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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②국가에 인정받지 못한 한부모 소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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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한 소아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재우의 모습. 경기적십자사 제공

② “재우가 더 웃을 수 있게”…국가에 인정받지 못한 한부모 소연씨

“아픈 재우가 더 많이 웃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지난 25일 오후 2시30분께 의정부의 한 소아재활병원에서 만난 박소연씨(39·여·가명)는 강직성 뇌병변과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들 재우(4·가명) 이야기를 꺼내자 눈물을 글썽였다. 박씨는 몸의 절반이 봄 같고, 남은 절반은 겨울 같은 재우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마음 한 켠에 숨겨두었던 상처를 꺼내 보였다.

지난 2019년 임신 8개월 차에 조숙아로 태어난 재우는 생후 3일 만에 뇌병변 의심 진단을 받았다. 소연씨의 품이 아닌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 재우는 다른 아이와 달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진의 진단은 점점 뚜렷해졌고, “아직 희망은 있을 거야”라는 소연씨 바람은 흐려져갔다.

설상가상으로 소연씨를 찾아온 불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재우를 출산한 뒤 남편과의 불화는 심해졌고,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어야만 했다. 이 모두 결혼 생활 2년 만에 찾아온 변화였다.

소연씨는 홀로 재우를 키우며 남편이 보내주는 150만원 남짓한 양육비로 세상의 풍파를 헤쳐나가고 있다. 2017년 결혼 전까지만 해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약했던 그는 ‘한부모’라는 이름으로 재우를 돌보고 있다.

하지만 나라는 소연씨를 한부모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남편과 공동 명의로 산 아파트를 이혼하면서 나눴지만, 정부는 이를 재산이라고 보고 소연씨를 한부모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연씨는 가족의 도움 없이 홀로 재우를 돌보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롯이 매달 남편이 보내주는 양육비에 의존하고 있는 소연씨는 재우를 돌보는 일상에 수입조차 없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소연씨처럼 아이들의 재활이 절실한 부모들은 대형병원, 소아재활병원, 장애인복지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최소 2~3년을 대기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설사 대기를 마치고 이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더라도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0여분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재우처럼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은 ‘명의’를 찾아 전국 곳곳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 소연씨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현실에 홀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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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씨(가명)와 재우(가명)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후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지만 해맑게 웃는 재우의 모습을 보며 상처를 받을 수도, 포기를 할 수도 없다는 소연씨.

소연씨는 “보조기에 의지한 재우를 볼 때면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아프지만 세상을 천천히 배워가고 작은 것에 미소 짓는 아이 얼굴을 볼 때면 약한 마음을 가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도움도 없는 현 상황이 힘겹지만, 재우와 잘 살아보려 한다”고 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관계자는 “양육비 외에 별다른 수입이 없는 소연씨와 재우는 병원비로 대부분 비용을 소진하고 있다”면서 “이 모자에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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