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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경기, 천년보물] 뛰노는 두 마리 개

길상의 상징으로 그린 조선시대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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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노는두마리개

올해는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해다. 무술년에서 ‘무’가 오방색 가운데 황색을 뜻하기 때문이다.

 

열두 띠 중에 인간과 가장 친한 동물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개’를 선택할 것이다. 개는 신석기시대부터 우리 곁에서 줄곧 공존해왔다. 때로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제사의 희생물이나 식용으로 이용되어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충직한 동물로 자리 잡았다.

 

경기도에 전해오는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개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 주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훌륭한 개 이야기와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가 개로 환생해 자식이 업고 전국을 구경한다는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도 개는 친근함과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훈훈한 주인공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영모도(翎毛圖, 새와 짐승을 그린 그림)가 유행해 개가 등장하는 작품이 여럿 전해져 온다. 개 그림은 궁중에서 길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민간에 까지 확산돼 민화로 유행했다. 조선 중기에 <모견도>, <화조구자도> 등을 그린 화원(畵員, 왕실의 전속 화가) 이암(李巖, 1499년~미상)이 유명하며, 비운의 인물인 사도세자와 궁중 화원이었던 신윤복, 김홍도, 장승업, 김두량 등도 개를 섬세하게 그렸던 화가다.

이 중 김두량은 귀신 잡는 개로 알려진 삽살개를 잘 그렸는데, 하루는 영조 임금께 개를 그려 바친 일이 있었다. 영조는 그 그림을 보고 “밤에 사립문을 지키는 일이 너의 임무인데 어찌하여 낮에 여기 있느냐”고 꾸짖었다. 이는 신하들이 일보다는 권력을 두고 다투는 일을 개에 빗대어 말한 일화다. 애견인이었던 아들 사도세자에 반해, 영조는 개를 문지기 정도로만 생각했나 보다.

 

경기도박물관의 소장품 가운데 개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민화가 한 점 있다. 작가를 알 수 없어 우리가 붙인 그림의 제목은 <뛰노는 두 마리 개>다. 무척 귀여운 그림 속 개 두 마리는 부모 자식처럼 꼭 닮아있다. 

양귀비꽃이 개화하는 따스한 봄날, 꽃밭에서 뛰놀다가 갑자기 나타난 무언가로 인해 동시에 한 곳을 응시하는 장면을 그렸다. 날아가는 나비라도 함께 본 모양인데 자못 진지하다. 이들의 품종은 시추인 것 같다. 눈이 커서 얼핏 보면 유명 연예인 ‘전현무’씨를 약간 닮았는데, 둘 다 보고 있으면 유쾌한 기분이 든다. 이 그림은 2018년 개띠 해 새날을 맞이하여 이달 말까지 경기도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한준영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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