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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수 칼럼] 남태평양 공략하는 중국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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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남태평양을 공략하고자 하는 중국의 접근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사실 미국의 태평양 전쟁 승리 이후 최근까지 남태평양은 미국의 질서 속에서 평온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중국이 급부상하자 이런 질서가 깨지기 시작했다. 남태평양의 14개 도서국들은 대부분 작은 면적, 적은 인구, 그리고 낮은 국민소득에 제1차 산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도서국들은 경제, 외교, 전략적 차원에서 상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도서국들은 희귀한 천연자원과 광대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지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1국 1표를 행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서국들은 대부분 중국의 제2도련선(오가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과 제3도련선(알류산열도-하와이-뉴질랜드) 사이에 있어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중국이 이 지역을 공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중국의 공략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제1단계는 도서국들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도록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붓는 것이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사모아(1975)가 제일 먼저 넘어갔고 그 뒤를 이어 통가(1998), 파푸아뉴기니(1999)가 넘어갔다. 2004년에는 바누아투, 그리고 2019년에는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가 중국과 수교했다. 이로써 중국의 수교국은 10개국으로 늘어났다. 4개국만이 대만과 국교를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중국으로 넘어갈지 모른다.

제2단계는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국가들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는 인프라, 무역 등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서진정책이었다. 그런데 중국이 최근 이 정책을 남태평양으로 확장했다. 중국은 10개국과 일대일로 협력을 체결하고 인프라 건설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남태평양 도서국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투자나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여 이 국가들에게 접근했다. 도서국들은 이 자금으로 도로, 다리, 정부 청사 등을 건설하고 항구 등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도서국들은 이를 갚을 능력이 없다. 결국, 중국은 ‘부채 외교’를 통해 이 국가들을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가는 것이다.

제3단계는 안보협정 체결 등을 통해 이 지역에 중국군을 진출시키는 것이다. 2022년 4월,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Security Pact)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솔로몬제도에 군대와 무장경찰의 파견, 그리고 중국 함정을 정박할 수 있게 되었다. 솔로몬제도의 보호국이 호주에서 중국으로 바뀐 것이다. 또한, 중국은 하와이에서 남서쪽으로 3000㎞ 떨어진 키리바시의 칸톤섬에 활주로 개선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해군을 무찌르기 위해 건설했던 곳이다. 그런데 8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중국이 대미 견제용으로 이 활주로를 수리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지난 5월 ‘중국-태평양 도서국 제2차 외교장관 회담’을 피지에서 개최하여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포괄적 개발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합의서 채택은 불발되었지만,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안보협력 내용도 있었다.

중국이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한 것은 미국과 호주로서는 큰 충격이었다. 미국이 제1도련선 내에서 국제법 준수와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는 동안 중국은 남태평양에 아주 큰 디딤돌을 놓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미국과 호주 등 서방권이 이 지역에 훨씬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한국도 3년 단위로 ‘한-태평양도서국 외교장관회의’를 하고 있고 회기 중간에 ‘고위관리회의’를 하고 있다. 또 한국은 이 국가들에게 공적개발원조(ODA)도 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중추국가(pivotal state)를 지향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도 남태평양의 안보정세를 고려하여 포괄적으로 이 지역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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