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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깃대종, 생태계를 가다_ 전문가 비대면 좌담회] "개발 압력에 생존 위협...생태계 실질적 보호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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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인천시가 지정한 깃대종 5종 등에 대한 서식 실태를 확인해보니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이 필요하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개구리, 점박이물범, 대청부채, 흰발농게, 검은머리갈매기, 저어새, 대청부채. 장용준기자
지난해 7월부터 인천시가 지정한 깃대종 5종 등에 대한 서식 실태를 확인해보니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이 필요하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금개구리, 점박이물범, 대청부채, 흰발농게, 검은머리갈매기, 저어새, 대청부채. 장용준기자

인천시가 깃대종을 지정해 본격적인 보호에 나선 가운데, 이를 계기로 인천의 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들에 대한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의 깃대종 이외에도 수많은 생물들이 높은 개발 압력으로 서식에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4월 점박이물범(포유류), 흰발농게(무척추동물), 저어새(조류), 대청부채(식물), 금개구리(양서류) 등 5종을 인천을 상징하는 깃대종으로 선정했다. 깃대종은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지닌 상징적인 생물종이다.

본보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에 걸쳐 이들 깃대종 5종 등이 살고 있는 곳을 찾아 서식 실태 등을 살펴본 결과, 시가 깃대종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점박이물범’에 대해서는 백령도 어민의 어업 구역과 활동 범위가 겹치는 만큼 지역 주민과 해양 생태가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 ‘흰발농게’는 영종도 서식지의 바로 옆으로 준설토 투기장과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항만재개발 사업 등이 한창이어서 매립 추진 등에 따른 서식지 보호를 위한 행정기관 간 협의가 시급한 상태다.

또 ‘대청부채’는 서해5도 등 섬지역의 여행 활성화로 점차 늘어나는 관광객의 손길 등에 훼손당할 위험을 안고 있지만, 주민과 행정기관은커녕 인근 군부대로부터도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저어새’는 남동유수지의 준설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식지 보호를 위한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작은 웅덩이나 수로 등 협소한 지역에서 서식지를 쉽게 이동하지 않는 ‘금개구리’ 또한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 등의 개발로 서식지인 논·습지가 사라지고 있어 대체서식지 마련 등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인천에는 깃대종 5종 이외에도 서식지에 대한 위협을 받는 생물들이 많다. 당초 시는 깃대종 선정에 앞서 모두 11개의 생물을 깃대종 후보군으로 검토했다. 비록 나머지 생물 6종은 시가 깃대종으로 선정하지 않았지만,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이 중 ‘맹꽁이’는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해 영종과 부평 등 인천의 전 지역에 분포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그러나 인위적인 도시개발 등이 생태계를 교란해 맹꽁이의 서식지는 망가지고 감소하는 추세다. 같은 양서류인 ‘도룡뇽’ 역시 서구 검단과 계양구 계양산 등 산이나 논·습지 등의 서식지가 인근 개발로 점차 사라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칠면초’도 마찬가지다. 칠면초는 영종과 송도 등 인천의 갯벌 지역에 분포하며 갯벌 생태계를 대표하는 식물로 육상과 갯벌 사이 경계에서 자란다. 이 때문에 칠면초는 최근 영종 준설토 투기장의 매립과 인근 리조트의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줄어드는 위험에 놓여 있는 상태다. ‘매화마름’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논·습지 생태계 태표종으로 꼽히지만, 경작방식의 변경과 개발로 군락지가 대폭 줄어든 상태다.

이 밖에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노랑부리백로’와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도 주요서식지인 갯벌의 매립 등으로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 생물들은 바다와 갯벌, 논·습지, 산, 계곡 등에 살며 주변 생태계를 함께 구성하고 있다. 반대로 생태계는 어느 한 생물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모두 그 안에서 생태계 유지를 위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생물이라도 사라지면 균형은 무너진다. 다른 생물의 생존도 불가능하다. 인천 깃대종뿐 아니라 이와 함께 사는 모든 생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이유다.

장정구 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은 “인천은 도시지만, 바다가 있어 갯벌 등 다양한 서식 공간에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며 “여기에 탄소흡수원, 기후위기저감을 위한 공간으로의 중요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인천은 수도권이다보니 이런 생태공간까지 개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생태공간을 감안한 개발정책을 추진해 인천만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 10명 초청 비대면 좌담회]  

걸음마 뗀 인천시의 깃대종 정책,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은?

14일 경기일보가 주관한 ‘인천 깃대종 정책 비대면 좌담회’에 참여한 전문가 10명이 인천시의 깃대종 관련 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 1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전오 인천연구원 박사, 남선정 인천시교육청 기후생태과학교육팀 장학사, 권인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장,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장,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
14일 경기일보가 주관한 ‘인천 깃대종 정책 비대면 좌담회’에 참여한 전문가 10명이 인천시의 깃대종 관련 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 1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전오 인천연구원 박사, 남선정 인천시교육청 기후생태과학교육팀 장학사, 권인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장,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장,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

인천시가 인천을 대표하는, 보호가 시급한 생물종인 ‘인천 깃대종’을 지정한 지 9개월이 지났다. 시가 깃대종을 지정한 이유는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대청부채, 저어새, 금개구리 등 깃대종 5종에 대한 지역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자칫 사라질 수 있는 인천의 생물들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다. 깃대종은 지역을 대표하는 생물종을 지정함으로써 주변 생태계를 아울러 보호한다는 상징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시가 인천 깃대종 5종에 대한 보호 사업에서 더 나아가 인천 전체 생태계 보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시의 깃대종 관련 정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본보는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좌담회를 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패널은 권전오 인천연구원 박사, 남선정 인천시교육청 기후생태과학교육팀 장학사, 권인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장,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장,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 등 모두 10명이다.

