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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학교 체육] 4. ‘학습권 보장’ 결국 학습권 포기로

운동·학업 병행 어렵다 학생 선수들 학교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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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천재의 고교 진학 포기, 고교 골퍼 수십 명의 일반고 재학 포기 등 학습권 강조로 인해 학생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더 많은 학생 선수들이 학교를 빠져나가는 대규모 ‘엑소더스’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일 ‘탁구 천재’ 신유빈양(15ㆍ수원 청명중)의 ‘고등학교 진학 포기’ 소식이 알려지며 우리나라 체육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최연소 국가대표’ 신유빈은 2009년 TV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하며 일찌감치 탁구 신동으로 기대를 모았고, 초등학교 때 실업선수를 꺾는 이변을 일으킬만큼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이후 올해 6월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올라 당당히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이런 그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목표를 이루는데 학업과 운동의 병행이 어렵다고 판단하며 결국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중1 때까지 학교수업에 충실하며 나름 괜찮은 성적을 보였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운동과 공부의 동시 진행이 버거웠고, 설상가상으로 올 초에는 최저학력제 규정 탓에 중고대회 출전이 무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혁신위의 권고안에 의해 제2ㆍ3의 신유빈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 교수는 “혁신위 권고안은 한국 엘리트 체육의 경쟁을 악화시켜 하향평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면서 “엘리트 체육이 암울한 현실에 빠지면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처럼 해외로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최저학력제도 시행 전ㆍ후로 진로 변경을 택한 도내 고교생 골퍼 사례에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최저학력제가 시행되기 전 도내 고교생 골퍼 중 방송통신고등학교(이하 방통고) 재학생은 단 1명도 없었다. 그러나 제도가 본격 시행된 지난해 도내 고교 골퍼 33명이 일반고가 아닌 방통고로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일반고 재학 시 연간 훈련이나 대회 출전 가능 일수에 영향을 받지만 방통고는 수업 일수 준수에 따른 운동시간 부족 및 대회 출전 등에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화성 비봉중학교 졸업 후 자녀의 방통고 진학을 택한 한 학부모는 “학교생활에서 이뤄지는 안정된 정서교류로 삶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에 일반고 진학을 고심하기도 했지만 학습권만 중시하는 현행 교육 정책에 좌절을 느껴 어쩔 수 없이 방통고 진학을 택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향후 혁신위 권고안 시행으로 주중 대회가 폐지되면 수업이 주말에 편성된 방통고 진학도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현재 초ㆍ중학교 학부모들은 학생선수 커리큘럼과 시설 인프라 구축이 우수한 미국ㆍ호주ㆍ뉴질랜드 등의 외국 유학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태희 경기도스포츠꿈나무 교육연대 대표는 “현재 학습권 보장을 강조한 혁신위 발표로 아이들의 운동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학부모들 사이에선 자녀의 앞날을 위해 자퇴 또는 해외유학을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다”며 “학교 안에서 이들에게 적합한 학사규정 및 입시체계 변화 등 보다 근원적인 범정부차원의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양휘모ㆍ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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