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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의 조기유학 생생 체험담] 4. 자연은 최고의 놀이터… 방과 후에는 바다, 농장에서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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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바닷가 꽃게잡이는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즐거운 놀이. 식탁까지 풍성하게 해주니 1석2조.
뉴질랜드 바닷가 꽃게잡이는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즐거운 놀이. 식탁까지 풍성하게 해주니 1석2조.

아빠와 아이가 한겨울에 꽃게를 잡고 있다. 빨래줄에 꽃게망을 연결해 닭다리를 걸어두니 굶주린 게들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발밑은 모시조개 밭이다. 새파란 하늘은 뉘엿뉘엿 지는 해와 함께 분홍빛으로 물들어가지만 아빠와 엄마는 어획 놀이에 빠져 집으로 갈 줄을 모른다. 기다리다 지친 아이는 모래집을 짓다말고 잡은 게들과 놀기도 하고, 지나는 이웃들에 얘기를 건넨다. 영화 속 한 장면이 일상이 되는 곳, 태초의 자연과 많이 닮은 뉴질랜드에서의 삶이다.

 

유치원과 학교가 3시쯤 끝나기 때문에 긴 방과 후 시간을 아이랑 뭐 하며 보낼까? 엄마의 고민은 또다시 시작된다. 이곳엔 대부분 아이들만 데리고 유학 온 엄마가 많아서 아이가 잠들 때까지 육아를 전담해야만 한다. 때문에 방과 후 활동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의외로 고민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누리는 것이 아이들의 주요 활동이기 때문에 자연 놀이터에서 답을 찾으면 된다.

 

아이는 집 근처 농장으로 매주 한 번씩 체험을 보냈다. 뉴질랜드는 낙농, 양모, 사슴, 유제품 등을 수출하는 전형적인 농업국가다. 대도시야 덜하겠지만 중소도시인 타우랑가만 해도 농장이 많고, 작게는 앞마당에 닭이나 토끼 몇 마리 키우는 가정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달걀을 자급자족하거나 마당에서 양봉을 하는 가정도 있다. 자연스레 동물과 친해질 수 있는 구조다. 우리 아이는 커다란 고양이와 개가 집 안으로 수시로 들락거리는 가족농장에서 동물과 자연과 벗이 됐다.

 

“문어다~” 고둥을 잡으러 갔다가 문어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아이. 이날 문어와 성게, 고둥무침으로 해산물 잔치를 벌였다.
“문어다~” 고둥을 잡으러 갔다가 문어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아이. 이날 문어와 성게, 고둥무침으로 해산물 잔치를 벌였다.

주요활동은 동물 먹이주기와 승마, 소젖 짜기, 레몬, 오렌지 등을 따서 유기농 간식 만들기, 농장탐험 등이었다. 나무 위에선 늘 부엉이 한 마리가 아이들을 맞았다. 어느 날 아이는 무척이나 들떠 있었다. 어미돼지가 새끼를 5마리나 낳아서 오늘 드디어 볼 수 있는 날이라고 했다. 이름도 지어주고 싶다고 했다. 같이 농장에 가니 아이는 차문이 열리자마자 닭에게 모이를 주겠다며 맨 손으로 벌레를 잡으러 뛰어다니고 농장 친구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 앞 바다에 들렀다. 파란하늘과 바다는 운전을 하면서 지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안에 무궁무진한 먹을거리가 있다는 사실! 사시사철 잡히는 꽂게는 달고 실하다. 조개는 물때만 잘 맞추면 풍년이다. 채취의 재미는 컴퓨터 게임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식용달팽이만한 고둥은 아이들이 잡고, 고둥무침은 엄마들의 즐거움이다. 전복과 소라, 성게, 문어도 만나볼 수 있는데 잡을 수 있는 개수와 크기 제한 등이 있으니 미리 알아둬야 한다.  

   

아이 손에는 어느새 고둥이 한가득이다. 진정 이 아이가 내 아이 맞는가? 발에 흙 조금 묻어도 털어내느라 바쁘고, 바닷가는 모래 때문에 근처만 서성이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 자연의 힘, 그리고 문화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뉴질랜드는 거대한 자연 놀이터다. 그 자연 에너지가 전해져 결국 많은 아이들이 자연을 벗 삼고, 즐기게 되는 것 같다.

 

과일 따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일을 직접 따서 먹는 PYO(Pick Your Own) 농장이 많아 딸기, 산딸기, 블루베리, 아보카도, 자두 등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맛도 보고 사올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자주 할 수 없는 경험이라 더욱 신나게 즐겼던 것 같다. 진정 채취의 재미가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곳이다.   

