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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 복원,그 방향을 찾다] 외국 옛 군선 마케팅, 국내 복원 거북선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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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거북선 등 복원 거북선은 옛 기록과 달리 용두가 ‘-’자형이 아닌 ‘ㄱ’자형으로 복원돼 구조적으로 포를 쏠 수 없도록 복원됐다.

"거북선이 움직이지도 않네요. 내부가 궁금한데 출입도 안되구요. 체험시설은 아예 없고 거북선관련자료라고는 달랑 안내판 하나가 전부이니 거북선에 대한 환상이 깨졌습니다.”

지난달 27일 오후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야외광장에 전시된 거북선을 관람하던 김한수씨(57 김해시)는 “어릴 적부터 들었던 거북선은 바다에서 적진을 향해 돌진, 포 등을 쏘고 왜선을 격멸 했다”며 “그런데 전시된 거북선은 너무 달라 실망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광장에 전시된 거북선은 통영시가 2012년 전라좌수영거북선을 고증을 거쳐 길이 25.6m, 폭 6.87m, 높이 6.06m의 3층구조 실물크기로 건조한 거제1호거북선이다. 직사각형 울타리안에 갇힌 채 전시돼 있다. 이 문화관 최호영 해설사는 “방문객들이 이게 무슨 거북선이냐고 말을 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그래도 거북선인데 지나 칠 수 없어 해설 흉내만 하곤 한다”고 말했다.

  거제 1호 거북선 처럼 1980년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실물 크기로 복원된 거북선들이 빈약한 컨텐츠 등 창의적 군선 마케팅을 펼치지 못해 관람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세계적인 문화컨텐츠를 사장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영국 등 옛 군선·당대 컬렉션 결합 ‘가치창출 마케팅’

1592년 임진왜란 거북선과 엇비슷한 시기에 활약했던 군선을 복원한 영국과 스웨덴 등은 감동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16~17세기 문화ㆍ문명을 수집해 가치를 창출하는 군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영국은 투더왕조 헨리 8세 시대인 1511년 건조된 영국 최초 함포를 갖춘 메리로즈호가 침몰된 지 420년 이 지난 뒤 좌현 뼈대만을 1965년 인양, 오랜 복원과정을 거쳐 2013년 메리로즈호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했다. 메리로즈호 선체는 관람객 이동구간과 유리 칸막이로 분리해 놓았고 3층 구조의 선체 내부를 층별로 수군의 생활상을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프로젝터로 쏘아주며 보여준다.

동제 대포, 의복, 항해기구 의료 및 요리기구 등 16세기 컬렉션도 함께 전시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투더왕조시대 의상을입고 밧줄 다루기, 화살 쏘기 등 각종 체험을 안내하고 있다. 메리로즈호박물관은 메리로즈호를 16세기 세계 최고 문명이라는 스토리를 만들어 뮤지컬, 오페라,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영역을 시도하는 등 가치창출에 주력한다.

스웨덴은 1628년 폴란드 원정을 위해 처녀 출항했던 초호화 예술선 바사호가 침몰, 1961년 최초 인양되기까지 333년 동안 바다에 묻혀 있었던 내용을 스토리로 만들어 17세기 세계 유일 군선이라는 문명ㆍ문화를 마케팅 한다. 박물관 안에는 인양한 바사호를 98% 수준까지 복원해 놓았다. 6층 구조로 층별로 선원들의 각종 선상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용품들을 전시했다.

