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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스마트폰·키오스크 앞 진땀...‘터치 장벽’ 갇힌 실버세대

택시 호출·음식 주문 엄두도 못내, 비대면 문화 확산 속 기본권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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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디지털기기가 일상화 되면서 디지털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수원특례시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노인들. 윤원규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된 요즘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원하는 것을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가 보편화 됐다. 뿐만 아니라 옷, 음식, 생필품이 집 앞까지 배달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대중화되면서 시민들은 ‘터치 생활권’에서 많은 편의성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터치 생활권’이 ‘터치 장벽’ 으로 직면한 세대가 있다. 바로 노인들이다. 코로나 확산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앞당겨 졌지만 노인 대부분은 스마트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더 나아가 ‘디지털 문맹’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독자소통팀은 스마트폰기기 사용에 소외된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자식들이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줘도 금방 잊어버려요. 솔직히 잘 설명해줘도 모르겠어요”

20일 만난 강정규옹(85)은 매달 한 번씩 택시를 타고 병원 검진을 받는다. 고령의 나이로 거동이 어려워지면서 택시를 타기 시작한 그는 병원 갈 채비를 할 때면 아들을 꼭 부른다. 수년 전만 해도 집 앞 도로에서 손만 들면 정차하던 택시가 요즘 들어 도통 멈춰서질 않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스마트폰 택시 호출법을 수차례 배웠지만, 아날로그에 익숙한 강 할아버지에겐 스마트폰은 큰 산처럼 느껴졌다. 결국 그는 병원을 갈 때마다 아들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신갑식 어르신(71)도 종종 집에 찾아오는 손주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전수(?)받고 있다. 손주들의 스파르타식 가르침으로 이제는 문자와 전화 사용이 익숙해졌지만, 다른 기능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QR코드 인증을 하지 못해 인근 경로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신 어르신은 “가게마다 놓인 키오스크는 도움 없인 사용이 불가해 점심이나 저녁은 꼭 집에서 해결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스마트기기에 취약한 노인들의 소외감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디지털 분야에 점점 뒤쳐져 도시 속 디지털 ‘섬’에 고립돼 기본권마저 제한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68.6%로, 농어민(77.3%), 장애인(81.3%), 저소득층(95.1%) 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디지털정보화 접근 수준에서도 고령층은 92.8%로 장애인(95.4%), 북한이탈주민(93.7%)보다 낮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디지털정보화 역량 및 디지털정보화 활용 수준 항목도 고령층이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기기 등의 이용에 있어 다른 계층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고령층을 위해 정부에서 평생학습 등의 교육을 통해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일상생활 속까지 스며들어 이로 인해 소외되고 있는 노인들은 통계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고령층에 대한 비대면 교육은 비효율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방역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과 대면 활동을 적절하게 섞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자소통팀=홍완식·장영준·정민훈·이광희·김경수·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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