이번 좌담회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전 서면 질의를 통해 답변을 모았으며, 토론은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 인천 깃대종이 가야할 길은?

김태원=시가 인천의 깃대종을 지정한 것만으로도 나름 진보했다고 본다. 다만, 개발 사업과 관련해 서식처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종이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사업계획 변경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권전오=아직 인천의 깃대종 관련 사업은 시작 단계 정도다. 사람들의 깃대종에 대한 인식을 편하게 하고, 환경보호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장정구=인천은 도시지만 한남정맥을 비롯해 하천과 농경지, 갯벌, 섬과 바다 등 다양한 자연생태환경공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 확장되면서 생물들의 서식지는 줄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서 숲이나 하천, 갯벌 등 생태공간은 탄소흡수원이며 기후위기 저감을 위한 공간이다. 그 중요성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

박정운=생물 다양성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의제이다. 생물 다양성 감소 문제가 처한 절박함 때문이다. 깃대종 지정을 통한 보호 관리 정책은 종 뿐만 아니라 서식지 보호로 확대가 이뤄진다. 생물종 다양성의 보전과 유지, 회복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홍소산=시의 깃대종 정책은 한곳에만 쏠려있다. 너무 가까운 곳만 바라본다. 좀 더 멀리보고 관계자들이 두루두루 현장을 확인해보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기섭=이젠 깃대종에 대한 보전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야 할 때다. 행정적인 업무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전문적인 연구과 보전 노력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

박주희=지금은 개별종에 대해서 조금씩 인식하는 수준인데, 이를 전체 깃대종 보호라는 틀로 확장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기 위해 여러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 도시개발과 환경보호가 조화를 이루려면?

남선정=생태환경은 사람이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미래에도 주변 생물종들이 사는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결과적으론 경제적으로나 산업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장정구=인천은 그동안 개발 중심의 정책이 주를 이뤄졌는데, 이제는 환경특별시에 걸맞는 환경보호에 대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올해 해양환경과가 새로 생겼는데,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정운=인천의 섬들이 다리로 육지와 연결이 이뤄지는 추세다. 각종 개발 사업으로 자연환경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곧 섬 및 연안의 관광개발 등이 이뤄져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기섭=인천은 과거 송도국제도시나 인천국제공항 등의 대규모 간척이 있었고, 최근엔 준설토투기장 매립 등이 진행 중이다. 아쉬운 것은 최소한 개발 지역 중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면적을 남겨준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곳 생물들의 안정적인 번식을 위해 일부 계획 변경 등을 검토해야 한다.

권전오=도시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려면 먼저 현황파악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시생태 현황지도를 바탕으로 환경생태 계획을 짜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반화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생물의 관점에서 도시 계획을 한다. 어디에든 생물이 살기 때문이다. 시도 이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생태 지도를 만들고 계획을 세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 시민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장정구=시민을 대상으로 갯벌 해양 생물 등에 대한 연구프로젝트나 깃대종 지킴이 등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시민이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는 형태도 활용할만 하다.

홍소산=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시민들이 깃대종을 많이 봐야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저어새나 흰발농게 등은 인천이 가장 큰 서식지인데, 일반 시민이 이들을 보는건 쉽지 않다. 조심스럽지만 일부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기섭=시민들이 깃대종 보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부터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남동유수지의 저어새 생태관 등이다. 이로인해 사람들이 찾아와 저어새를 알고 관심을 갖는다.

권전오=관이 하는것은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등 민간에서부터 나서야 한다. 관은 시민단체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주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한다. 체험 교육이나 방과 후 수업이나 수학여행 등을 연계하는 등 민.관 네트워크를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남선정=학생들이 현장에서 망원경 등으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책이나 영상을 보는 것보도, 자연에서 직접 만나는게 효과가 크다. 물론 서식지 훼손을 막는 선에서다.

권인기=시설 짓고 프로그램 운영하는게 우선이긴 하지만, 시민들이 찾아오도록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학생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해야 한다. 특히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박주희=점박이물범이나 저어새, 흰발농게 등 모두 모니터링 하시는 분들이 있다. 비용을 떠나 그분들의 활동을 알아주는게 필요하다. 이후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테고 그들 모두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 인천 생태계 보호를 위해 인천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장정구=인천의 자연생태공간의 가치와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시민들이 깃대종을 알고 생태공간의 중요성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들이 보호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해야 한다.

박정운=깃대종 서식지를 중심으로 보호구역 지정 및 확대가 필요하다. 경제적·사회적·생태적 가치를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기 모니터링과 보전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기섭=깃대종에 대한 서식지 보호 또는 복원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등이 함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거버넌스를 꾸려 실천해야 한다.

권인기=최근 생태학습지 등이 송도국제도시 등에만 너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종국제도시나 강화도 등에서도 이런 깃대종 정책이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 등을 늘려야 한다.

박주희=종의 보전도 중요하지만 서식지 보전의 개념이 사실 핵심이다. 환경관련 부서 뿐만이 아니라 개발부서까지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또 시민의 역할 강화할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김종범=깃대종의 가치에 대한 홍보를 할때 우리의 후세들, 즉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중해야 한다. 개발을 하면서도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가치를 학생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

 

대담=이민우기자, 정리=이민수·김보람·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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