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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된 다문화 2세대] 上.‘다문화 2세’ 꼬리표에 취업 절망

피부색 다르면 차별 심해, 식당에서 성희롱 당하기도
18~24세 41.9% 경제활동, 전문가·사무종사자 비율↓...임금 200만원 미만 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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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 심한 한국을 떠나 차라리 엄마의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1일 오후 2시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 베트남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온 임수아씨(22ㆍ가명)는 부리나케 안산역으로 이동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지방에서 외국어대학교를 다니지만, 그는 이곳 원곡동이 편하다. 친구 또한 원곡동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나왔다. 요즘 친구와 나누는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아빠는 한국인, 엄마는 베트남인, 수아씨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그를 ‘다문화 2세’라고 부른다. 수아씨에게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었어”라는 꼬리표는 늘 따라 다녔다. 수아씨는 보통 엄마들이 하는 일은 본인이 직접해야 했다. 대학 입시상담 때에도 부모님을 부르지 않았다.

임수아씨는 “제가 누구였는지 궁금해할수록 ‘아 엄마가 베트남사람이었어?’라는 말이 돌아왔어요”라며 “한국은 취업이 힘든데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도 심하다 보니 차라리 엄마가 있던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인 아빠와 캄보디아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정해미씨(21ㆍ가명)는 얼마 전 무례한 일을 겪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만났던 대표마다 부모님에 대해 물어봤기 때문이다. 면접 때에는 “한국인이 맞느냐”, “체류 기간이 어떻게 되느냐” 등의 엉뚱한 질문에도 대답해야 했다. 임시직으로 구한 식당에서 한 손님에게는 “한국 남편을 찾아볼거면 나는 어떠냐”, “같이 2차로 술마시러 가자” 등의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의 ‘2018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 2세대 중 23.5%가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님의 나라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기 쉬울 것 같아서’라는 응답에서는 18~24세가 24.7%를 차지해 9~11세(12.4%)보다 약 2배 정도 높았다. 특히 외국출신 부모가 결혼이민자인 경우(24.3%)가 기타귀화자인 경우(15.2%)에 비해 자녀들의 유학 의향이 더 높았다.

실제 다문화 2세대 초기 성인의 경제활동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18~24세 중 41.9%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서비스종사자(25.9%)와 단순 노무종사자(19.1%)의 비율이 높았다. 반면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8.6%)와 사무종사자(12.6%)의 비율은 낮았다. 이들 임금도 200만원 미만이 전체 86.2%에 달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저출산시대를 맞아 결혼이주여성 정책이 확대됐다”면서 “문제는 다문화 2세 청년들을 포용할 수 있는 우리 사회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년들을 위한 상담이나 직업교육도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광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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