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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 9-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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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밍웨이 침실에 작은 서제를 겸한 곳으로 헤밍웨이가 취미 생활을 하였던 공간

헤밍웨이가 아바나에 머물 때 이곳 사람들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마초 성향의 그를 ‘파파’로 불렀고 그도 이 이름을 좋아했다. 그가 파파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였던 이유는 어릴 때 자신을 지극히 사랑한 아버지를 연상하며 닮고자 했고 때로는 보스 성격이 강한 자신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코히마르 출신 어부 푸엔테스 노인과 앞바다가 《노인과 바다》의 모티브가 되었다면 핀카 비히아는 그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사유를 즐기며 집필 활동을 한 후기 헤밍웨이 문학의 산실이었다. 그는 쿠바에 머무는 동안 《노인과 바다》 외에 《강 건너 숲속으로》와 비소설 《위험한 여름》도 이곳에서 집필했다.

▲ 사냥을 좋아한 헤밍웨이의 동물 박제 소장품
▲ 사냥을 좋아한 헤밍웨이의 동물 박제 소장품

헤밍웨이의 초기 소설은 스페인 내전, 이탈리아 전선, 투우장 같은 전쟁이나 야생 세계에서 극단적인 상황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면 후반 들어서는 카리브의 드넓은 바다를 삶의 터전이자 문학적 배경으로 삼았다.

헤밍웨이의 이 같은 문학적 가치관은 변화했다. 그는 노벨상을 받던 그해 두 번의 항공기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왔지만, 부상 후유증 때문에 수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 후 그는 사고 전과 같은 강인한 정신과 체력을 회복하진 않았고 그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 우울증에 빠지는 실마리가 됐는지 모른다.

13년 만에 완성한 《노인과 바다》는 초기 소설과는 달리 과거 남성적이고 거친 쾌남아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독과 싸우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늙은 어부 산티아고에 투영했다. 이 소설의 모티브를 제공한 푸엔테스가 ‘소설이 성공하면 그 대가로 그냥 밥 한 끼에 술 한 잔이면 된다’고 했으나 헤밍웨이는 당시에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인 2만 달러의 거금을 어부에게 줬다.

▲ 집안 전체가 작은 도서관이자 집필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벽면에는 다양한 동물 박재가 걸려 있다
▲ 집안 전체가 작은 도서관이자 집필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벽면에는 다양한 동물 박재가 걸려 있다

쿠바에서 헤밍웨이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행은 《노인과 바다》를 읽고 그곳에 담겨 있는 산티아고의 독백을 음미하며 코히마르 해변을 돌아보면 좋다. 그곳에서 한 노인의 실증적인 투쟁과 굽힐 줄 모르는 불굴의 의지를 떠올리며 헤밍웨이의 정제된 문장을 음미하며 여행하면 좋다.

그리고 느릿느릿 바닷가를 걷다 보면 소설 속 노인이 물고기와 사투하며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는 감상을 끌어낸 헤밍웨이를 만날 수 있다. 헤밍웨이는 어떤 말로도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특별한 그의 발자취도 찾아볼 수 있다.

고달픈 도시 문명의 기계적인 시간에 쫓겨 문득 파도 소리가 듣고 싶고 자연의 시간에 몸을 맡기고 느림의 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에메랄드빛 바다가 출렁이는 카리브에서 느림의 낭만을 즐기는 여유를 한 번쯤 가지면 어떨까.

▲ 헤밍웨이 박물관 핀카 비히아 외부 정원 휴게 공간
▲ 헤밍웨이 박물관 핀카 비히아 외부 정원 휴게 공간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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