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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칼럼] 승자독식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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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갈망한다. 정의로운 사회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반칙과 특권 없이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떠올린다. 누구든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발전의 동기가 된다. 그렇다면 능력주의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일까?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원하는 것은 근대의 산물이다. 신분이 세습되는 시대에서는 신분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규정돼 있었다. 계몽주의가 등장하면서 기반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확대됐고 능력이 신분 변화의 기준이 됐다. 능력주의는 산업화와 함께 신분 상승을 가져왔다. 상상할 수 없는 경제적인 발전 속에서 기회를 잡은 소수가 부를 축적했다. 부의 독점은 사회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평등’과 ‘기회’를 촉진해야 한다는 현대적 자유주의가 등장하였다. 현대적 자유주의자는 정부가 시장에 적절하게 개입하면서 과도한 부의 집중을 막고, 기회를 균등하게 제도적으로 통제할 것을 주장한다.

정치학자 샌델(Michael Sandel)은 ‘기회의 평등’은 단지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로 잡으려는 원칙이지만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이상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불평등한 환경을 변화시키려는 노력 없이는 능력만으로 성공하는 기회를 열어놓은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능력이 우선인 신자유주의는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능력에 기반으로 한 고학력 엘리트사회가 등장했다.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구조는 더욱 고착되고 있다. 능력주의는 법률학자 마코비츠(Daniel Markovits)의 주장처럼 또 다른 형태의 세습사회가 만들어졌다. 고학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부와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의 자산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 자신들의 위치가 무너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자본과 노동생산력까지 독점해 가고 있다. 결국 저소득층과 중산층들은 경제적인 부를 축적할 기회를 상실해가고 있다. 다음 세대로의 경제적 전이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적 빈곤의 세습에 대한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불안정한 심리상태는 이성에 의한 사회적 연대보다는 선동가들의 선동과 언술에 끌리게 된다.

능력주의에서 오는 불평등을 정치인의 갈라치기와 선동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를 바꿔야 한다. 사회 구성원 누구나 건강하게 참여하고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균형적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 의료와 교육 접근성의 강화이다.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자기 창조를 해나갈 수 있는 열린 사회가 돼야 한다. 분노에 의해 선동되지 않고 자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자가 강자이다. 선동은 사자와 같다. 아프리카 속담에 ‘사자와 놀지 마라, 그랬다가는 사자 입에 손을 넣게 된다’라는 격언이 있다. 자아실현이 중요한 이유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유럽 아프리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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