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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영의 그림산책] 장 미셸 바스키아 ‘죽음과 합승’

낙서로 세상 꼬집은 검은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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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합승’은 지하철과 거리의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켜 검은 피카소라 찬사를 들은 그라피티 화가인 장 미셸 바스키아가 생의 마지막 해에 남긴 작품이다. 바스키아는 죽음, 인종차별, 흑인 영웅 등의 주제를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충격적이며 도발적인 그림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담론을 제시했다.

바스키아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도 매우 친해 워홀의 스튜디오인 팩토리에 들어가 예술적 관점을 더 확장하기도 했다. 그는 1987년 앤디 워홀의 사망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아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마약에 중독돼 다음 해에 27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바닥에서 시작해 짧은 시간에 성공해 천재로 살다 떠난 극적인 그의 삶은 영화화되기도 했다.

‘죽음과 합승’은 열광적이고 다채로운 색상과 풍부한 구도로 그려진 바스키아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단순하고 명료하게 그려졌지만, 그의 핵심 주제인 죽음은 여실히 표현하고 있다.

화면의 가운데는 네 발로 걸어가는 해골 위에 검은 피부의 남성이 타고 있으며, 그 남성의 얼굴은 얽혀 있는 원으로 그려졌고 오른 다리는 윤곽선으로 양팔은 움직임을 표현하는 듯한 선으로 묘사돼 추상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네 발로 걷는 해골은 X자로 그려진 눈으로 관객을 무심하게 응시하고 있다. 또한 배경의 금색은 엄숙한 종교화 같은 느낌을 주며 평면적인 인물들은 아프리카의 암벽화 같은 느낌을 준다. 죽음과 합승은 바스키아가 사랑한 르네상스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질투의 두 가지 알레고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질투의 두 가지 알레고리’는 네 발로 걷는 해골 위에 탄 여성을 그린 드로잉으로 ‘죽음과 합승’과 해골의 모습 및 화면이 삼각형의 구도로 구성된 점이 동일하다.

그는 짧은 예술 활동 안에서 큰 예술적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지만, 너무나 개성 있는 작품과 주제로 인해 많은 기관에서 외면했다. 하지만 사회를 관조하며 작업한 바스키아의 작품들은 1980년대 미국의 미술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문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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