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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뉴실버세대, 문화예술로 도약하다] 1.늘푸른문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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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늘푸른문화나무에서 어르신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65세를 넘은 사람을 인생의 최종 단계, ‘노인’이라고 칭한다. ‘어르신’, ‘실버세대’ 등 노인을 부르는 말 또한 다양해졌으며 ‘뉴실버세대’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전의 노인 세대와 달리 신체적인 건강도 좋으면서 사회 활동에 대한 열망이 높고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기존의 실버세대와는 구별되는 뉴실버세대의 특징은 소일거리로 여생을 보내거나 집 안에 갇혀 있는 대신 삶을 개척하고 사회에서 쌓은 경험과 지혜를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이러한 뉴실버세대 중에서도 문화예술로 인생 2막장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전문 예술인 못지않은 감각과 청년과 비교할 수 없는 연륜에서 뿜어내는 그들의 기량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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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늘푸른문화나무에서 어르신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10일 고양 일산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늘푸른문화나무 건물. 전날 모진 장마가 휩쓸고 갔지만 이곳은 맑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웃음소리를 따라 계단을 오르자 캔버스와 물감이 놓여진 책상 앞에 팔토시를 끼고 붓을 쥔 어르신 8명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지난 2019년부터 어르신 즐김터를 운영하고 있는 늘푸른문화나무다. 어르신들은 오는 11월까지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도 하며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집과 경로당 등을 오가며 다소 무료한 시간을 보냈던 이들은 삶의 보람을 느끼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각자의 이유로 늘푸른문화나무를 찾았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늘푸른문화나무에서 책 한 권을 쓰고 그림 8점을 그렸다는 윤순이 할머니(83)는 심한 손떨림으로 글을 쓰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윤 할머니는 “손떨림도 여기선 예술이 된다”며 “우리가 그리는 것이 작품으로 완성된다”고 말하며 캔버스 위의 꽃밭을 완성해나갔다.

학창 시절 이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는 안금지 할머니(68) 역시 그림을 그리며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우연히 늘푸른문화나무를 접하게 된 안 할머니는 이곳에서 붓을 잡은 후부터 삶이 달라졌다고 한다. 안 할머니는 “노인이라고 우리를 대우해 주는 곳이 없다. 하지만 이곳에선 우리를 나이 든 노인이 아닌 붓을 잡은 작가 한 명으로 대우해준다”며 “완벽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지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우리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르신들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호진숙 할머니(87)는 지난해부터 늘푸른문화나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집에 있는 시간은 따분해 작년부터 늘푸른문화나무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이 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동안 모두 잊고 즐겁다. 자신이 없었는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소녀처럼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들이 이날 완성한 어르신들의 그림 8점은 ‘경기도 어르신 작품 공모전’에 출품했으며 추후 늘푸른문화나무 내에서도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과 정물화 작품으로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늘푸른문화나무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그리고 쓰는 것 자체가 모두 문화예술 활동이며 작품”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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