는 2021년에 모두 완료되는 것이 아니고 차례대로 이뤄진다”며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통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영호ㆍ권혁준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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