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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얼운님’을 기다리는 마음

김택수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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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예쁘다.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나이가 든 모양이다. 뭘 바라는 건 없다. 우리보다는 더 자유롭게, 더 평화롭게, 더 풍요로워지길 바랄 뿐이다. 우리 부모 세대가 그랬다. 전쟁과 빈곤 속에서도 늘 미래의 아이만을 생각했다. 항상 어른은 아이의 후견이었고 아이는 어른의 희망이었다. 부끄럽지만 받을 땐 소중함을 잘 몰랐다. 어수룩한 깨달음조차 늘 뒷북이었다.

 

갈수록 어른이 없다. 어른을 찾는 애절함은 더 커지는데 정작 어른 싸움에 아이들 멍은 더 짙어만 간다. 전통의 배구 명가인 화성의 송산고 배구부만 해도 그렇다. 학교 측과 지도자 간에 각자의 주장이 있고, 시각차도 있었겠지만 마지막 해법이 ‘배구부 해체’라는 건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른 싸움에 아이 등 터지는 꼴이다. 아이들의 꿈, 아이들이 선택할 기회를 원천 박탈하는 이유가 ‘어른들’ 싸움이라니 당최 어른스럽지 않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도 어른을 기다린다 했다. 그는 “누군가와 전쟁하듯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 본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대답은 달랐다. 같이 살자고 얘기하는데 함께 죽자고 싸움을 키우는 형국이다. 비록 서투른 직접화법이지만 안세영의 고언을 어른들이 정치적으로 소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다음 올림픽에서는 안세영이 감사와 보은의 마음이 분노보다 더 큰 힘이었다는 금메달 인터뷰에 나서길 기대한다.

 

어른의 본뜻은 생물학적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다. 어른은 ‘얼우다’에서 유래한다. 예전에는 ‘사랑을 나누다’의 뜻으로 ‘얼운님’을 기다리는 황진이의 마음으로 쓰였다.

 

어른은 어우를 수 있는 사람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지혜로 동이불화(同而不和)를 이겨야 한다. 진정 공멸의 길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얼운님’을 기다리는 모두의 마음을 정부도, 협회도, 체육회도 헤아리길 바란다. 어차피 같은 시대 지구의 한 모퉁이를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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