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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본다] 미접종자도 QR코드 빌려 통과… 방역패스 ‘구멍’

네이버·카톡 2개 플랫폼 코드 나와... 경기일보 기자, 빌린 계정으로 시설 활보
해외선 ‘위조 백신패스’ 등 악용 많아, 질병청 “도용땐 처벌, 추가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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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위반 업소 및 이용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첫날인 13일 수원시내 한 PC방에서 시민이 네이버 QR코드를 이용해 백신접종 인증을 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 완료자의 QR 코드를 빌려 방역패스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이 요구된다. 13일 오후 수원지역 한 PC방에서 본보 기자가 접종 완료자의 QR 코드를 이용해 백신접종 인증 여부를 실험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방역패스가 이렇게 허술하게 뚫린다구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 완료자의 QR 코드를 빌려 악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일보가 직접 확인에 나섰다. QR 코드 인증은 질병관리청의 QOOV앱과 연동된 카카오톡과 네이버에서 주로 이용된다. 이 과정에서 각기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면 접종 완료자 한 사람의 QR 코드로 두 명 모두 방역패스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사실확인을 위해 백신 1차 접종만을 마친 기자가 접종 완료자인 동료 A 기자 명의의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했다. A 기자의 도움을 받아 인증번호 입력 등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친 뒤 접종 완료자의 QR 코드를 확보했다.

이후 A 기자와 함께 수원지역의 한 PC방을 방문했다. 오늘부터 방역패스 적용으로 QR 코드 인증 후 접종 완료자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주의 설명을 듣고 두 기자는 각각 절차를 따랐다. 그러자 모두 “백신 접종 후 14일이 경과했습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왔고, 아무런 문제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이어 방문한 헬스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QR 코드 확인부터 부탁드린다는 트레이너의 말을 따라 각각 인증을 시도했다. 접종 완료가 됐다는 기기음을 들은 후에는 A 기자와 함께 상담실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잠시 빌린(?) A 기자의 QR 코드는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계속 사용 가능했으며, A 기자 역시 본인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별다른 문제 없이 QR 인증을 할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턴 말 그대로 프리패스였다. 필수 이용시설(식당ㆍ카페)이 아니라 백신 미접종자가 혼자 출입할 수 없는 다중이용시설에도 아무런 제재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방역패스를 도입했지만, 각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역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18세 이상 성인(4천413만명)의 2차 접종률은 92.1%이다. 7.9%(약 350만명)에 해당하는 미접종자가 이 같은 방역패스 악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방역패스의 허점을 악용하는 것이 방역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방역패스가 강화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탈리아, 아일랜드에서는 위조 백신패스 거래가 횡행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에선 다른 사람의 백신패스 이미지를 캡처해 사용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런 부분들이 악용되면 추후 확진자 발생 시 역학조사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가 생기지 않게 사전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최승호 질병관리청 위기소통팀 사무관은  “타인의 예방접종증명서 도용 시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을 브리핑을 통해 사전에 안내했고, 국민들께도 방역패스 활용에 있어 도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해 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증명서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추가 대책 마련에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수ㆍ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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