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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농부들 돈 벌게 돕는 ‘농가 아트 굿즈’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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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88후드가 영농 농가의 농부 스토리를 '아트 굿즈'로 만들어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 (주)88후드가 영농 농가의 농부 스토리를 '아트 굿즈'로 만들어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뼈 빠지게' 농사를 짓는 한국의 농부들.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이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살기 어렵다는 것을. 힘들게 농사지은 농산물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거나, 유통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인 현실 속에서 판매 걱정, 빚 걱정을 하며 농업을 영위하는 그들의 모습은 '절망' 그 자체다.

이런 농부들의 근심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농업의 가치를 부상 시키고자 노력하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있다. 의정부시에 기반을 둔 88후드 박우애(29)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의정부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 영농 농가의 농부 스토리를 아트 굿즈로 만들어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농부들에게 밥벌이의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그의 활동을 지난 4일 들여다봤다.

지역 농가와 문화예술을 이어 판로 개척하는 ‘88후드

▲ 여주 지역 농가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담아낸 '아트 굿즈'.
▲ 여주 지역 농가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담아낸 '아트 굿즈'.

제발 판매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 대표가 농부들을 돕는 일을 결심하게 된 것은 몇 해전 우연히 만나게 된 농부들의 한탄 섞인 이 말 때문이었다. 농부들은 하나같이 전단지로 홍보하고 있었지만 효과도 없고, 판로까지 막혀 힘들게 키운 농작물을 그대로 폐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박 대표는 결국 농가의 시름을 덜기 위해 아트 굿즈 마케팅을 개발하게 됐다. ‘아트 굿즈 마케팅은 농산물 패키지에 일러스트를 접목한 제품 형태로 홍보를 하는 것이다.

박우애 대표는 농산물 전단지는 마트에서 뿌린 광고 같고 제품에 대한 장점이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온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관심 있게 보지 않아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아트 굿즈의 경우 제품 패키지에 농부들의 스토리, 농촌 풍경 등을 일러스트로 예쁘게 담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이 되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농부들에게 박 대표의 아이디어는 땀 흘려 일한 보람을 얻지 못하고, 생산비라도 보상받기 위해 읍소해야 하는 고단함 속에서 단비 같은 기회를 준 셈이다. 농부는 물론 신진 작가의 고용과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의뢰받은 농부의 스토리를 제품 패키지에 그려내고, 판매된 해당 제품의 수익금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아트 굿즈 마케팅의 의도는 브랜드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88후드의 숫자 8을 돌려보면 링크 기호 가 되는데, 링크 연결고리 두 개가 만나듯 지역 농가와 문화예술인(일러스트 작가)을 이어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농부 스토리를 담은 아름다운 일러스트 작품

▲여수 거문도 해풍쑥밭에 작가가 직접 방문해 느낀 그대로를 일러스트로 담아낸 제품 '공항 쑥떡쑥떡'. (사진제공 = 88후드)
▲작가가 직접 여수 거문도 해풍쑥밭을 방문하고 느낀 그대로를 일러스트로 담아낸 '공항 쑥떡쑥떡'. (사진제공 = 88후드)

일러스트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무한하구나.’ 농부 스토리를 담은 아트 굿즈 제품들을 살펴보니 드는 생각이다. 종류는 떡, , 나물, 샤인머스캣, 감 등 다양하다. 모든 제품은 작가가 직접 농가를 방문해 눈으로 담고, 손으로 그려 탄생했다. 농촌의 익숙한 풍경들이 경쾌한 컬러 변화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가장 눈길을 끈 건 <공항 쑥떡쑥떡> 패키지다. ‘여수 거문도 해풍쑥양양의 찹쌀을 콜라보해 만든 쑥인절미로, 여수공항과 양양국제공항을 연결해 판로를 구축했다. 프롬메이 작가가 직접 거문도를 방문해 느낀 그대로를 담은 일러스트가 인상 깊다. 청정지역의 푸르름이 가득히 담긴 거문도 섬 해풍쑥 풍경이 꽤 디테일하다.

▲ 고흥 취나물과 곡성 쌀로 만든 나물쉐이크 '취미생활'은 아마존을 통해 해외수출되고 있다.
▲ 고흥 취나물과 곡성 쌀로 만든 나물쉐이크 '취미생활'은 아마존을 통해 해외수출되고 있다.

아마존을 통해 해외 수출까지 되는 쾌거를 이룬 제품도 있다. 바로 나물쉐이크 <취미생활> 이다. 청정 갯마을 고흥에서 할머니들이 재배한 취나물과, 곡성 미실란의 곡물을 콜라보 했다. 순심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로 미실란을 상징하는 주황빛 쌀알과 꽉 찬 취나물 밭이 건강한 느낌을 준다.

박 대표는 농산물들을 보면 좋은 상품인데 패키지 하나 때문에 하급 취급받는 것들이 있다. 그런 제품들이 작가들과 연결돼 아트 콜라보로 멋지게 변신하는 순간 가장 보람된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 숨은 명소를 담은 작품, 향이 되다

▲ 경기도 숨은 명소 6곳을 신진작가들의 일러스트로 섬세하게 담아낸 '작가향'.
▲ 경기도 숨은 명소 6곳을 신진작가들의 일러스트로 섬세하게 담아낸 '작가향'.

지역 농가를 담은 제품 이외에도 경기도 명소를 담아낸 제품도 있다. 바로 작가향(작가의 일러스트와 향을 담은 아트 샤쉐)’이다. 샤쉐는 주머니 형태의 향수로, 조선시대 선조들이 악을 쫓기 위해 가지고 다녔다는 향낭을 말한다.

88후드는 825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코엑스 일러스트페어 전시회에서 작가향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경기도 숨은 명소 6곳을 신진작가들의 일러스트로 섬세하게 담아냈다. 명소는 수원 방화수류정, 시흥 갯골생태공원, 양평 구둔역, 구리 고구려 대장간 마을, 용인 은이성지, 남양주 수종사다. 작가 6명의 감성으로 재탄생한 작품은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마음 마저도 채워주는 듯하다.

▲ 8월 25일 열린 코엑스 일러스트페어 전시회에서 88후드 박우애 대표(오른쪽)가 방문객 손민희씨(왼쪽)에게 아트 콜라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8월 25일 열린 코엑스 일러스트페어 전시회에서 88후드 박우애 대표(오른쪽)가 방문객 손민희씨(왼쪽)에게 아트 콜라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방문객 손민희(28)씨는 작가들과 협업해 농부들의 제품과 경기도 명소를 알리는 것 자체가 의미가 너무 좋다. 퀄리티도 높아서 주변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다. 이런 좋은 제품이 널리 알려져 농가와 지역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아직 매출이 크진 않지만 농가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더 잘 전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추후엔 동네 갤러리를 만들어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아트 콜라보 대중화를 목표로 활동하겠다고 했다.

·사진=황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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