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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⑥22살 미혼모, 성폭행에 세상 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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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있는 그놈에게 벗어나고 싶어요”

4년 전 그날을 묻는 경기일보 취재진 질문에 최두나씨(가명ㆍ22)의 표정은 미묘했다. 눈시울이 금세 붉어지는 것을 참는 듯한 최씨는 “괜찮다”는 말로 조심스레 그날의 상처를 내보였다.

2018년 어느 날, 여고생이던 최씨는 또래 친구들과 술이라는 일탈의 길로 빠져들었다가 봉변을 당했다. 술기운에 눌려 집 앞에서 잠이 든 최씨에게 다가온 그놈이 다짜고짜 최씨를 폭행한 것. 최씨는 순간 기억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낯선 곳에 놓여 있었다. 바로 옆엔 그놈이 잠을 자고 있었고, 옷은 발가벗겨져 있었다. 최씨는 생각할 겨를 없이 곧바로 그놈 집을 뛰쳐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성폭행 혐의로 최씨를 폭행한 남성을 붙잡았다. 이 남성은 검ㆍ경 조사 후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형을 선고받아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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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나씨(가명)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후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가 최씨에게 저지른 끔찍한 일은 그날 이후에도 계속됐다. 사건 발생 5개월 후 최씨는 자신의 배에서 불편함을 느껴 산부인과를 찾았고, 임신 5개월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낙태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가 컸다는 이야기에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모든 것이 한순간 무너져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가족들은 ‘그놈’의 핏줄이라며 최씨를 손가락질했고, 가족과 최씨 사이 오해가 쌓이면서 결국 미혼모 시설로 입소하게 됐다.

최씨는 “그 당시 방황을 많이 했다”면서 “임신 소식 이후 집에서 도와주지 않아 학교 선생님 도움으로 자퇴 없이 미혼모 시설로 들어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때부터 미혼모 신분으로 세상에 던져지게 됐다. 일면식도 없던 이들과 한방을 써야 했고, 가족의 따뜻한 도움조차 구할 수 없었다. 이후 시설을 3번 옮기며 아이를 출산해 엄마가 됐다.

가족도 인정하지 않은 엄마라는 이름에 최씨는 정부의 도움으로 자그마한 빌라를 구해 4살 난 아들과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직장 없이 아들을 돌봐야 하는 처지에 월세는 수백만원이 밀렸고, 교도소에 복역 중인 그놈이 자신에게 도움 준 시설에 ‘결혼하자’, ‘아이를 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매일 밤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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