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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 7-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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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탈 현장의 말 없는 침묵의 증인

가는 길 주변은 깨끗한 중심지와 달리 청결하지 않고 하수 시설이 안 되어 있는지 생활 오수를 그냥 길바닥에 버린다. 마침 조금 전 이곳을 지나간 말의 배설물과 섞여 돌로 된 바닥에 그대로 스며드는 현장을 보며 6·25 전쟁 후 50년대 말 우리나라를 보는 듯하다.

고등학교 앞에 다다르자 마침 하교하는 여학생 무리를 만난다. 이야기를 건네자 깔깔 웃으며 영어를 못한다고 두 손으로 가위 표시하며 한 학생을 지목한다. 그 학생에게 영어 수업에 관한 질문을 하자 한 주에 한 시간 영어 수업이 있지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선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열의도 없다는 충격적인 대답을 듣는다.

▲ 이즈나가 농장에 있는 레스토랑 모습
이즈나가 농장에 있는 레스토랑 모습

대화한 학생은 2016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다녀간 후 앞으로 영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어 독학으로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쿠바 교육 현장의 뒷모습을 본다.

조금 전 헤어진 여학생 무리가 몇 발치 떨어진 곳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운다. 놀라운 사실은 흡연하는 청소년을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쿠바는 질 좋은 담배 생산량이 많고 배급 물품에 속해서인지 청소년 흡연율이 높다.

2020 세계인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은 남자 9.6% 여자 2.7%이나 쿠바는 남자 19.8% 여자 15.0%로 우리나라보다 남자 2.1배 여자 5.6배로 월등히 높다. 성인 흡연율도 우리나라 27.0%보다 쿠바는 35.3%로 높은 현실을 볼 때 쉽게 담배를 구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청소년의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가 염려된다.

▲ 잉헤니오스 계곡으로 타고 간 기차로 트리니다드로 돌아갈 여행객을 기다리는 모습
잉헤니오스 계곡으로 타고 간 기차로 트리니다드로 돌아갈 여행객을 기다리는 모습

3박 4일의 트리니다드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 밤의 만찬을 즐기려 발길을 옮긴다. 메뉴는 게스트하우스 부근 레스토랑에 예약해 놓은 카리브 바닷가재 요리다. 한국에서는 비싸 식사하기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5분의 1 가격 정도면 된다. 예약한 레스토랑은 여행 평가 사이트에서 랑고스타 요리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앞을 오가며 몇 차례 눈인사한 물라티 종업원도 있어서다.

랍스타의 탱탱한 식감과 함께 다른 음식도 푸짐하고 맛도 좋다. 시각적으로 예쁜 상차림과 조용한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종업원의 서비스도 만족스럽고 엊그제 마요르 광장 부근에서 먹은 가제요리보다 가격대비 가성비도 좋다. 카리브에서 잡은 싱싱한 바닷가재 요리로 쿠바 음식의 고상한 맛을 즐기지만, 이곳에서도 랑고스타는 보통 사람들이 먹기 어렵다고 한다.

▲ 시꺼먼 연기를 내뿜는 낡은 기차
시꺼먼 연기를 내뿜는 낡은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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