8~11세기 활약했던 바이킹족 후손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바이킹 배를 인양, 복원해 박물관을 만들어 미스테리하고 전설적인 바이킹 역사를 현대로 초대했다. 덴마크는 바이킹 배의 복제선을 만드는 과정 살펴보기, 복제된 배로 주변 연안 항해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바이킹 마을도 조성, 역사적 가치가 뛰어났던 바이킹생활상을 재현했다. 바이킹축제도 개최, 뛰어났던 수공 장식품 판매, 전사 뽑기, 음식 맛보기 등을 통해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노르웨이는 북미대륙을 탐험가 콜럼버스보다 500년 먼저 발견했다는 바이킹 배 고크스타호를 복제, 당시 그 항해대로 미국을 방문해 세계를 놀라게 했는가 하면 자국 화폐 100크로네(1만원 정도)에 그 문양을 새겨 넣을 정도로 바이킹 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명이 노젓는 수군 마네킹. 문헌에는 노는 4~5명의 노군이 젓다고 기록돼 있다.

국내 복원 거북선, 옴짝달싹 못하는 조형물 전락

1592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 유적지가 있는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등지에서 실물크기 등으로 복원된 거북선들은 육상 및 해상 전시 그리고 실내 전시됐는데 노를 저어 움직이며 적진을 헤집고 다니며 충돌하고 함포를 쏘던 옛 기록과 다르다. 이 때문에 체험 없는 조형물로 전락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순신 장군과 함께 해전에 참전했던 그의 장조카 이분이 자신의 저서 ‘이충무공행록’에서 기록한 “전쟁이 벌어졌을 때 거북선이 선봉이 돼 나가는데 좌우전후에서 한꺼번에 포를 쏘고, 적진 속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가는 곳마다 적이 쓰러졌다”고 기록한 것과는 대비된다.

거북선 내부구도도 엉성하다. 거제2호 거북선, 통영거북선, 사천 거북선 등 내외부 관람이 모두 가능한 거북선의 안을 들여다보면 거북선의 노 숫자도 기록과 다르고 1개 노에 4~5명이 있어야 하는 데 없거나 1~2명의 노젓는 노군 마네킹을 만들어 놓았다. 천ㆍ지ㆍ황ㆍ현자총통 복제품도 포군 없이, 포혈도 겨냥되지 않은 채 중앙통로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등 세계 최초 철갑선을 무색케 하고 있다. 용두는 포를 쏠 수 없도록 만들어졌는가 하면 전시된 거북선에 대한 안내는 표지판 외에는 알 길이 없고 거북선 관련 문헌자료조차 확보할 수 없는 등 거북선 마케팅이 엉성했다.

전문가들은 “옛 군선을 발굴, 복원한 뒤 오리지널 군선 가치에다 그 시대 문화와 문명을 담아 또 다른 가치를 겹겹이 축적해가는 영국 등은 해양문화 자본강국소리를 듣는다”며 “우리는 스토리텔링이 비교우위에있는 거북선을 단순 관람에만 머물게 하고 있다. 가치확장을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각종 총통이 포혈에 맞추어져 있지 않고 중앙통로에 비치돼 있다.

조선 최초 임진강 거북선 활용, 제대로 된 군선마케팅 절실

채연석 박사 등 전문가들은 “조선 최초 임진강 거북선을 복원하는 파주시는 꼼짝달싹도 못하고, 거북선 내부구조 콘텐츠도 빈약하고, 거북선을 알 수 있는 자료 판매도 없는 3무의 국내 복원 거북선 활용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고 주문했다. 특히 “‘태종실록’에 임진강 거북선 전법은 많은 적과 충돌하더라도 적이 해칠수가 없으니 결승의 양책이라고 한 기록을 토대로 복원시 구조, 기능, 형태 등을 참고해야 한다”며 실제 전투력을 선보이는 복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 최초 임진강 거북선이 복원 후 활용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기 위해선 옛 군선을 복원해 끊임없는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선진 사례 군선 마케팅을 벤치마킹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거북선 및 전통한선 설계 권위자인 손창련 중소조선 연구원 서남권분원장은 “임진강 거북선을 복원해 단순전시만 하면 기존 거북선 복원사례와 대동소이하다”며“거북선 원형 복원과 관련,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고민해야 한다 ”며 가치확대를 제안했다.

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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