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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칼럼] 나라에 쓸만한 정치인이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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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나 조직,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람들의 성격적인 특질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분명히 기질적인 차이가 있다. 목표가 뚜렷하고 그 목표를 향한 준비가 철저하고 빈틈없는 사람들은 자기 일에 철저해서 자신의 발전은 물론 조직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목표의식이 분명치 않은 사람들은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은 일의 가닥을 제대로 잡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위해서나 조직을 위해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어렵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놓고 씨름해온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벌인 협상과 합의안 도출 그리고 국회처리를 코앞에 두고 없던 일이 돼버린 과정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마치 일을 제대로 처리할 줄 모르는 엉성한 사람들이 마주 앉아서 주물러 터뜨리다가 일만 망쳐놓은 꼴이 된 것 같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다루면서 국민연금까지 끌고 들어간 이유는 무엇이고 야당이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려서 끼워 넣었던 이유도 납득이 안 된다. 그걸 그대로 관철시킬 경우에 빚어질 심각한 부작용과 국민적 저항은 깊이 생각지도 않고 통과시키려고 했던 여당 지도부도 이해할 수 없다.

어떤 문제든 해결의 첫 번째는 전체적인 상황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뒤 단순화해서 가장 핵심적인 것부터 풀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공무원 연금 문제를 풀겠다는 사람들이 국민연금까지 끌고 들어간 것은 잘못된 접근이었다. 더하기도 못하면서 곱하기와 나누기까지 손대는 꼴이다.

지금 40%로 돼 있는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려주겠다는 것은 또 무슨 계산법인가?

보험료를 5년에 걸쳐 인상하고 받는 돈은 20년에 걸쳐 깎는 느슨한 개혁, 그래서 몇 년 후에는 다시 연금개혁을 안 할 수 없게 만든 눈가림 개혁안, 7%인 공무원연금 기여금의 국가부담금율을 9%로 올리면 세부담이 늘게 되는데 왜 퇴직 공무원들의 연금까지 국민이 혈세로 부담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는가?

그래도 김무성과 문재인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르고 희희덕 거리는 모습을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 양반들은 공무원연금법을 왜 개혁해야 하는지 고심해 봤는가,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는데 국민연금법을 끌어들이면 어떤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묻고 싶다.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하고 국회본회의에 넘기기로 한 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일을 19대 국회의 가장 큰 쾌거”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사회구조 개혁의 좋은 모델”이라고 했다. 이런 유치한 코멘트 자체가 자기들이 무슨 큰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르고 하는 소리 같다. 기막힌 일이다.

이 양반들은 국회에서 만나기만 하면 싸우고 으르렁거리다가 모처럼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합의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본회의로 넘기기로 한 것만 해도 스스로 대견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인가?

지금 당신들이 주무르다가 없던 일로 돼 버린 안건(案件)이 국가장래와 국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는 아직까지도 생각 안 해 보았는가? 장차 나라가 빚더미에 올라앉든 망하든 알 바 아니고 ‘언 발에 오줌 눈다’는 격으로 일단 순간을 모면하고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표만 긁어모아 다수당이 되고 대통령만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가?

애국심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도, 일에 임하는 치밀함도 준비도 없이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이 오로지 대권욕심, 출세욕,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설치고 날뛰는 꼬락서니란 장차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심히 걱정스럽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

둔탁한 듯 우직한 애국심과 국가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 원칙대로 법대로 일할 수 있는 정도의 배짱과 용기를 갖고 있는 보통사람(?), 그러면서도 맡은 일을 얼렁뚱땅 대강 대강하고는 마음이 불편해서 못 견디는 소심(小心)함과 일에 대해 약간의 강박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 이 나라에 그런 정치인은 없을까?

이 나라에 그런 정치인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쓸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 그럴까, 왜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할까? 아직도 국민들이 사람 볼 줄 모르고 사기꾼, 건달, 모리배, 인격파탄자, 배신자… 가릴 것 없이 그런 자들에게 속아서 표를 주기 때문일까?

자질이 있는 사람을 키우려 들지 않는 못된 정치풍토 때문일까?

이석희 대한언론인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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