미니골프라 불리는 퍼팅을 즐기는 아이들. 8천원~1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18홀 코스를 돌아볼 수 있다.
미니골프라 불리는 퍼팅을 즐기는 아이들. 8천 원~1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18홀 코스를 돌아볼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방과 후 학습, 보습학원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스포츠를 즐기러 간다. 바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이빙해 수영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분위기에 휩쓸려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수영이다. 수영장은 마을 곳곳에 있다. 주1회 수영 수업을 받으면 매일 무료로 자유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 얼굴을 절대 물속으로 넣지 않고, 파도풀은 감상용이었던 아이가 강습 첫 날, 물 공포증을 없앤 것은 물론 수영을 좋아하게 됐으니 이 또한 큰 수확이다.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골프다. 정확히 말해 미니골프, 퍼팅이다. 뉴질랜드 북섬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면적보다 넓지만, 뉴질랜드 전체 인구라야 우리나라의 10분의 1수준이다. 거주지 외에도 공간이 남아도니, 골프장도 많고 가격도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성인 1년 골프 회원권 가격이 우리나라 골프장 2-3회 이용료 정도다. 국민스포츠로서 즐기다보니 아이들이 다양한 코스에서 퍼팅을 할 수 있는 미니골프장도 인기고, 저렴하게 강습하는 곳도 많다. 아이는 매주 8천 원 정도의 강습비를 내고 어린이 그룹 수업을 들었다.  

 

미니골프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그저 막대기 하나 잡고 구멍 안에 공을 넣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집중력과 인내심을 키우기에도 좋은 활동처럼 보였다. 주로 가족이 함께 즐기기 때문에 나도 합류하면서 스포츠가 재밌을 수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다.

 

초록빛 잔디 위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짜릿한 쾌감. 승마는 아이들에게 인기 스포츠다.
초록빛 잔디 위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짜릿한 쾌감. 승마는 아이들에게 인기 스포츠다.

싱그러운 잔디 위에서 즐기는 승마도 매력적이다. 어린이 승마 코스가 다양하게 있어 비교적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 바닷가에서 말 타고 지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바다에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서핑을 즐긴다.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도 파도 위에서 아찔한 스릴을 만끽한다. 바다와 가깝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바다는 더없이 즐거운 놀이공간인 듯하다. 하키와 축구, 테니스 등도 인기 있는 스포츠다.  

 

무엇보다 내게 가장 힘이 돼 준 것은 놀이터 투어였다. 비용 안 들이고, 아이가 가장 좋아하고, 엄마가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아닐까? 바닷가에, 숲 속에, 공원에, 쇼핑몰에, 그냥 지나는 길에... 그야말로 놀이터 천국이다. 놀이터마다 기구도 다르고 특색이 있어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특히 바닷가에 놀이터가 많은데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곤 한다. 더욱이 어린아이들은 금세 친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서로 어울려 놀며 영어도 빨리 늘고, 엄마들도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정보도 얻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무료 바비큐 시설이 있는 곳이 많아 소시지와 닭다리 등을 준비해 가면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다. 

 

타우랑가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로토루아. 이곳에서는 화산지대를 걸어보는 이색체험이 가능하다.
타우랑가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로토루아. 이곳에서는 화산지대를 걸어보는 이색체험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간단히 샌드위치를 준비해 근교로 떠날 채비를 했다. 사실 어디든 가다 멈춰도 탄성이 날 정도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나라다.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해변 투어, 싱그러운 공원에서의 여유, 타우랑가 근처 로토루아와 타우포에 가면 신비한 화산지대와 천연온천이 기다린다. 타우랑가에도 온천이 많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천연온천을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방학이나 휴일을 이용해 남섬에 가면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서던 알프스 산맥, 빙하까지 품은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든다.

그렇게 뉴질랜드에 도착해 8개월여 동안 아이는 유치원에서는 모래 만지고 톱질하며 놀고, 방과 후에는 자연 속 한 점이 돼 즐겼다. 혼자 아이를 돌보며 낯선 땅에 머무는 것은 문득문득 외로움을 자아냈지만, 그럴 때마다 눈부시게 파란 바다와 하늘이 도닥여줬다. 돌이켜보면 매일매일이 소풍이었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한다기보다 주어진 자연을 즐기느라 바빴던 던 것 같다. 한 마디로... 재밌게, 잘 놀았다. 어느덧 한국나이 7세가 돼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아이, 우리의 즐거운 놀이는 여기서 끝나는 것일까? 초등학교에선 더 재밌게 논다가 정답! 제5화 '뉴질랜드 초등학교 이야기'에서 그 이유가 밝혀진다.

 

*Talk! Talk! Kiwi English

뉴질랜드인들을 애칭으로 키위(Kiwi)라고 부릅니다. 키위라는 과일 때문이 아니라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하는 키위라는 새가 있기 때문이죠. 키위들이 즐겨 사용하는 구어체 위주의 영어를 소개합니다. 뉴질랜드에 가면 자주 들을 수 있으니 미리 익혀두시면 좋아요.

 

1. Dairy 편의점, (동네에 작은) 슈퍼마켓

Dairy는 원래 유제품의, 낙농업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뉴질랜드에서는 작은 동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을 ‘데어리’라고 부릅니다. 오래전 키위들이 우유, 치즈, 빵 같은 유제품을 주로 동네 슈퍼에서 구입하면서 붙은 어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편의점 정도의 가게로 볼 수 있는데요. 24시간 영업하는 곳은 드물어요.

 

2. buck: 달러

뉴질랜드는 화폐단위로 달러($)를 사용하는데요. 구어체에서 달러 대신에 buck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음식점, 커피숍 등에서 얼마예요?(How much is it?) 이라고 물었을 때 “5 bucks”라고 답하면 5달러라는 이야기겠죠? 알아두시면 유용합니다.

오세진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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