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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창 생리대’ 이후 4년, 여전히 생리가 두려운 청소년] 1. 월경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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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창 생리대’ 이후 4년, 여전히 생리가 두려운 청소년] 1. 월경가계부

1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여성들은 한평생 3천500일가량 ‘피’를 흘린다. 그동안 쉬쉬하며 ‘그날’, ‘마법’ 등 단어로 대체되던 월경(月經)은 2016년 6월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에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 여중생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대신 사용했다는, 일명 ‘깔창 생리대’ 사건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각각 나름의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변화는 미미하다. 생리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낮추고, 저소득층은 물론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가혹한 사치품’인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기 위한 공공의 대안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①월경 가계부

어느 여성에게나 월경은 부담이다. 생리대를 살 때 검은 봉지에 담는다거나 생리 관련 이야기를 할 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등 사소한 행동조차 괜시리 불편해진다.

청소년은 더 하다. 안 그래도 예민한 나이에 월경 시기까지 다가오면 냄새부터 통증까지 하나 하나 감추며 남 모르게 비밀을 유지하고 짜증은 배가 된다.

그런데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겐 월경이 단순 부담ㆍ비밀 수준이 아니다. 돈이 없어 생리대를 교체하지 못하고 하나만 온종일 사용하거나, 값싼 생리대만 사다보니 생리 관련 질병을 얻는 등 생리현상 자체가 고스란히 고통으로 다가온다.

2016년 6월, ‘깔창 생리대’ 사건으로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게 생리는 재난이다. 줄기차게 언급되던 무상 생리대 보급은 어느 순간 사그라들었고, 어려운 청소년에겐 생리를 하는 기간 자체가 ‘돈’이 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초경 나이는 점점 빨라져 평생 생리 기간은 길어졌다. 7일 보건교육포럼의 초경 연령 변화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14.4세이던 초경 연령은 2009년 11.98세로 앞당겨졌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10~12세 정도쯤 초경을 시작하고 50대 초반쯤 폐경기를 맞는 편이다.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월경 기간은 한 달에 일주일. 청소년들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기 때문에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하루에 생리대를 최소 5개씩 사용(수면시간 8시간을 제외하고 3시간마다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일주일엔 적어도 35개가 소모되는 셈이다.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은 OECD 국가 중 가장 비싸다. 2004년부터 부가세 면세가 시행됐음에도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개당 평균 331원 정도로 조사됐다. 프랑스 218원, 미국ㆍ일본 181원, 덴마크 156원 등과 비교해봐도 개당 보통 100원 이상 비싸다. 여기에 ‘유기농 순면커버’라든지 ‘無 화학물질’, ‘프리미엄’ 등의 단어가 붙으면 값은 2배가량 뛴다.

더욱이 생리대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내 18개 생리대 생산 업체의 평균 물품값을 분석해보면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14%p, 2012년에서 2014년 사이 10.2%p 오르는 등 최근 10년 사이에만 생리대 값이 26.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13.2% 상승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생리를 하는 여성은 생리대를 사기 위해 1인당 매월 1만1천585원(7일X5개X1개당 가격)을 들인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여성청소년들에겐 이 모두가 자연이 내린 ‘지출’이 된다.

경기여성네트워크 소속 한 활동가는 “저소득층을 포함해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무상으로 생리대가 지원될 수 있는 공평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수년째 탁상공론에만 머물 게 아니라 행정적으로 예산을 수반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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