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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여행 에세이] 헤밍웨이 흔적을 찾아서 10-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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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광장에서 올드카 시운전(스타렉스 중고 엔진을 장착한 차)

외국 여행 중에 때로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땐 중국 음식이 어느 정도 우리 입맛에 맞는 편이라 볶음밥과 중국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아바나를 상징하는 올드카를 타기 위하여 잉글라테 호텔 앞 광장으로 간다.

오래되었지만 오색찬란한 올드카가 줄지어 서 있다. 멋쟁이 기사들은 여행자를 보면 서로 자기 차를 타라고 호객한다. 한 친구가 다가와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그는 대뜸 ‘Made in Korea‘인 자기 차를 타라고 권하여 귀를 의심한다. 한국 자동차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자기 차를 가리킨다. 순간 무엇인가 숨겨진 속내가 있을 것 같아 흥정을 마치고 아바나 시내 투어를 떠난다.

드라이브 중에 그가 자기 차를 ‘한국산’이라고 한 이유를 묻자 자신의 1957년식 미국 올드카의 엔진이 낡아 현대 스타렉스 엔진으로 교체하여 운행하고 있으며 그 성능에 만족한다고 엄지를 세운다.

기사는 아바나 시내 올드카의 80% 이상이 한국산 중고 엔진을 사용한다고 귀띔한다. 이어서 자기 아내는 그랜저 아버지는 소나타를 소유하고 있다며 휴대폰에 저장된 자동차와 가족사진을 보여주면서 한국을 예찬한다. 순간 가슴이 뿌듯하게 애국심이 발동하여 한국 차의 품질과 세계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 체 게바라의 키치
체 게바라의 키치

아바나 국립대학을 비롯하여 시내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쿠바의 상징인 혁명광장(Plaza de la Revolucion)에 도착하자 그는 자동차 엔진룸을 열어 현대차 마크가 선명한 스타렉스 엔진을 보여준다. 엔진 성능이 좋고 유지보수비용도 저렴하여 일본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추가로 설명한다. 그는 한국 엔진을 장착한 차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게 하고 사진까지 찍어주는 서비스를 한다.

혁명 광장을 찾은 여행자들은 내무부 청사와 통신부 건물 벽면에 설치된 사회주의 키치를 본다.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은 인증 샷으로 체 게바라와 까밀로 시엔푸에고스 얼굴 모양의 강철 기념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느라 바쁘다.

도심 광장에서 보는 아바나의 저물녘 검붉은 노을빛은 짓눌린 변화와 굴곡진 삶의 흔적을 태울 듯 타오르고 애잔한 핏빛 노을은 혁명 영웅 얼굴을 검붉게 물들인다. 인민을 위한 이데올로기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떠올리며 현지인들이 무엇인가 배급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기다림의 장면과 오버랩 되자 사회주의의 허상이 스쳐 지나간다.

혁명 광장은 7만2천㎡나 되고 정치 집회가 열리는 장소다. 광장 중앙에는 높이 109m 높이의 타워와 18m의 쿠바의 영웅 호세 마르티 동상이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멀리 말레콘 앞바다를 볼 수 있다. 주변에는 공산당 청사와 정부 부처가 자리 잡고 있다.

▲ 혁명광장에 있는 109m 높이의 사회주의 상징의 키치
혁명광장에 있는 109m 높이의 사회주의 상징의 키치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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