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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의 문화 돋보기] 놀라운 비전 보여준 청소년 교향악 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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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안산문화예술회관애서 폐막한 제3회 ‘대한민국 청소년 교향악축전’은 우리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놀라운 비전을 보여주었다. 객석을 가득매운 가족, 친지 중심의 콘서트여서 인지 따뜻하고 훈훈한 휴먼콘서트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지난 8일부터 하루 4개 팀이 구리, 부천, 오산, 수원, 안산을 통해 모두 20개 팀이 기량을 뿜어낸 무대다. 누가 1등을 하고, 2등을 하는 경연이 아니라 고사리 손으로 악기를 배워 낸 서툰 화음(和音)이지만 고스란히 살아 있는 숨소리 그 자체였다.

 

눈만 뜨면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아닌가. 이들이 교과서에서나 배웠던 모차르트, 베토벤의 위대한 악상(樂想)을 실제 더듬어 가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 힘든 고행의 과정에서 ‘내가 해냈다’는 자신감 의미를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잘 알았으면 한다. 애들이 뭘해? 이건 거야말로 낡은 생각이다. K-Pop 도 그렇고, 애들이 세상을 바꾸는 세상이다, 규율과 틀만 강조하는 제도권 교육이 그래서 지금 혼돈이 아닌가,

 

남의 소리를 들으면서 음(音)을 맞추어야 좋은 음악이 된다는 이 기막힌 민주화의 속성과 원리를 안 것은 콜럼버스 계란처럼 충격적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훅하고 지나는 이 짧은 청소년기를 튼튼하게 정신적으로 자립시켜줄 고난의 행군. 그러나 뽀송뽀송한 솜털 얼굴에 성취의 쾌감이 넘쳐보였다.

 

아이들은 오케스트라가 하고 싶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고 했다. 친구가 사라진 세태에 형과 동생의 서열이 생기고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우는 공동체가 또 있을까. 저 유명한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 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 한 이유다.

 

이번 교향악축전은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도음악협회가 발 벗고 나서서 만든 프로젝트다. 한정된 예산에서 쓰일 곳이 많겠지만 투자 효율성의 최고는 역시 청소년이다. 젊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예산 250억을 배정하고 각급 학교에서 오케스트라, 합창, 연극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공약을 실행하고 있다. 음악 수업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수학·암기 능력 등이 향상된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으니 학부형의 인식이 바뀔 차례가 아닌가.

 

클래식 부동의 1위인 ‘사계’ 작곡가 붉은 머리의 신부 비발디 역시 수녀원의 고아들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이 같은 명곡을 낳지 않았는가.

 

‘용기’란 남이 주는 상처에 무릎을 꿇지 않는 것이라고 했던가. 아이들도 이 날은 용기가 넘쳐 보였다. 연주회, 전시장이 익숙하지 않은 민주화 세대를 훌쩍 뛰어 넘어 청소년 교향악단이 기성 시립 오케스트라의 벽을 허물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심포니(Symphony)’는 ‘함께 울린다‘는 뜻의 그리스어인데 정말 이 날 저녁은 모두가 함께 울렸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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